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할 곳이 필요했다. @coolguyred가 기다리고 있으라 한 카페에 갔는데 앞에 서서 주춤했다. 아무리 봐도 내가 아는 카페처럼 생기지 않았다. 입구에서 두리번거리니, 양복입은 아저씨가 문을 열어 준다. "카페 맞나요?" "네 맞습니다."
음료는 무지 비싸다. 그럴 줄 알았다. 자리까지 갔다 준단다. 황송하다. 예비부부가 웨딩상담을 할 것 같은 반짝반짝한 곳 한가운데에 노트북을 펴고 앉았다. 그도 그럴 것이 주얼리샵과 같이 운영하고 있단다.
콘센트는 당연히 없을 것 같아서 말도 안하고 일을 하고 있는데 딱 봐도 부내나는, 자기 가게에 잠시 놀러 온 사장 같은 분이 "노트북 충전기 꽂을 것 준비해 드릴까요?" 하기에 고맙다고 했다. 양복 입은 아저씨가 줄이 긴 멀티탭을 갖다 줬다. 나는 예비부부가 웨딩상담을 받을 것 같은 반짝반짝한 곳 한가운데에서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회사 이름이 찍힌 노트북과 보도자료를 편 채로, 저 쪽 벽에서부터 길게 이어지며 바닥을 반으로 가르고 있는 긴 줄 멀티탭의 한쪽 끝에 앉아서 일을 했다.
일을 하는데 누가 봐도 청담동 사모님 같은 분들이 아주 익숙하고 장소에 어울리는 모습으로 들어섰다. 아까 그 사장님은 다시 다가와서 "기자님 같으신데 기사 쓰기 시끄러우시면 룸이 있으니 자리를 옮겨 드릴까요?" 했다. "아니아니 괜찮습니다"라고 하면서 순간 '사모님들 노는데 내가 여기 있는 게 방해가 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잠시 후회했다.
사실 화장실도 급했는데 쏙들어갔다. 8천원짜리 레몬에이드는 맛있었지만 다시 오긴 어려울 듯. 서울 산 지 20년인데, 서쪽 촌놈에게 강남은 도저히 익숙해지지 않는 동네다.
녜 공감이 가는군요.
저도 그곳에선 이질감을 느꼈을 거 같네요ㅎㅎ
동지들이 많군요 ㅋㅋ
부산촌놈도 세미나, 교육차 서울 가면 제법 많이 느끼긴 합니다만 커피집에선 아직 못느꼈네요 ㅎㅎ 브랜드커피집만 가다보니.
저도 그냥 스벅갈 걸 그랬다는
스벅이나 커피빈을 추천드릴껄...죄송합니다.....
사실 안가본 동네에가면 이상하죠....특히 청담같은곳이면 더더욱....
가본 적은 많은데 항상 일정 끝나고 튀어와서 ㅋㅋㅋ
저도 얼마 전에 결혼식이 있어
청담동에 갔는데
정말 분위기가 이질적이더군요
(내일 후배 청담에서 결혼하는데 못 가겠어요)
그쪽으로는 잘 안가게 되더라구요 ㅠ
저도 될 수 있음 안 가려고 하는 편이예요 ㅋㅋ 차도 막히고..
10년전 청담동에서 모델형들이 서빙해준 만원짜리 커피가 아직도 잊혀지지않습니다.
모델 누님들이었으면 더 좋았을 걸
그럼 꿈에서도 나올듯
30년 전 논현동 카페에서 5천원짜리 오렌지 주스보고 헉했던 기억이 나네요. 맥주 500이 500원이었던 시절…
와우 그렇게 보면 레몬에이드 8000원은 그리 비싼 게 아니군요.
같은 서울땅인데도 참 다르긴 다른가봐요..
그래도 화장실은 다녀오시지 그러셨어요ㅎ
청담동은 아무래도 완전 다른 동네죠ㅎㅎ
하하하.. 저도 친구 4이 모여서 신나게 수다 떨러 갔는데 하필 그동네라서 진짜 백바퀴 돌다가 프랜차이점 커피집에 갔는데 커피집 마저 고요하더라고요.. ㅋㅋㅋ 공감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