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가로등 아래 아저씨는 울고 있었다.

in #kr-art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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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아니다 오늘 점심까지 제출해야 하는 기획서가 있어서 겨우겨우 끝내고 방금 집으로 걸어오던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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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폰으로 노래를 들으며 가는데
좁은 골목길, 하나 있는 가로등 옆에 아저씨 한 분이 서 계셨다.
정확히는 가로등에 기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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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간에 여기서 뭐하시나, 혹시 취하셨나’ 하고 그냥 빨리 지나가자 생각했다.
빠르게 지나가며 그냥 아저씨를 쓱 봤는데

가로등 아래 아저씨, 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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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놀랐다. 못 본 척하고 집에 왔다.
편하게 갈아입고 세수하고 있는데 자꾸 생각이 난다.
왜 울고 계셨을까. 이 시간에, 가로등 아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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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애잔해지는 글입니다.
그 분... 우리의 형님일수도, 삼촌일수도, 옆집 아져씨일수도, 아버지일수도 있는 분인데...
좋은 일만 있으시길 바랄 뿐입니다...🙏

아무런 관련이 없던 저이지만 왠지 씁쓸해졌습니다...

아.. 뭔가 잔하네요.. 내일 일어나자마자 아버지한테 전화드려야겠어요 감동적입니다..

좋아하실거예요!^^

감수성이 풍부한 분이시네요. 울 아부지는 뭐하실라나..

시험기간에는 폭발하는 감수성....

누군가의 가로등이었을텐데라는 말이 여운이 남네요 :) 우리도 이제 누군가의 가로등이 되어야겠죠...

짠하네요... 무언가에 기대고 싶지만 또 혼자이고 싶은 그런 밤이셨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