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행하는 피라미 쏭블리입니다. :)
@songvely Mar. 1. 2018.
3월의 첫 날, 후회가 밀려옵니다. 어제 벌여놓은 새로운 여행기 때문이에요. 칸쿤 여행기와 친구들과의 미서부 여행기를 같이 쓰다니 제가 생각해도 혼란스럽고 몰입이 안 되어서 말이죠. 😰
그럴 의도는 없었는데 칸쿤 여행기를 두 달 가까이 끌고 오다 보니 제가 자꾸 다른 곳 이야기가 쓰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더 오래 걸린 것 같기도 합니다.) 칸쿤은 지금 생각해도 정말 환상적인 여행이었지만 역시 휴양지라서 글을 쓰고 보면 바다 보며 잘 먹고, 잘 놀았다 의 반복인 것 같아요.🏝
비슷한 주제로 진득하니 글을 쓰지 못하는 저는 이것 때문에 블로그에서도 시작만 하고 끝내지 못한 여행기가 수두룩입니다. (정석에서 집합만 풀던 습관이 여기서도...)
하지만 스팀잇에서만큼은 꼭! 꼭! 다녀온 여행들을 차근 차근 블록체인에 새겨나가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런 의미로 오늘은 칸쿤 포스팅을 합니다. 앞으로 남은 서너 편의 칸쿤 포스팅 역시 별 거 없습니다. 역시 잘 먹고 잘 놀았던 이야기입니다. 🐶 다 그러자고 사는 것 아니겠어요. :-)
칸쿤을 찾았던 그 해,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두고 엑설런스 플라야 무헤레스 리조트에 도착했습니다. 방에 짐을 풀고 햇님군과 함께 로비로 내려왔습니다. 크리스마스 장식과 벽면의 초록 덩쿨이 혼재하는 남미 특유의 연말 분위기가 가득했죠. 🎄
따뜻한 느낌의 대리석 플로어를 본 건 그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호텔은 어딜 가나 따뜻한 분위기를 품고 있었어요. 멕시코의 뜨거운 햇살이 속속들이 닿아 있는 느낌이랄까요.
밖에 나오자 쨍한 햇빛이 쏟아졌습니다. 몸 전체가 태양광 전지가 된 것처럼 빛을 받을수록 에너지가 차오르는 느낌이었어요. 한국의 햇살도 참 아름답지만 요즘 들어 서울에서는 미세먼지 때문에 마음 놓고 광합성 하기가 힘들어져서 안타깝습니다.
어디에나 있던 이구아나.🦎 뒷다리를 쫙 벌리고 길고 멋진 꼬리를 흔들거리며 걸어다닙니다. 하지만 저희는 이 녀석을 잡아먹어버릴만큼 배가 고팠기에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첫 식사는 멕시코에 왔으니 일단 쿠스쿠스와 또르띠아를 얹은 간단한 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라임을 더한 차가운 맥주 한 잔과 과카몰을 곁들인 나초는 멕시코에서는 언제나 필수 옵션입니다.
식사 중 보이는 풍경에 그다지 물을 좋아하지 않는 저도 빨리 퐁당거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햇살 아래 여유롭게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을 보니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식사 후 햇님군과 함께 리조트 곳곳을 누볐습니다. 다양한 모양과 깊이의 수영장이 있었고, 어딜 가도 선베드와 그늘, 카바나가 있었죠. 저는 저 때까지만 해도 악마의 열매라도 먹은 듯 완전히 수영을 할 줄 몰랐기 때문에 수영장보다는 칵테일이나 마시며 한껏 기댄 채 책을 읽을 명당 자리를 찾는데 바빴습니다. 🏖
역시 제가 찾던 명당은 바다가 보이는 곳이었어요. 발가락 사이로 모래가 간질간질했습니다. 깨끗하고 보송보송한 선베드에서는 잘 마른 구름 냄새가 나는 듯 했습니다.
데낄라 선라이즈를 백 잔째 마시는 중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
방에 놓여 있던 안내문을 읽어봅니다. 매일 저녁 방에 놓여있던 저 종이에는 다양한 정보가 적혀 있었습니다. (매일 날씨와 그 날의 행사 및 스파 정보, 식당과 바의 일정 등)
호텔 곳곳에 행사 시간표가 게시되어 있기도 합니다.
리조트에는 테니스 코트와 도서관, 피트니스 센터, 전시관, 골프 필드 등이 있고, 세일링, 윈드서핑, 카약, 스노클링, 스쿠버 다이빙 레슨 등이 무료로 제공됩니다. 그 외에도 자전거 투어, 발리볼 게임, 요가 등 매일 다른 행사가 있었지만 저와 햇님군은 그냥 먹고 뒹굴거리기만 했습니다.
지중해, 일본, 중국, 랍스터 및 시푸드, 스테이크 및 그릴, 디저트 등 종류가 다양해서 좋기도 했지만, 선택장애가 있는 저희에겐 끼니마다 어디로 갈 지가 고민이 되기도 했던 식당들입니다. 인기가 많은 식당의 디너는 예약이 필요했습니다.
그 날 날씨는 21도, 구름이 살짝 낀 날씨였나 봅니다.
마침 후크 선장의 해적선이 바다를 지나갔습니다. (관상용으로 계속 지나다니는 배입니다. 잘 보면 인형이 매달려 있는데 조금 소름끼칩니다.)
그렇게 유유자적 하루를 보내고 날이 저물었습니다. 저녁 식사 때 사진이 없는 관계로 그 날 밤에 먹은 룸서비스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랍스터 먹느라 사진 따위...)
발가락으로 찍은 듯 하지만 손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저녁 먹고 햇님군과 분위기 좀 잡겠다며 야외로 나갔습니다. 덥지 않은 선선한 날씨 속에서 다들 여유롭게 칸쿤의 밤을 즐깁니다.
많이 어두웠던 터라 흔들거리는 사진이지만 그 날 밤 흔들 흔들 출렁이던 제 기분같습니다. 이 여행은 결혼기념일과 제 서른번째 생일, 크리스마스 등등을 한 번에 기념하자는 핑계로 떠났지만 사실 제 마음 속 가장 큰 명분은 제 생일이었습니다. 당시 서른 살이 된다는 것에 굉장한 부담을 느끼던 저는 저의 서른번째 해를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화려하게 보내고 싶었거든요. 초라한 기분이 들 새가 없도록 말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고작 서른살 가지고?’ 싶은 마음입니다. :o
하지만 인생은 누구나 처음이기에 저는 서른살이 넘어가면 마지막 잎새의 나뭇잎이 뚝 하고 떨어지듯 큰 변화가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시의 내용과는 무관하게 최영미 시인의 “서른, 잔치는 끝났다.” 라는 시집 제목이 스물 아홉의 제게는 바꿀 수 없는 예언처럼 느껴졌습니다.
무려 크리스마스 시즌에 멕시코의 럭셔리한 호텔에서 색다른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싶었던 건 29살의 제가 부린 허영이었고, 자기 위안이었습니다. 다행인 것은 ’나쁜’ 여행이란 없다는 것입니다. 어찌 되었든 욕심과 불안감에 시작한 여행마저도 지금 저에겐 큰 추억과 경험이 되어 남았으니까요.
그리고 제가 그렇게 두려워했던 서른살로부터 멀어질수록 그 때의 내가 참 어렸고, 소중했구나 느끼게 됩니다. 앞으로 더 나이가 들면 지금의 저도 ‘한참 어릴 때다’ 라고 생각할 지 모릅니다. 그러니 지금 나는 나의 인생에서 가장 젊은 순간임을 잊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캐롤 대신 하바나 풍의 음악에 맞춰 크리스마스 이브로 넘어가는 밤. 저와 햇님군은 그날 밤 꽤 오랫동안 음악을 들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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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보고 힐링하고 갑니다 스트레스가 풀리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 저도 포스팅하며 힐링했어요-
마지막말이 와닿는거 같아요^^ 송블리님
그리고 칸쿤만큼 편하게 즐길수있는데도 없는거 같아요!
부럽습니다 ㅎㅎ
칸쿤 여행은 쏭블리님이 스스로에게 준 선물이었군요^^
그 어느 여행보다도 소중한 여행이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저도, 더 늦기전에 저에게 선물을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ㅋ
와... 사진을 잘 찍으시는건가요?
사진 색감들이 너무 조하요 !!
좋은 글들이 많아서 팔로워 하고 가요 !
괜찮으시면 맞팔 부탁드려요 ㅎ
행복한 저녁 되세요 :)
정말 평화로운 곳인 것 같아요.
바다도 참 예쁘고, 맛있는 음식들도 정말 많아요.
여행은 잠시 휴식도 줄 수 있고, 마음도 평온해지는 것 같아요.
멋진 여행기 잘 봤어요!^^
쏭블리님 이벤트 당첨되셨어요!!!!
잭스페로우가 타고잇을것같네요!
저는 이제 서른인데~ 기념하기 위해 무얼 해야할까요~? 그냥 스팀잇이나 열심히 하며 대리 여행을 떠나가야겠어요~ ㅋㅋㅋ 잘 봤습니다:)
헉 사진 대박이에요!! 어떻게 저렇게 파랑파랑하죠!! 우와~ 쏭블리님 사진보니깐 너무 가보고 싶어졌어요!! >,.<b
하늘과 구름이 정말 이쁘네요
👨 송블리님 여행기와 다른 글을 보면 칸쿤에서의 시간이 정말 뜻깊었네요.
소중한 추억 나눔 잘 받았습니다. ^^ 다음편도 기대할게요.
칸쿤이 이리 멋진곳이 군요~
해변 사진 정말 너무 좋네요~
사진만 봐도 힐링 되는거 같아요~^^
아니무슨 색감이 색감이..세상세상....
스사모 회원분들 흑백챌린지 삼매경 중이라서 흑백만 보다가 오니까
더 크게 다가오네요ㅋㅋㅋㅋㅋ
오늘도 큐레이팅 슥-
사진 예술 잘 보고 갑니다 :D
흑백챌린지 삼매경 ㅋㅋㅋㅋㅋㅋ 바다거북님만 웬 고생인가요 ㅋㅋㅋㅋㅋ 거북님께 오늘 민들레 사진을 보냈으니 받아보세요- 컬러입니다.🌿
송블리님 사진술과 이쁜 배경이 합쳐지니 예술이네요 bbb 크리스마스때 가신거였군요! 저도 더운 나라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보고싶네요. 뭔가 색다른 느낌일거같아요. 오늘도 칸쿤사진으로 힐링하고갑니다!
몇 년 전 크리스마스지만 아직도 기억이 선합니다 :) 더운 나라에서의 크리스마스는... 사실 한 번으로 족한 것 같아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잘 안 났거든요. ㅋㅋㅋ 그래도 크리스마스 하면 눈이 좀 와줘야...
보라카이보디 칸쿤이 훨씬 청량한 느낌이네요.
쏭블리님 글보니까 칸쿤가고 싶네요 ㅠ.ㅠㅋ
이말에 공감합니다.
근데 또 저게 힘들잖아요 ㅠㅠ
다음 후기도 기대하겠습니다.^^
스사모에서는 여행기가 너무 기대되요. 다들 사진을 넘 잘 찍으셔서 ㅎ
그쵸- 잘 먹고 잘 놀고 잘 사는 것. 평범한 행복이 참 쉽고도 어려운 것 같아요. 호돌님의 꿈 이야기도 오늘 잘 읽었습니다. 아참, 요리 이야기도 참 좋아요 :)
하늘 물 사진보고 있으니...
정말 떠나고 싶네요....
막 수영하고 싶다는...
그쵸- 떠나고 싶은 날입니다. :) 금요일이니 더욱 그러네요- 이번 주는 공주님과 어디 안 가시나요 ^-^
내일 강아지 병원가야해서.... ㅠㅠ;
물과 하늘색깔이 그림같네요! 정말 환상적인 곳인 것 같아요 ^-^ 좋은 사진 감사해요! 칸쿤에 기회되면 꼭 가보고 싶어요
칸쿤은 정말 너무나도 아름다운 곳입니다 :)
마음도 몸도 마구마구 풍요로워지는 (살찌는) 곳이지요- ㅋㅋ
그런 물 색깔을 다시 볼 수 있을까 싶습니다..
지구 반대편 나라는 출장으로밖에 못가봤는데...
보기만 해도 마음이 시원해지네요.
쏭블리님의 칸쿤 여행의 "집합"편 잘봤습니다
이제 "명제"편을 기다리면 되나요?
댓글 달면서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요즘 나오는 공통수학의 정석은 집합부터 시작하지 않네요.(하지만 송블리님의 비유를 거부감 없이 이해한 저의 나이도....)
헉.... 말도 안돼요........자고로 수학이란 집합부터... ㅋㅋㅋㅋㅋㅋ
앞으로는 이런 비유를 할 때 수학 문제집을 1단원만 풀었다 정도로 얼버무려야겠네요.... 하아...
정확히 말하자면 지금 이 포스팅은 2차함수정도까지는 간 상태입니다. ㅋㅋㅋㅋ 스팀잇 덕분에 진짜 많이 왔지요...삼각함수까지 가야 할텐데.......(이래놓고 정작 삼각함수는 까먹음 탄젠트가 뭐임 먹는거임)
어머 호텔 수영장 규모가 장난이 아니네요. ^^
스스로에게 서른을 맞이하는 선물을 준 여행이셨나봐요.
저도 어렴풋이 서른즈음 어떻게 30대를 맞이할 것인가 생각해본적 있는데 저랑 비슷하셨네요 ^^ 저도 두려웠었거든요. 지금은 ... 말 안할래요 ;;
좋은 추억 담고 오신 것 같아 괜시리 기분 좋아집니다 ^^
와 좋네요 천국이 있다면 저렇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