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혹시, 삼성전자 '갤럭시 체험 프로그램'에 대해 들어보신 분 계신가요?
이 프로그램은 현재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 이용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선정된 체험자에게 무려 한달동안 갤럭시8 또는 갤럭시 노트8을 사용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 입니다.
<관련 홈페이지 : http://www.samsung.com/sec/upgradetogalaxy/>
지난달 말, 저는 우연히 이 프로그램에 대한 광고를 접했고, 홈페이지를 통해 '갤럭시 체험 프로그램'에 응모했습니다. 그리고 운이 좋았던 건지 나빴던 건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체험자로 선정되어 지금까지 약 4주째 갤럭시 노트8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발매된지 벌써 수개월이나 지난 기기인 만큼, 기기에 대한 평가보다는 해당 체험 프로그램의 이용 후기를 중심으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프로그램 참가 이유
굳이 제 돈 105만 원을 들여가며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한 이유는 크게 세가지였습니다. (105만원 오타 아닙니다. 105만원이 맞습니다. 체험종료후 기기를 반납하면 체험비용 5만원을 제외한 100만원을 결제취소 하는 방식입니다.)
첫째, 단말기를 교체할 시기가 됐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폰3Gs부터 현재 사용중인 6s까지, 아이폰을 사용한지도 벌써 8년이나 지났더군요. 오랫동안 사용하기도 했지만, 팀쿡 체제 이후 더 이상 혁신적인 경험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아이폰에 약간의 피로감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둘째, 안드로이드 단말기의 발전을 직접 체감해보고 싶었습니다. 제 생애 첫 스마트폰이 갤럭시이기도 했고, 현재 안드로이드 단말기 중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제품인만큼, 갤럭시 노트8을 써보면 안드로이드로의 복귀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셋째, 구글 제품라인(지메일 등)에 대한 OS간의 호환성 차이를 비교 체험해보고 싶었습니다. 저는 G-mail, 구글드라이브, 구글포토, 구글캘린더, 구글지도 등 구글의 제품 라인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 스마트폰에서도 이들 서비스를 주로 이용합니다. 안드로이드는 구글이 만든 OS인 만큼 iOS와 비교해 서비스 호환성에 어떤 차이가 존재하지 않을까 생각했고, 그래서 OS간에 큰 차이가 있는지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습니다.
프로그램 체험 후기
먼저 제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이유가 분명했던 만큼, 그 부분에 대한 체험담을 먼저 전해드리는게 순서일 것 같네요.
"최신 기기의 신선함은 잠시뿐"
첫번째 이유로 들었던 교체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교체시기가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최신 기기가 주는 신선함은 잠시뿐이었고, 기존의 구형 기기는 아직도 더 쓸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거와 비교했을때, 기기 변경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용이 크게 줄어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일주일 정도는 체험 기기의 높은 성능과 특별한 기능들이 새롭게 느껴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신기능의 사용빈도는 점차 줄어들었고, 결국 오랫동안 굳어져온 기존의 사용패턴으로 조금씩 회귀했습니다.
"크게 발전한 안드로이드. 일관되지 못한 UX는 아쉬움"
두번째 이유였던 안드로이드OS의 발전상은 본 프로그램을 통해 충분히 체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과거에 제가 iOS로 갈아탄 이유는 홈에서의 버벅임과 리소스 관리의 불편함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체험 기기는 정말 빠릿빠릿하게 작동했고, 터치위즈 홈도 과거에 비해 크게 개선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놀라웠던 점은 앱 로딩시간이 정말 짧았다는 점이었습니다. 일례로 아이폰 6s에서는 카메라앱이 준비되는데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는데, 체험기기에서는 앱을 실행시키는 순간 준비가 완료되더군요. 동급 기기가 아닌 만큼 직접적인 비교는 불가하겠지만 놀라웠습니다. 스마트폰의 가치는 다양한 서드파티 앱의 활용에 있는 만큼, 이 정도 성능이라면 안드로이드로의 복귀도 문제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여러가지 앱을 설치해서 사용하자 아쉬운 부분이 눈에 띄었습니다. 바로 일관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iOS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이 바로 '일관된 사용자경험(UX)의 제공'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반면 안드로이드에서는 앱들은 개성은 넘치지만 다소 제각각인 측면이 있었습니다. 기본적인 조작 메뉴의 위치, 제스처의 활용 등에서 말이죠. 다양한 앱을 번갈아 사용하다보면 우왕좌왕하게 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구글 제품과의 호환성은 안드로이드가 확실히 우세"
세번째 이유였던 구글 제품과의 호환성은 안드로이드가 확실히 우세했습니다. PC와 연동한 연락처 관리는 icloud-iOS보다 지메일-안드로이드OS에서 훨씬 편리했습니다. 연락처 불러오기 후, 성과 이름이 도치되어 표시되는 경우도 없었고, 중복 연락처를 처리하기도 훨씬 쉬웠습니다.
또한 저는 구글 지역가이드로 활동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도 안드로이드가 좀 더 편리했습니다. 방문한 지역을 기기가 스스로 기억하고 해당 장소에서 찍은 사진들을 자동으로 분류해 리뷰를 올리도록 추천해주는 기능도 아주 유용했습니다. 아이폰에서도 가능하긴 하지만 편의성 측면에서 안드로이드의 우세였습니다.
좋았던 점
"진짜 내 것처럼 사용해 볼 수 있는 기회"
비록 비용지불없이 진행되는 체험은 아니었지만, 한달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동안 최신 기기를 내 것처럼 직접 사용해보고 평가한 후 구매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은 큰 메리트였습니다. 앞으로 이 같은 프로그램이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지만 저처럼 여러가지 이유로 기기 교체를 고민하고 있었던 사람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아쉬운 점
"너무 비싼 체험비용"
기기 반납시 단말기 가격을 환불해준다고는 하지만, 105만원이라는 체험비용은 적지않은 부담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체험비용 5만원만 지불하면 되는 줄 알고 신청했고, 수령 장소에서 단말기 가격 100만원을 추가로 결제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적잖이 당황했습니다. 체험 비용을 책정하는데 체험객의 기회비용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은 크게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그 돈으로 리플에 투자했더라면...) 105만원을 결제하고 체험 기기를 들고 온 저를 한심하게 바라보던 와이프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네요.
"형편없는 유지혜택"
한달간의 체험을 끝내고 체험 기기를 그대로 사용하고 싶은 경우에는 체험비용 5만원을 돌려준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100만원으로 공기계(노트8, 64gb, SKT)를 구매하게 되는 셈이죠. 하지만 한달 사이의 공기계 가격 하락은 반영되지 않습니다. 차라리 반납하고 공기계를 구입하거나, 그냥 통신사 대리점에서 기기변경으로 교체하는 편이 훨씬 유리해 보이더군요. 그리고 유지 고객에게 사은품으로 제공하는 블루투스 스피커는 아무런 유인이 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것보다는 좀 더 현실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편이 좋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총평
이런 기회가 주기적으로 마련되리란 보장은 없지만 다음 기회가 있다면, 저와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시는 분들께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다지 고객친화적인 이벤트는 아니었다는 점을 참고로 말씀드리며, 이상으로 부족한 글을 마무리 짓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야 진짜 실감나는 후기네요
노트8 저도 사용하고 싶은데 돈이 ㅠㅠ
지금은 중저가폰으로 버티고 있다는 ㅠ
댓글 감사합니다.
저도 최신 기기에 끌렸지만, 체험 이후 단말기를 굳이 교체할 필요가 없겠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체험기간이 끝나면 노트8은 반납하고, 현재 사용중인 구형 기종을 계속 사용할 생각입니다.
오홋 잘 읽었어요~
후기 공유 감사합니다. ^^
댓글 감사합니다~^^
엥..이런 서비스도 있군요..
참...모르는 게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