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는 화끈한 통화입니다
파운드의 순간폭등과 순간폭락의 수준을 따라갈 통화가 선진국 통화바스켓 안에서 거의 없을 정도죠
외환시장에 민감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달러가 반응하는 정도보다 거의 배는 강력하게 등락을 거듭하기 때문에, 파운드는 정보만 확실하다면 만족스러운 수익을 안겨줍니다
위 그래프는 18일 목요일 오후 5시30분 전후의 파운드/달러 환율의 5분봉 캔들차트입니다 이 목요일에 파운드화에 있어 이번주 하이라이트였던 빅쑈가 연출됩니다
바로 영국의 4월 소매매출(retail sales) 데이터가 발표된 것인데, 시장예상치 1.5%(전월대비)를 훨씬 초과하는 2.3%증가라는 호성적이 나왔습니다
외환시장에서 통화가치를 바로 들었다 내렸다 하는 핵심 동력이 인플레이션 관련 데이터들입니다 거기에 선진국 GDP는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습니다 소매매출 데이터는 이런 선진국 경제구조상 경제성장과 직결되는 항목이라 발표와 동시에 통화가치를 급격히 바꿔놓게 됩니다
이미 영국은 물가지표와 소비지출 데이터가 계속 잘 나오는 중이었습니다 시장예상도 얼마든지 긍정적 데이터가 나올 것이라고 공감대가 있었죠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까 예상보다 너무 좋은 성적이 나온 것입니다
18일 오후5시30분에 파운드는 처음으로 $1.30 수준을 깹니다
5시30분이전부터 서서히 올라가고 있는 양봉들을 보세요
이미 시장에서 알고 대비를 하고 있었다는 말이죠
그런데 막상 공개된 후의 반응도 폭발적입니다
포지션을 타이밍에 맞게 잘 잡으셨으면 큰 수익이 나는 지점이었습니다
파운드는 배신을 하지 않습니다
다만 너무 화끈해서 문제죠
어익후~ 이건 또 뭡니까?
순간 확 내렸다가 아차 싶어서 후다닥 급하게 바로 튀어오릅니다
저정도 음봉이면 비참할 정도로 순간폭락한 것입니다
위의 파운드 환율그래프가 계속 이어지는 금요일 새벽2시20분쯤의 상황입니다 우리시간 금요일 새벽 1시30분쯤 클리블랜드 Fed 총재 로레타 메스터의 연설이 또 잡혀있었습니다
이 여자분은 요즘 무조건 강성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중이죠(제 5/10수요일 포스팅을 참고하세요)
또, 급격한 금리인상 발언이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았습니다
그러면 달러강세 요인이 되기때문에 달러가 순간급등합니다
당연히 파운드/달러 환율에서는 파운드 순간급락으로 나오죠
거기다 목요일 오후5시30분에 최초로 파운드가 $1.30을 넘긴 순간이었습니다 한번 확 올라가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반드시 내려올 구실을 찾습니다
역시 예상대로입니다 Fed의 영향력은 막강합니다
2시10분쯤 로레타 메스터의 강연 속보가 나오기 시작하자 파운드가 저렇게 발작적으로 순간폭락합니다
그리고 순식간에 적정지점으로 반등하죠
달러/엔 환율에서 달러가 급등한 정도와는 상대도 안될 정도로 파운드가 엄청나게 폭락반응을 보인 것입니다
제대로 예상하고 포지션 잡고 있었으면 엄청난 수익이 났던 순간입니다
영국 4월 소매판매 데이터 발표와 미국Fed의 로레타 메스터의 연설이 있었던 우리시간 18일 목요일은 파운드화의 변동성이 극에 달했습니다
매우 재미있었던 날이었죠
저런 변동성은 파운드화만이 가능합니다
이미 어제 포스팅에서도 파운드가 $1.30 을 초과한 사실을 말씀드렸습니다
작년 9월이후 최초입니다
말씀드린, 기대이상의 retail sales data가 영국 파운드의 솟구치는 힘의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1.30 수준이 갖는 중요성이 무엇일까?
또 그 수준이 얼마나 갈 것인가?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우선, 시장이 조만간에 1£=$1.30 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던 찰나였습니다 큰 이유는 역시 도널드 트럼프입니다 트럼프 탄핵정국이 계속 군불때듯이 활활 타오르자 달러 약세가 어느 순간 시장의 당연한 귀결이 되었습니다 거기다 영국의 경제데이터도 견고하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죠
이미 CFTC(미국상품선물거래위원회) 자료에서도 4~6주 전부터 GBP에 대한 bearish betting(=향후 가격하락에 베팅)이 점점 줄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파운드 강세는 갑작스럽다고 봐야할 듯 합니다
연초만 하더라도 1 GBP=1.30 USD 는 터무니 없게 느껴지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올해 초 브렉싯 협상과정의 불확실성 때문에 파운드는 1.20 수준 이하를 맴돌았죠 시장의 예상은 올 연말 쯤에는 파운드가 달러대비 더 떨어질 것으로 봤습니다 파운드는 트럼프의 재정정책이 올해 본격화되면 강달러 추세 속에서 가망이 없을 것이라고 본 것입니다
연말에 1£=$1.05 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공공연하게 나왔습니다 스털링(=GBP에 대한 별칭)은 극도의 약세통화 대접을 받았던 것입니다
참, 우습지않습니까?
역시나 외환분야는 장기 전망이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러면 현재의 스털링 랠리의 시작점은 무엇이었을까요?
영국총리 테레사 메이의 조기총선(=a snap election)결단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 조기총선 선언이 나오기 직전 파운드 시세는 $1.25 였습니다
[영국총리 테레사 메이]
선언직후 파운드는 2.7% 순간 급등하기까지 했습니다
조기총선이 가능해지면서 브렉싯 시간표에 획기적인 변화가 온 것입니다
기존에 영국총선이 2020년에 예정돼 있었습니다
브렉싯 협상 만료시한은 2019년이죠 이 시간표가 문제가 많았던 겁니다
'20년 총선대비를 해야하는 정치인으로서 거기에 매달리다보면, '19년에 마감시한을 앞둔 브렉싯 협상이 날림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던 것입니다
'20년 총선이 메이를 압박해서, 성급하고 불만족스러운 브렉싯 협상 결과가 도출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팽배했었습니다
조기총선이 선언됨으로써 차후 총선이 2022년으로 미뤄지게 되는 효과를 얻었습니다 브렉싯 협상이 더 여유있고 날카롭게 진행될 수 있다는 안심을 시장이 갖게 됩니다
거기다 또 집권 보수당(=토리당)이 의회내 거대다수당을 이루고 있습니다
의회와 마찰없이 브렉싯 협상에 임할 수 있기 때문에 메이총리의 협상력을 높여주는 배경이 됩니다
따라서 조기총선 결정은 그야말로 스털링 강세를 위한 신의한수 였습니다
그러면 현재의 파운드 부양의 힘이 유지될 수 있을까요?
BoE(잉글랜드은행)가 매파적으로 바뀐다면 얼마든지 파운드 강세는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영국뿐만 아니라 ECB도 현재 언제 어떻게 테이퍼링을 할 것인가를 놓고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세계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높아졌고 선진국 인플레이션율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영국의 경우 브렉싯투표 이후 파운드가 과도하게 하락하면서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임금상승률을 상당히 초과하고 있습니다
임금 상승이 뒷받침 되지 못하면 과도한 인플레율이 민간소비지출을 위축시키게 됩니다
월급은 그대로인데 물가만 터무니없이 오르면 당연히 돈을 쓸 수 없습니다 이러면 금리라도 낮게 유지해서 돈줄을 풀어놔야 그나마 소비가 유지될 수 있습니다 인플레율과 임금상승률 간의 간극이 크다는 것이 BoE의 당면 난제라고 합니다
BoE가 섣불리 금리인상 시그널을 주지 않고 있는 이유입니다
총재 마크 카니는 조금이라도 Hawkish 하게 보이지 않으려고 상당히 절제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저의 5/11목요일 포스팅을 보시면, BoE의 5월 금리동결이후 파운드가 순간폭락하는 장면을 그래프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왜 파운드가 순간폭락을 했는가가 바로 카니 총재의 태도와 관련있었던 것입니다 전혀 향후 금리인상 가능성의 시그널을 열어놓지 않았었죠
그렇다면 1파운드=1.30달러 가 갖는 중요성은 어느 정도일까요?
1.30으로는 아직입니다
사실 브렉싯투표날의 파운드 환율은 1.50달러 수준이었습니다 여전히 파운드는 투표날 보다 20센트나 가치가 못합니다
그러면, 앞으로 파운드가 더 날개를 달아서 1.40도 돌파할 수 있을까요?
아직까지 시장예상으로는 무리라고 보는 듯 합니다
다만, 브렉싯 협상 과정에서 영국에 매우 유리한 결과가 나올 경우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그렇지만, 달러가 언제 다시 강력하게 돌아설지 모르고 영국 경제데이터가 저조하게 나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거기다 브렉싯 협상이 난항을 거듭할 경우 파운드 환율은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세가지 요인이 파운드를 약세로 만들 수 있지만, USD는 당분간 강세전환이 어렵다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거기다 세계경제회복 과정에서 영국만 침체된다는 것도 가능성이 높아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두번째 요소도 설득력이 없다고 보고 있죠
결국 파운드 가치를 짓누를 가장 큰 위협이 어디까지나 브렉싯 협상 전개추이라는 것인데, 이것도 이미 시장에서 파운드화 가치에 반영해넣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불리한 브렉싯 협상 뉴스가 나올 때마다 순간적으로 파운드가 급락은 할지언정 파운드화 자체의 가치를 크게 바꿔놓지는 못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습니다
[3월29일 브뤼셀에서 EU탈퇴 공식 통지서를 전달한 영국. 오른쪽이 주EU 영국대사인 팀 바로우, 왼쪽이 도날트 투스크 EU Council President]
연말까지의 파운드 환율 예상치는 1.32~1.35의 범위입니다
한동안 파운드가 1.30 언저리에서 맴돌 것이라는 예상이 많은데 외환분야는 실제로 뚜껑을 열어볼 때까지 장담은 금물입니다
화끈한 통화인 영국파운드가 유로와 같이 계속 승승장구할지 아니면, 극단의 급등과 급락을 왔다갔다 하면서 투자자들을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게 만들 골치거리가 될지 지켜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습니다
- 그러나 저러나 힘들게 쓴 글에 플래그를 계속 먹이네요 :D 정말 힘들게 작성한 글들인데 말이죠
잘 읽었습니다. 버니는 나중에 큰 코 다칠꺼에요.
버니의 코가 큰가요? :D
잘읽었습니다 좋은내용 감사합니다
좋은 내용이라기 보다는 시간을 많이 할애한 포스팅입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몰랐던 내용인데 감사합니다.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새로운 지식이 쌓였다니 다행입니다 부족한 글에 댓글까지 주시니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한국커뮤니티에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좋은 정보 읽고갑니다.
:D 꼭 영화 보시고 후기 부탁드립니다 강제는 아닙니다 : )
이런 내용은 대체 다 어떻게 정리하시는 것인지
고토님은 이런 면에서는 제게 외계인 수준입니다.
시도 쓰고 책도 읽고 그 수많은 kr 글도 다 보고 경제 분석하고 글 올리고
분명 고토님은 외계인일거라는 생각이 점점 굳어집니다.
흠... Man in Black에게 의뢰해봐야 할 것 같아요 아무래도
어찌보면 clayop님 덕에 제가 힘들어 진건지 모르죠 : ) 하루 2시간이던 스팀잇 삼매경이 5시간으로 늘어난 결과물이죠
솔직히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어느정도의 보상금도 주시고 4차산업 혁명에 기여도 하고 은혜도 나누는것이 어찌보면 저에게 취미이자 친구이자 외로움을 이겨내는 방법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늘 도움주시는 스티머님 또 sochul님께 감사합니다
요즘엔 제 평정심이 많이 흔들립니다 처음시작 할때는 스팀잇이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요즘에는 제가 무엇때문에 또 스팀잇의 방향이 정확히 무엇인지 햇갈립니다 저 역시 돈의 노예가 되지는 않을지 다시금 반성해봅니다
great...resteem and upvote for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