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 가족. 나. (My Day One)

in #kr-diary6 years ago (edited)

아버지는 항상 바쁘셨습니다.
유년시절, 가족과의 여행 기억이 없습니다.

바쁨.
그것은 결코 모든 것을 회피할 수 있는 아버지의 무기가 아니었노라고.


 하루 이틀도 안돼?
 아냐.. 그건 단지 의지의 문제야.
 반드시 지어야 할 책임을 비운거야.



그런데, 십수년이 지난 지금,
당위성을 대며, 불참이 옳다 말하는 나와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바쁠 때,
친정 식구들이랑 함께 있는 것이 좋겠다며,
되려 시의 적절한 행운이라고도 여기고 있습니다.

그 때는 가족이었고, 지금은 가장입니다.
그 때는 그토록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었건만,
지금은 제발 나를 이해해 달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올해도 여름 휴가 사진에 나는 없습니다.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
지키지 못하고 한 쪽으로 치우칩니다. 오늘도. 올해도. 또 오늘도.

숱한 야근 일 수.
100번 뿐인 여름.
10번 뿐인 젊음.
1번 뿐인 내 아이의 7살.

나의 하찮치 않은 여름 휴가를 하찮게 여긴 반성 일기.

Day One: 2018.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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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어려운 이야기네요.
비슷한 상황에 있는 처지여서 더욱 공감이 가네요. 언제나 가족이 먼저라고 생각하자고 하지만 현실은 어려우니....ㅠㅠ
힘내시고 저는 찬바람 날때 쯤이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저도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폭염이 물러갈 무렵엔 끝날 것 같습니다.
긴 시간 가족과 함께 할 가을은 놓치지 않으렵니다.
힘 보태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짜 왕자님(?)도 힘내세요.

안타까운 이야기네요.
결국 서로의 입장이 되어야만 느낄 수 있는 것도 있는거같아요.

맞는 말이네요.
그런데, 중요한 건,
머리로는 이해가 되면서도 아직도 저는 그때의 아버지가 서운합니다. ㅎ
그 말인 즉은, 제 아들도 저에게 서운함이 남는다는 거겠죠?

요즘들어,
가족에게 만큼은 진심을 다해 전력투구를 해야 그나마 덜 후회할 것 같다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

아. ㅋㅅㅋ님은 우선 복학 준비에 전력투구 하십쇼 ^^

흠... 아직 아이는 없지만 결혼 한 입장에서 참 공감가는 글이네요.
바쁘다는 핑계로, 일이 많다는 핑계로 시간을 함께 보내주지 못하는 와이프에게 참 미안하네요...
글 잘 읽고 팔로우도 하고 갑니다. :)

네. 바쁘다는 것은
주변사람들에게는 떳떳한 이유가 될 수 있을지라도,
제 자신에게 묻거든, 핑계일 수 밖엔 없죠.

맞는 말씀입니다. 알지만 실행 못하는 제 자신에게 대는 핑계인거죠.. 잘해야 하는데..ㅜㅜ

홀로 저기 풍경을 바라보는 벤치 사진과 함께,
읽으면서 마음한켠이 아릿해져오네요..
저도 여러모로 생각해보게 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와이프가 찍어 보내 준 사진이에요.

지리산 경치 좋다고 보내준건데,
저에겐 어쩌다 쓸쓸함이 느껴지는 사진이었습니다. ㅎ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대박사건!!

저는 휴가 3일을 취소하고

당일 놀러 다녀 왔습니다. ㅜㅠ

그나마 다행(?)인 건가요? 하루는 다녀오셨으니 ㅋ

대한민국.
왤케 바쁘게 살아야 합니꽈? ㅎㅎ

마지막사진
멋지네요
아기7살..
이쁠 나이네여

말 제법 통하는 나이가 되니, 잼난(?) 일이 많죠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