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존할 것인가

in #sct5 years ago (edited)

저는 마케터도 아니면서 이런류의 책을 좋아합니다. 한때는 마케팅 책에 흠뻑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할 정도였으니까요. 제품을 개발하는 개발자가 왜그리도 마케팅에 관심이 많았을까요. 아마도 이쪽 분야가 재밌어서일 것입니다. 너무 재밌어서 마케팅 쪽으로 전직을 할까도 생각했지요. 제가 좋아하는 책을 마케팅하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때가 서른 초반입니다. 그러니까 31살이었나 싶습니다. 그땐 제가 한 달에 20권 정도 읽던 때고, 대부분의 책이 기획 마케팅 영업 경영 관련 책이었습니다. 그래서 마케팅쪽 전직을 하려고 출판사에 이력서를 넣지요. 참 많은 출판사에 넣습니다. 여기 저기 요기. 그런데 어느 출판사에서도 저를 채용하진 않더군요. 31살 신입은 부담이었나 봅니다.

그래서 출판사가 안 되면 서점은 어떨까 싶어서 교보 등의 서점에 이력서를 넣기 시작했죠. 하지만 역시나 31살 신입을 원하는 서점은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한 서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이력서를 넣어주셔서 고맙지만, 나이 때문에 채용할 수 없다고요. 그래서 그날로 생각을 접었습니다. 개발자로 계속 살아야겠구나. 마케터는 무슨. ㅎㅎㅎㅎㅎ 우리나라는 나이라는 게 중요해서 나이 서른이 넘어가면 신입사원으로 채용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나이가 많으면 형 누나가 되는 이상한 구조의 나라지요. 저는 이런 문화가 너무 싫습니다. 그래서 나이 대접 받는 것도 싫어하고, 저보다 어리다고 하대하는 것도 싫어합니다. 저는 나이가 스무살 넘게 차이가 나도 존댓말을 합니다. 신입사원에게도 경어를 쓰지요. 모든 사람에게 그렇게 합니다. 나이로 위아래를 구분하는 걸 싫어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아니었나 싶네요. 흠... 마케팅 얘기하다가 나이 얘기까지 흘러오다니... 저는 아무래도 프로 수다꾼인 것 같습니다. ㅎㅎㅎ

이번에 잡은 책은 <감성에 디지털을 입혀라>입니다. 제목이 매우 직감적이지요? 제목만 봐도 마케팅 책인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내용도 감이 옵니다. 제목 참 잘 지었습니다. 이 세 단어의 제목 안에 '나는 마케팅 책이에요' 와 '디지털에 감성을 입히는 방법에 대해 말하는구나'를 동시에 알 수 있으니까요. 그럼 바로 내용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저자는 첫 꼭지에서 명태 얘기를 합니다. '그 많은 명태는 어디로 갔을까?'라고 질문하네요. 옛날에는 명태가 많아도 너무 많았다고 합니다. 어마어마하게 잡혔다고 해요. 그래서 다양하게 먹었을 정도니까요. 얼려서 먹는 동태, 얼리지 않은 생태, 말려먹는 동태, 자라지도 않은 노가리. 얼마나 많았으면 새끼도 노가리라고 이름을 지어서 잡아먹었을까 싶어요. 이렇게 어마어마하게 잡히던 명태는 도대체 어디로 다 간 걸까요? 너무 많이 잡아먹어서 개체수가 줄어든 걸까요?

우리나라나는 지난 100년 간 전 세계 평균 기온상승 온도의 2배가 넘는 1.5도가 상승해 가장 심각한 온난화를 겪고 있는 지역 중 하나가 되었다. 이미 한국의 기온은 아열대로 변하고 있다는 징후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_ 오진영, <감성에 디지털을 입혀라>, KMAC

바로 기온의 변화입니다. 기온이 변해서 어장이 바뀐 것이지요. 1970~80년대만 해도 사과는 대구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사과는 강원도라고 합니다. 강원도에서 더 잘 자란다고 하네요. 게다가 제주도에서나 자라던 바나나와 한라봉도 이젠 내륙에서도 자란다고 합니다. 해수와 조류의 변화로 명태가 사라졌다고 합니다. 생태, 동태, 선태, 찐태, 노가리, 북어, 코다리, 망태, 조태, 짝태, 먹태 등 명태는 부르는 이름이 참 다양하기도 했는데요, 이렇게나 많이 먹던 명태가 2008년에는 어획량이 0마리였다고 합니다. 1980년대에만 해도 16만톤이나 잡히던 명태가 0마리.

그 많던 명태는 어디로 간 걸까요? 제가 몸담고 있던 제조업의 경우 산업화가 한참이던 시절엔 매우 좋았다고 합니다. 선배들 말 들어보면 개발부는 누구나 가고 싶어할 정도로 인기 부서였고 급여도 높고 대우도 좋았다고 해요. 컴퓨터가 없던 시절, 그러니까 종이에 도면을 그리던 시절엔 제품 하나를 개발하기 위해 십여명이 투입될 정도로 많은 인력도 필요했다고 해요. 그런데 캐드라는 게 나오면서 도면 그리는 시간이 줄었고 인력이 반만 필요하게 됐죠. 산업화 시절을 겪은 제 사수(저보다 30살은 더 많아요)가 말하길, 그때 캐드가 어렵다며 캐드를 배우지 못한 사람들은 도태되어 개발부를 그만두게 됐다고 합니다. 그렇게 캐드의 세상이 왔습니다. 그리고 2D 캐드에서 3D 캐드로 넘어가던 시절엔 3D가 너무 어렵다며 못 배운 사람들도 전직을 해야만 했습니다.

세상은 변해가고 있습니다. 16만톤이나 잡히던 명태가 사라질 거라고 누가 생각했을까요. 그 많던 명태가 사라졌듯이 지금 잘나가는 직종도 사라질 수 있습니다. 이 말을 뒤집어서 말하면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고 직업이 변해갈 때 그 상황에 적응하는 사람만 살아남는다는 말이 됩니다. 저 어렸을 때만 해도 음악은 카세트 테이프로 들었습니다. 그 전에는 LP판이었겠죠. 그러더니 CD가 나왔고 그다음엔 MP3가 나왔습니다. 소리바다에 들어가면 누구나 공짜로 MP3를 다운받을 수 있었지요. 음반 산업이 망한다는 소리가 나왔고 법정싸움가지 가서야 MP3 불법다운이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이미 세상은 변해 있었죠. 카세트테이프는 물론 CD도 안 사게 됐습니다. 누구나 MP3 플레이어를 들고 다녔죠. 아이리버라는 MP3 회사는 돈을 긁어모았지만 카세트 테이프를 만들던 회사는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세상은 이렇게 변했죠. 그리고 지금은 어떤가요? 그 잘나가던 MP3도 사라졌습니다. 스마트폰 때문이죠.

우리는 축복받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블록체인에 일찍 들어온 사람이니까요. 스팀 블록체인은 태어난 지 겨우 3년밖에 안 됐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초기 사람들이죠. 코인을 투자의 대상으로 봤을 땐 지금은 매우 어려운 시기일 것입니다. 스팀이 한참 잘나갈 땐 만원도 했다고 하니까요. 하긴 제가 처음 들어왔을 때에도 스팀은 4천원이었습니다. 지금은 무려 20토막이나 난 가격이죠. 하지만 저는 스팀에서 희망을 보고 있습니다. 우린 시장 개척자이며 초기 진입자라는 프리미엄을 제대로 받을 테니까요.

제가 개발을 19년 했습니다. 다양한 개발을 하며 배운 게 하나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이 세상에 나타난 다음 상용화 되기까지 시간인데요, 1~2년 사이에 상용화 되는 기술을 본 적이 없습니다. 짧게는 3~5년. 길게는 20년도 걸리더군요. 정말 좋은 기술인데, 정말 좋은 아이템인데, 와~~~ 기가막힌 아이디언데,,, 이게 상용화 되는 기간은 매우 길었습니다. 그 이유를 대략 말하면, 생산 기술과 인식 개선 그리고 인프라 확보 등 다양합니다. 현재 흘러가는 상황을 보니, 블록체인이 상용화 되어 많은 사람이 사용하려면 앞으로 2~3년은 더 걸리지 싶습니다. 그 후엔 우린 부자가 될 겁니다. 생각해보세요. 초기 진입자의 프리미엄을 3년 후엔 가지게 될 세상을요. 우린 가만히 앉아 매일 통장에 들어오는 코인과 토큰을 보며 룰루랄라 즐거워 할 겁니다. 스판만 봐도 그렇습니다. 제가 스판 초기에 귀에 못이 박히도록 한 말이 있습니다. SCT를 절대 팔지 말라고요. 1%만 계속 유지해도 어마어마한 돈을 벌게 될 거라고 매일같이 써댔습니다. 그런데 팔 사람은 계속 팔았죠. 지금 어떤가요. 저는 큐레이션만으로 하루에 100 SCT 정도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현재 시세로 대략 4만원입니다. 물론 팔아야 돈이지 토큰으로 가지고 있어봐야 돈이 아니지만, 현재 그렇다는 것입니다. 스팀 블록체인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유지 비용이 매우 저렴해서 사라질 수가 없다고 합니다. 우린 축복받은 사람입니다. 물론 지금은 가격이 너무 내려가 있어서 힘든 상황이지요. 하지만 제가 개발을 하며 지켜본 수많은 신기술, 신 아이디어도 보면 똑같았습니다. 처음 나왔을 땐 와~~ 했다가 힘든 시기를 겪으며 인식개선, 기술확보, 인프라 구축이 된 후에야 돈이 되는 걸 수없이 많이 봤습니다. 기술 분야에서 19년 정도 일하다 보니 이런 걸 수없이 많이 봤기 때문에 블록체인도 비슷하게 보고 있습니다. 블록체인은 상용화 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지금은 인식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고, 사람의 뇌는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뇌에 대한 책을 여러권 보며 깨달은 겁니다. 사람의 뇌는 현재에 안주하려고 합니다. 환경이 변하는 걸 두려워하죠. 인식 개선은 쉽게 되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사람들을 스팀잇에 가입시킬 때 스팀잇을 블록체인 SNS라고 소개하지 스팀이라는 코인이 있다는 말은 안 합니다. 그 말 하면 열에 열은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야, 그거 다단계야, 어서빠져나와.' 현재 사람들 인식이 이정도입니다. 블록체인은 대단한 기술이라고 생각하고, 코인은 주식보다 더 위험한 도박이나 다단계 또는 폰지사기라고 생각합니다. 언론이 큰 역할을 했지요. 물론 지금의 코인은 도박성이 강하고 다단계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인식 개선이 많이 필요한 시기죠. 인식 개선은 쉽게 안 됩니다. 오랜 세월이 필요하죠. 다행히도 사람의 뇌는 망각도 잘합니다. 대략 1년만 지나면 잊기 시작하고 2~3년 지나면 완전히 달라지거든요.

SNS는 확실히 큰 돈이 됩니다. 페이스북만 봐도 그렇지요. 전국민이 싸이질을 하고 파도타기를 할 때 저는 네이버에 블로그를 만들고 블로그를 했습니다. 그 덕분에 파워블로거라는 명칭도 얻었지요. 전국민이 블로그를 할때 저는 번역기 돌려가며 트위터아이디를 만들고 페이스북 아이디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전국민이 페북과 인스타를 할 때 저는 스팀잇을 시작했죠. 그동안 정말 열심히 SNS를 했습니다. 너무너무너무너무 열심히 인터넷질을 했습니다. 다음 카페가 엄청난 인기를 끌던 시절엔 제가 운영하는 카페만 해도 4개였습니다. 카페 운영을 너무 잘해서 여기저기서 초빙을 해갈 정도가 되어 나중엔 부운영자로 수없이 많은 카페를 관리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네이버 카페로 옮겨가서 만든 카페를 네이버 1위 카페로 만들어서 운영하며 다음카페에서 쌓은 운영 노하우를 뽐내기도 했죠. 그 실력은 페이스북으로 옮겨갔고 페이스북에서는 그룹과 페이지를 운영했습니다. 모임을 만들고 오프모임을 하고 정말 대단한 열정이었죠. 오프모임에 많게는 20여명이 모이는 이름있는 모임으로 정착시켰으며 매월 모임을 추진할 정도로 인지도를 쌓았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열심히 해도 돈이 되진 않았습니다. 제가 좋아서 즐거워서 했지 돈을 벌려고 한 건 아니지요. 하지만 스팀잇을 본 저는 '이거야 말로 나를 위한 곳이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인터넷 중독자, 파워블로거, 커뮤니티 운영 노하우. 저는 여기서 대박 잘나갈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성적은 처참했죠. 보팅이 0.1또 찍히기 어렵더군요. 보팅 토큰이라는 게 나오기 전엔 1불 찍히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1불도 안 찍히는 글을 쓰며 1년을 버텼죠. 어쩌면 스칸님, 짱짱맨, 비지 아니었으면 진작 때려쳤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받은 보팅의 반 이상이 이 세 곳에서 나왔으니까요. 반이 아니라 거의 대부분이라고 봐야 할 듯요. 1년이라는 시간을 1불도 안 찍히는 글을 쓰며 버텨낸 이유는 스팀잇이라는 블록체인은 반드시 성공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전국민이 블로그질 할때 아직 한국어 서비스도 안 하는 트위터질을 하고, 온통 영어라서 우여곡절끝에 가입한 페이스북질을 한 것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저는 페이스북의 리브라는 분명 정착할 수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대세가 될 겁니다. 페이스북 리브라의 영향으로 코인에 대한 인식이 개선될 것이며, 모든 SNS는 블록체인이 적용될 세상이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선두 주자이자 개척자인 스팀은 그때야 비로소 빛을 보게 될 것이며, 초기 진입자인 우린 일찍 시작한 혜택을 넘치도록 받을 것입니다. 그 많던 명태는 어디로 갔을까요. 기온이 변하면서 조류가 바뀌고 어장이 바뀌면서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가 자리를 다른 어종이 차지했죠. 그 많던 파도타기는 어디로 갔을까요. 전국민이 하던 싸이는 찬밥신세입니다. 세상이 변하고 있습니다. 변하는 세상에 적응하는 사람이 살아납게 됩니다. 어떻게 생존해야 할까요? 변화에 적응하며 생존해야 합니다. 종이에 도면을 그리던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갔나요. 2D 캐드를 하던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갔나요.


ISBN : 9788990701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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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car토큰 9월 구독 보팅입니다. 행복한 추석 명절 보내세요. ^^

글 잘 읽었네요.
행복한 추석 보내세요. ^^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

하고 싶은 일에 그토록 열정적이었는데
현실은 가차없네요




제목 '감성에 디지털을 입혀라'
에서부터 마케팅 내공이 어마무시하다는걸 엿볼수 있었네요




200원이 깨지고 100원 단위로
하염없이 흘러가는 스팀 시세속에서
이 글은 의미심하다고 생각합니다.

P.S

어쩌면 스칸님, 짱짱맨, 비지 아니었으면 진작 때려쳤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받은 보팅의 반 이상이 이 세 곳에서 나왔으니까요. 반이 아니라 거의 대부분이라고 봐야 할 듯요. 1년이라는 시간을 1불도 안 찍히는 글을 쓰며 버텨낸 이유는 스팀잇이라는 블록체인은 반드시 성공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저랑 많은 부분이 일치해서 깜놀했습니다. ㅋ

저뿐만이 아니라 지금 버티고 있는 분들 중에 저 같은 분이 많이 계실 것 같아요. 그러고 보면 정말 스칸님과 오치님은 대단한 분이세요.

변화에의 적응, '난 이미 가진 게 많다'는 생각이 강할수록 힘들더라고요. 수많은 스팀기반 토큰들, 토큰에서 다시 나오는 스팀코인. 갈수록 이해하기 어려워집니다ㅎㅎ

저는 직업 때문인지 변화에 적응하는 게 늘 일상입니다. 새로운 기술 새로운 제품은 계속 나오고 저는 계속 배워야 하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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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절절 공감하게 하는 글
감사합니다.
추석 선물 받은 기분입니다.
명절 잘 지내고 계시지요?

글을 공감하신다니 기분이 좋습니다.
남은 명절 잘 보내시기 바랄게요. ^^

시대를 잘 적응하게 하는 책들이 재밌지요. ㅎㅎ

재밌게 읽고 있어요. ^^

세상이 생각하는 상상 이상으로 빠르게 변화하는것을 느끼게 되네요. 아직 어린나이지만 많은 생각이 들어요.

어린 나이에 깨달은 것만으로도 대단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