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806오늘의서울시] 에너지 과사용 건물, 상업건물이 핵심이다

in #seoul6 years ago (edited)

[오늘의서울시] 병원, 대학 지목은 부적절, 상업건물을 명확한 정책대상으로 잡아야

오늘 서울시가 다소 선정적인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하지만 보도자료를 보고 관련한 자료를 분석한 나름대로의 결론에 따라 오늘의 주인공은 이 건물이라 생각한다. 그 이유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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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보도자료는 ‘폭염 속 정전에도 불구하고’ 에너지다이용시설물의 전력사용이 늘었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그 1위는 6년째 서울대가 차지하고 있으며 에너지다사용건물 333 개중에서 1/3의 에너지 사용이 늘어났다는 것이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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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도자료는 에너지를 많이 이용하는 시설물의 종류로 대학 > 병원 > 백화점 을 내건다. 누가 봐도 에너지 괴물은 서울대가 차지한다. 그 다음이 KT와 LG의 IDC다. 다음은 주요한 병원들이 주르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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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서울시가 원든 원치않든 서울시에서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곳으로 대학과 병원이 떠오르게 만든다. 하지만 IDC는 어떤가. 데이터센터이고 사실상 우리의 온라인 환경이 유지하는 원천이니 이를 나쁘다 하긴 어렵다. 하지만 우리가 즐기는 인터넷 환경이 이와 같은 막대한 에너지 소비를 바탕으로 구축되어 있다는 건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는 것 아닌가. 그 다음은 백화점 등 상업 건물이다. 문제는 서울시의 이런 순위표가 에너지 사용량 자체를 주목하도록 만들어 ‘필요한 데 사용하고 있는지’와 같은 적절성에 대한 질문을 누락시킨다는 점이다.

실제로 2016년 <대학신문>의 기사(http://m.sn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6292)에 따르면 서울대가 사용하는 전기의 상당부분은 기술연구에 수반되는 장비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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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최근 서울대가 비연구 시설을 많이 짓고 이런 건물에 에너지소비가 많은 것은 그대로 지적해야 하지만 단순히 에너지 사용총량을 가지고 지적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이는 병원도 마찬가지다. 장비의 특징이나 환자들이 이용한다는 시설용도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병원의 에네지 사용 자체를 문제시하긴 어렵다.

개인적으로 이와 같은 서울시의 보도자료는 좀 비겁하다고 보는데 왜냐하면 에너지 사용감축의 정책대상이 되기 어려운 건물을 앞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의 에너지감축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연구 장비를 적절하게 사용하라고 요구하긴 어렵다(대학 내 벤처기업이 교육용 전기를 사용하는 건 별도의 문제이긴 한 것 같다).

그래서 오히려 주목해야 하는 대상, 즉 상업용 건물을 감추는 효과를 가져온다. 이를테면 7위와 9위를 차지하고 있는 롯데라는 기업 말이다. 웃기지 않나? 하나의 그룹이 에너지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선두권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말이다. 호텔롯데의 롯데월드는 그냥 에너지 괴물이다. 다음으로 롯데물산(주)의 주역은 맨 앞의 사진 즉, 롯데 타워다. 그러니까 롯데라는 기업의 에너지 합산은 1위인 서울대학교를 앞선다.

서울시 보도자료는 기묘하게 롯데를 지워버리는 효과가 있다. 특히 용도별로 구분한 자료를 보면 롯데의 위상을 더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데 백화점과 호텔의 항목에서 롯데는 1위의 에너지 다사용건물을 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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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에너지다사용건물의 에너지 사용량은 2015년 최저치를 기록하고 다시 높아지는 중이다. 또한 용도별로 구분하여 단위면적당 에너지 사용현황을 보면 공공기관의 사용량 역시 꽤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그러니까, 서울대학교와 병원을 제외하면 롯데 등 대규모 상업시설을 운영하는 기업과 시청, 구청 등 공공시설물이 드러난다. 그런데 서울시 보도자료는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이를 가린다. 그래서 문제라 생각한다.

말이 나온 김이 서울시의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대해 살펴보자. 오세훈 시장은 2007년 1990년 기준으로 2010년까지 20%감축, 2020년까지 25%감축을 내걸었다. 1990년 기준으로 47백만co2톤을 2010년까지 37백만co2톤으로 줄이고 2020년에는 35백만co2톤으로 줄여야 가능한 수치였다. 오세운 서울시장의 재임기인 2010년까지 대략 45백만co2톤을 유지했을 뿐이다(http://energyjustice.tistory.com/58). 박원순 시장은 여기서 더 나아가 2015년에 2020년까지 2010년 대비 25% 감축하겠다 선언한 상태다.

이 약속을 지키려면 줄일 수 있는 대상을 잡아야 한다. 일단은 에너지 사용이다. 온실가스의 배출량 중 90%는 에너지가 원인이다. 그 다음 에너지 사용대상 중 줄일 대상을 잡는다. 서울시 에너지 사용량 중 60%는 건물이다. 특히 앞서서 본 것처럼 상업용 건물의 에너지가 우선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다음이 27%를 차지하는 자가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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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17.25Km를 이동하면 소나무 한그루 만큼이 없애는 탄소를 만든다. 2017년 기준으로 서울의 승용차 한대가 하루동안 주행하는 거리는 32Km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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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매일 매일 승용차 한대가 소나무 2그루 정도를 없애는 것과 같은 탄소배출을 하는 셈이다. 그러니까, 서울시가 에너지 감축을 하고 탄소배출을 줄이려면 무엇부터 해야할까?

서울대나 병원을 방패막이 삼을 때가 아니라는 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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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높은 탑 외부 창에서 태양광발전하면 어느정도나 에너지가 나올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네요.

마침 어제 책에서 읽은 내용을 이야기해주시네요. 효율성때문에 완벽히 상용화된 건 아니지만, 태양광 발전 유리창이 개발되었다고 해요. 실제로 적용된다면 정말 좋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