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끌어가는건 새로운 기술이며, 새로운 기술은 인문학의 가치를 점점 더 퇴색시킨다. 인공지능이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작곡을 하는 세상에서 인문학의 가치는 사라진다. 인류를 끌고가는건 인공지능과 그 인공지능에게 필요한 과학자, 기술자 뿐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이들이 있다. 대중들은 이 말에 공감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인문학의 종말을 입에 올린다.
수세기 전에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취미로 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했는가. 지식에 접근하기 어렵고, 장인들은 일반인에게 정보를 공유하려 하지 않았다. 부품 하나하나를 스스로 깎아야 했고, 작동에 결함이 있더라도 점검을 위한 매뉴얼은 없었다. 토대부터 지붕까지 하나하나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배워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시계의 구조를 직관적으로 설명하는 다양한 정보들에 접근하는건 굉장히 쉬운 일이다. 수제작을 위한 키트들이 있고, 점검을 위한 매뉴얼도 풍부하다. 기꺼이 자신의 경험을 배경으로, 오작동의 원인을 분석해주는 전문가들도 있다.
프로그래밍은 어떤가? 반세기 전과 다르게 지금은 압도적으로 직관적인 도구들로, 좋은 정보들과 함께 프로그래밍을 배워나갈 수 있다. 피드백을 위한 전문가들도 항시 대기하고 있다. 그래서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이 훈련을 거치면 실제로 사용가능한 생산물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처럼 전문분야에 접근하는건 시대가 지나면서 쉬운 일이 된다. 접근하기 쉬운 곳에 놓여 있고, 이해하기 쉽게 가공된다. 직관성을 얻고, 숙달에 필요한 시간이 줄어든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이 인문학의 영역에 들어오기 시작할 때 인문학자들의 역할은 무엇인가? 인문학자들은 그들의 방식으로 기술의 발달을 도울 수 있다. 가령, 기술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건 인문학의 몫이다. 일반적인 소비자들이 제품을 얼마나 직관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를 검증하는 것도 인문학의 몫이다. 그림을 그리고, 작곡을 하고, 소설을 쓰는 인공지능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것도 인문학의 몫이다. 인공지능을 포함한 새 시대의 기술들에는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필요하다. 그 다양한 분야의 전문지식들을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가공하는건 또 누구의 몫일까? 각기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의 소통을 도울 수 있는건 누구인가? 적절한 기술을 가진 사람이 적절한 자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는건 누구인가? 인문학자들은 접근이 쉬워진 기술들을 전문가들과 소통이 가능할 수준으로 이해하고, 그들과 협업할 수 있다.
기술자, 과학자들은 철학을 공부한다. 만약 인문학의 종말이 예정되어 있다면, 왜 새로운 기술의 선두에 있는 기술자, 과학자들이 계속해서 철학을 공부하겠는가? 그리고 왜 애플, 페이스북, 구글에서는 인문학자를 채용하겠는가? 새 시대에도 분명히 인문학자들의 몫은 있다. "문돌이"라는 멸칭에 패배감을 느끼지 말고, 새 시대를 준비하라.
인공지능이 철학을 하겠습니까 설마요
그보다는 철학이 삶에대해 어떤조언을 더 하게될지
그것이 궁금합니다
적절한 과학적 지식에 기반한 인문학은 파괴력을 가지죠.
협업이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이 발전할 수록 소통과 통찰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대신에 기술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는 필요할 것 같고요.
인문학의 영향력은 더 넓고 거대해지겠네요
영화 트랜센던스가 생각나는군요. 결국 인간을 대체할 수 없다.
사실 칸트가 얘기했던 인간의 선험적인 감각들을 과연 인공지능은 가질 수 있을까요? 인문학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계속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인간의 욕망은 지속될 것입니다. 욕망은 시대의 변화를 만들어내고, 다시 욕망은 변화된 시대의 인간을 재조명하며 존재성을 검증할 것입니다. 인간은 왜 존재하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인류가 사라질 때에 비로소 해방될 것입니다.
인공지능이 인간들의 삶의 가치를 다 학습했다고 해도 인문학의 영역을 완벽하게 파고드는 건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우리의 삶은 변화하고 있고, 계속 새로운 생각을 가진 젊은 세대가 성장하고 있고, 삶의 가치와 방식도 하루가 다르게 여러 방향으로 뻗어나가니까요.
공감합니다. 인문학은 기술, 과학의 길잡이라고 생각해요. 예전에 인공지능끼리 채팅을 시켜놓았더니 처음엔 정상적으로 대화하다가 서로 신조어를 만들거나 자기들만 이해할 수 있는 대화를 했다는 연구도 있었죠. 인문학을 홀대한다면 과학과 기술이 어떤식으로 발전하고 흘러갈지 방향을 예측할 수 없을 겁니다.
그건 에러였습니다.
문과에 자부심을 가져봅니다 ㅎㅎ
맞습니다. ' -') 인공지능이 보다 더 발전하려면 문돌이 여러분들의 힘이 필요합니다. 만약 인문학의 종말이 도래한 시대가 온다하더라도 다음 세대의 인간과 인공지능들은 인문학을 번영시키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그리고, 인문학이 쇠퇴하면 기술자끼리도 대화가 안되는 꼴을 지금보다 더 많이 보게 될겁니다. 제가 일할 때 마다 답답해서 이런 말을 하는게 아닙니다. 충성 충성 ^^7
인문학을 바탕으로 기술을 개발해야 하는데, 인문학 전공자들을 엔지니어화 하기 힘드니 엔지니어들에게 인문학 공부를 시키고 있는게 현실이죠. 그래서 인문학 전공자들이 사회에서 자리를 잡지못하고, 악순환으로 인문학 전공자들이 줄게되고...
교육의 차원에서 역사와 철학, 노동의 가치를 일찍 가르쳐야 한다고 보는지라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젊은 아이들이 돈벌이가 참 힘이 드는 세상입니다.
잘 읽고 갑니다.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문학이 종말이 온다고 한다면..
다른 어떤 직업들도 살아남지 못하죠
기술자나 개발자들이라도 인공지능보다 뛰어나다고 할 수 없기에
모든 지식은 다필요한 거겠죠~
인문학도 가즈아~
기술이 발달할수록 오히려 사람의 감성을 자극할수 있는 시, 음악같은 다양한 분야들이 중요시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찌보면 인문학이란 경계가 사리지고 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지 않을까도 생각됩니다.
과학이 자연철학에서 출발해서 점차 세부 분야로 분화 되었고, 이제는 다시 통합된 철학의 시대가 아닌가 싶습니다.
지난 세월동안 경계를 그으면서 발전해왔다면 이제는 경계를 지우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사람이 사람다울 수 있기 위한 최소한의 선이 인문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기술이 발달한다고 하더라도, 인문학이 완전히 무너질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자만인걸까요?^^
인문학이 더 이상 인류 문명의 발달을 위해 큰 기여를 못 하게 될 날이 오겠지만, 그 시대를 열기 위해 인문학은 필요할 것입니다.
전 사실 이 곳에서 인문학의 위용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이전까지는 확실히 우물 안이었던 것같습니다.
더구나 기술이 만들어내는 다가온 미래에는 어느 때보다 인문학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기술이 단지 편리만을 목표로 해선 보다 넓게 확산되는데 한계가 있고 언제나 새로운 가치를 지향하고 그것을 창출할 때 비로소 전 인류가 보편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 입니다.
오!!!!!! 맞습니다. 오히려 미래에는 철학이 더 필요한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인공지능과 그 인공지능에게 필요한 과학자, 기술자는 언젠가는 대체가 되겠지만 인간의 가치관과 기계와의 연결고리 매커니즘을 개발하는 일은 대체할 만한 것이 없죠. 기술과 인문학은 뗄레야 뗄수 없는 관계가 될듯 합니다.
이 이야기는
그림은 이미 사진때문에 비슷한걸 겪기는 했다고하죠. 그 결과가 현대미술이란건 좀 그렇지만....
정말 사람과 같은 인공지능이 인문학을 접하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궁금해지네요. 나는 무엇일까를 되네이면서 무한루프에 빠져버리는거 아닐까요~
인공지능은 인문학을 침범해들오지 못할 걸요, 인문학 만은 정말 인간고유의 사유의 영역이거든요. 기술이 진보를 해도 그것을 통합하고 통찰하는 것은 인간의 지성만이 가능한 고도의 철학적 논리의 영역이잖아요.
자신이 남보다 나은 사람임을 드러내기 위해 끊임없이 잘난 척을 하려면 인문학적 교양이 필수죠. 사회가 존속하는 한 살아남을 겁니다.
4차산업혁명에선 인공지능 담론이 굉장히 핫하다고 합니다. 관심 가는 책이 있어서 한 번 읽어보려 하는데 뭔가 비슷한 감성이 느껴지면 글 올려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
인간관계에 필요한게 인문학이죠. 말씀하신대로 여러가지 기술이 있어도 상대방을 이해 못시키면 그냥 쓰레기가 되는것 같습니다. ㅠㅠㅠㅠ
인류가 살아있는 한 가장 마지막까지 함께할 학문은 결국 철학이라고 생각합니다 :)
모든 학문은 결국 사유의 학문인 철학으로 시작해서 철학으로 집대성됩니다 ㅎㅎ
인공지능 시대에 제가 걱정하는 건
그 인공지능에게 지구를 지키라는 프로그램을 진행 시키는 순간 인간부터 멸종시키지 않을까 하는 거예요 진짜루요.
인공지능이 인간의 감성까지 흉내낼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그것은 어쩜 더 진화된 신인류일지도요 우리도 누군가에 의해 창조된 거잖아요 생명이란 것도 인간이 만들어 낸 가치일 뿐
예측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해 안전장치를 두고 있죠.
그리고 뇌를 완벽하게 이해한다면 감성도 복제할 수 있겠죠.
사람하는 일에 완벽이 어딨을까요
물론 그때까지 저야 살아있는 인물도 아니지만 그래도 걱정되는 건 사실이예요
그래서 인공지능로봇 발전은 어느 정도까지만였으면 좋겠어요
저는 반대로, 인공지능 시대가 되면 인문학이 최고의 학문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처럼 생각하는 분들도 많아요. ^^
철학이 과학을 적절하게 핸들링하지 않으면 과학은 파괴적인 것이 되고 말겠지요. 철학 없는 사람들이 좋은 뜻으로 만든 폭탄을 이내 살상용으로 사용했듯이요.
그 목적이 아니더라도 과학의 발달에 있어서도 철학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과학이 인문학이 없었으면 나오지 못 할 학문이었죠. 인문학과 과학이 접점이 있으니 융합학문으로 발전하고 새로운 지식과 제품을 만들어 내지 않을까요?
인간들 끼리 싸우기도 힘든데 인공지능이랑 싸워야 한다니.... 그래서 어벤져서 인피니티 워에서 타노스가 학살을 통한 구원을 실현하려 했군요. ㅠㅠ
많은 사람들이 오늘 먹고 사는 일을 걱정하는 요즘. 미래에 대한 걱정까지 더해져 서민들의 삶이 팍팍해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자식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 예전과는 다른 사고 방식이 필요해 보입니다.
인공지능의 발전과 더불어 떼려야 뗄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인문학이라고 생각해요. 기술의 발전은 AI를 언젠가는 “인간보다 더 인간답게” 로 끌어 올리고 싶을 테니까 그 발전에 바탕이 되는 건 인문학 일 수 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거기까지 가지 않더라도 인공지능과 함께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철학적 윤리가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해요...
개인적으로 인격을 가진 AI는 필요하지 않다고도 생각하지만... 세상 일은 모르죠.
<각기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의 소통을 도울 수 있는건 누구인가? >
인문학자들,,,
공감가는 말입니다.
필요하다면
쓸데는 다 있는 법이지 않을까 싶네요..
물론 쓸데가 있을때까지
존버할 수 있냐 없냐에 따라서..;;;
새 시대에 문돌이의 역할, 어렵지만 관심 갖고 지켜봐야 할 주제인 것 같습니다. 딱히 제가 문돌이이기 때문은 아닙니다 ㅋ
과학에 인문학 끼얹기! 제가 제 블로그에서 은근히 추구하고 있는 것인데, 양쪽 어느 하나 쉽지가 않습니다ㅎㅎ 한쪽만 깊이 파면 다른 한 쪽이 종잇장 같아지고 둘다 파자니 둘 다 적당히 얕아지고...
공감합니다. 블로그에 적합한 분량이 있다보니 조절이 쉽지 않더라구요.
첨단사회에서 살게 되면서 결국은 뿌리를 찾기 위해 인문학 연구에 공을 들이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그런 날이 올 것 같습니다.
갠적으로 만화라는 매체가 인공지능에 의해 꽤 드라마틱하게 바뀌지 않을까 싶습니다. 언젠간 콘티만을 그려서 입력해도 인공지능이 알아서 정해진 카툰 모델링을 불러와 완성된 만화원고를 뱉어낼 날도 오겠지요.
협업이 가능하겠죠. 작풍을 학습하고, 콘티를 완성하고, 작가가 조금 손을 대고, 다시 거기서 피드백을 받는 식으로요.
인공지능에 대적 할 수 있는건 인간의 창의적인 생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인문학을 통해 소양을 기를 수 있는 것은 인간뿐 이지요!
창의와 소양이 미래인의 필수 항목이 될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