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의 불행과 남의 불행이 촘촘히 얽혀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여기서의 남은, 나와 생판 모르는 사람의 남이 아니라, 내 주위 혹은 건너 닿는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불행을 말하는 것은, 어쩌면 불행의 수준과 깊이를 가늠하는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공감의 측면을 벗어나서요. 측정되어지는 불행은, 불행의 경계 안에서 가두어질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방금 앞 문장에서 '불행의 경계'라는 단어가 떠올랐는데, 어떠한 불행들은 사람을 매개로 전파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래서 '가족 구성원의 불행은 나의 불행' 이라는 시선 대신에, '불행이 나와 가족 구성원에 닿았다'는 표현이 더 낫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내가 불행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불행이 나에게 닿은 것이지요.
불행의 경계를 감싸안을만큼, 개인적인 바람으로 저 스스로는 큰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모두들 그러한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언제나 마음을 가다듬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