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를 photoholic 계정에 올리려고 한다.
그동안 여기저기 여행을 다녔고 기록을 남기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어설픈 영어로 쓰는 것보다 우리말로 쓰는 것이 훨씬 편하다.
계룡산에서 논산을 거쳐 부여를 가는 길가에 주의를 하지 않으면 그냥 스쳐 지나갈 수 있는 표지판을 보았다. 그동안 부여를 10번도 더 갔다. 그때마다 '논산 덕평리 석조여래입상'이라고 쓰여진 표지판을 그냥 보고 지났다. 언제 한번 꼭 가보리라 생각했지만 그것이 그리 쉽지 않았다.
일전에 지나는 길에 큰마음을 먹고 표지판이 가르키는 대로 차를 몰았다. 논산은 넓은 곳이다. 왜 그 넓은 평지를 끼고 있는 곳 이름의 마지막이 산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별로 높은 산도 보이지 않았다. 덕평리란 아주 넓은 곳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항상 그렇듯이 이정표를 따라가면서 숨바꼭질을 한다. 이골목 저골목 이길 저길을 왔다갔다하기 한참만에 드디어 덕평리 석조여래입상을 마주했다.
퇴락해가는 가옥의 한쪽 구석위에 석조여래입상이 서 있었다. 석조여래입상이 서 있는 곳의 절반은 대나무숲이 병풍처럼 서 있었다. 마침 날씨가 좋았다. 햇볕이 비단처럼 드리워져있었다. 부드러운 바람이 대나무잎을 스치면서 사각사각 소리를 낸다. 그 소리가 햇볕과 잘 어우러져 내 마음을 편하게 해주었다.
고려 중기에 만들어졌다고 안내판에 쓰여 있었다. 얼굴의 모습은 마모되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 입상의 뒷편에 글이 새겨져 있었던 모양이지만 잘 보이지 않는다. 덕평리 그 넓은 곳의 바람때문인지 훼손되었다. 아마 전쟁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정도의 석조여래입상이 있었을 정도면 이 주변은 아마도 절이었을 것이다.
세월은 모든 것을 바꾸어버린다. 있던 것을 없게 하기도 하고, 없던 것을 새롭게 만들어 내기도 한다. 있던 것들이 없어지는 것을 찾아가는 것이 내 여행이다. 시간과 세월은 잔인하다. 그 모진역사를 살았던 사람들의 탄식과 눈물을 지워버린다.
혼자 덩그라니 남아 있는 석조 여래입상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한참 전성기에는 사람들이 그 주변을 돌면서 기도를 했을 것이다. 이제 찾아오는 사람도 거의 없는 한쪽 구석에 외로이 서 있는 석조여래입상을 보면서 한껏 외로움을 만끽했다.
정말로 수많은 사람들이 여래상에서 기도를 했을텐데...
외롭다고 하시니 더 외롭게 보이는 거 같아요.
여행을 많이 하셨다니 좋은 길 많이 올려주세요.^^
수첨년을 버티고 있네요.
세월이 참 잔인하군요~
얼굴 부분이 다 마모가 되었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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