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야 배낭 단디 메라 10화>
"마음은 20대 그러나 몸은 30대"
글/그림 키만소리
방콕의 공항 문을 나서니 후끈한 동남아의 열기가 단숨에 느껴졌다. 끊임없이 구애하는 뚝뚝 기사의 호객행위와 시끄러운 오토바이 경적소리, 내 어깨를 짓누르는 21kg의 배낭의 무게가 내 숨이 턱 하고 막았다. 세계 여행을 시작하는 오늘만을 꿈꿔 왔었는데, 막상 도착하고 보니 맨 몸으로 부딪혀 해결해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들로 가득 차 있었다.
호기롭게 싼 21kg의 배낭은 생각보다 정! 말! 무거웠다. “고작, 첫날부터 무너지면 안 돼!” 라며 마음을 다잡았지만, 야속하게 흘러가버린 시간의 공백을 어쩔 수는 없었다. 배낭 무게에 휘청거리며 퇴근하는 사람들에게 치이면서 지하철과 버스를 갈아타고 예약한 숙소까지 간신히 다다랐다. 오는 동안 택시를 타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지만,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 구만리인 우리가 고작 배낭의 무게에 무릎을 꿇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 참아냈다.
온몸이 땀에 젖은 채 숙소 문을 열자마자 누구랄 것 없이 배낭을 집어던졌다. 한 시간 가까이 메고 다닌 것뿐인데 목부터 허리까지 통곡을 하기 시작했다. 뜨거운 물로 샤워를 끝내고 방콕의 야경이라도 보면 피곤했던 기분을 달랠 수 있을 것 같아, 커튼을 젖혔는데 이게 뭔 일. 방콕의 야경 대신 창문을 열지 못하게 못을 박아준 흔적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가 예약한 곳은 깔끔한 가구와 상태 좋은 침구가 있었고 그리고 저렴하고 좋은 위치의 호텔이었다. 단점보다 장점이 많은 곳이었다. "창문 없는 12인 도미토리에서도 잘만 잤었는데 이게 무슨 불평 거리라도 된다고 호들갑이야! 하루 정도는 창문 없어도 괜찮아!"라고 말은 했지만, 괜찮지가 않았다. 내가 숨 쉬는 이 공간에 한 줄기 빛도 들어오지 않는다는 생각이 일자,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우울함이 몰려왔다.
창문 없는 12인 도미토리에서도 개운하게 자던 20대의 나는 이제는 창문 없는 곳에서 잠을 잘 수 없는 내가 되어있었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어디든 걸어 다니던 20대의 나는 이제는 최소한의 힘듦을 원하는 내가 되어있었다. 내가 걸어온 시간만큼, 나는 조금 달라진 것이다. 여행이 싫어진 게 아니고, 그냥 내가 달라진 것뿐이었다. 나의 하루를 행복하게 만드는 선택에 대한 확신과 취향이 조금 짙어진 것뿐이었다. 무조건 싼 곳으로, 무조건 하드코어 하게, 무조건 아끼자! 하는 나의 20대 시절의 배낭여행 방식을 고집할 필요는 없었다.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우선순위를 몇 가지 적어보았다. 우리들은 하루의 시작과 끝이 좋아야 그 날 하루의 행복 만족도가 높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 하루 예산 내에서 숙박비를 가장 큰 지출 금액으로 잡고, 융통성 있는 이동 수단의 선택을 두 번째 순위로 올렸다. 나에게 맞지 않은 옷을 낑낑대며 입고 있다가, 집에 와서 훌러덩 벗어버린 기분이었다. (오! 후련해!) 그렇게 우리만의 세계 여행을 규칙을 만들었고, 다음날 정말 바라보기만해도 입이 떠억! 벌어질 한 달 살기 집을 찾게 되었다.
글/ 그림 키만소리 (kiman)
엄마와의 한 달 배낭여행을 담은 <엄마야, 배낭 단디 메라> 출간
남편 효밥과의 세계 여행 웹툰 <여보야, 배낭 단디 메라> 연재 중
55년생 현자씨의 두번째 인생 찾기 <저도 할 수 있을까요?> 연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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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편 실시간 세계 여행 소식 여행에 대해 관심이 가네요. 오늘 하루 행복하세요~
다음에 라오스 썰을 다시 자세히 풀어야겠네요 ㅎㅎ 사실 웹툰 소재로 쓰려고 아껴두고 있었거든요
고맙습니다 :-) sd974201님도 하루 행복하세요!
ㅎㅎㅎ감사합니다^^ 저에게 두번의 댓글을 주시다니 라오스 편 기대하겠습니다 ^^
ㅎㅎ 뭔가 공감이 가네요.
5월초에 2주 정도 유럽 여행(여행이라기 보다 지인 방문차...여튼)을 다녀왔는데,
베낭메고 다니는 백패커들을 보면서 저도 그런 생각했었거든요.
지금 이렇게 다니는 것도 힘든데, 백팩까지 매고...
젊어야~ 체력이 좋아야 가능한거구나 배낭여행은....
대단하십니다!
세계 여행자라면 무조건 이렇게 해야한다~ 에서 탈피하니 참 좋아요. 각자의 나이에 맞게, 각자의 스타일에 맞춰 바꿔나가야지 안 그러면 제풀에 지쳐 떨어는 것 같아요. 저희도 지금 배낭을 내려놓은지 두달 되어가는데, 정말 행복합니다 ㅋㅋ 배낭을 메고 다니는 그 타이밍이 있는 것 같아요.
젊을 적에 한번도 못 해봤지만, 지금은 아닌 걸로~ ㅎㅎ
남의 여행이 아니라, 저만의 여행을 찾아봐야겠어요
저는 그래서~ 지인방문차 여행을 좋아한답니다~ 히~
저희도 조지아에 오래 머물고 있어서 반대입장이예요! 지인이 놀러오는 게 그렇게 좋답니다. 올 때 불닭볶음면이라도 가져오면 정말 더 행복해요💛💛💛💛 ㅎㅎㅎ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 얘기 같아요... ㅋㅋㅋ 전 포기했습니다. ...
이젠 차 아니면 못 움직이고... 길게 다니는 것도 힘들고...
저도 아직 마음은... 배낭(저도 한 20kg이상이었던듯) 빵쪼가리 물고 다녔던 그 시절인데..... 휴...
암튼 화이팅입니다. 아직 3학년 이시잖아요.. 4학년되면 또 달라요..
화이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희도 지금 배낭만 보고 지긋지긋합니다. 캐리어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이 너무 부러워요~~~ 차 타고 다니는 현지인들 보면 막 친해지고 싶다니까요 ㅋㅋㅋ 3학년에도 이런데, 4학년 되면 어떻게 될까요..... 두렵....
우선순위를 찾아 여행의 만족도를 높이는것은 정말 대단히 잘하신것 같네요.
우리 부부도 여행은 좋아하는데 사소한 차이때문에 불협화음이 가끔 발생하는데요. 우리의 우선순위를 함 찾아봐야겠네요
팔로합니다
팔로우 감사합니다 :) 정훈님도 여행좋아하시는군요! 반갑습니다 ㅎㅎ 여행이 길어질 수록 느껴지는 게 하나 있는데, 남들이 써놓은 세계 여행 블로그같은 거 똑같이 따라하면 완전 낭패보는 것 같아요. 100명이 여행을 떠나면 100가지의 여행 방법이 생기기 마련이거든요. 정훈님 부부를 행복케하는 우선 순위를 찾으셔서 즐거운 여행 하시길 바랄게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가 몬본건지 몇일 포스팅이 안보이신거 같아요
너무 재밋게 보고 있습니다
기다리고 계셨다니! (심쿵...) 아무래도 조지아와 한국 시차가 다르다보니 활동하는 시간이 다른 것 같아요. 그래서 못 보신게 아닐까요? ㅎㅎ 앞으로 자주자주 올리며 활동하겠습니다. 11화도 기대해주세요!
4월초에 배낭 꽉꽉 캐리어 꽉꽉 채워 뉴질랜드로 왔던 그 날이 생각나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와 첫날 둘째날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은행 계좌 만드랴, 운전면허증 만드랴, 일 구하랴, 집 구하랴..... @_@ 그랬는데 어느덧 5월이 다 가고 있네요 ㅎㅎㅎㅎ 키만효밥 부부님, 다가오는 6월도 신나는 여행 하셔요!!!!! :-))))
으앜. 고생하셨네요 ㅋㅋㅋㅋㅋ 어떤 느낌인지 100% 이해할 것 같아요. 왜냐면 저희도 조지아 도착하자마자 부동산 돌아다니며 1분도 못 쉬고 달렸었거든요. 4일만에 집 계약하고 거실 쇼파에 앉는데 그때서야 긴장이 풀리면서 정말 피곤했어요 ㅋㅋㅋㅋ 저희는 집 하나였지만, chaelin님은 얼마나 힘드셨을지.... (절레절레) 5월의 뉴질랜드 라이프는 어떠신가요? 저희가 정말 다시 가고 싶은 나라 중에 하나가 바로 뉴질랜드거든요♡
저도, 여행떄 가장 큰 비중을 두는곳은 숙소입니다. 여행의 성격에 따라 다르지만.. 여행의 피로를 풀어주는곳이 숙소이기에.. 하루의 시작과 마무리가 가장 여행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젠 휴양지로 여행을 많이 가다보니.. 어쩔수 없는 선택이지요. ㅎㅎ
하루의 시작과 마무리 정말 중요해요. 아침에 눈 딱 떴는데.... 보이는 풍경이 암울하면 정말 기분이 다운되잖아요. 나이가 채워질수록 숙소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옛날에는 어떻게 그런 곳에서 지냈는지 ㅎㅎ 워후~ 찡스님의 다음 여행지는 어디신가요?!
예전에 어른들이 ' 내마음은 이팔청춘이야~'라고 하신 말씀이 이제야 제대로 공감되는것 같아요. 30대 되서 보니 아직 마음은 10대, 20대 인데 몸은.. ㅠㅠ
ㅋㅋㅋㅋㅋㅋ 맞아요ㅠㅠㅠㅠㅠ 저는 그래서 한동안 여행다닐 떄 몇살이냐고 물어보면 (마음은) 25살이야~~ 라고 하고 다녔어요 ㅋㅋㅋ 동양인들이 얼굴이 동안이라 다들 믿거든요. 1년동안 25살이라고 하고 다녔더니 실제로 마음이 어려지는 최면에 걸리더군요 ㅋㅋㅋㅋㅋ 하지만 몸은 여전히 30대.....(오열)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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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자스러운 고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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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타고 한국가서 영원히 쉬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효밥님 왜 키만소리님 뼈를 때리고 그래여 ㅠㅠㅠㅠㅠㅠ 20대의 여행과 30대의 여행이 다르다는 말 격하게 공감합니다. 20대때는 바닥에 떨어져있는 모래만 줏어먹고 여행해도 행복했는데 지금은 또르륵....☆ 키만소리님 웹툰 넘 재밌어요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효밥이는 팩트폭력대마왕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는 제가 나이만 3이지 몸과 마음은 여전히 20대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여행지에서 진짜 20대들 보니까 날아다니더라구요.....그 때 ㅠㅠ내가 이제 30대가 맞구나 뼈져리게 느꼈습니다. 으헝. 그래도 여전히 마음만은 25살이라고 생각하고 철 없이 살고 있습니다 ㅋㅋ 마지막 발악이죠~ 늘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11화도 기대해주세요 ><
싼방의 비밀 너무 재미있네요. ㅋㅋㅋ
저도 20대때는 싼방에서 잘만 잤는데 이제는 좀 힘들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ㅎㅎ 그래서 여행은 젊었을때라는 말이 ㅜㅜ.
잘 읽고 갑니다^^
ㅋㅋ지금은 웃을 수 있지만... 그때는 정말 우울했어요. 나이에 맞는 여행이 있는 것 같아요. 더 어릴 적에 하드코어한 여행을 못해봐서 넘 아쉬워요 ㅋㅋ 지금도 충분히 하드코어하지만...
저도 스페인에 여행갔다가 창문이 없는 방에서 하룻밤 잤던 적이 있었어요.
전 밤새 와인을 마시며 '내가 이럴려구 비행기 타고 여기까지 왔나?'하며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맞아요! 내가 이럴려고 시간, 돈 쓰면서 여기까지 왔나... 라는 생각이 들면 진짜 여행이 망쳐지는 것 같아요. 와인을 마시며 울었던 과거의 gghite님 토닥토닥... 우리 이제 창문 있는 방에서만 자기로 해요 ㅋㅋㅋ
맞아용ㅠ숙소가 제일 중요한 듯,,배낭은,,저흰 미니멈 라이프를 추구하며 시작했지만 점점 무거워지더라구요;;ㅋㅋㅋ
아니?! 다합에서 스팀잇으로 댓글을 달다니....! ㅋㅋ 웰컴 투 스팀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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