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빠

in #kr-writing7 years ago (edited)

영화 <국제시장>을 기억하는가? 내가 기억하는 우리 세대의 아빠는 국제시장의 그 아버지 모습 그대로였다. 배운것도 가진것도 별로 없었기에 그저 앞만 보고 달렸던 사람. 별을 보고 퇴근하고, 새벽 달을 보고 출근하기를 당연한 것으로 알았던 사람. 가족 여행이라는 것이 무언지도 모르고 그저 돈만 벌어다 주면 모든것이 다 잘 될거라 믿었던 사람. 아버지는 그래야 한다고 배웠던 사람.

그런데 나이를 먹고 나니 머리 굵어진 자식들은 아빠와 함께 한 추억이 없기에, 그 둘 사이에는 좁힐 수 없는 어색한 거리가 생겨 버린것이다. 이것이 우리 시대의 아버지였다. 그런데 요즘 아빠들은 어떠한가? 내가 봐도 정말 대단하다 싶다. 특히 스티밋에 보면 아빠들이 더 아이 육아에 유난이다 싶을 때가 많다.

내가 지금 스티밋에 요즘 아빠라는 주제로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우리 신랑은 아이들의 이빨을 닦이며 아이들과 한참 씨름중이다.

(칫솔질을 하며) 맛이 없잖아.
먹는 것도 아닌데 맛이 왜 있어. 이빨을 보호해 주는 건데.
다음은 시은이~ 시은이 빨리 아~ 이~
어린이집에서 치카치카 안했어.
왜 안 했어요?(아들한테는 거의 명령조였던 신랑의 어투가딸한테는 급 상냥해 진다)
아빠가 칫솔 안 챙겨줬잖아.
아~ 아빠가 내일 갖다 줄께요~

신랑의 아빠 노릇에 가끔 웃음이 나온다. 첫째때는 조금 엉성하다 싶더니 이제 제법 진짜 노련한 아빠가 되어간다. 이제 남편은 아이들에게 누구 보다 좋은 친구이다.

downloadfile-3-11.jpg
*이미지 출처 : 구글

지난주 신랑은 아이들 방학이라 주5일 근무일 중에 3일을 휴가를 냈다. 그리고 하루가 공휴일이었으니 하루를 출근한 것이다. 신랑이라고 해서 어찌 눈치가 보이지 않겠는가. 그래도 신랑은 아이들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요즘 자기의 삶의 중심은 아이들이래나. 일이나 승진을 위해서 아이들과의 소중한 추억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신랑이 회사에서 막나가는 사람은 아니다. 회사에서도 어느정도 인정을 받고 있으며 승부욕이 누구보다 강한 사람이다. 그럼에도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 같아 내 남편이지만 아주 가끔 예쁠 때가 있다.

게다가 아이의 어린이집 오리엔테이션에 갔다오더니 학부모 운영위원이 되었다고 한다. 분기에 한번만 참석해도 된다고
덥썩 한다고 했단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열심히 잘 해 보라고 할 수 밖에는 없었다.

요즘 아빠는 사실 너무 바쁘다. 일과 육아를 분담해야 하기에 우리네 아빠들만큼이나 바쁘다. 그럼에도 우리네 아빠와 다른 것이 있다면 가족과 함께하는 현재를 꿈꾼다는 것이다.

아이가 잠들기 전에 책을 읽어주고, 자장가를 틀어주며 아이와 자리맡에서 소근소근 이야기를 나누고, <사랑해>라는 말을 속삭여 주는 아빠. 이렇게 어린시절의 추억을 아빠와 함께 쌓아가는 아이들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적어도 사랑하고 사랑받을 줄 아는 아이로 자라서 좋은 아빠,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당신은 당신의 아이와 어떤 관계를 맺고 싶은가.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스스로가 잘 알지 않을까 싶다. 다만 인생 뭐 있나. 소고기 못 먹으면 돼지고기 먹으면 되고. 그저 아이들과 함께 하는 이 시간이 가장 소중하고 다시 못 올 시간이란 것만 잊지 말고 살자.

Sort:  

요즘 아빠들 같은 아빠가 우리 아빠였다면....
내 삶은 좀더 달라지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울 신랑만 보고있어도... 우리 애들은 좋겠다... (가끔씩.. ㅋㅋ) 부러워지기도 하더라구요.

요즘 아빠들은 정말 표현도 잘하고 아이들에게 사랑으로 다가가는 것 같아요..
옛날엔 무뚝뚝 그자체였는데.. 교육은 당연히 엄마 몫이구요..
친정아빠께 왜 그랬어?? 물어보면 그땐 어른들앞에서 아이들에게 사랑표현하면 안되는 시기였다고..(경상도 토박이 할부지!!) ... 지금 아이들 정말 행복한거 같아요.. 그런 면에서는요..

맞아요~ 저희 아버님도 그러시더라구요. 그땐 어른들 앞에서 애들한테 사랑 표현하기 힘들었던 시대라고..이렇게 예쁜 애들한테 어찌 참았을까 싶기도 하면서 이해가 안 되긴 해요~^^

해피워킹맘님 행복한 가정인듯 ~사진에서도 느껴집니다~ㅋ ㅋ ㅋ
좋은 아빠 ^^
아이들 이뻐하면 좋은 남편이죠
아이들 잘키우면서 행복하게 사셔요

해피워킹맘님 남편분 완존 가정적이시고 다정다감하신대요? ㅋㅋ 저희 남편도 나중에 애기 생기면 어떻게 할찌 넘나 궁금합니다 ㅋㅋㅋㅋㅋ저렇게 가정적이어야할텐데....ㅋ

아주 가끔은 예쁘다니요. ㅎㅎ 아이들과 함께하는 남편분 제가 볼때는 멋짐 투성인데요. :")

제가 아직 아빠라는 존재는 아니지만 저도 꿈꾸는 아빠라는 이미지가 있는데요. 이렇게 읽어보니 워킹맘님은 좋은 배우자를 두셨네요! 전 이렇게 좋은 아빠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둘 앞에서만큼은 아빠가 최고다라는 말은 들어볼 수 있게 아이들을 키워볼 생각입니다.! 핫핫 어렵겠지만 남편분이 멋지다는 생각도 드네요. 아이들이 크면 좋은 인성으로 더 멋진 사람이 되지 않을까. 생각도 들어요!

ㅋㅋㅋ해피워킹맘님~ 남편분 멋지신데요. 그래도 조금 더! 분발해주시길!!ㅋㅋ 우리 워킹맘님 아이디가 바뀌시길!!ㅋㅋㅋ

옛날에도 그랬겠지만, 요즘 부모들은 정말 바빠요.
그래도 점점 남자들도 육아에 신경을 많이 쓰는 분위기로 바뀌네요^^

어렸을적 아빠는 참 무뚝뚝한 사람이 였어요. 뉴스만보시고 생전 안아주시지도 않고 그러다가 제가 아이를 낳고 나니 세상 이런 할아버지가 없으시답니다. 아버지도 요즘 아빠처럼 다정하고 친구같이 하고싶으셨지만 그 시대가 만들어준 분위기때문에 그러지 않으셨으가 생각듭니다.
큭 그보다,해피워킹맘님 부러운데요 저희남편은 이제 퇴근한다고 연락왔는데 ㅠㅠ

전 좋은 아빠가 되는게 꿈이에요! 아이들을 위한 아빠 되기는 어렵지만노력해보려고합니다 ㅎㅎ

해피워킹맘님의 달콤한 부군님 이야기 읽으면서 제 마음이 흐뭇해짐니다. 시대 배경이 바꿔면서 부모님 세대와 다르게 아버지의 모습도 변화했습니다. 그래도 부군께서 가사일과 육아를 같이하시니 듣는 이도 행복합니다.^^ 제 남편도 아이셋 낳으면 이런 모습이였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수고 많으셨어요, 해피워킹맘님!

좋은 남편분이시군요~ 다시못올 시간 맞습니다....전 좀 본받아야 할듯 합니다 ㅡㅡ^

옛날에는 엄마는 슈퍼우먼이라고 했는데 점점 맞벌이에 육아를 쉐어하면서 슈퍼대디라는 말도 당연시 듣게 되네요~
예년에 비해 남편이 어느정도 육아에 참여를 해주어서 저도 가끔 숨좀 쉬며 살고 있답니다 ^^

맞아요
요즘 아빠들은 참 가정적이고 친절합니다
그리고 더 친절해저야 합니다~~ㅎㅎ

남편분이 참 현명하시군요!!!👍🏻
아이들과의 시간을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 닮고 싶네요!!😊

요즘은 정말 시대가 바뀌고 있어요 확실히^^ 해피워킹맘님 남편분도 너무 멋지시네요 워킹맘님도 멋지신데~ 전달하신 내용으로도 충분히 멋지신 분이 참 좋아요

'불철주야'

라는 단어가 절로 떠오릅니다.

과거의 아버님이라고 해서
자식 사랑이 지금의 아버님보다 못하다든지 하는건
무의미하겠지만...

애정표현 하나 없이
그저 일하러 가는 뒷모습
앞장서서 가는 뒷모습만 보여주면서
자란 자식들이 부모를 대할 때 힘들겠구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들면서...

님의 아버님께서 최선을 다해서
자식들에게 대해주는 걸 보면서
어떻게든 아이들과 있어주는게 중요하다는걸
깨닫게 되네요..

오늘 하루도 수고가 참 많았습니다.
라는 말을 남겨봅니다.

잘 보고 가요

뒤돌아본 어린 시절에 행복한 부모와의 추억이 있으면 그걸로 평생을 버티는거 같아요. 엄마릉 힘들게한 아빠였지만 자식에게는 참 다정했기에(저는 이점도 맘에 안들긴했어요ㅋ) 어릴때 몇가지 좋았던 추억이 있어요. 그 기억으로 저도 아이를 키우면서 좋은 영향을 주고싶고 더불어 신랑이자 내 아이의 아빠인 그가 아이를 키우면서 다정한 모습을 보일때면 참 좋답니다...

글을 읽는데 왜케 가슴이 찡하죠 ㅋ ~ 나이가 들어서 감수성이 너무 커졌나 봐요~

아이들과 함께 하는 이 시간이 가장 소중하고 다시 못 올 시간이란 것만 잊지 말고 살자.

마음에 새긴다고는 하지만 매번 깜빡깜빡하는 시간들이네요..
저희 신랑도 나름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happyworkingmom 님의 신랑분 만큼 하려면... 흠...^^;;ㅋㅋ

저도 사실 아버지랑은 그닥 추억이 없어요 ㅠㅠ
워킹맘님 글처럼 새벽같이 나가시고~ 밤늦게 들어오시던 아버지~ ㅠㅠ
지금껏 아버지랑 술한잔 나누지 못하게 된게 저한테는 한이되어~
얼른 아이들 키워서 가족끼리 하하호호~ 오손도손 즐겁게 사는게 삶의 목표가 된거 같아요~
워킹맘님도~ 글만봐도~ 행복함이 잘 나타납니다~~ ㅎㅎ 모두모두 행복하게 잘 살아보아요~~ ^^

남편분 정말 멋지신데요???
진짜. 요즘 아빠들..엄마들 너무 바쁘십니다. 정말 바쁘십니다.

어머니들은 원래 원채가 바쁜직업이셨고...요즘 아빠들도 바빠지셨죠...두분다 안바빠지는 방향을 찾고 싶네요

맛진 남편 아이들에게는 멋진 아빠네요 ^^

부창부수가 자연스레 떠오르는 글입니다~ㅎ

저는 이 글을 읽으면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코미디 영화인 '클릭'이 생각났어요. 아담 샌들러 주연인 이 영화는 재밌기도 하지만, 우리에게 소중한 가족에 대해서 감동적인 내용이 있는데요.

영화에서 보면, 아이들이 아담 샌들러에게 정원에 있는 나무 집은 언제 지어줄 것인지 물어봅니다. 일에 바쁜 아담은 나중에라고 하고 항상 일이 먼저였죠. 캠핑에 가려던 것, 아들의 수영 대회에도 항상 일을 우선 순위로 가족 행사를 미룹니다. 그렇게 아이들은 아빠가 일이 더 우선인 행동에 아쉬워하며 자라게 됩니다.

이 후 아담은 자신의 인생 시간을 자유자재로 조종할 수 있는 리모컨을 얻게 되는데, 건너 뛰고 싶은 일들은 생략하다가 제어를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고, 미래에 나이가 들어 비만에 혼수 상태였던 아담은 깨어났는데, 건강도 사랑했던 아내도 그리고 본인이 쌀쌀 맞게 대하던 소중한 가족들을 잃죠. 그는 시간을 되돌리고 싶어 후회를 하죠. 그러면서 더불어 소홀했던 자녀에게도 애정을 찾는 그런 영화입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가끔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빠가 되면 정말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말해주는 영화 같아서요.

이제 남편은 아이들에게 누구 보다 좋은 친구이다.

정말 감사합니다 @happyworkingmom. 아버지와 아이들 친구사이의 관계를 보게되어서 기쁩니다.

After watching the news today in Korea I was reminded that men still have a lot to learn. You provide good examples of how a father can make a right relationship with family and kids. This relationship is so valuable for the children as they grow. I'm sure you already told your husband how you respect him, but show him this article and I think he will be really happy.

지금 시점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는 현명한 아빠시네요~ 이 시간이 지나가면 해주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것들이 있지요. 육아빠 화이팅입니다!!!

저희 친정아빠가 옛날 국제시장에 주인공 같았어요. 삶이 팍팍했던 시절이라 저희와 많은 시간을 보낼수도 없었죠. 그래서 그런지 딸콩아빠에게 딸콩이와의 추억을 많이 만들어주려고 노력해요. 딸콩아빠가 출장이 잦아서 함께할 시간이 부족하기에 집에 있을때면 어디라도 나가려고 하지요. 남편도 그것을 아는지 아이와 함께 있는 지금 현재에 노력하려 합니다.
해피워킹맘 글을 읽으니 노력하는 저희 부부를 보는 것 같아서 미소가 지어져요^^ 감사합니다.

딸바보 남편분이시네요. ^-^
제친구도 딸바보라 딸 앞에선 꼼짝도 못하던데.
가끔 그런 모습을 보면 있지도 않은?;;;
어쩌면 제가 죽을때까지? 못볼 수 도있는 딸의 모습을 그려보게 되더라고요; ㅎ
행복한 모습이 너무 보기 좋습니다~

멋진아빠 시네요^^
아이들이 정말 행복 하겠어요!
돌아오지 않는 시간..... 아이들과 소중한 추억 쌓길 바랍니다:)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은 정말 소중하다는걸 다시한번 느껴요.
시간은.. 절대 다시 오지않으니까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맞아요 요즘 아빠들은 우리 아빠랑은 다른거 같아요 저희 신랑도 딸이람 아주 이뻐 죽어요
딸아이도 아빠 부르면 어디에서든 나타나서 해결해 줄거라 믿는거 같아요
가끔 아빠만 찾을땐 질투가 살짝 나기도 한답니다.

해피워킹맘님도 멋지다고 생각했지만.. 남편분님도... 너무 멋지네요.
일도, 가족도 어느 것 하나 소홀하는 법 없이...

첫 째 때 보다도 둘 째 때 더 잘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요 ㅋㅋㅋㅋ
화장실에서 대화가 저리 사랑스러울 줄이야..

저도 저희 아버지상이 틀리지가 않네요. 그래서 더 존경하고..하지만 저는 ㅋㅋ 냉정하게 저희 어머니에게 리스펙이 더강하죠 ㅋㅋ
그런데, 워킹맘님~ 남편분 너무 멋지시네요. 그래도 이번에도 워킹맘님이 더 멋진걸로!

아~ 차분하신 어조에 격정적인 달달함이 느껴집니다~ 쿠쿠~!! 오롯오롯이 만끽하시기를 바랍니당~^^

저는 우리딸이 유치원에 입학하는 날이라 출근한 와이프 대신 제가 휴가를 내고 다녀왔습니다. 우리 와이프가 저를 기특해할까요.^^

일이나 승진을 위해서 아이들과의 소중한 추억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

정말 놓치지 않아야할 생각인듯 합니다.

워킹맘님 남편분 너무 자상하신 것 같아요. 결혼은 역시 무뚝뚝한 남자보단 자상한 남자와 하는게 최고죠.

워킹맘은 정말 남편과 서로 도와가며 하지 않으면 정말정말 힘든거 같아요.. 새학기가 되니 정말 정신없는데.. 그래도 저도 남편과 힘내자며 응원해가며 노력하고 있어요..
해피워킹맘님도 힘내세요.. 아이들과 남편과.. 우리가 있으니까요^^!!

좋은 아빠에요^^
아이를 키우면서 느낀 건
아빠도 엄마도 연습이 필요하다는거에요.
아이에게 노력과 시간을 들이지 않고 그저 얻어지는 건 없어요.
아이와 눈 한번 더 맞춰주고 반응 한번 더 보여주고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아이는 다 알더라구요.
아빠가 나와 함께하길 진심으로 원하는지.

우리가 나라가 미칠듯한 고속성장을 보일때도, 그리고 IMF 라는 위기를 잘 넘겼을 때도 아버지들(물론 어머니들 역시)의 노고가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나 그 애환 덕분에 부모와 자식간의 괴리가 가장 컸던 세대가 아닌가 생각도 듭니다. 나라를 위해 가족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렸지만 덕분에 가족과의 관계를 돈독치 못했던 것은 참 씁쓸한 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