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 됐지만, 아직 제주도는 따뜻하다.
어젯밤부터 제법 많은 비가 내리고 있는데, 이 비가 오고 나면 추워질 것 같다.
제주에 이주해 와서 나는 꼭 해보고 싶은 것이 있었다.
바로 귤밭에서 귤을 따는 '귤알바'이다.
제주도의 귤은 제주시부터 심기 시작해 지금은 서귀포의 귤이 더 유명해졌다고 한다.
그래도 아직 제주시에도 여기저기 귤밭이 많이 남아있다.
제빵학원을 같이 다녔던 언니 중에 제주시에서 도자기 공방을 하면서 공방 옆에 딸린 귤밭을 가꾸는 언니가 있다.
제주도에는 워낙 귤밭이 많아서 겨울에 들어서면 귤 따는 사람을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력이 모자라다고 한다.
언니네 귤밭은 600평으로 크지 않고, 농사 경험이 짧은 언니네가 직접 가꾸는 밭이라서 농약도 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귤이 상처도 많이 나고 크기도 작고 나무도 작업하기 좋게 가꾸지 않았다.
이런 밭에는 겨울이 되면 전문적으로 귤따기 일을 하는 일꾼들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한다.
일하기도 불편하고 일해도 티가 안난다는 이유이다.
그래서 언니가 지인들에게 귤따기 알바를 할 사람 오라는 메세지를 보냈다.
지난 달까지 바빴던 나는 이번 달부터 한가해져서 '어디 귤알바 없나?' 하던 차라 냅따 가겠다고 연락을 했다.
다른 귤알바와 달리 언니는 그날 보낼 택배만 따면 되기 때문에 오전 10시부터 4시까지만 일한다고 한다.
그것도 10시에 갔더니 그때부터 핸드드립 커피도 내려주고, 옷도 챙기고, 설렁설렁 시작해서 11시가 넘어서 귤밭에 들어갔다.
언니가 직접 볶았다는 커피빈으로 그 자리에서 갈아서 내려준 커피는 아주 고소하고 향긋했다.
정말로 귤밭은 인위적으로 가꾼 흔적이 거의 없다.
나무 사이에 길도 어디 있는지 안 보여서 한참 귤을 따다 보면 내가 밭 어디쯤 있는지 헷갈리기 일쑤이다.
귤은 너무 작고, 새가 엄청 쪼아먹었지만, 농약맛도 안나고 너무 맛있는 귤이었다.
귤나무가 복잡하게 자라고 있어서 귤밭의 길을 찾기가 어렵다. 언니가 그래서 사람이 다닐 수 있는 길이 어떻게 나 있는지 설명해주고 있다.
앞에 산이 있어서 그늘이 지는 곳에는 너무 습해서 대형 선풍기를 놓아두었다. 제주도는 의외로 습한 지역이 참 많다.
귤이 이 정도 크기는 되어야 하는데, 이런 귤은 많지 않다. 언니네 귤은 거의 왕밤 정도의 크기이다.ㅋ
귤따는 일은 정말 재미있었다.
나무가 크지 않으니 사다리를 타고 올라갈 필요도 없고 그 자리에 서서 가위로 꼭지만 잘 따서 바구니에 담으면 된다.
길이 좁은 귤밭에 최적화된 리어커다. 아주 날씬하다.
이렇게 바구니에 따 놓으면 리어커 담당하는 사람이 컨테이너 상자에 담아서 옮긴다.
점심에는 언니가 아저씨랑 비양도에서 낚시로 잡았다는 대왕오징어를 삶아주셨고, 통통한 갈치도 구워주시고,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간 김치찌개도 해 주셨다.
겨우 한시간 일하고 먹는 점심이라 미안하기는 했지만, 귀한 음식이라 아주 맛있게 먹었다.
갈치구이와 대왕오징어 데친 것.
김치찌개와 뜨끈한 밥
오후에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귤을 따고 4시에 파했다.
나는 알바비는 안 받고 귤을 육지로 두 상자 택배를 보내 달라고 했다.
제주도에 살아도 쉽게 맛있는 귤을 구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이렇게 맛있는 귤을 보면 무조건 육지 식구들에게 보내주고 싶다.
그리고 나는 '꼬다마'라고 너무 작아서 팔 수 없는 것을 한봉지 얻어왔다.
작은 귤을 비닐 봉지에 담아서
상자에 담아
며칠 전, 막 쓰겠다고 중고로 구입한 자전거에 싣고 왔다.ㅋ
이게 작아도 얼마나 맛있는지, 며칠 내에 다 먹고 다시 가서 귤을 더 사먹으려고 갔었다.
언니가 알바한 날 내가 자전거를 타고 와서 많이 못 주었다며 콘테이너 상자를 가지고 오면 거기에 듬뿍 담아주겠다고 하셨다.
나는 가서 귤을 따고 한상자 값을 치르려고 했는데, 그동안 따 놓은 것이 있다고 그냥 한상자를 주셨다.
그래서 이렇게 많은 귤을 한상자 얻었다.
이번 겨울 나는 귤부자로 살게 되었다.
작은 귤들이 아주 맛있죠
귤부자 부럽습니다 ㅎㅎ
겨울 끝자락이 되면 제주도에서 귤은 "있어도 안 먹는 과일"이 된다네요.ㅋㅋ
와! 진짜 귤 크기가 가지 가색이네요 ㅎㅎ.
땀 흘리고 먹는 밥은 진짜 꿀맛이죠!!
낚시해서 오징어 먹고 농사 지어서 귤 먹고! 정말 좋습니다.
귤크기가 가지각색이어서, 골라먹는 재미가 쏠쏠하네요.ㅋ
제주도 이사와서, 노동의 참맛을 알아가고 있습니다.ㅋ
헐 저도 귤알바해서 귤 부자 되고싶어요
귤나무에서 직접 따서 먹으면 진짜 맛있겠어요.
제주도 살기 로망이 다시....
귤을 먹는 스타일로도 제주도 토박이와 이주민을 구별할 수 있답니다.^^
껍질을 까서 먹으면 이주민, 반을 갈라 홍시 먹듯이 입으로 먹으면 토박이라고..
나무에서 따자마자 껍질 까서 먹느라 분주한 저를 보고 밭주인 언니가 알려준 거랍니다.ㅋ
사진상으로는 집에 가지고 오신 귤이 꼬마귤이 아닌거 깉은데용 ㅎㅎ
저도 귤 참 좋아하는데 ㅎ
컨테이너 박스에 든 것 중 가장 작은 애들을 찍은 건데, 사진의 미학이네요.^^
이야~~~~ 귤 맛있겠당 ^^
올해 제주도 귤이 거의 다 맛있다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얜 특히 맛있답니다.^^
와..
추운 겨울 아랫목 이불속에서 TV보면서 손톱 노래지도록 까먹던 생각이 나네요.ㅋㅋㅋ
제가 지금 손톱이 죄다 노래졌습니다.ㅋㅋ
귤은 정말로 겨울을 대표하는 좋은 과일이네요.^^
제주도 여행하다가 우연히 얻어먹은 꼬마귤 먹어보면 맛이 참 좋더라고요. 마지막 사진의 귤들은 크기가 너무 제각각이라 조약돌 모아놓은 것처럼 보이네요ㅎㅎㅎ
제각각인 귤을 보고 조약돌을 생각하시다니, 시적인 걸요??
요즘 제주도는 가게마다 문앞에 귤을 콘테이너 상자째 놓고 가져다 먹을 수 있게 합니다.
귤인심이 제일 좋을 때죠.ㅋ
귤껍질을 말려서 진피차로 만들어먹으면 딱이겠네요. 진피는 오래 묵을수록 약성이 더 좋아진다고 합니다. 몸이 통통하고 소화가 잘 안되는 경우에 진피차를 끓여드시면 몸에 좋습니다. 기를 돌려주는 역할을 하지요. 부럽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말려서
요래 끓여 먹었습니다.
이걸 진피차라고 하는군요.
한번 덕구면 더 구수하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오래 묵혀도 좋은가 보네요.
@jsj1215님 글 댓글에서 반대쪽 다리 근육 마사지로 무릎 통증 완화시키는 것을 봤습니다.
영상을 따라서 근육 마사지를 했더니 다리가 많이 편해지더라구요.
혹시... 허벅지부터 종아리까지 뒷다리(?) 땡기는데 좋은 마사지도 아시나요?ㅋㅋ
간단해요. 테니스공이나 고무공 혹은 막대기로 발부터 허버지까지 자극을 주면 됩니다. 모두해도 좋구요. 골라서 해도 좋구요. 아마 허리통증도 해결될껄요.
발바닥
발목과종아리
허벅지
당장 내일 고무공을 하나 사야겠네요. 보기만 해도 시원하게 풀리는 거 같아요.ㅋ
개인적으로 저는 꼬꼬마귤이 더 맛있더군요.체험도하고 귤도 얻고 좋네요^^
시고 단 귤을 좋아하시나봐요.
작은 귤을 껍질째 먹어봤더니, 낑깡맛이 나더라구요.
신나는 체험이었답니다.^^
이런 귤은 쟁여놓고 먹어도 쉽게 무르지
않는건강한 귤이죠~쩝쩝
ㅋㅋ 그래도 품종이 조생귤이라 그리 오래 가진 않을 거 같아요.
그전에 다 먹을 만큼 맛이 좋아요.^^
맛있겠당
네, 엄청이요.
귤부자 부럽습니다~!! ㅎ
크기가 미국산 오렌지만한것도 있네요~?
갈치는 제주산 갈치......일까요?
아.. 제주!! 부럽슴돠!! ㅎ
같이 일을 돕던 분들이 갈치 가시를 잘 못 골라먹어서, 그 맛있는 갈치는 거의 제 차지였답니다.
전 갈치 가시 가르는 '대가'거든요.ㅋㅋㅋ
맛도 맛이지만 각기 다른 귤들이 재미도 주는 것 같네요^^
몇년 전까지만 해도 품질을 위해서 꼬마 귤 판매를 금지했다고 하더라구요.
저 정도로 작은 귤을 팔면 벌금을 냈다고 합니다.
작던 크던 다 일년을 나무가 길러낸 결실인데 말이죠.
지금이라도 그런 규제가 없어져서 천만 다행입니다.
요즘 부쩍 자연으로 떠나고 싶네요.
제주 생활은 기대하신 그대로 였나요?
너무 차트 보지 마세요.
아직은 기대한 그대로입니다.
아주 자유롭습니다, 삶이.
저런 걸 노지귤이라고 하는 거 아니었나요?ㅎ
노지귤이라고 먹어봤더니 정말 맛있던데.. 모양은 이상해요.ㅋ
참고로 저 귤 시어서 못먹거든요.ㅎ 근데 그건 시지도 않고 맛있더라구요
하우스 귤이 아닌 건 다 노지귤입니다.
노지귤이 더 다양한 과일 맛을 가지고 있지요.
시기만 한 건 아니고, 시고 달아요.
달기만 한 과일과는 비교가 안되는 맛이지요.^^
저도 신 걸 잘 못먹지만, 이녀석들은 먹기 딱 좋을 만큼 시고 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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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trips.teem입니다. 불편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글 작성이 되시는지 모르겠네요. 언제든 또 말씀해주세요)~ 귤알바 저도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천리안을 가지고 찾아내신 것으로 제 문제를 해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게다가 이렇게 제글에 찾아오셔서 보팅까지 해주시고.
감동입니다.^^
귤 보니 자연스레 솔나무님이 떠오르네요. ㅎㅎㅎ
갓 딴 귤 먹으면 정말 맛있겠어요. :)
아, 저도 솔나무님 알아요.ㅋㅋ
갓 딴 귤보다 딴지 하루된 귤이 제일 맛있데요.
그래도 그 맛의 혜택은 제주도 사람만 누릴 수 있는 거죠.
와우~ 귤이 주렁주렁 열렸네요~
어렷을때부터 귤 정말 좋아했는데... 언젠가부터 점점 귤 먹는양이 줄고 있네요..
귤들의 크기가 정말 다양하네요~ ㅎㅎ
귤 보다 맛있는 과일이나 음식이 많아서 일까요?
겨울철 비타민 씨 보충을 위해서도 귤 많이 드세요~~^^
한 번 해보고 싶은 것 중 하나가 뀰따기입니다.
게다가 맛있는 참을 먹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
저렇게 밭일 하면 참 재밌어요.
저 언니는 잠깐 택배 쌀 거만 따서 그런데, 원래 밭에 귤따기 알바 가면, 오전에 믹스 커피 한잔하고, 오전 참 먹고, 점심 먹고, 오후 참 먹고, 일당 받고 파한다고 하더라구요.
아주 재미있겠죠?ㅋㅋㅋ
전에 제주에 사는 지인이 제주 귤을 한상자 보내줘서
정말 맛있게 잘 먹은 기억이 있네요.
일반귤보다 훨씬 맛있더라고요. ^^
아마도 지인이 맛있는 귤을 보내주셨나보네요.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귤은 거의가 제주 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