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키워서 대학보내면 대충 걱정은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렇지가 않더라. 큰 아이가 입사 시험에서 낙방을 했다. 처음이나 중간에서 떨어졌으면 덜 했을텐데 마지막 최종 면접까지 가서 떨어졌다.
나도 실망스러운데 본인은 오죽하겠는가 ? 아는 사람이 문자를 보내와서 아무런 이야기 하지 말라고 한다. 그래도 집에 가서 아무말 하지 않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너무 실망하지 말라고 했다. 그런거 아무것도 아니라고...
아이는 괜찮다고 하지만 나는 느낄 수 있다. 그 아이가 얼마나 깊은 심연에서 흔들리고 있는지. 삶이란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하지 않다. 태어나는 성격도 다르고 모두가 다르다. 같은 것을 보고 느끼는 것도 다르다. 씩씩하게 보이려고 하는 딸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그냥 화를 내고 한번 울어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아이를 처음 낳아서 지금까지 키워왔다. 내 품안에서 재롱을 부릴때의 모습을 생각해본다. 아마 살면서 제일 행복했을 때가 아닌가 한다. 친척 형님한분이 아이는 4살때까지 재롱 떤 것으로 평생의 효도를 다 하는 것이라는 말을 했던 적이 있다. 그런 것 같다. 그냥 가만히 않아서 아이들 어릴때의 모습을 떠올리면 그냥 마음 깊숙한 곳에서 따뜻한 감정이 밀려온다.
이제는 내가 뭐를 특별하게 해 줄수도 없다. 앞으로는 자신이 걸머지고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인생이다. 예전에 여자아이는 대학 마치고 시집만 잘가면 되었다. 그런데 요즘 여자아이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자신이 벌어서 먹고 살아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차라리 옛날이 더 좋았던 것 같다.
올해말까지 딸아이가 취업을 하기 위해 용쓰는 것을 한번 더 보아야 한다. 그렇게 용쓰는 것을 보면 또 마음이 아플것이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더 마음 아프다.
어머니께서 손녀 취업시험에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으시더니 자식걱정은 끝이 없는 것이라고 하신다. 하기야 얼마지나지 않아 환갑이 되는 아들걱정하시는 것을 보면 그런 것 같다. 조금있으면 결혼하는 것 아이 낳아서 키우는 것 등등 모두 걱정거리라는 것이다. 삶이란 원래 그렇고 그런 것인가 보다. 아무리 삶이 걱정의 연속이라고 하더라도 지금 당장의 걱정이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마침 어머니 생신이라 식구들 모여서 식사를 했다. 힘들텐데 웃으면서 나름 최선을 다해 할머니에게 재롱을 떠는 것을 보니 고맙다.
삶이란 넘어지고 깨어지고 하면서 나아가는 것이다. 실패도 하고 성공도 한다. 그러나 성공과 실패가 인생의 의미를 결정짓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딸아이에게 인생이란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돈을 많이 벌고 지위가 높아지고 하는 것은 인생에서 아무것도 아니라는 이야기를 했다.
영혼을 울리는 일을 찾아보라고 했다. 이제는 대기업에 취업한다고 해서 인생이 정리되지 않는다. 그리고 돈을 좀 더 번다고 해서 행복해지지도 않는다.
난 딸아이가 영혼이 행복한 일을 찾고 살았으면 한다. 물론 그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잘안다. 아무리 영혼이 울린더라 하더라도 경제적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도 안다.
그래도 살아보니 영혼이 울릴때가 행복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아이가 영혼을 울리는 일을 찾으러 다니면 나는 끊임없이 걱정속에 살게 될 것이다. 그래, 난 걱정을 해도 좋으니 너는 행복을 찾으러 마음껏 방황하고 고민했으면 좋겠다.
살아보니 삶의 행복이란 그 어디쯤에 있는 것 같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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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마음은 변함없는 영원한 후원자죠!
잘 될겁니다.~^^
감사합니다
왠지 눈이 시큰해 집니다
저 역시나 아이를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충분히 그 심정이 느껴져 옵니다.
아이의 고통은
부모에게 더한 고통으로 다가오고
아이의 기쁨은 부모에게 더큰 기쁨으로 다가오는 것을 알게 되지요....
므 잘될걸 믿어요
강해보이는걸요^^
두분다 힘내세요
아자~~~
언젠가 제 아이가 이글을 볼 때가 있겠지요
저도 바래봅니다. 우리 아이들 셋 모두 영혼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다 잘 될거라 믿습니다.
기원합니다
올드스톤님의 사랑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분명 잘해낼겁니다~ ^^
올드스톤님의 마음이 느껴지네요^^
부모님이 자식 생각하는 마음은 다 비슷한거 같습니다. 저도 자식이 생긴다면 저도 그런 마음이 들지 않을 까 생각되네요 편안한밤되세요 올드스톤님^^
감사합니다
큰 울림을 주네요.저 역시 아이들이 항상 행복하기만을 바래봅니다.
올드스토님께서 예전에 제 포스팅에 인생은 걷는 것이라고 댓글 달아주셨던 것이 생각납니다. 따님분과 같은 선에서 보이지 않게 보이는 만큼 페이스메이커처럼 함께 걸어주세요.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것 저것 정리하고 여행이나 해보려 합니다
따님께서 이번 일을 앞으로 나아가는 계기로 삼아 더 좋은 일이 있으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따님께서도 영혼을 울리는 일을 찾을 거라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런 생각을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아버지인것 같네요. 따님도 스팀잇을 하시나요? 나중에 취업이 잘 됐을 때 이 글을 읽는다면 마음에 깊은 울림이 있을 것 같군요.
감사합니다. 나중에 이글을 보면 애비 마음을 알아 주겠지요
외람된 말씀이지만 자녀분을 좋은 인성으로 너무도 훌륭하게 키우신 것 같습니다.
당장 눈앞에 당면한 본인의 좌절과 실패에 대한 감정을 숨기고 오히려 어르신들의 기분을 살필줄 안다는 것이 요즘 젊은이들은 물론 인생을 제법 살아온 어른들에게도 쉽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도 잘 알고 있으니까요.
아마도 그렇기 때문에 올드스톤님의 마음이 더 애잔하게 느껴지시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우리는 인생에서 다시는 오지 않을 것 같은 기회를 놓치고 때로는 상심하고 슬퍼하지만 묵묵히 자신의 길에 성실함을 더하다보면 오히려 지나고 나서 더 좋은 기회로, 더 좋은 환경으로, 더 나은 결과 위에 올라서 있는 자신을 종종 발견하게 됩니다.
항상 감사할줄알고 주위를 배려할 줄 아는 따님에게도 머지 않아 '이런 좋은 결과를 위해 잠깐의 아픔이 있었구나.' 추억할 수 있는 시간이 있을 것으로 의심치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아.. 딸아이 속이 많이 상하겠어요.. 다음번에 더 좋은 일이 기다리고 있어서 그런거라 생각하고 너무 실망하지 말길 ㅠㅠ 화이팅입니다.
인생지사 새옹지마라고 했지만 귀에 들어 올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영혼을 울리는 일을 하고 싶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
감사합니다
저는 우리 딸이 대학 안가고 자영업으로 성공했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희망 사항일 뿐이죠...
부모는 지나온 삶이 있어서 자식들이 편하게 살수 있는 삶의 길이 보입니다.
딸이 크기전에 건물이라도 하나 사 놓아야 할텐데요...
가상 화폐 가격이 빨리 올라야 하겠군요
아.... 저는 이제 시작인데...
소꼽놀이를 하는 아이를 바라보며 미래에 대해 생각하게 되네요.
영혼이 행복한 일이라...
공부보다 중요한 것은 재능을 찾아주는 일 같더라구요
부모 노릇에 정년이 있겠습니까
예전에 친정어머니 말씀에
자식이 자라면 근심도 자란다고 하시던 말씀
절절히 느끼고 삽니다.
그리고 저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기회라고 생각하며
못다한 효도 사랑으로 물려주려고 마음을 다잡습니다.
편안한 휴일 지내세요.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대한민국의 부모들 대부분이 자신들의 경험상 좋은대학나오면 끝이겠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때문에 대부분이 대학을 나오면서 대학졸업의 의미가 퇴색된듯합니다. 물론 근본적인 원인은 IMF 이후 좁아진 취업시장이겠지만....
점점 세상 살기가 어려워지는 듯 합니다
저는 자식놈이 영혼을 울리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좀 편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교차하더라구요. 어떤 때는 이렇게 생각이 들다가 어떤 때는 또 저런 생각이 들다가...
요즘 워낙 어렵잖아요. 요즘 졸업하자마자 바로 취업에 성공하는 경우가 거의 없잖아요. 격려해주세요. 잘 해낼 거예요.
그러길 바랍니다
꼭 잘될껍니다!!
I also always hope that I can see the success of my child
지나고나면 별일 아닌데도 그 당시에는 왜 그렇게 힘든지ㅠㅠ
잘 극복할겁니다!
따님은 영혼이 행복한 일을 찾게 될겁니다. 글에서 아버지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괜히 마음이 따스해집니다. 저는 올드스톤님의 따님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돈만으로 안되는 것도 많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