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한없이 나약해지더라도 주눅은 들지 말 것 - Q. 당신의 좌우명과 작의는 무엇인가요?

in #zzan5 years ago (edited)




한없이 나약해지더라도 주눅은 들지 말 것
Sagoda Q. 좌우명과 그 작의는?


190920

기기가 발달할수록, 플랫폼이 다양해질수록, 우리는 더 많은 생각과 일상을 공유한다. 물론, 감성은 같은 선상이다. 과거, 싸이월드의 배경음악을 이용해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었듯, 지금은 멜론과 연동된 프로필뮤직을 카카오톡에 올려 놓는것뿐. 프사에 따른 사람의 심리를 분석하는 글을 웃지 않고 진지하게 읽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얼마나 많은 일상과 기분을 SNS에 여실히 담는지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많은 사람은 카톡으로 그들의 심리를 표현하지만, 카톡은 사적인 감정을 표하기에는 또한 공적인 공간과 엉켜있으므로 나는 왓챠와 인스타를 이용한다. '인스타그램이야말로 가장 공적인 공간 아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는 비공개 계정을 사용할 뿐더러, 사람들은 굳이 그 사람의 인스타그램을 클릭하여 '상태 메시지'를 보지는 않으니.

초등학생 때의 가장 큰 숙제 중 하나는 일기와 더불어, 선생님이 묻는 질문이었다. 그러니까, 가훈이라거나 혹은 좌우명 같은 물음들. 꿈은 뭐 어찌저찌 대통령이거나 미스코리아 (…) 아니면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 로 퉁치면 됐지만, 가훈이나 좌우명은 그때의 나의 머리로는 바로바로 있어보이는 답을 할 수 없어 홀로 끙끙 고민했었다. 그러다 고민한 건 대기만성 (………).

좌우명이나 가훈은 한 번 정하면 죽을 때까지 간직해야 하는 것인줄 알고, 온갖 있어보이는 말들은 다 더했다. 하지만 이제 내겐 계절에 맞춰 옷을 갈아입듯 쉽게 바뀌는 것.

올 초에는 이 문장을 올려놨다. 내 몫의 불행만을 감당할 것. 사람들의 고민을 듣고있노라면 너무 공감을 한 나머지 그들의 고통 몫을 전부 내 쪽으로 짊어졌다. 그러다 일상생활조차 불가능할 때도 종종 생겼다. 그래서 딱 그 얘기를 들은 이후는 털어버리도록. 다시 일상을 영위함에 있어서 굉장히 힘을 얻은 말이었다. (내가 지은 말이지만)


그리고 최근에는 이 글의 제목처럼 바꿨다. 한없이 나약해지더라도, 주눅은 들지 말 것. 막학기에 돌입함과 더불어 본격 취준생이 시작되니 그런지 주변에서 앓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늘어난다. 나도 그렇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들 앞에서 나까지 앓을 수는 없는 노릇. 지인들의 시선에서는 굉장히 당당해보이고 자신감 넘쳐보이는 나라도 사실 불안하거나 나약한 건 어쩔 수 없다. 그런데 나는 왜 그렇게 건강해보인다는 소리를 자주 듣지, 생각했는데.

주눅이었다. 언제부턴가 부당한 일을 마주하면 그가 누구든 조목조목 따졌고, 온갖 성을 다 바쳐 준비했던 공모전이 탈락하더라도 그날만 울고 다음날의 나에게 까지는 데려가지 말자는 오늘의 마음으로. 그렇게 하루를 대하자 자신감이 따라왔다. 그 덕에 사람들은 내게 (정신 혹은 마음이) 튼튼해보인다는 말을 했고, 그 칭찬들은 오늘과 내일의 내 몫으로 반씩 분담하여 칭찬 서랍속에 쏙.

어떤 좌우명이 있다는 건, 미래에 행했으면 좋겠다는 나의 바람과 더불어 내 변화의 이유를 정의내리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므로,

sagoda Q. 여러분의 좌우명과
그 좌우명을 짓게 된, 작의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물론 제 글을 읽어주시고,
리스팀해주시고,
정성스런 댓글 남겨주시는 스티미언님들의 말들도
아주 튼튼한 서랍에 든든히 보관해두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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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이네요.. 공감가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저는 아직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고, 불안했었습니다. 그리고, 평소에 인생의 좌우명에 대해 깊게 생각해본적이 없었는데 오늘 이 글을 보고 '한없이 나약해지더라도, 주눅은 들지 말 것' 으로 좌우명을 지어볼까 합니다.

안녕하세요, @hav3000님!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는 이들은 현재에 아무리 노력하는 사람이라도 없는 것만 같아요. 제 문장은 요렇게 말씀만 해주신다면야 가져가셔도 됩니다 =) 주눅들지 않는, 초라하지 않을 시월 되시기를 바라며!

나의 좌우명

둘째 딸 아이랑 같은 날 죽자. 하지만 죽을 때까지 돈 많이 벌어서 미래의 큰 사위, 막내 사위한테 용돈 많이 주자.

이게 현재 제 좌우명 입니다.

안녕하세요, @rokyupjung님! 좌우명이 와닿습니다. 솔직하고 뚜렷한 게 최고죠 =)

한없이 나약해지더라도 주눅은 들지 말것

나약해지더라도 주눅들지 않는 사람은 정신병자 아니면 부처님 아니면 예수님 아니면 공자 할배, 인생 다 그런기여.

바로 지금하는 일에 집중할뿐 결과는 단 1도도 기대하지 말아봐요. 오! 늘~ 같아라해서 오늘입니닷

ㅋㅋㅋ 형님 다우십니다.
그런데 맞는 말씀인 거 같아요. 요즘 저랑 아내랑 때때로 정신이 약해질 때가 많은데, 그때마다 그냥 그러려니 하기도 하고, 서로 안아주고, 도닥여주고, 소리 지르게 내버려두기도 해요..^^

헣헣ㅎㅎㅎㅎ 맞습니다. 지금 하는 일에 집중할 뿐 결과 기대 안하기 ㅠㅠㅠ 새기겠습니다
ㅠㅠㅠ 오! 늘 같아라 !! ㅎ_ㅎ

남도 소중한 존재이고, 나도 소중하다.

저는 배려를 저도 모르게, 그것도 저가 희생해가면서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저는 남을 소중히 했지만, 나를 소중히 하지 않았던 거지요. 그래서 저는 저를 소중히하려고, 그렇지만 남도 소중함은 여전함으로 저렇게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타인을 소중하게 여기되, 나를 무시하지는 않기! 옳은 말씀이십니다.
그간 다른 이들을 배려했다는 것은 마음이 정말 따뜻하신 분! 시월에는 우리 서로서로를 챙기며 보냅시다 =) 무엇보다도 나를 소중히 여기며!

좌우명이나 가훈은 한 번 정하면 죽을 때까지 간직해야 하는 것인줄 알고, 온갖 있어보이는 말들은 다 더했다.

공감합니다. 이전에는 정말 한번 정하면 끝일 거라 생각하고 굉장히 고민했는데 요즘에는 그냥 떠오르는 대로 생각하는 것 같네요.

지금은 하고 싶은 걸 다 하자는 생각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일들을 하고 지금이 아니면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말이죠. 몸은 다소 피곤하지만ㅎㅎ

지인들의 시선에서는 굉장히 당당해보이고 자신감 넘쳐보이는 나라도 사실 불안하거나 나약한 건 어쩔 수 없다.

불안해하지 않는 사람은 없는 것 같습니다. 갓 좋은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도, 곧바로 대기업에 취업한 사회 초년생도 부러움을 많이 사지만 나름대로의 불안을 안고 있겠죠.

중요한 건 불안을 드러내지 않는 것 같습니다. 모두가 불안을 안고 있지만, 그걸 드러내는 순간 불안은 전염되기도 하고 인상 자체도 당당한 사람이 더 좋으니까요. 잘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하고 싶은 걸 다 하자, 정말 좋아요 =) ! 사람도 일도, 때를 놓치면 쉽게 멀어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것만 같은 일, 지금이 아니면 만나기 어려운 관계들을 챙기는 시월 되시기를. 말씀하신 대로, 불안 없는 이들은 없으니까요. 앓을 정도로 숨기는 건 아닌 것 같지만, 그래도 무작정 말하지는 않으려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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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약과 주눅을 넘어, 강단과 당당으로 튼실한 마음이 자라나시길 응원합니다!

헛 정말 좋은 말씀 감사해요. 저 역시 응원합니다! 시월 파이팅!

안녕하세요. @lovelyyeon님의 jcar토큰 보팅 남기고 갑니다.

좋은 한 주 맞이하세요.

안녕하세요 @jsquare님, 좋은 한주 되시기를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