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락체인의 핵심은
믿어야 할 주체가 없기 때문에 가장 믿을 수 있다
라는 역설에서 시작하는데요, 현실적으로는
거래소를 믿어야 하고, 웹사이트를 믿어야 하고, 지갑앱 개발사를 믿어야 하고, 통신사를 믿어야 하고..
믿어야 할 주체가 수없이 많습니다.
뭐 그래도 믿을만한 거래소들, 지갑앱들, 통신사들이 있기에 비트코인 전송하는데 중간에서 누가 훔쳐가진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으니 문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믿음
여기서부터는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대한 정의를 비트코인, 이더리움등 이미 프로젝트 개발에 있어서도 탈중앙화가 충분히 되어있는 프로젝트는 논외로 하고 한 회사에서 모든 프로젝트 개발을 책임지는 일반적인 블록체인 프로젝트들로 한정하겠습니다.
결국 금이든 집이든 토큰이든 모든 가치는 사람들이 그것이 "가치 있다" 라고 생각하는 믿음에서 시작합니다.
토큰의 가치에 대한 믿음은 크게 두가지에 기반합니다.
- 활용성 (Utility): 1 레몬토큰으로 레몬 한개를 사 먹을 수 있다면 자연스럽게 1 레몬토큰은 최소 레몬 한개의 가치가 생깁니다
- 가치 상승에 따른 기대감 (Security): 위에서 말한 레몬토큰 프로젝트가 성공해서 많은 사람들이 어디서든 레몬을 사먹을 수 있는 레몬토큰을 보유하기를 원하고, 모든 레몬 가게들이 레몬토큰 결제를 지원한다고 하면 총 발행량이 정해져있는 레몬토큰의 가치는 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나중에는 0.01 레몬토큰만으로도 레몬 한개와 교환을 할 수 있겠죠 (100배 떡상 ㅋㅋ)
하지만 좀 더 깊게 생각해보면 결국 저 두가지는 모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팀, 즉 "회사" 또는 더 깊게 내려가면 "사람"에 대한 믿음으로 귀결됩니다. 프로젝트 팀이 레몬 가게에 영업도 뛰어서 제휴도 맺고, 결제를 쉽게 할 수 있는 앱도 출시 해야 하고 하는 과정이 없이는 활용성이든 가치 상승이든 결국엔 불가능하니까요 (물론 단기적인 가치 상승은 선전/선동만으로도 가능하기는 하더군요...)
현재 스팀엔진 프로젝트에 스팀 커뮤니티가 열광하고 있는 현상 또한 스팀몬스터를 비롯해 엄청난 추진력과 실행력을 보여준 스팀엔진 팀에 대한 "믿음" 이 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twinbraid님의 스팀엔진의 야망 03 글에서 처럼 현재 스팀엔진 토큰들은 스팀엔진팀이 어느날 우울증에 걸려서 프로젝트를 중단하게 되면 전부 휴지조각이 됩니다. 토큰 전송도 불가능해지고, 스팀 코인판같은 사이트들도 작동을 멈추겠죠. 하지만 현재 스팀엔진 기반의 토큰들에 수천만원의 수요가 생기는걸 보면 그만큼 스팀엔진 팀에 대한 커뮤니티의 신뢰가 높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팀헌트 프로젝트 같은 경우에는 자체 토큰을 ERC20으로 발행했기 때문에 플랫폼의 운영이 중단 (= 전세계 모든 이더리움 채굴자들이 사라짐)을 걱정해야 할 필요는 없지만, 여전히 HUNT 토큰의 가치는 저희 스팀헌트 팀과 프로젝트에 대한 믿음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토큰 이코노미
사실 토큰 이코노미는 블록체인과 상관없이 예전부터 있던 개념입니다.
리니지 게임의 아데나 같은 가상 화폐를 생각해보면 커뮤니티 내에서는 활용성이 있고 국내에서는 현금으로 판매도 가능합니다. 수요가 많으면 가격도 오르고요.
하지만 리니지 처럼 수백만의 유져가 있는 게임이라고 해도 그 게임의 가상화폐로 동네 식당에 가서 밥을 사먹거나, 외국에 가서 환전을 하는건 불가능합니다.
페이스북급으로 전세계 10억명 이상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플랫폼이라고 하더라도 "페이스북 크레딧" 프로젝트는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페이스북은 블록체인을 기반의 Libra (통칭 "페북코인") 프로젝트를 시작했죠.
Why Blockchain?
블록체인 프로젝트 피칭을 하러 다니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중에 하나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블록체인의 탈중앙성, 불가역성, 투명성 등의 본질적인 특징들을 거론하며, 자기가 하려는 프로젝트는 저런 부분이 중요한 영역이라 블락체인을 사용해야 한다 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제가 서두에서 설명한것처럼 블록체인을 써도 여전히 수많은 의존성과 신뢰해야 하는 중간자들(middleman)이 존재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으며, 아무리 모든 중간자들이 사라진다고 해도 결국엔 그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사람들에 대한 믿음"이라는 전제 없이는 토큰의 가치가 생기지 않고, 가치가 없는 토큰으로는 토큰 이코노미를 구현하는게 불가능합니다.
저는 블록체인의 진짜 "가치"가 탈중앙성, 불가역성, 투명성 등의 블록체인의 "특징"에 기반해서 생긴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생각해는 블록체인의 진짜 가치는
토큰이코노미의 효율성을 이전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높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믿고 쓸 수 있는 프로토콜들 (ERC20, SMT 등)과 전 세계에 수많은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생긴 덕분에 이제는 일개 회사가 찍어내는 토큰들이 현금과 비슷한 높은 유동성과 환금성을 갖게 되었습니다.
ERC20으로 토큰을 발행하게 되면 앱스토어에 수많은 지갑 앱들에서 바로 지원이 되며, 거래소에 상장이 되고 나면 비트코인등 더 범용적인 암호화화폐로 쉽게 전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제 곧) 전세계 어디를 가든 스타벅스 커피도 사 마실 수 있습니다.
일개 작은 회사가 발행한 토큰을 가지고도 전세계 어디에서든 스타벅스 커피를 사 마실 수 있게 된다는것.
저는 이게 블록체인의 진짜 가치이고 미래 산업의 형태를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싸이월드 도토리가 전세계 거래소에서 현금화가 가능하며, 스타벅스에서 커피도 사마실 수 있다고 하면 싸이월드는 도토리 하나만으로도 훨씬 더 다양한 사업을 할 수 있었겠죠. 페이스북에서 수조원을 투자하여 Libra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이유도 이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페이스북처럼 독점적인 플랫폼에서도 할 수 없었던 사업을 이제는 블록체인 산업이 만들어놓은 인프라를 사용해서 작은 스타트업에서도 도전할 수 있게 된것이죠.
사람들이 원하는것
1년 넘게 스팀헌트 프로젝트를 하면서 이미 많이 느꼈지만 요즘 스팀엔진 토큰들의 수요를 보면서 저는 이런 결론에 다다랐습니다.
사람들은 사실 블락체인이든 말든, 중앙화든 탈중앙화든 신경 쓰지 않습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내가 받을 수 있는 "보상", 또는 이 토큰을 홀딩해서 얻을 수 있는 "수익" 이 중요할 뿐입니다.
(물론 탈중앙성, 투명성 등의 특징이 리스크를 낮춰주기 때문에 기대수익이 올라갈 수는 있지만 정량적으로 측정되지 않는 지표이기 때문에 덜 중요하게 인식되는것 같습니다)
유튜브에 열심히 비디오를 올리는 유튜버들도 대부분은 돈을 벌려고 하는거고, 유튜브가 수익이 가장 좋으니까 유튜브로 몰리는거지 만약 더 많이 벌 수 있는 플랫폼이 생긴다고 하면 그쪽으로 옮겨 가는게 당연하겠죠.
결국 일반적인 유져들은 블록체인이든 아니든, 탈중앙이든 아니든, 토큰이든 실제 돈이든 크게 중요하지 않고
- 어디에서 더 많이 벌 수 있냐
- 받은거로 오늘 치킨 사먹을 수 있냐
가 중요한거라고 생각합니다.
블록체인과 토큰 이코노미를 적절히 활용하면 전통적인 법정화폐가 오가는 플랫폼에 비해
- 번 needs의 경우에는 운영과 송금의 비용 / 효율성면에서 원가가 절감되기 때문에 블록체인을 활용한 토큰이코노미가 훨씬 유리하고,
- 번 needs의 경우에는 플랫폼에서 회계처리등의 이슈로 송금이 가능한 국가가 제한되기 때문에 글로벌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훨씬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부분은 프로젝트의 종류와 상황에 따라 다른 케이스도 많겠지만, 저는 수많은 분야에서 수많은 가능성을 보고 있습니다. 그중에 몇개는 제가 해보고 나중에 후기 남기겠습니다 :)
한동안 너무 바빠서 블로그 글은 거의 못 썼는데, 너무 바쁘니까 뭔가 시험기간처럼 자꾸 딴짓이 하고 싶어서 요즘 생각하던걸 좀 정리 해 봤습니다. 흥행을 위해 제목은 좀 자극적으로 뽑은거니 탈중앙충님들 부들부들 자제 부탁드려요 ㅋㅋㅋ 저도 처음 비트코인 백서를 읽고 코드를 보고 나서는 감격과 흥분에 젖어 있었던 적이 있습니다 ;)
스팀코인판 태그 처음 써 봅니다. 그냥 #sct 태그 달기만 하면 되는건가요? ㅎㅎ 스팀코인판을 비롯한 모든 스팀 프로젝트들 화이팅입니다!
매우 공감가는 이야기들입니다.. 거기에 더해 현재 진행중인 일들과 연관지으면.. 지금 일반인(일반 투자자)들이 느끼는 부분보다 훨씬 많은게 느껴지고 있으시겠지요.(이런 부분도 꽤나 궁금합니다. 뭔가 의외였던 부분들?? ㅎㅎ)
네 저도 그냥 유져/투자자로서 있을때는 몰랐었던 부분들 정말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업계에 있다보니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말들도 많지만.. 다음에 좀 긍정적인 부분들 위주로 한번 써보겠습니다 ㅎㅎㅎ
시험기간동안 꼭 다른것이 하고 싶긴 하죠 ^^
오랜만에 글 올려주셔서 좋네요 ^^
타브리스님 언제나 화이팅입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
저에게는 개인적으로 위로가 되는글입니다. 감사합니다.
JJM 프로젝트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화이팅입니다! 🙂
오랫만에 @tabris님 글을 보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종종 글 남겨주세요. 스팀헌트 홀더로서도 응원합니다. 아직까지도 steemalert 잘쓰고있어서 더욱 감사합니다. 좀 덜 멈췄으면.. ㅋㅋ
헌트 홀더님이시군요! 감사합니다 :)
아 SteemAlert 가끔 다운되는 현상 고쳐야 하는데, 어차피 저밖에 안쓰는줄 알고 우선순위는 뒤로 미루어놨었습니다 ㅎㅎ 시간내서 한번 고쳐볼게요!
인사이트를 주는 깔끔한 글 잘 읽고 가요. SCT나 토큰이 가지는 의미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어요. 핵심은 믿음이고 효용은 자유도이고 혜택은 수익과 보상이군요
암호화폐 1도 모르는 일반인의 입장에서 참으로 공감갑니다. 거기다 플러스로 저같은 사람은 그유인으로 인해 만들어진 콘텐츠와 커뮤니티 그렇게 다시 사람으로 되돌아오지만요. 즐겁게 지켜보겠습니다.
오 한문장으로의 깔끔한 정리네요 :) 네 앞으로도 자주 뵙겠습니다!
좋은글 크게 공감됩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Posted using Partiko Android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약간의 개인적인 생각을 말씀드려보면
(데이터 측면)
(교환)
이 블록체인의 장점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서비스를 투명하게 그리고 무조건 저렴한이 아니라 적절한 가치의 평가를 통한 서비스 제공은, 블록체인 좀 더 빛나게 해줄 것이라 갠적으로 믿어 봅니다.
또한 분산ID(DID) 도입을 통한 신원 증명이 끝판왕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래 생각해 봅니다.
좋은 글을 써주셔서 갠적인 사견을 말씀드리다 보니 글이 좀 길어진 점 양해바랍니다. 다시한번 좋은 글 감사합니다 :)
네 투명성 덕분에 얻을 수 있는 이점도 많이 있는것 같네요.
저도 블록체인 인프라 산업중에 DID가 한가지 큰 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좋은 의견 감사드립니다! :)
DID의 신원증명은 끝판왕은 될것 같긴합니다. ^^
어디서 더 많이 벌 수 있는지 그리고 그걸로 궁극적으로 치킨 겟하는 것이 가능한지. 욕구의 핵심이 이거라는 데 저도 동의가 돼요. 치킨이 손에 들어올 가능성이 없다면 탈중앙화든 뭐든 사람들을 움직이기 어렵지 않나 합니다.
CHICKEN 토큰도 하나 만들어야겠네요 ㅋㅋㅋ 😝
스팀잇에서 1글 1닭 다시 하길 바래봅니다
좋은 시절이.. 다시 오겠죠? ㅎㅎ
역시 수익성이 제일크죠...그거아님 코인은 그냥 숫자에 불과하니..
와 잘 읽고 갑니다
좋은글 공감 꾺꾹
좋은 글 감사합니다~
코인판에 대해 잘 모르는데도 잘 이해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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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승전 치킨이군요!! 헌트 코인으로 치킨 구매가 가능한지 다시 지갑을 보러가야겠어요!
저는 코박봇 입니다.
보팅하고 갑니다 :) 좋은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