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부여행3일차[부제:복병]

in #old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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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캐년 근처의 필수 관광코스와 라스베가스를 포함한
약 일주일(?)간의 일정중에서
이틀간 그랜드캐년의 숙소에서 묵으며
느긋하게 일정을 즐기던 일행

가이드인 조카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것이 계속 걱정이 되었는데
예상치못한(?) 장애물을 만나게 됩니다.
그것도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대자연의 힘'이라는 장애물

사실 LA에서 출발하기 전에 일기예보에서
눈소식이 있다는것은 알고 있었지만
문제없다고 말해서 출발을 했고
이틀간
좋은 날씨에 느긋하게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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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를 맡은 조카가 식사를 거르고 일찍 자리에 누웠을때
그저 몸상태가 걱정이 되었지만
달리 해결방법도 없고
여차하면 다음날 내가 운전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잠이 들었는데
다음날 일찍 '애인ㅇㅇ씨'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깨웁니다.
눈이 좀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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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는 속이 불편하다고 누워 있으니
뭔가 먹을것을 찾아서 미리봐둔 근처 식품점으로 걸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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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전날 바로 앞에 있는거 같았던 식품점이 아득히 먼것처럼 느껴집니다.
공원으로 통하는 도로에는 어쩌다 차량 한대가 거북이처럼 지나가고
인도에는 제설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발이 푹푹빠집니다.

힘들게 식품점에 들어가서 먹거리를 찾아봅니다.
기념품부터 과일, 음료, 간편식에 가벼운 약품까지
여기저기 둘러보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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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한국제품을 만나니 조금 반갑기도 합니다.
구입한것은 배탈약
소화장애와 기타 불편한 증상에 먹을수있는 제품이 있더군요.
역시 마켓에서 기본적인 약품은 판매하는것이 맞는거 같습니다.
당장 몸이 아픈데
약국이 문열때까지 기다린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지요.

'제설작업'

4X4인 미국의 큰 픽업트럭에 제설장치를 부착하거나
작은 포크레인 처럼 생긴 작업차량이 하나 둘 움직이기 시작하지만
그저 눈을 한쪽으로 밀어놓는 정도입니다.
도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자연의힘 앞에서 사람의 힘이란
한계를 가진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는게
제대로 살아가는 것이라는 깨우침을 얻게 됩니다.

숙소로 돌아오니
뉴스에서 도로상황을 알려줍니다.
가고자 했던 도로들이 차단되었다는 소식입니다.
서부여행의 필수코스라는 캐년 두세곳으로 통하는 도로가
차단되었다니 아쉽지만 곧바로 라스베가스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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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계절에
멀쩡한 육체로
다시한번 이곳을 방문할 수 있을지 기약이 없습니다.
이틀간 봤던 장엄한 광경은 잊기 힘들겠습니다.

짐을 챙겨서 출발을합니다.
휴일 아침이라 공원에서 나가는 차량은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예상보다는 많은 차량이 줄을 지어 나갑니다.
LA에서 그랜드캐년까지 약7시간이 걸렸습니다.
라스베가스까지는 가깝다고 하는데 4시간 거리입니다.
한국으로 따지면 남해안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입니다.

'가깝다'
역시 상대적인 개념이라는것이 피부에 와 닿습니다.
작은 나라에서 일상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시야가 좁을 수 밖에 없는것은
역시 물리적 한계를 벗어날 수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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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을 횡단하는 길
미국중부와 동부지역을 뒤덮은 수천km크기의 거대한 눈구름의 영향으로
서부쪽에 붙은 사막까지 영향을 받는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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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저희가 있던 장소와 이제 도착할 장소의 환경을 보여주는거 같은
아름다운 풍경이 차창밖을 스쳐갑니다.

이제 도착하게될 라스베가스도 멋진 곳이지만
두고온 곳은 언제나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게다가 이번엔 날씨때문에 아예 가보지 못한 장소가 있으니
아쉬움이 남는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계절과 비용
건강
그리고 날씨가 허락해야 볼 수 있는 아름답다는 광경을 뒤로하고
떠나왔습니다.

마치 우리의 지난 삶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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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올때 다들 그랜드캐년을 꼭 가보라고 말씀들이 많으셨는데 ㅋㅋ 전 아직도 못 가봤어요. 눈이 많이 왔군요.

두고온 곳은 언제나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지난 삶 처럼 이란 말씀과 함께 여운이 많이 남아 허공을 맴돌다 갑니다.
건강 조심하시고 행복한 여행 되세요.^^

한국에 사는 사람이
한라산에 올라가는게 쉽지 않은것과 같은 이치인지도 모르겠군요.

그나마 작은 나라에 사는것이
다행이라고 여겨야 겠네요.
평안하세요.

그랜드캐년이라는 글자를 보면, 요즘은 그 추락사건이 떠올라서 가슴이 아프네요 ㅜ

사람가는곳에는 언제나 사고가 있습니다.
피치못할 천재지변으로 인한 경우를 제외하곤
부주의가 원인이지요.
겸손을 배우게 됩니다.

아쉬움이 여행지에서 뿐이겠습니까
돌아보면 늘 아쉬움이었는데
좋은 시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