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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qrwerq] 남의 불행

in #kr7 years ago

아아, 왜 이 글을 이제야 읽은거죠. 조심조심 읽었습니다. 내 손을 떠난 나의 이야기, 그것도 불행의 이야기라니.. 끔찍합니다. 하지만 가끔은 무엇이 불행인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남의 불행도, 나의 불행도요. 그러니 어떤 말도, 글도 꺼내놓지 못할 때가 있는가 하면, 저도 모르게 저의 불행을 말하고 다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듣는 이에게는 불행한 이야기일 지 모르니까요.

남의 경험(불행)을 도둑질하는 것은 매우 나쁜 습관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또한 어디까지가 나의 불행이고 남의 불행인가 정확히 알지 못합니다. 이를테면 가족 구성원의 불행은 나의 불행이 될 수 있는건가요. 물론 이런 경우를 말씀하신 게 아니란 것을 알지만요.

오롯이 껴안을 자신도 없으면서,

공감하고,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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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의 불행과 남의 불행이 촘촘히 얽혀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여기서의 남은, 나와 생판 모르는 사람의 남이 아니라, 내 주위 혹은 건너 닿는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불행을 말하는 것은, 어쩌면 불행의 수준과 깊이를 가늠하는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공감의 측면을 벗어나서요. 측정되어지는 불행은, 불행의 경계 안에서 가두어질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방금 앞 문장에서 '불행의 경계'라는 단어가 떠올랐는데, 어떠한 불행들은 사람을 매개로 전파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래서 '가족 구성원의 불행은 나의 불행' 이라는 시선 대신에, '불행이 나와 가족 구성원에 닿았다'는 표현이 더 낫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내가 불행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불행이 나에게 닿은 것이지요.

불행의 경계를 감싸안을만큼, 개인적인 바람으로 저 스스로는 큰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모두들 그러한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언제나 마음을 가다듬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