# 한글이 준 감동..

in #kr7 years ago

"아빠!! 언제와??"

퇴근길이면, 항상 걸려오는 휴대전화 속의 아이의 첫마디 입니다. 특히나 요즘처럼 해가 길지 않은 겨울이면, 퇴근시간이 가까워 오거하면, 아직 귀가길이 아님에도, 아이의 눈에는 밖은 깜깜하다면, 아빠는 집에 와야 하는, 느낌으로 딱 한 번 알려 줬을 뿐인데, 절대로 잊지 않는 단축다이얼 기능을 통해 전화를 걸어 옵니다.


유치원에서 돌아 온 후, 학습지 선생님과 함께하는 일주일에 하루를 제외 하면, 대부분의 시간은 친구들과 신나는 놀이를 하는날로 늦은 오후의 일과를 보내게 됩니다. 요 몇 주 동안은 매서운 날씨 탓으로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확연히 줄었기에, 그 만큼 집에서 장난감을 갖고 놀기도 하고, 얼마전 선물 받은 네이버AI스피커 "샐리"와도 시간을 보내 기도 합니다.

곧 초등학교에 진학할 때가 되었음에도, 유난히도 한글을 읽고, 쓰는 것에 대해서 반감을 갖던 아이가 어르고 달래고 해서도 잘 듣지 않던 한글읽기를 스스로 한글자 한글자 익히려는 모습을 보여 주는 요즘 입니다. 정말 주변 분들, 그리고 선생님들이 말씀하시길, "때가 되면 다 합니다." 라는 딱 맞는 구나 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합니다.

(한글에 유독이도 관심이 없었기에, 재촉하거나, 심리적 부담을 주지 말아야지, 말아야지 했음에도, 가끔 아빠가 주는 스트레스가 있는지, 일부러 고개를 돌리고 삐진척을 하기도 일수였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아빠 언제와??"

"응, 아빠 가고 있어.."

어찌 보면, 매우 식상하고, 매우 단조로운 문답이지만, 아이의 세상에는 참 많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아빠가 오면, 오늘 하루 종일 했던 일을 이야기 할 준비를 하고, 아빠가 집에 오면, 시시콜콜 이런 이야기, 저런이야기, 혹은 만들어 두었던, 또 다른 무언가를 보여줄 준비를 분주하게 시작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으니 말이죠..

다른 날 보다, 귀가가 조금 늦었던 어젯밤.. 귀가 후 집에 왔을 때는, 할머니 품에 안겨 이미 잠에 들어 있었지만, 아이의 책상위에 아빠를 보라 하며, 남겨둔 사탕봉지 하나..

"졸지마"

한글은 이름외에는 쓰면 절반이상은 틀리기 일쑤지만, 뜨문 뜨문 읽어가는 모습은 제법 이라 생각했는데, 역시나, 아빠한테 딱 전해 주고 싶은 말을 남겨 두었습니다. 출퇴근 거리가 멀어서 장시간 운전을 해야 하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아이 이기에, 그리고 지난 주말 아이와 함께 공연을 보러 가겠다고 나선길에 막히는 고속도로에서 본 표지속 그 의미가 무엇이냐 물었을 때 알려준 그말.. "(운전을 오래 하면, 공기도 탁하고 좋지 않아서, 사고가 날 수 있거든.. 사고가 나면, 가족이 함께 살 수 없을 수도 있어,,)"..


귀가가 늦은 아빠가 많이 걱정 되었나 봅니다. ㅠㅠ 출퇴근으로만 1년에 4만KM 정도를 운전하니, 정말이지, 항상 정신 바짝 차리고 다녀야 겠습니다. !! 아이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이죠..

"졸지마"

이 세글자에서 담겨 있는 그 소중한 메세지.. 그 어떤 말 보다 소중한 "한글이 준 감동"이 아닌가 라는 생각에 잠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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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원님글을 보고 언어의 온도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너무 따뜻하면서 가슴뭉클한...
말랑카우를 보면 이제 약간 눈물이 날 것도 같네요^^
이래서 딸이 있어야 하나봅니다 ㅎㅎ 한글이 준 감동..딱 들어맞는 표현이네요~

이렇게 말씀해 주시니, 제가 더 감사 드립니다.

비록, 생각하는것 그리고 바라보는것 모두 같지 않음에도, 공감 할 수 있고, 공감해주실 수 있는 그런 느낌.. 참 따뜻한 그런 느낌이지 싶습니다. 말씀해주신 언어의 온도와 같이 말이죠..^^;

최근 일주일 정도사이 @holic7 의 글을 통해 알게된 네권을 책 중, 한권은 단숨에 읽어 내려왔고, 다행이 한권은 이미 읽었던 적이 있던 갖고 있던 책이여서 다시 한번 꺼내어 보게 되었고, 다른 두권은 주문을 하였습니다. 아마도 이번 주말까지는 틈틈히, 격하게~ ^^; 공감하면서 읽어 내려 가지 않을까 해요..

  • 언어의 온도 / 이기주
  •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혜민스님
  • 아무것도 아닌 지금은 없다 / 글배우
  • 행복의 기원 / 서은국

이래서 딸이 있어야 하나봅니다 ㅎㅎ 한글이 준 감동..딱 들어맞는 표현이네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딸딸딸~ ^^;" 하나 봅니다.^^;; 아이가 준 말랑카우는 출근길에 먹었는데, 차마 그 봉지는 버릴 수가 없어서, 지갑에 꽂아 두었답니다~ ^^;

감사합니다~!!

그냥 도서관에서 빌려보셔도 되는데..^^;; 좋은 책들이긴 하죠
혜민스님은 뭐 진리이고, 언어의 온도는 소장가치가 높은 책이라고 당당히 말씀드릴 수 있네요^^
책을 읽다보니 좋은 책들이 참 많더라고요~ 담번에는 도서관에서 빌려보는걸 추천드립니다. 다 사기에는 정말이지 좋은 책들이 너~~~무 많아요 ㅎ
이상하게 전 책을 사면 나중에 읽어야지 하면서 안읽게 되더라고요 ㅎㅎ
그 봉지에서 뿜고 갑니다 ㅋㅋㅋ 아이는 아빠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걸 알까요? ^^
저라도 못 버릴 듯 하네요^^

잘보고 갑니다^^
따님 걱정되지 않게 항상 조심 운전하세요~

감사합니다.. 명심 하겠습니다.!!

nice post

따뜻한 아빠의 맘이 전해지네요 ~~
잘보고 갑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졸지마~~"
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오는듯 해요^^~

^^ 아이와의 소통은 사랑이지요.^^ 감사합니다.!!

정말 안전운전 하셔야 겠습니다. ㅎㅎ
아이의 마음이 전해지는 글귀군요.. : )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안전운전 하겠습니다.!!

티원님!! 졸지마시고 안전운전하세요!!! ^^

예얍!! 감사합니다.. 로사장님!!

갑자기 울컥했네요.. 항상 조심하세요

감사합니다.. 말씀처럼.. 항상 조심하겠습니다.!!

가끔 보면 아이들이 훨씬 속이 깊은 것을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나중에는 장문의 편지로 감동을 줄 수 있을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아이들은 정말 마음속 표현을 그대로 하니.. 정말 여과없이 받아들여야 하지 싶어요.. 감사합니다.!!

아..너무따뜻한 사탕
졸지마
이쁜 마음이 가득 담긴 사탕 하나가 아빠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네요 ♡

^^ 럽홈님 감사합니다.!!

출근길에 이미 홀랑 먹어 버리긴 했는데.. 별거 아닌듯한 사탕봉지는 차마 버리질 못하겠어요~^^

잘 읽고 갑니다~ 아이의 목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듯 합니다

공감해 주셔서..감사합니다.!!

아빠를 기다리며 작은손으로 캔디를 책상위에 올려두는 모습이 상상됩니다
아마 먹고싶었을텐데 아빠를 위해 참으며
저 말을 전하고 싶어 남겨두었을거예요
그리고 “졸지마” 한마디에 담긴 아이의 걱정과 사랑하는 마음 생각해서라도 꼭꼭 안전운전하세요!!^^

@goodfeelings 님 감사합니다~!!
아이의 입장에서는 참 쉽지 않은 일이었을텐데,, 말이죠..ㅠㅠ

아들이 있어서 세상 살 맛 나시겠어요.

읽는 사람에게도 감동이 전해오네요^^
팔로우합니다. ^^

다시들어와서 보고 리스티합니다.
어제 저녁에 생각하니 리스팀하지 않은 것이 후회가 되어서... ㅎㅎ

정말 단순한 질문이지만 많은 걸 느끼게 되네요^^ 항상 안전운전하시면서 가족과 좋은 시간 가지시기 바래요~!^^

오늘도 즐거운 스티밋 ^^해요

정말 많은 의미가 담긴 "졸지마"인것 같아요.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운 따님을 두셨어요^^

가족이 사는 이야기, 어떤 글보다도 정말 따뜻함과 아이의 사랑이 느껴지는 글입니다 ! 애기 키우는 행복 저도 좀있다 누릴수있겠군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