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천만원짜리 회사가, 대형 포털 다음을 집어삼키다

in #tooza7 years ago (edited)

[2014년의 소고]

연간 매출액 천만원, 직원 22명. 아이위랩(IWILAB). 김범수 의장이 NHN에서 퇴직한 후 설립했던 벤처기업이다. 작은 벤처동 건물에서 소규모 팀으로 시작했던 회사다. 불과 4년전 얘기다. 이런 작은 팀이었던 아이위랩이 카카오로 덩치를 키웠다. 그리고는 한때 우리나라 최고 포털이었던 '다음(daum)'과 합병한다.

합병 후 카카오 법인은 해산하고 다음은 존속한다. 법률적으로는 다음이 카카오를 흡수합병한다. 그러나 이면을 보면 카카오가 다음을 인수해서 우회상장을 하는 모양새다. 최대주주는 김범수 의장으로 합병 후 지분율은 39.8%다. 다음의 최대주주였던 이재웅 전 대표의 지분율은 3.6%가 된다. 다음카카오의 최대주주는 김범수 의장이 되고 경영권을 장악한다. 사실상 카카오는 다음을 통해 덩치를 키우는 모습이다.

어쨌든 다윗이 골리앗을 먹어버린 사건이다. 카카오의 위대한 승리를 보면서 벤처인들의 가능성을 본다. 다른 한편으로는 포털 1위 자리를 네이버에 내주고 힘을 못 쓰다가 결국에는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다음을 보니 안타깝기도 하다.

김범수 의장님은 나를 모르지만 나는 김범수 의장님을 잘 안다. 너무 유명한 사람이기에 IT판에서 허드렛일이라도 했던 사람은 그를 모를리가 없다.

김범수의 아이위랩은 축구로 치면 수비수가 아니라 공격수였다. 계속 슛을 찼다. 2008년에 부루닷컴이라고 미국에서 사진 공유 서비스를 오픈했었고, 우리나라에서는 위지아라는 설문조사/추천 서비스를 오픈했다.



두개 다 써봤다. 신경써서 잘 만든 서비스들이었다. 위지아는 재미있기까지 했다. 그런데 빛을 못봤다. 그 서비스들은 처참히 망했다. 그럼에도 아이위랩은 부지런히 슛을 찼다. 당시 김범수 의장님은 콘텐츠 소비 채널이 모바일 트렌드로 이동하는 것을 감지한 것 같다. 웹을 포기하고 모바일로 전투 장소를 옮겼다.

카카오수다, 카카오아지트, 카카오톡 총 3종의 모바일 서비스를 내놨다. 카카오 아지트가 2010년 2월에, 3월에는 카카오톡, 3월 30일에 카카오수다를 오픈했다.

그리고 6월에 카카오글로벌 서비스를, 8월에는 안드로이드 버전의 카카오톡을 오픈했다. 정말 엄청난 속도다. 2009년 초반부터 모바일에 대한 학습을 시작하면서 워밍업을 다졌지만 실제 카카오의 전신이 만들어진 것은 2010년 상반기 반년 동안이라고 보면 된다. 6개월간 만든게 4년후 오늘 시가총액 수 조원 규모의 회사로 재탄생한다. 놀랍다.

전략은 '다:다 커뮤니케이션 채널'인 카페, '1:다 커뮤니케이션 채널인 블로그', '1:1 또는 다:다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채널'인 메신저 등 모바일로 할 수 있는 가장 큰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채널들을 모두 커버리지 하는데 있었다.

이 전략 중 카카오톡이 시장에서 먹혀들어갔다. PC시장은 검색이 주류이지만 스마트폰은 기본적으로 통신 수단이기에 메시징 서비스 시장이 가장 클 것이라는 전략이 먹혔다. 이를 감지하자 회사 이름을 아이위랩에서 카카오로 재빠르게 바꾸고 카카오톡에만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

카카오 이전에도 쟁쟁한 경쟁자들이 있었고 이후에도 쟁쟁한 경쟁자들이 있었다. 재미있는 건 다음이 만든 마이피플이 한때나마 카카오보다 잠시 인기를 끌었던적도 있다. 카카오는 말을 못한다며 mvoip를 마이피플이 부각시키는 등 서로 직접적으로 공격을 해가며 마케팅을 했던적도 있었다. 어쨌든 결과는 카카오가 승리했지만. (한번 만들어진 네트워크는 깨기가 쉽지 않은걸 또 보여줌, 그래서 라인은 아예 카카오가 잠식한 한국 시장을 포기하고 해외부터 공략하는 전략을 써서 성과를 거둠)

카카오가 메신저 시장에서 커갈 때 모바일 콘텐츠 시장 자체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성장하고 있었다. 기술 격차가 적은 분야라 어떤 메신저든지 론칭만 하면 기본적인 덩치는 키울 수 있던 시기였다. 소위 말해 '선빵 때린 사람들이 누리는 시대'였다.

경쟁에서의 승리 요인 중 하나는 '원활한 서비스'였는데 카카오는 천재적인 2가지 눈높이 마케팅으로 시장을 잠식해 나갔다. 일정 회원이 넘어가자 서비스가 불안정해졌다. 당시 서비스 불안정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이 컸다. 이는 자칫 이용자 이탈로 이어질 수 있었다. 서버 증설이 필요했다.

여기엔 막대한 자본도 필요하다. 이륙하는 로켓엔 연료가 필요한데 마침 김범수 의장님에게는 돈도 있었다. 적시에 서버를 늘렸다.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메신저에 번개 마크를 달았다. 번개마크가 달리면 '겁나 빠른' 앱으로 업그레이드 된거라고 어필했다. 이 어필은 시장에서 먹혔다. 번개마크 어필 후, 사람들은 카카오는 불안정한 서비스라고 여기지 않았다. 어쩌면 서버 증설만 한 후, 간단히 공지사항 하나로 때웠어도 될 것을 재미있는 마케팅으로 연결 시켜 사람들에게 제대로 각인시켰다.

유료 메신저 서비스는 알아서 성장이 멈췄고 서비스가 불안정하던 다른 메신저들은 카카오에 밀리기 시작했다. 일단 네트워크 효과가 생기면 이를 깨기가 쉽지 않다.

두번째 천재적인 마케팅은 '무료문자'로 어필한거였다. 거의 대다수 이용자들은 주고 받는 메시지가 '패킷'인지, 'SMS'인지 관심도 없고 알지도 못한다. 사용하는 통신망이 기지국을 거치는지 랜선을 거치는지 와이파이를 거치는지도 모르던 시대였다.

그런 기술적인 부분을 일일이 설명하느니 '무료문자'한마디로 어필하는게 시장에는 파급력이 컸다. 이것도 먹혔다. 사람들은 '문자 메시지를 공짜로 보낼 수 있다'는 말에 너도나도 카카오를 다운로드 받았다. 대중들은 문자요금 10~20원에도 민감하다는걸 간파한거다. 이건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 자란 김범수 의장님의 환경 덕분이라 본다. 과연 재벌집 아들들이 저런걸 간파할 수 있었을까? (그러고보면 예전에 네이트온이 MSN으로부터 PC용 메신저 시장을 뺐을 때도 하루에 무료 문자 10개를 준다고 하면서 시장을 잠식했던 것 같다. 서비스 회사에게 무료 마케팅은 참 강력하다. 특히 기존에 돈주고 쓰던 것을 무료로 대체할 수 있을때는 파급력이 쎄진다.)

카카오는 인간 본성을 꿰뚫고 다룰 줄 아는 회사였던 것 같다. 더불어 린 스타트업이란 어떤 것인가를 제대로 보여 준 회사다.

오늘은 4살짜리 카카오가 조(兆)단위 시총을 자랑하는 다음을 집어삼키고 다음카카오로 다시 태어나는 날이다.

IT산업은 정말 역동적이고 빠르다. 오늘의 루저가 내일의 위너로, 오늘의 위너가 내일의 루저가 되는 곳이다. 주변에 있는 평범한 개발자도 다시 봐야하지 않겠나 싶다.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르니. 그리고 3년마다 한번씩 포털 1등이 교체된다고 했는데 그 정설을 깨고 살아남아 꿋꿋하게 1등 자리를 잘 지키는 네이버는 정말 아무리 생각해도 대단하다.

2014년 10월 1일
송종식

김범수 의장님에게서 배울 점 : 선택과 집중, 지속적인 슈팅, 유연한 의사결정, 남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매우 빠른 실행과 프로덕트 개발, 퍼블릭한 시장을 찾는 능력, 퍼블릭한 대중을 상대하는 언어의 선택, 버릴때 버리고 바꿀때 바꾸는 결단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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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I am a robot. I just upvoted you! I found similar content that readers might be interested in:
http://investor-js.blogspot.kr/2014/10/4.html

빈틈없는 로봇 치타군! 이글은 제가 노력을 기울여서 쓴 제 글이 맞아요. 블로그 글을 이사해서 가져오고 있답니다. 스팀 팍팍 주세요~ 화이팅!

마지막에 김범수 의장님에게서 배울점 ㅋㅋ엄청 많네요!! 그 중에서도 '무료문자'가 가장 인상적인 것 같아요. 좋은 상품을 만들어놓고도, 마케팅에서 실패하면 가치가 인정받을 수 없거든요. '무료문자' 마케팅이 카카오에 제대로 날개를 날아준 것 같네요!

저도 그 마케팅을 가장 핵심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다음카카오에 이런 스토리가 있었군요 재밌게 잘읽고 갑니다~

전 카카오가 아직도 잠재력이 많은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영리하지 않아서, 아니면 악하지 않아서인지, 매출을 못 낸다는 평이 많아 주가가 바닥을 길때 ‘사회적기업에 투자한다고 생각하지 뭐.’ 하고 몰빵한 개미입니다. 무료문자, 무료 콜택시, 저렴한 대리 수수료. 매출 보다도 공공에 서비스하는 실제 가치가 크기 때문에 아직도 장투 하고 있습니다. ㅎㅎ 애정이 많은 카카오의 옛 이야기를 들으니 흥미롭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앗... 폴리우스님
백퍼 공감합니다.
저도 카카오택시 이용합니다.
카카오팜에서 물건도 삽니다.
카카오페이를 씁니다.
카카오톡은 말해 무엇하나요?

(저도 카카오에 몰빵 소근소근)

힘내세요! 짱짱맨이 함께합니다!

김범수의장을 보면서 도전정신을 배웁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많은 분들께 귀감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저도 배웁니다. 감사합니다~

음.. 저 이거 언제 보팅 눌렀는지 모르지만... 다시 읽어보니 참 배울만한게 많은 글이네요 @홍보해

@jongsiksong님 안녕하세요. 아리 입니다. @joeuhw님이 이 글을 너무 좋아하셔서, 저에게 홍보를 부탁 하셨습니다. 이 글은 @krguidedog에 의하여 리스팀 되었으며, 가이드독 서포터들로부터 보팅을 받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카카오스토리만 봐도 진짜 어마어마합니다.
정말로 사업 감각이 탁월한 것 같습니다.

뛰어난 아이디어도 대단하고, 그런 아이디어를 뒷받침해줄수 있던 자본력도 대단하고, 그런 아이디어와 자본력을 쏟아부울수 있던 분도 대단하신것 같습니다.
과거 핸드폰으로 인터넷이 전부 유료였지만 와이파이개념이 생기면서 무료로 즐기기 시작했고, 과거 모든 메세지가 유료였지만 카톡의 등장이후에 무료로 즐기게 되었는데 그다음은 무엇일까요 ㅎㅎ 또 무엇이 혁신을 가져올지 궁금합니다.

김범수 의장의 인터뷰 중 기억에 남는게 지식의 저주라는 말이 있어요. 내가 이미 it계에서 성공을 한번 했다고 모바일까지 잘 알 것이라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 아직도 인상이 깊어요 :D

아..이런 히스토리와 글을 보면 삶의 도전의식이 뽐뿌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한번씩 이런글을 읽으면서 자신감을 고취시키는건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신 바짝 차리게하는 글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카카오가 샤오미처럼 될지, 구글이 될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것같습니다

기업의 흥망성쇠는 어떻게 뒤집힐지 몰라서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는게 맞는것 같습니다.. 게다가 요즘엔 변화가 더 빨라서..

'언제든지 뒤쳐질 수도 있다.'
라는 말이 떠오르며
비단 해당 IT기업만이 아니라
스팀잇에서도 충분히 적용되지 않나 싶네요

잘 보고 갑니다.

IT기업의 성장력이 정말 무섭네요. 미래에 개발자가 되고 싶은 젊은 청년으로써 흥미롭고 자극되는 글이었습니다ㅎㅎ 인생은 김범수 의장처럼..

개발자이시니까 멋진 서비스를 만들어내실 것 같습니다. 김범수 의장처럼! 화이팅입니다!

번개마크 달때 쯤 카카오톡이 기억나네요. 아마 그 프로젝트를 "겁나 빠른 황소" 뭐 이런식으로 홍보했던거 같은데요
저도 당시에 카톡을 쓰다가 마이피플로 잠시 넘어갔다 틱톡 그리고 다시 카톡으로 넘어왔었죠
카톡 피씨버전이 없던때라 마이피플 피씨버전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넘어갔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