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와 과세문제(5) : 정부의 선명한 입장변화

in #kr7 years ago (edited)

오늘자 연합뉴스 기사를 한번 보시죠.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12/15/0200000000AKR20171215177600002.HTML?input=1195m

이전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우리나라 관련부처 수장들이 암호화폐를 “화폐, 금융”의 영역이 아니라, “재화”의 영역으로 언급했음을 말씀드린 바 있는데요.

상기 기사에 따르면, 기재부 관계자의 진술이 아래와 같다고 합니다.

  1. 글로벌 추세를 고려해볼 때, 부가가치세 부과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 아니하다.
  2. 양도소득세 부과와 관련해서는 시장의 반응을 봐야 한다.
  3. 오히려 증권거래세를 매기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의견이 있다

정부의 스탠스가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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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예상을 말씀드려보겠습니다.

  1. 부가가치세 부과는 안할 것 같습니다.
  2. 양도소득세 부과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만, 일본방식의 기타소득(잡이익)으로 과세할 것 같습니다.
  3. 증권거래세는 단기적으로는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부가가치세 포스팅에서 보신바와 같이 암호화폐에 대한 부가가치세 부과는 사실상 암호화폐 거래시장을 포기한다는 의미입니다. 외국거래소보다 무조건 10% 비싸게 주고사야 한다면 누가 국내거래소에서 사겠습니까. 일본 비트코인 시장의 폭발적 성장도 부가가치세 면제 방침과 시기를 같이 합니다. (또한 기본적으로 암호화폐는 투자수익실현인 매도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입세액 공제를 해줘야 할텐데, 세금계산서나 카드로 구입할 수 없는 암호화폐의 특성상 현행 세법으로 매입세액 공제를 해줄 방법이 없습니다)

양도소득세도 원칙적으로는 현실적인 자료수집의 어려움이 있어, 과세에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다라는 것이 기재부 의견인데요. 양도소득으로 과세를 하든 기타소득으로 과세를 하든 자료확보가 되어야 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양도소득으로 가게 되면, 양도차익만이 아니라, 양도차손까지의 자료확보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기타소득으로 가게 되면 우선은 차익이 발생한 자산에 대해서만 과세를 비교적 손쉽게 할 수 있습니다. 일본의 입법 및 과세사례를 참고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있구요. 기타소득으로 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그렇게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과세자료 확보는 현행 세법상의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도와 유사하게 진행할 가능성도 있구요)

증권거래세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인데, 부가가치세와 마찬가지로 이렇게 되면, 국내거래자들이 해외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하게 되어서, 국내거래소에서 거래할 유인이 없습니다. 다만, 국내 거래소의 평균 수수료율이 0.15% 수준이고, 해외거래소는 0.25%수준이기 때문에 해당 차이만큼인 0.1% 이하로 부과하게 된다면 투자자이탈은 막을 수 있겠지만...
(만약 거래세를 0.1%만 부과한다고 해도. 빗썸의 일일거래액 4조만 대입해도, 4조 * 0.1% * 365일 = 1.5조에 가까운 세수가 창출되네요. 참고로 말많은 어린이집 누리과정에 대한 2018년 정부예산이 2조 남짓이에요.)

다만,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거래세를 만들려면, 별도의 세법을 만들어야 하는데(증권거래세는 별도의 증권거래세법이 있습니다), 이 세법을 만들기 위해서는 세법부과의 대상인 암호화폐에 대한 정의 등을 다루는 특별법의 제정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금융의 범위에 암호화폐를 포함시키면, 현행 법령 내에서도 부과는 가능하나, 단기적으로는 암호화폐 시장을 금융의 범위에 포함시키기 어려워보입니다.

전문가도 아닌 제가 정책을 예상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지만, 정부 입장의 변화는 지난 긴급대책에서부터 뚜렷하게 감지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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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는 사족입니다.

한국현대사의 관료 중에 기억나는 사람이 있으신가요. 지난 대통령도 이제 기억이 가물가물해지는 상황에서 기억나는 국무총리 있으신가요? 교육부장관, 법무부 장관은 기억나시나요? 하지만, 경제부처 장관이나 경제수석들은 비교적 선명하게 기억이 남습니다.

최근만 놓고 봐도, 김재익(장관은 아니었지만), 이헌재, 진념, 윤증현, 등등의 이름이 떠오르네요. 머 강경식, 강만수, 변양균(!), 이런 이름은 더 선명하죠.

기획재정부는 법무부가 제안한 “가상화폐거래 전면 금지”안에 대해서 “법무부가 경제를 잘 몰라서 하는 소리”라며 일축한 바 있습니다.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더 많은 정보를 접하고, 국가의 미래를 고민하고 있으며, 자신감이 넘치는 집단입니다. 암호화폐 시장의 키도 결국 기획재정부에서 쥐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부가 유출되어서도 안되고, 재정정책의 효과성도 놓쳐서는 안되며, 불공평한 세수일실이 있어서도 안되고, 국가의 미래성장동력도 고려해야 하며, 법정화폐의 통화가치도 수호해야 합니다(이건 한국은행에서 해야하는 일이지만..).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위기와 기회의 순간들에 경제부처 장관들이 대한민국을 이끌어온 의사결정의 순간들은 매 역사의 순간에 기록됩니다.

지금 기획재정부는 합리적 경제인인 시민에게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비트코인의 어려운 질문에 답변을 하나씩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래 시간이 흘러, 현 시점을 뒤돌아 봤을 때 지금 부총리께서도 우리나라 경제부처의 영웅의 한 사람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사실 그리 오래 걸리지도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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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달라진 스탠스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있는 포스팅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좋은 분석 감사드립니다. 지금까지 전 정치공학적인 시각으로만 접근하여 긴급 규제는 힘들것으로 봤는데, 기재부와 법무부의 스탠스 차이 역시 명쾌하게 드러나게 되었네요. 어찌되건 이번 정부는 꼼수 없이 정수로만 보면 되서 참 알기 쉽(?)습니다.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습니다.
경제의 흐름에 맞는 좋은 정책이길 희망합니다.
정말 멋진 정보와 소견 감사드립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잘 보았습니다. :)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뭔가 얻어가는 글이라는 걸 확실히 느끼네요.ㅎ

좋은 정보를 담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지켜봐야겠지요^^ 유익한글이 많네요 잘읽고 갑니다!!
/ 첫방문했습니다 반갑습니다~^^

음..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정부의 스탠스는 전혀 달라진게 없다고 봅니다. 다만, 어느 부처의 목소리가 더 크게 나오냐의 문제일 뿐이겠죠. 정부 컨트롤 타워는 애시당초 암호화폐에 대해 잘 모르고, 관심도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겁니다. (그러니 총리 입에서 젊은이들의 마약거래 운운하는 소리가 나오죠, 게임 좋아해서 사람 죽였다 수준의 발언에서 한치도 나아간 것이 없습니다.)
가상화폐라고 하니까 바다이야기같은 불법 게임일까 걱정이 되는거고, 투기 붐이라고 하니 부담이 되는 것이고, 그러다가 돈이 잘 벌린다고 하니 그럼 세금을 걷고 싶다는 원초적 욕망을 드러내는 것 뿐이죠. 전면금지 하자니 작게는 표가 100만표 정도 날아갈것 같은데다 크게는 뭔가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하는 것 같고, 냅두자니 불안한데 세금 안 걷자니 배아픈 상황.. 그냥 그 정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즉, 본질적으로는 그냥.. 정권에 부담이 되나 되지 않나에 대한 판단정도라고 봅니다.

그냥 여기저기 다리 걸쳐 놓으니 앞뒤가 안 맞는 상황이 계속 연출되는 것이고 앞으로 한동안은 계속 그럴겁니다. 그리고, 세금에 대해서는 저는 거래세로 갈거다에 한 표 던집니다. 참고로 저는 개인적으로 해외에 오래살았고 해외에 개인구좌도 가지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의대다수사람들이 그렇게 쉽게 해외에서 환전해서 사용하는것은 어렵습니다. 폴로닉스에서 거래하는 것과 환전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니까요.

선생님 오늘도 값진정보 2번 읽고갑니다.
크리스마스는 잘보내시는지요~
저는 스티밋에 따듯함을 전하는 행복전도사답게 연휴에 구세군을 돕는 길거리공연, 아버지에게 시를 써드리는 활동을 했습니다.
건강하십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