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슬픈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젓는다.
"누나, 무슨 일 있어?"
내 물음에 그녀는 그저 고개를 흔들 뿐이었다. 언제나처럼 벤치에 앉아 시작한 대화. 오늘따라 슬퍼보이는 그녀를 보며 마음 한구석이 미어져 왔지만 그러려니 하고 꾹 삼키고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이번에 비인기과가 풍년이래, 벌써 픽스 된 선배가 어쩌고~ 그 병원에 누구누구가 간다더라. 아 언제 의사가 되나. 그러고보니 되긴 되겠지? ㅋㅋ 하는 실없는 소리까지 하며 조금이라도 피식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려 노력했다.
오늘따라 시원찮은 반응의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내가 잠시 말이 끊긴 사이에 한숨을 내쉬며 말을 꺼냈다.
"나 있잖아. 아무래도 안되겠어."
"응? 뭐가? 뭐때문에 그러는데;"
"나 연애같은거 할 상황이 아니야."
"왜 그래; 누가 또 맞선자리 알아봐주고 결혼하라고 압박줘?"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굳게 닫힌 입술은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 나는 그녀의 대답을 기다리며 쿵쾅거리는 심장을 어떻게 진정시켜야 할지 생각했다.
"너도 충분히 좋은 남자야. 나이도 어리고 능력도 좋지. 분명히.."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말을 이었다.
"근데..나 더는 못참겠어. 맞선자리를 더이상 알아봐 주거나 그러진 않아..그런데..너 당장 내년에 결혼할 수 있어?"
나는 그저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빨리 결혼해도, 최소한 3년 후잖아 우리..근데 그때까지 우리가 이렇게 사귀기만 할 수 있을까?"
나는 지난번에 뵈었던 그녀의 부모님을 떠올리며 물었다.
"부모님께서..그러셔?"
"응.."
그녀는 또 다시 폭 하고 한숨을 쉬었다. 그녀가 갑자기 왜 이리 힘이 없어 졌을까..
"나 말이야, 정말 이제 걱정이 된다. 너는 그렇다 쳐도..나는 이제 아무생각없이 연애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야. 여자잖아."
내 머릿속엔 경보가 울렸다. 이건...이건 안된다.
"정말 이런 말 하기 힘든데..나도 너가 좋아. 근데..우리가 당장 내년에 결혼할 수 있을까?? 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서로가 안된다는거 알고 있잖아."
"아니야, 왜그래. 결혼할 수 있지."
내 눈엔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녀는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한채 고개를 떨구고 말했다. 그녀의 말에도 습기가 돌기 시작했다.
"모아둔 돈 있어? 당장 결혼하면 부양할 수 있어 나? 나..이런 연애도 좋긴 한데..아무래도 안될거 같아. 너 생각은..어때?"
이런 순간이 내게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비록 그녀가 나보다 7살이 많아도, 우리 둘은 언제까지나 이렇게 사귀다가 내가 자리가 잡히면 결혼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녀는 언제까지나 기다려 줄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우리, 그냥 좋은 누나 동생으로 지내면 안될까? 처음 만났을 때 처럼. 나 잘 따르는 귀여운 동생으로, 나는 너가 말했던 '의지가 되고 때로는 바보같은 누나'로....응?"
나는 그저 아무말도 못하고 눈물을 흘릴 뿐이었다. 이게 뭐야..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몸을 돌렸다.
"나 가볼게."
마지막 순간까지 젖어 있는 그녀의 목소리가 내 귀를 아프게 찔러왔다.
나는 그저 눈물을 흘리며 앉아있을 뿐이었다.
심금을 울리네요..-.-;
7살연하 만나보셨나봐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설 궈궈
그건 따로 결제를 하셔야됩니다 이더리움받습니다 0xe1er..
앗....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