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A] 나, 다니엘 블레이크(I, Daniel Blake, 2016)

in #aaa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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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감독의 신작이 나오면 아무래도 이전에 연출했던 작품들도 찾아보게 되는데 오늘의 리뷰영화도 '켄 로치' 감독의 최근 개봉한 작품 '미안해요, 리키'의 리뷰를 보다가 고르게 된 작품이다. 비슷한 성격의 전작을 먼저 보고나서 최근 작품을 보기위해서 고른 작품으로 복지 사각지대에 대한 현실을 고발하는 영화는 가슴 한켠에 울림을 강하게 남겨줬다.


내 연금은 어디에?


다니엘(데이브 존슨)은 심장병 때문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연금을 받기위해 신청하고 있는데 그 과정이 쉽지 않다. 주치의는 절대로 일하지 말라고 하는데 연금을 받을 수 없다는 편지가 도착하고 질병수당 신청이 기각되었다는 사실에 그는 재심사를 신청하려 하지만 너무나도 복잡한 절차에 화가 나버린다.

복지센터에서도 지루한 기다림에 복잡한 행정절차의 도돌이표가 반복되고 거기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있는 케이티(헤일리 스콰이어)를 만나게 되면서 아이 둘을 혼자 키우는 그녀를 우연하게 도와주게 된다. 질병수당은 언제 다시 받을 수 있을지 몰라 실업급여를 신청하려 하는데 신청서는 무조건 인터넷으로만 받는다는 답에 컴퓨터를 배워보려하지만 고령의 나이에 다니엘에게는 쉽지 않다.

가진 돈이 전혀없는 케이티도 아이 둘을 키워나가기에는 당장 식사를 해결하기도 어려운데...

이 영화의 색은 우울한 회색이다. 다니엘은 치매에 걸린 아내를 간호하면서 40년의 목수생활을 하다가 심장병으로 일을 그만뒀고, 한 달이라도 일을 하지 않으면 당장 전기요금을 낼 수도 없는 현실을 만나지만 답답한 복지제도는 그저 복잡한 행정절차에 사람들에게 연금을 포기하게 만들기만 한다. 케이티도 한부모 가정으로 아이 둘을 키우기에는 제대로된 직장을 구할 수 없는 현실에 마트에서 물건을 훔쳐야만 하는 상황이 기다리고 있다. 우리가 TV에서 봐오던 영국이라고 하면 그저 선진국이라는 꼬리표로만 바라봤는데 영화 안에서 고발하는 현실은 기계처럼 움직이는 사회 시스템 안에서 죽어나가는 사람들이 양산되는 그런 곳이었다.


다니엘은 질병수당을 받을 수 있을까?


자신도 힘든 현실을 마주하고 있지만 정이 넘치는 다니엘은 더 어려운 현실에 있는 케이티의 가족을 돌봐준다. 집도 고쳐주고, 전기세도 대신 내주고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주려 노력한다. 다니엘의 이웃에 사는 젊은이는 새벽에 나가 일을해도 돈을 얼마 벌 수 없으니 중국에서 신발을 밀수해 파는 일이 자신의 미래라는 말을하며 다니엘이 어려워하는 인터넷 신청을 도와준다.

실업수당을 받기위해서 이력서를 돌리며 구직활동을 하는 다니엘에게 돌아온건 구직활동의 증거가 부족하니 4주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고, 한 번 더 이런일이 생기면 13주, 그 이후에는 3년동안 못받는다는 협박아닌 경고 뿐이었다. 다니엘과 케이티에게 몰린 현실은 무료 식료품을 제공하는 복지시설, 그리고 케이티의 아이들에게 남겨진건 친구들의 놀림. 현실은 너무나도 혹독했다. 그리고 돌아오는건 언제나 자동응답기의 행정절차를 알리는 기계음 뿐이다.

나름의 저항을 하면서 경찰에게 잡혀도 가는 다니엘은 어렵게 재심사를 준비하게 되는데 과연 질병수당을 받아 생계를 이어나갈 수 있을까?

영화를 보는내내 우울한 기운이 감돌았지만 이상하게도 몰입되고 공감되는 내용이 머리속에 쏙쏙 들어왔다. 20년, 30년을 매일매일 열심히 일해도 쉴 수 없다면 우리는 왜 살아가는 것일까? 현재 자신의 상황에서 일을 하지않고도 살아갈 수 있는 날은 얼마나 될지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거대한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얼마나 정직한지와 같은 도덕책에 나오는 논리는 그저 책장안에 들어있는 고전일지 모른다.

재심사를 준비하는 다니엘의 메모를 마지막으로 묵직한 이 영화를 권해본다.


나는 의뢰인도 고객도 사용자도 아닙니다.
나는 게으름뱅이도 사기꾼도 거지도 도둑도 아닙니다.
나는 보험 번호 숫자도 화면 속 점도 아닙니다.
난 묵묵히 책임을 다해 떳떳하게 살았습니다.
난 굽실대지 않았고 이웃이 어려우면 그들을 도왔습니다.
자선을 구걸하거나 기대지도 않았습니다.

나는 다니엘 블레이크, 개가 아니라 인간입니다.
이에 나는 내 권리를 요구합니다.
인간적 존중을 요구합니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한 사람의 시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생존을 위한 끝없는 도돌이표

사람 사는 세상에 필요한건 무엇일까?



PS 사진은 Pixabay에서 가져옵니다.


realpri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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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 하단에 다음 두가지 항목 포함 필수 (미포함 시 차후 자체사이트에 반영 안됨)

Movie URL: https://www.themoviedb.org/movie/374473-i-daniel-blake?language=en-US

Critic: AAA

영화 URL: https://www.themoviedb.org/movie/374473-i-daniel-blake?language=en-US

별점: A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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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우울하고 답답해지는 영화일 거 같아요...ㅜㅜ
그래도 언제 한번 챙겨봐야겠어요.

우울한 이야기이지만 볼만합니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었죠 ㅠㅠ

너무나도 슬픈일이죠. ㅠㅠ

요즘은 내가 죽기전에 일을 그만둘 수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로또를 산다는 사람들이 주변에 매우 많습니다. ㅠㅠ

묵직한 메시지가 있네요.;;;

여운이 한참 가더라구요.

언젠가는 하는 일, 혹은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질텐데 그런 때가 오면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해 집니다.

안전망이 좀 있어야 할텐데 쉽지 않은 일이죠.

유명 대선후보가 뉴스룸에 나와 마지막 추천음악을 이 주제곡으로 해서 영화를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내와 보면서 울기도 하고 분노도 했던 영화였습니다. 참 좋은 영화입니다.

정말 좋은 영화더군요.

세금을 잘 써야 하지만, 쓸데없는 절차도 많은 듯 합니다.

이벤트 참여 고맙습니다~

즐거운 크리스마스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