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viewing a single comment's thread from:

RE: 평범하게 비범한, 비범하게 평범한 A씨의 삶.

in #kr-pen6 years ago (edited)

실화가 아니라면 극단적이고 큰 의미가 없는 사고 실험인 것 같습니다. 평범한 수준이 여러개인데 사람들이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거나, 천재들이 모인 게 당연한 엘리트 집단에 있어서 서로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다거나,(또는 그들만큼 천재가 아니라서 절망하거나) 직장에서 평범하지 않은 성취를 하고 그 계기로 마음을 바꾸고 그냥 올라가 버린다거나, 아무래도 막노동꾼은 너무 힘들어서 사무직에 정착하던가(제가 아는 많은 비범한 사람들이 평범한 사무직이나 거의 바로 붙을 수 있는 공무원으로 갔습니다) 그 이후에는 일을 아무리 잘 처리해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구요. 잘하지 않을 때 욕먹는 일밖에 없는 일들이니까.

이렇게 많은 변수들이 있는데, 이것이 개인의 삶을 조명한 게 아니라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실례했습니다.

Sort:  

평범한 수준들이 모여서 사람들이 대단하게 생각하기에 새로운 사람들을 사귈 수 없다고 써두었습니다. 주변에 있는 몇 없는 사람들은 A씨가 많은 재주를 가지지 않았을 때부터 지켜본 사람들이기에 물론 재능이 없었다면 그만큼의 재주를 가지지 못 했겠지만, A씨의 노력 또한 알고 있기에 잘 지낼 수 있습니다. A씨가 그 재능들로 눈에 보이는 성취를 이룬 것도 아니기에 더욱 열등감이 발현될 일이 적기도 했겠죠.

말씀처럼 사무직이나 공무원에서 눈에 띌 일 없이 지낼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씨는 눈에 띄지 않아야 한다는 병적인 집착을 가지고 있습니다. '발각'이라는 표현을 쓴 것도 그 병적인 집착을 보여주기 위해서였죠. 내면묘사가 부족해서 현실감을 느끼지 못 하신 모양입니다.

현실감이 부족하다고 그냥 지나치실 수 있었음에도 자세한 감상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극단적으로 평범함을 추구하려는 마음에는 다소 피학적인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적인 요소들도 있겠지만 가상에 가까운 사례라 여겨지는데, 저는 쓸데없이 직업병이 도지네요. A씨의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 혹은 A씨의 유년기가 어땠을지 궁금해집니다. 천재성을 타고 났음에도 알 수 없는 어떤 이유들로 인해 자기표현을 하는 것이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것은 아닐까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게 되네요.

말씀을 듣고보니 기원을 세워보고 싶기도 합니다. A씨가 청소년기에 좋아하던 여학생이 미대를 지망했는데 미술에는 뜻이 없었던 A씨가 그 여학생보다 그림을 잘 그렸다면 어떨까요. 그리고 이와 비슷한 일이 A씨의 생애에 걸쳐서 여러번 반복되었다면 어땠을까요.

자신의 재능이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대상에게 해를 야기하는 결과가 반복됐다면 자기가 드러나는 것을 극도로 조심할 수밖에 없었을 것 같네요. 뭔가 가위손이 생각나기도 하고.. 충분히 개연성이 있다고 여겨집니다.

A씨가 본인의 천재성이
남의 눈에 띄지 않는걸 원한다면,
컴퓨터 프로그래밍 쪽이나,
집에서 재택 근무가 가능한 직종을 찾았다면
본인의 천재성을 굳이 숨길 필요도 없고,
옆에서 보고 질투할 군중도 없지 않았을까요?

자신의 천재성을 숨기면서 그와 동시에
평범한 삶을 추구한다면,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직종에서,
개인의 천재성이 직무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일을 찾아서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천재적인 속기사,
천재적인 학교급식 영양사,
천재적인 9급 공무원,
천재적인 집배원,
천재적인 여행가이드..

이런 사례는 아직 들어본 적이 없거든요.
(상기에 나열된 직업들은 천재성이 직무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한 예시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시간이 되신다면 여행 후에 답변 주세요 ^^

A씨가 천재성을 감추려는건 합리적인 선택이라기보다 병적인 측면이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