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두의 종자모양 유전자는 W(둥근 모양)과 w(주름진 모양)이었습니다. W가 우성을 나타냈습니다. 유전자는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을 암호화하고 있습니다. 유전자에 새겨진 순서에 따라 조립되어 만들어지는 단백질은 효소나 구조단백질이 됩니다. 효소는 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몸 속에서 일하는 나노기계입니다.
완두에 들어있는 두 종류의 녹말
완두의 주성분은 탄수화물입니다. 물론 단백질과 비타민도 들어있습니다. 탄수화물이 14% 정도 됩니다.
출처: 위키백과
완두에 들어있는 당은 주로 아밀로스(amylose)와 아밀로펙틴(amylopectin)입니다. 물론 당이 여러개 이어붙어 있으므로 둘 다 다당류입니다. 둘 다 녹말의 주요 성분입니다. 아밀로스는 물에 잘 녹지만 아밀로펙틴은 잘 녹지 않습니다.
다당류의 결합 형태
출처: 위키백과
단당류가 결합하는 형태에 따라 녹말(starch), 글리코겐(glycogen), 셀룰로오스(cellulose)처럼 물리화학적 성질이 달라집니다.
아밀로펙틴은 포도당 24~30개 당 하나의 가지가 붙어 있다. 동물의 경우 같은 성분과 구조를 가진 글리코겐을 사용하며, 글리코겐의 경우 포도당 8~12개 당 하나의 가지가 붙어 있어 아밀로펙틴보다 가지가 더 많다. 출처: 위키백과
동물 간에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에너지의 형태는 글리코겐인데, 아밀로펙틴은 글리코겐보다 덜 농축된 형태입니다.
다시 완두콩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녹말합성효소(Starch Branching Enzyme 1)와 주름진 완두
아밀로스에 가지를 붙여서 아밀로펙틴으로 만들어주는('촉매한다'가 옳은 표현이지만 쉽게 설명함) 효소의 이름은 녹말합성효소(Starch Branching Enzyme 1, SBE 1)입니다.
출처: Protein Data Bank
SBE 1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우성대립유전자인 W를 가지고 있으면 SBE 1이 정상적으로 만들어집니다. 그럼 아밀로스에 가지를 붙여서 아밀로펙틴이 많이 만들어집니다.
출처: 위키백과
동형접합체인 WW나 이형접합체인 Ww는 W를 가지므로 SBE 1 효소가 만들어집니다. 둘 다 아밀로펙틴을 만들기에 충분한 양입니다. 아밀로펙틴의 함량이 높으면 둥근 종자가 됩니다.
반대로, 열성대립유전자인 w는 정상적인 SBE 1을 만들지 못합니다. 따라서 열성동형접합체인 ww는 SBE 1 효소 활성이 없으므로 아밀로스에 가지를 붙이지 못해서 아밀로펙틴을 합성할 수 없습니다.
열성동형접합체를 가진 완두에서는 가지가 없는 녹말인 아밀로스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완두는 등숙(곡실이 여물어 가는 것)하는 동안 수분이 빠져나가 열매가 쭈글쭈글해집니다.
출처: 위키백과
대부분의 경우 활성이 있는 단백질(대게 효소)을 암호화하고 있는 유전자는 유성이고, 활성이 없는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유전자는 열성입니다.
향문사 재배학을 해설하고 있습니다. 94 P에 해당하는 내용입니다.
오늘 아침 완두콩밥 해 먹었는데
이런 글을 읽게 되네요. ㅎㅎ
중요한건 쭈글쭈글한게 더 단맛이 난다는 사실입니다. ^^
아밀로펙틴이 많은 콩이 더 증발이 잘 일어나는 건가요? 당 하나로 모양이 바뀌는 게 신기하네요
물에 대한 용해도 차이와 분자 사이의 공간 등이 관여할 것으로 보입니다만, 자세한 매커니즘에 대한 설명이 되어있지 않아 궁금하긴 합니다. ^^
쭈글쭈글한게 더 맛있나요? 모양은 반대인데 ㅎㅎㅎㅎ
물에 잘 녹는 당이 단 맛이 느껴집니다^^
오랜만에 만나뵙습니다. 아밀로스 아멜로펙틴 유기화학을 배우면서 새롭게 이해한것 같습니다:)
요즘 포스팅을 가끔 하게 되니 그런 것 같습니다. 유기화학은 이제 가물가물합니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