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먹는 점심이었지만 오늘따라 밥 생각이 없었다.
검은 머리가 파뿌리까지는 아니어도 수십 년을 함께 살다보니
입맛까지 통하는지 남편도 입맛이 없다고 한다. 뭘 먹으면
좋을까 이리저리 생각을 해 봐도 딱히 입에 당기는 게 없다.
한참을 멀거니 밖을 내다보고 있자니 젊은 남녀가 길에서 웃으며
걸어가는데 두 사람이 동시에 손가락을 빨아 먹다 자신들이
보기에도 퍽이나 우스운 것 같았다. 자세히 보니 여자의 손에
자그마한 봉지가 들려있었다. 짐작해 보니 그들은 도너츠를 먹다
손가락에 묻은 설탕을 빨아먹다 웃음이 나온 것 같았다.
도너츠를 사러 간 남편이 빈손으로 돌아왔다.
도너츠도 없고 찐빵도 없고 꽈배기만 있어서 그냥 왔다며
속으로 얼마나 실망을 했는지 어린 아이처럼 실망을 하는 눈치였다.
맥이 풀린 남편이 이번엔 떡볶이를 사러 갔지만 역시 빈손이었다.
“그 잘난 도너츠도 맘대로 못 먹는데 뭔들 내 맘대로 되겠어...”
리모콘을 들고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며 구시렁거리기를 멈춘 남편이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는지 일어나서 나갔다.
한참 만에 돌아온 남편의 손에 기다란 봉지가 들려있었다.
봉지를 받아들고 보니 호빵이었다. 봉지를 조금 자르고 렌지에 돌려
접시에 담아 주니 힘들여 마련한 점심이니 맛있게 먹으라고 한다.
호빵을 먹어 본지가 언제였는지 기억도 가물거린다. 아니 이미 호빵의
존재를 잊고 살았다. 예전엔 친구들과 동생들과 참 많이 먹었었는데
생활이 변하면서 많은 걸 잊고 살았다.
따끈한 호빵을 호~ 호~ 불자 모락모락 옛 생각이 피어오른다.
이미지: 다음블로그
@tiamo1님, steemzzang을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palja는 여전히 영업 합니다.
🌕 운악산 삼순이네 된장
⭐️ "합격쌀 누룽지"의 계절이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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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빵속의 따뜻한 팥처럼
마음속에 따뜻한 사랑이 느껴집니다^^
따뜻한 이야기네요.^^
아 호빵이 먹고 싶군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