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요 약점이란 게 의식적인 차원은 아닌 거 같아요.
자신이 인정하기 싫어하는 부분이란 게 사실 의식의 자각하에 있는 영역이라기보다 무의식적인 부분들이 많고, 그런데다 또 겹겹이 방어기제가 둘러쳐져 있어서 그게 정확히 뭔지, (Jung식으로 표현하면) 내 그림자가 뭔지, 개인상담을 지속적으로 받지 않는 이상 알아내기에 어려움이 있는 것 같아요.
직업적 윤리 차원에서 개인상담을 계속 받는 게 권고돼서 저는 다 합치면 1년 반에서 2년 정도 매주 1회기씩 자의반타의반으로 저를 들여다 볼 수밖에 없었고, 이에 사후적으로 insight가 오는 거죠. '아.. 저 사람들이 저렇게 통제적으로 구는 데 대한 반감이 심한 거 보면 나도 사실 굉장히 통제적인 면이 강하고 그게 침해 받았을 때 화가 나는구나..' 이런 식인 거죠.(t.m.i #2ㅎㅎ)
'부모 때문이다' '자라온 가정 환경' 때문이다 이런 두루뭉술하고 단정적인 표현을 싫어하지만, 사실 어릴 적에 어떤 부모 슬하에서 혹은 어떤 가정 환경하에서 자랐는지가 정말 중요하긴 해요. 부모와의 관계 패턴이라든지 형제자매와의 관계 패턴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추후 대인관계에서 발생하는 역동의 많은 부분을 설명한다고 보거든요.
Jamie님도 시간 되고 돈 되시면 심리상담 한 번 받아보시면 좋아요.(갑자기 영업 모드 ㅋ) 쓰시는 글로 미루어보건대 지적 능력이나 reflection 능력은 뭐 탑오브탑이시겠지만, 상담자와 면대면으로 상담하면 아무래도 혼자 생각하는 것보다 더 깊이 세부적으로 들어갈 수 있거든요.(타국에서 살고 계신 것 같은데, 그 쪽 카운셀러들이 어떤 식으로 상담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뭐 한국이랑 대동소이하겠죠.)
좀 뒤처지는 것 같은 사람을 싫어하게 된 개인사적 맥락이 있을 거 같아요. 그거를 파고 들어가서 자기만의 그림자에 맞닿으면 아마 자기이해의 깊이가 달라질 거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상담이라는 것을 굳이 "문제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받는 경우가 많아지긴 했죠! 말씀 들어보니 순전히 자신에 대한 탐구로 하는 사람들도 많겠군요.
그러고보니 제가 아니라 형제가 '뒤쳐지는 것'으로 인해 비판 받는 것을 보고 (같이 악의 없는 놀림 등으로 가세하기도 하고) 자란 경험도 중요하게 작용하긴 했겠네요ㅠㅠ 어떨땐 미안하고 어떨 때는... (어느 시점부터는 그에 대한 형제의 반발도 꽤나 크게 드러났기에) 아 왜 미안해야 되냐는 '분노'도 깊은 속에 갖고 있으니까요. 흥미로운 대화였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