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ple-A :: Movie] 눈물 한 두 방울 정도는 허락되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Let Me Eat Your Pancreas, 2017)'

in #aaa6 years ago (edited)

정말 오랜만에 영화리뷰를 작성하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인상 깊게 본 영화가 없었을 뿐더러, 영화 리뷰가 저에게 있어, 꽤나 어렵게 다가왔기에 쉽게 작성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글로써, 포스팅으로써 기록을 남기면서 영화를 되돌아볼 때,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여운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습니다. 최근 이런 감흥을 다시 여러 번 느끼기 위해, 처음부터 다시 돌려보고, 또 돌려봤으나 여운이 가시지 않아 트리플 A에 작성해보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는데, 제 눈물을 훔친 영화는 바로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입니다. 2017년에 개봉된 이 영화는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났으나, 넷플릭스를 통해 만난 이 영화를 만나게 되었고, 영화를 보는 내내 후회없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제 포스팅에는 치명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아직 이 영화를 못 보신 분들에게는 제 포스팅을 읽지 않기를 권하는 바입니다.

두 주인공, 야마우치 사쿠라와 시가 하루키의 인연은 조금 특별한 곳에서 이루어집니다. 학교가 아닌 병원에서 그 인연은 시작되었는데, 야마우치 사쿠라가 투병 중 작성한 '공병문고'를 시가 하루키가 습득하면서 두 주인공의 관계는 빠르게 가까워졌습니다.

물론 야마우치 사쿠라의 적극적인 태도로, 반강제적인 친구관계가 되었고, 혼자의 삶을 추구하던 시가 하루키의 삶도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조금 더 친해지기 위해서, 도서위원을 자청한 야마우치 사쿠라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유일하게 시가 하루키에게 털어놓았고, 그의 관심을 끌기 위해 점점 더 그를 귀찮게 굴었습니다.

사실 이 모든 것이 그녀가 일부러 꾸민 일이었다는 것은 그녀가 남긴 유서를 통해 알게 되었는데, 그동안 그는 그녀의 진심을 알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좀 더 다정하게 그녀를 대해주지 못했나 봅니다.

야마우치 사쿠라는 죽기 전에 하고 싶은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시가 하루키와 함께 리스트를 하나씩 지워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이 과정에서 두 주인공은 서로에 대해 소중함을 느꼈으리라 생각합니다. 야마우치 사쿠라의 경우에는 친한 친구였던 '쿄코'에게는 너무 사랑했기 때문에 자신의 병을 알리지 못했고, 그로 인해 자신이 괴로워하는 과정에서 시가 하루키에 의지하면서, 속 시원하게 모든 걸 털어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가 하루키의 경우에는 항상 혼자의 삶을 지내다가, 누군가가 자신의 삶에 들어옴으로써, 새로운 삶을 맞이하게 되었고, 처음에는 귀찮음이 더 우세했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타인에 대한 소중함을 점점 느끼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영화가 끝에 다다르면서, 야마우치 사쿠라가 마지막 여행을 기대하며, 시가 하루키를 만나러 가지만 결국 그 만남은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시가 하루키를 만나러가는 과정에서 묻지마 살인의 희생자가 되었고, 결국 췌장의 병이 아닌 타살로 인해 생을 마감하게 된 것입니다.

그녀의 부모는 마지막까지 행복하게 살게 해줬다며, 시가 하루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으나, 사실 그는 좀 더 그녀에게 잘해주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미안함을 느끼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잊고 지내다가 도서위원을 맡게 되면서 다시 그녀를 떠올리게 되었고, 그녀가 죽기 전 도서관에 수수께끼처럼 숨겨둔 유서를 찾고, 친구인 쿄코에게 전달하고, 과거를 회상하면서 영화는 막을 내리게 됩니다.

영화는 영화로 끝내는 것이 맞지만, 왜 영화가 끝난 후에도 이 두 배우에 대한 아련한 마음이 가시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만큼 두 배우 모두 각자의 역할에 충실했고, 배우들이 연기한 주인공들이 관람객들에게 주는 감동은 무한했던 것 같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 사쿠라의 절친이었던 쿄코의 결혼식 장면에서 다들 눈물 한 두 방울 정도는 흘리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왜냐하면 눈물에 꽤 인색한 저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장면에서는 참기가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영화에 너무 열중했던 탓일지, 영화의 내용이 너무 슬프거나 감동적이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오랜만에 느껴보는 뜨거운 감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래도 이 영화는 모두에게 추천해줄만한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슬픈 결말과 맞닿게 되더라도, 영화 전반적인 내용은 우리의 삶을 한번쯤 되돌아보게 만들게 됩니다.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삶이 조금 팍팍하더라도, 누군가에게는 이 삶을 부러워한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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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영화볼 때는 괜찮았는데요, 후에 책을 읽다가는 울컥~찔찔~ㅎ^^;;
책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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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먼저 보면 아주 여운이 끝까지 남죠ㅎㅎ

울 아들이 이 애니를 넘 좋아합니다~^^

저는 오열할거 같어서 혼자봐야겠습니다;;

처음 영화 나올때 제목을 보고 공포영화인줄 알았어요...
마지막이 너무 슬프네요...

제목이 독특한 영화여서 무슨 내용인가 했는데 눈물이 앞을 가릴 것 같네요 ㅠㅠ

원작의 소설은 물론 영화까지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보는 사람에게 긴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네요.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을 통해 삶의 찬란함을 배운 것처럼, 우리도 이 작품을 통해 삶의 찬란함을 배울 수 있었기 때문에 긴 여운을 남기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

좋은 리뷰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블루바이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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