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면 의사나오는 드라마를 다른 방향으로 재 해석해도 재밌을거같다.
뭣도 모르는 중학생시절에서부터 시작. 병실엔 오늘 내일하는 아버지가 누워있고 막대한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병원에서 쫓겨날 판.
의사에게 사정하고 빌어보고 "야 이 개새끼야."하면서 가운 멱살도 잡아보지만 결국 경찰의 손에 이끌려 병원밖으로 쫓겨나고...
"에이 ㅆㅍ 더러운 병원. 돈만 아는 개새들아!!" 라면서 주인공이 소리치고 아버지는 숨을 거두고..
그렇게 아버지를 하늘로 보내고 독기품고 공부한 후에 결국 의대입학 성공.
나는 언제나 환자에게 웃는 의사가 되겠다며 부푼 꿈을 안고 의대에 입학.
그렇게 즐겁게 입학했던 의대에 입학하자마자 불려다니며 술을 마시면서 고생. 좋은 의사가 되고싶은데 도저히 내 refresh할 시간이나 개인공부할 시간을 낼 수 없어서 성적은 바닥. 매일 아침마다 아픈 머리를 부여잡고 진급걱정.
이렇게 매일 까이고 갈굼당하고 맞고 욕먹고 하다가 어떻게어떻게 진급해서 벌벌떨면서 첫 응급실 실습 시작.
응급실에 실려오는 환자들과 보호자를 보면서 '나도 정말 슬펐지..'하면서 급한 환자들부터 얼른얼른 EKG찍고 CPR하고 하다가
술취해서 응급실 실려온 환자랑 그 환자의 보호자(역시나 술취해있음)인 아저씨가 "야이 XXX야 내가 더 먼저왔는데 넌 안보이냐? 눈알을 쪽 빨아내버릴까보다.!" 라면서 협박하는 소리에 헉! 하면서 "저...저...그게.."하면서 멍때리는데 응급의학과 레지던트 선배가 와서 얼른 처치해주고 "너 이 새끼야 지금 급해죽겠는데 정신줄 놓냐? 너 이따 보자 새꺄." 하면서 다른 환자에게 바삐 뛰어감. 응급실 실습 끝나고 정신줄 놓지 말라고 한바탕 훈계듣지만 그래도 절망적인 위기에서 자신을 구해준 레지던트 선생님에게 무한 감동.
그렇게 응급의학과 레지던트에 대한 로망을 가슴에 품고 인턴을 거쳐 응급의학과 레지던트가 됨.
응급실에 또다시 환자가 몰려드는데 보호자의 폭행이나 폭언등이 이어지자 자신도 CCTV에 안찍히는 선에서 적당히 개기거나 안죽을거같은 환자는 대충대충 봐주기 시작함. 선배들은 일 빨리빨리 잘 한다고 칭찬해주고 그럼 또 우쭐해하면서 후배들 불러모아서 글라스로 퍼먹이면서 자기가 얼마나 잘했는지 자랑하고...
그렇게 생활하다가 이제 또 응급실 PK를 도는 후배가 자기와 비슷한 경우에서 어물어물 쩝쩝 하고 있는걸 발견. 실습돌때 생각나면서 뛰쳐나가서 얼른 처치해주고 돌아서는 순간 알고보니 조폭이었던 보호자한테 칼맞고 쓰러지는데 옆에 있는 PK는 여전히 어물어물 쩝쩝하고있고 정신 잃었다가 다시 깨어보니 병실.
멍하니 병원TV에서 어제 응급실에서 일어난 사고가 뉴스로 나오는거 보는데 자기 이야기. 그때 당직으로 계시던 교수님이 내 suture 직업 하나하나 다 꿰매셨다고 말씀하시면서 "좀 쉬어라. 레지던트때 좀 쉴때도 있어야지."하고 가심. 좀 쉬다가 전문의 시험보고 전문의되어서 병원 나옴.
이제 다른 병원 취직해서 일하고, 오프때는 나가서 쉬기도 하고 놀기도 하고 그러는데 길가다가 길가던 양아치들이 "아 ㅅㅂ 의사새끼들 돈만 알고 아주 ..어제 술먹고 응급실갔더니 비싼 처치 하는 애들만 먼저 해주고 난 뭐 걍 눕혀놓고 링거도 안놔주더라니까?" 하는 소리에 울컥! 하고 뒤 돌아봤다가 눈이 마주치니까 칼맞은 데가 아려오는듯 싶어서 다시 눈 내리깔고 걸어서 집으로 가는데 석양이 막 내리고 쓸쓸하게 엔딩장면 페이드아웃.
아..
의학드라마는 빠지지 않고 보는 편..
제 꿈이 의사와 대통령이었..
ㅋㅋㅋㅋㅋ나한테도 보팅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