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적은 외부에 있지 않다. 내 자신 속에 있다. 이 세계에서 내가 존재한다는 것을 글쓰기와 음악의 통로로 알리는것, 그 과정에서 나의 사유를 타자에게 전달하는 것은 다름 아닌 내 안에서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더욱 많이 배우고 싶었고 더욱 강인해지고 싶었던 나의 지적 욕구는 ‘쓰기는 자서전적이다’ 라는 문구에서 점차 밸런스를 되찾아가고 있다. 내가 아는 만큼, 나 만큼 쓴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어제의 나보다 더 나은 글을 쓰기 위해 오늘도 기록을 한다.
무언가를 마스터하려면 가르쳐보라는 말이 있다. 더 많이 가르치는 위치에 설 수록, 더 많이 배울 수밖에 없다. 배움은 곧 가르침과 귀결되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효율적으로 그리고 설득력 있게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해야 한다. 전달하는 과정에서의 언어 또한 적절한지, 논의 중심을 온전히 담아내고 있는지에 대해 또한 고민해야 한다. 그렇기에 겉핥기 식의 설명이나 학생의 이해 속도를 고려하지 않은 가르침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늘 나 자신을 경계하는 것, 상대방이 잘 따라오고 있는지 또한 나의 개념을 적절히 전달했는지를 파악하려 노력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음악에 대한 모든 나의 지식을 동원해 땅을 깨고 견고히 탑을 쌓아가는 유학 도중 깨우친 것은, 선생은 내가 아닌 학생이라는 것이다. 쉽게 대체될 수 없는 나의 음악세계는 이런 과정을 통해 내 자신을 알아가는 도구로도 쓰인다.
알면 알수록 모르는, 해야 할 영역이 너무나 많다. 매일 내 자신과 타협하며 여기까지만, 이 정도는 했으니까-라며 마치지만 더욱 치열하게 해야함을 안다. 이런 생각이 타인에게는 유난스러워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타인의 시선에 딱히 신경을 쓰진 않는다. 그저 나 자신이 아직도 너무나 부족함을 알기에 가능하다. 하지만 한가지 곱씹는 것은, 무언가를 마스터 한다는 것과 연결되는 - 내가 과연 인간으로서의 따스함을 지켜낼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최근, 레일라씨는 꿈이 뭐에요? 란 질문을 받았다. 잠시 고민을 했지만 이내 답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나의 따스함을 타인에게 전하는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라 답했다. 도무지 너무나 이상적인 대답이라 멋쩍어 웃어버렸지만, 다행히 나의 대답이 질문자에게 적절히 전해진 듯 했다. 조금 더하자면 도움을 필요로 하는 누군가에게 진심을 전달하고, 필요로 하는 곳에 지식을 퍼트릴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단언코 나의 삶에 가장 의미 있었던 시간은 타인을 도울 수 있을때였다.
간단했지만 내 삶을 돌이키게 하는 질문을 던진 그녀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이내 새로운 삶의 방향을 정하게 된 나는 또 다시 쓰고 읽기로 다짐을 기록한다. 사람에 대한 연민, 따스한 시선을 잃지 않으며 내 속에 있는 ‘인간됨을 실철하는 방식’을 행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말자고.
멋진 꿈이세요.
저도 뭔가 꾸준히 가치있는글을 적어보고싶어요. 멋지십니다.
전 종종 뻘글을 적기도 합니다. ^^ 그걸 거르고 다듬어서 올릴만한 글로 만드는데까지 오래걸리는 편이에요. Jacobyu 님처럼 멋진 서평을 적는 것도 참 어려운 일이지요! 응원 감사합니다. ㅎ
레일라님은 시인의 감수성을 지니셨어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요즘 따라 좋은 시 한편이 절실히 필요하네요. 도잠님께도 따듯한 시 한 구절이 가 닿는 하루가 되시기를 바라요.
레일라님의 따스함이 담긴 이런 밀도있는 글들이 있어서, 이 공간에 찾아오는 보람을 느낍니다.
과찬이지만 기분 좋네요. ^^ 페이스북으로 소식 받아보고 있어요. 기본소득을 연구한 이유도 읽고 저널리즘 토크쇼도 잘 시청했답니다. 바쁘시겠지만 종종 들러주시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맥락없이 뜬금없이 던진 질문에 너무나 멋진 답을 해주셔서 또 고민없이 바로 대답해주셨다는 점도 멋져서 앞으로 그 비슷한 질문을 떠올릴때마다 그날을 떠올릴 것 같아요. 이미 레일라님은 꿈처럼 살고 계십니다 ㅎ!
이런 본질을 꿰뚫는 질문 참 좋아요. 이런 질문을 저도 누군가에게 할 수 있고 싶어졌어요. ^^ 꿈처럼만 살 수 있기를 우리 모두 화이팅 ㅎㅎ!
레일라님의 꿈은 정말, 지속가능한 꿈이네요!^^ 전 그런 꿈을 가진 사람 가까이에 붙어 있어야겠습니다.ㅋㅋ 돈으로도 살 수 없는 따스함 한 조각 얻는 게 얼마나 어려운 현실인지 잘 알기에..
날카로운 비판이나 잣대는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사랑과 배려가 담긴 따듯한 말들은 찾기가 어려운 세상이에요. 꿈에도 뭔가 대단한 포부나 구도가 담겨야 할것 같아 감히 꾸는 꿈입니다.^^ 솔메님이 옆에 딱 붙어 계시며 좋은 글과 생각들로 절 물들여 주신다면 정말 언젠간 실현 가능한 꿈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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