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고 신선한 시선이네요. 산문적 치열함을 가지고 있는 사람만이 시를 써야한다거나 산문적 치열함이 시에서 요구되어야 한다 - 올바르다는 느낌으로 읽힙니다.
시에 관해 재미있는 예술 취향을 가지신 것 같습니다. 다만 '산문적 치열함의 결핍' 그리고 '산문 형식을 창조하는 능력의 결핍'을 숨기기 위해 시를 쓰는 것 아니냐는 이른바 의심의 취향은 논란의 여지가 있어 보입니다.
논의를 풍성하게 하고자 질문을 드려볼까 합니다. 사실 이 글에서 제가 @armdown 님께 궁금한 것은 아래와 같습니다. 취향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기에, 다른 지점을 더듬어가는 것도 즐거운 일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 산문적 치열함이 시(時)에 과연 요구되어야 하는가.
- '산문' 형식을 창조하는 능력이 시(時) 작성에 요구되어야 하는가.
- 현대의 시는 과연 과거의 운문이 지닌 힘을 가져와야 하는가.
- 음악과 결합되어야만 시가 시로서 의미가 있는가.
- 리듬을 잃어버린 시는 침묵 속에서 존재하는 것인가.
그나저나 언젠가 '오늘날 철학을 하는 사람은' 이라는 글도 한번 볼 수 있다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
의견과 질문을 길게 남겨 주셔서 고맙습니다.
질문에 대해 제 생각을 짧게 적어 보겠습니다.
시의 재능을 타고난 사람이라면 '치열함'을 요구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사실 재능이 없으면 치열해도 소용 없고요. (제가 하나마나한 얘길 했네요.)
앞의 1번 답변과 겹칩니다. 그러나 시도 어디까지나 '구성의 미'를 획득해야 한다는 점에 주목하면, '형식'의 능력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 점에서는 오규원의 시론(시작법)에 많이 동의하는 편입니다.
시가 오랜 시간 동안 지니고 있던 '리듬'은 오늘날에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걸 저는 '과거의 운문'의 힘이라고 보았고요.
음악과 시가 공유하는 장점이 '리듬'이라고 봅니다. 시를 다르게 접근하기 시작하면, '짧은 산문' 이상이 되기 어려을 것 같습니다. (물론 좋은 산문은 리듬도 지니고 있지요.)
시가 소리나지 않게 되면 산문과 구별되는 지점이 어디일까 궁금합니다.
서로 엮인 질문이라서 한데 묶어 답하는 편이 나았을지도 모르겠네요.^^
'철학'과 관련해서는 꾸준히 포스팅하겠습니다.
(이미 몇 개 올리기도 했고요. 가장 최근 글은 언어를 권력화하는 인문학자였네요.)
네. 달아주신 댓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시를 바라보는 전제와 관점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