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는 내가 아주 사소한 것을 해내기만 해도 주변 사람들이 기뻐하고 칭찬해주는 일이 많았다. 그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감을 얻었고, 스스로가 뿌듯했다. 하지만 커 갈수록 칭찬을 받는 일이 줄어들고 이제는 칭찬받는 것보다 칭찬할 일이 더 많아졌다.
'참 잘했어요'
이제 나의 하루에 '참 잘했어요'라는 도장을 찍어줄 사람이 없구나, 생각하면 씁쓸해진다. 그러나 더 슬픈 건, 스스로에게 칭찬할만한 일이 생각나지 않는 날이 더 많고, 생각해낸다 하더라도 스스로를 칭찬하는 일이 어색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나 지금 잘 하고 있는 걸까.
가끔 내가 물어보기 전에 누가 먼저 말해주었으면 좋겠다.
넌 참 잘하고 있다고, 잘 버티고 있다고, 수고했다고, 지금처럼만 계속하면 된다고.
남들과 똑같이 흘러가는 시간, 무엇 하나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는 내가 점점 작아지는 것 같다. 하고 싶은 것들을 꾹 참고 졸린 눈을 비비며 아등바등 살아도 크게 달라지는 것도 없는데, 나는 어떤 희망을 붙잡고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일까.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넘어설 수 없는 문턱이 있다는 사실이 나를 서럽게 만든다. 참기 위해 사는 게 아닌데, 나도 내가 원하는 게 있는데 하루하루에 어떤 의미를 부여해야 할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마음이 요란해진다.
열심히 산다고 사는데 해야 할 일은 줄어들지가 않는다. 하나를 끝내면 또 하나가 와서 끝나지 않을 것만 같다. 하지만 그날 할 일을 그날 제대로 해냈다고 해서 칭찬받을 일은 없다. 이 한 몸 추스르기에도 경황이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다른 사람을 위한, 세상을 위한 착한 일 하나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 합리화 시켜 보기도 한다. 하지만 게으른 변명일뿐이다.
의미 없는 일상에 불안함을 느껴서일까. 고단한 몸에도 마음 한구석에 아쉬움이 들어서 오늘도 나는 새벽이 되도록 잠들지 못한다. 나는 아직 오늘 하루도 다 소화시키지 못했는데, 내 속에 쌓인 응어리들 때문에 꽉 막힌 느낌이 든다. 하루 동안 무엇을 했나 불안함이 들기도 한다. 별로 해놓은 것이 없는 것 같아서 시간이 천천히 가기를 바라다가도 요란하고 답답한 마음을 견디기 힘들어서 시간이 빨리 가기를 바란다. 그냥 이 모든 것이 빨리 지나가버렸으면 좋겠다.
어른이라는 이유만으로, 누구에게도 칭찬받지 못하고 이 세상을 묵묵히 또 꿋꿋하게 헤쳐나가야 한다는 것은 정말 슬픈일이다. 불공평하고 불합리한 일을 당했을 때 큰소리를 내어 화내지 말고, 마음을 가라앉힌 다음 침착하게 해결하는 것은 기본이다. 다른 사람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는 정도는 해야 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투정이나 어리광을 부릴 수 있는 것도 한두 번뿐이다. 슬프고 속상한 일이 있어도 혼자 잘 견디고 참아내야 한다. 어른이 되어 갈수록 상처가 더 많이 새겨지지만 그 아픔을 잘 극복했다고 칭찬받지 못한다.
어른이라는 이유만으로, 세상의 관습과 편견과 권위에 때로 항복하고 때로 저항에 부딪히며, 때로 하고 싶은 말을 삼키고 때로 하기 싫은 이야기를 하며, 때로 원하지 않는 일을 감수하고 때로 원하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은 언제나 어려운 일이다. 익숙해질 수 있을까. 주저앉고 싶을 때가 많지만 그래도 앞으로 걸어가는 나를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것 같아 외롭다.
이제 어른이니까, 어른이니까, 어른이니까.
그래서 가끔 이렇게 지치고 길었던 어느 하루의 끝과 맞닥뜨리게 될 때면, 나도 모르게 새어 나오는 한숨을 뒤로하고 나 자신에게 참 잘했어,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진다. 내일은 어쩌면 하나쯤 착한 일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오늘을 잘 버텨낸 것만으로도 칭찬받을 일이라며 위로하고 싶어진다.
참 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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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해~~~~~~화이팅!!!!!
감사합니다. :) 화이팅!!
잘 하고 계세요.
감사합니다. 큰 힘이 되네요 :) ! 말이 가진 힘이 엄청 큰 것 같아요.
아직 어리지만 저도 잘했다, 한 마디를 하기 힘들고 듣기도 힘든 것 같아요. 함께 힘이 되어주는 것도 물론 스스로에게 칭찬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네요 ㅎㅎ 글 잘 읽고 갑니다.
@sukyeong 님 잘하고 계십니다! 스스로에게 꼭 얘기해주세요. 잘하고 있다고 오늘도 수고했다고요.
@temps88 님 글을 읽으니까 토닥토닥 해드리고 싶어요. 참 잘했어요! 도장 찍어 드릴게요.
감사합니다:) "토닥토닥" 따뜻함이 느껴지는 단어에요😁
저도 찍어드리고 싶습니다. 참 잘했어요!
도장 저도 찍어드릴게요.
참 잘했어요~!! ^^
감사합니다! 😶 @bree1042님 댓글에 힘입어 오늘도 화이팅하겠습니다 좋은하루 보내세요~!
참 잘 하셨습니다.
그냥 자기가 자기를 칭찬하면 됩니다.
그게 칭찬받을 일입니다.
평안 하세요~
감사합니다. 스스로 칭찬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참 잘했어... 진솔한 얘기..
가끔 어른이라는 타이틀이 무겁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난 아직 몸만 어른인 어른이인데..
매년 더 그 타이틀의 무게가 더해지는것 같아요. @slay님께서도 꼭 스스로에게 "괜찮아, 잘하고 있어. " 토닥거려주세요. 하지만 오늘은 제가 도장을 찍어 드리겠습니다!
" 참 잘했어요""
수고하셨습니다~! 글이 옥상달빛 노래 가사같아요.. (좋다는 얘기입니다.)
다른글도 언능 보았음 합니다~^^
감사합니다~! 칭찬을 처음 들어서 부끄럽네요😮 조만간 샤로운 글로 뵙겠습니다
temps88 님 안녕하세요~^^
다름이 아니라 비트즙에 당첨되셔서 연락드립니다(woo7739님께서 대신 당첨해 주셨어요) 이 댓글 확인하시는대로 제 최신 블로그의 댓글이나 스팀쳇으로 연락주세요~가급적 빨리 연락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