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아담하고도 포근한 강이 흐른다. 강이 아니라 내라고 해야 할까. 냇가로 길게 풀숲이 이어지고 또 그를 따라 오솔길이 나 있다.
2014년 처음 그곳을 걸어 봤다. 운전하면서 자주 지나다녔는데 냇가를 따라 걸을 수도 있다는 걸 2014년이 되어서야 알았다. 그해 만나 지금까지 내 옆에 있는 남자친구 덕분이다.
당시 남자친구는 그 냇가 근처에 살고 있었다. 이렇게 말하면, 글을 읽는 분들은 고즈넉한 시골 풍경을 떠올릴지도 모르겠지만, 그곳은 이상하게도 도심이다. 걷다 보면 시끄러운 소리를 잊을 수 있는 도심.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 소리를 의식하지 않고 걷다 보면 어느새 어떠한 소리도 들리지 않는 때가 찾아온다. 그때 들리는 건 자연의 소리다. 내 발걸음에 놀라 푸드덕 날아가는 오리 떼 소리, 바람결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 같은 것들.
오래지 않아 그런 소리들을 소중히 여길 수 있게 되었는데 이 또한 남자친구 덕분이다. 그는 냇가를 따라 걸으며 그 풍경과 소리를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했고 나는 그런 모습을 지켜봤다. 그리고 언젠가는 토끼풀 꽃을 따 반지를 만들었다. 어렸을 적, 엄마가 종종 만들어 주시곤 했던 것이다. 꽃과 가까운 곳의 줄기 가운데를 엄지손톱으로 꾹 눌러 작은 틈을 만들고 뜯은 줄기의 끝부분을 그 틈에 끼워 적당히 매듭을 지으면 됐다.
토끼풀 반지 두 개를 만들어 하나는 내 손에 하나는 남자친구 손에 끼워 주었다. 그리고 그날을 기념하며 사진을 남겼다. 이제는 그 사진을 보고 그림을 남긴다. 기억에 온갖 아름다운 색들이 덧입혀졌다. (그림에는 아니지만... 손에 입체감을 주고 싶었는데 때가 끼고 말았다.)
아주 조금은 그때의 우리가 부럽다. 토끼풀 반지 하나에도 즐거워하는 풋풋한 연인이었는데. 지금 서로의 손가락에 토끼풀 반지를 끼워 준다면 누구라도 먼저 "아, 이게 뭐야. 유치하게" 이런 말들을 내뱉을 것 같아서.
풋풋했던 시간보다 더 멀리 지나왔지만 편안한 무언가가 찾아왔으니까, 하고 웃어 보는 밤이다.
소중한 사람과 함께한 기억들은
모두 소중하죠....
돌아보면 모든 게 다 소중한 기억이 되어 있네요. 댓글 감사합니다^^
토끼풀에 얽힌 사랑하는 사람과의 추억, 기억들이라니! 벌써 봄이 온 것 같아요. 팔로우는 이미 해놓고 이제야 인사드립니다. 반갑습니다. ^^
감사합니다. 요즘 날이 너무 추워서 봄이 얼른 왔으면 좋겠어요. 봄은 참 짧고 또 여름이 오겠지만요ㅎㅎ 반가워요^^
안녕하세요 @applepost 작가님
세계일주 방랑자, #kr-art 큐레이터 @rbaggo입니다.
[#kr-art] 르바 미술관 3회차에 작가님들의 그림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미술관 포스팅 저자수익(SBD)는 Pay out 후, 그림 수대로 분배해 송금의 방식으로 지원금이 지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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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금손을 소개합니다] kr-art 큐레이팅 최신 포스트
에 그림의 제목과 링크를 남겨주시면, 그 다음날 소개되며, 이 또한 저자수익(SBD)의 60%를 배분해 작가님들의 지원금으로 보내드리고 있습니다.게시된 그림은 매주 일요일마다 추가로 등록하여 전시회에 포함하게 됩니다.
p.s 큐레이팅 포스트에 그림을 넣어 소개해도 괜찮으신지 답변은 큐레이팅 포스트에 링크 남기실 때,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금손이 못 되어서요ㅎㅎ 댓글 남겨주신 것만으로 감사합니다. 팔로우 하고 종종 놀러가겠습니다~!
냇가에 앉아 토끼풀 반지를 하고 즐거워하던 청춘들은 이제 없지만, 불연 그들 생각에 내 마음도 즐거운 하루다.
짧은 시 같은 댓글에 늦은 시작이 즐거운 하루다. 댓글 감사합니다^^
토끼풀반지..
옛날 아련한 추억이 떠오르네요~~^^
추억 빼꼼~ 돌아보면 모든 게 추억이 되어 있는 것 같아요. 토끼풀반지를 만드는 아이들이라니 그걸 지금 돌아보니 너무 귀여운 걸요. 댓글 감사합니다^^
그림이 동화책 삽화처럼 참 포근한 느낌이네요. 쓰신 글에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저도 어릴 적에 토끼풀 반지를 만들어서 놀곤 했어요. 처음엔 반지로 만족했지만, 나중엔 욕심을 내서 토끼풀 팔찌 목걸이 화관까지 온몸을 치장했었어요. 다행히 토끼풀이 넘쳐나는 들판이라 제가 마구 꺾어도 티는 안 나더라고요ㅎㅎㅎ포근한 그림만큼이나 포근한 글이라 기분 좋게 읽었어요. 재치 있는 남자친구분과의 추억을 들려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팔찌를 만들었던 건 같은데 목걸이랑 화관은 정말 멋지네요! 그러고 보면 어렸을 때는 낭만이 넘쳐흘렀던 것 같아요. 네잎 클로버를 찾겠다며 반나절을 앉아 있었던 적도 있었어요. 왠지 우티스님과 제가 언젠가 만난 적이 있진 않았을까 하는 (혹시 들판에서) 생각이 들지만 망상이겠죠. 오늘도 좋은 댓글 감사감사해요!
이분의 끄덕거림을 보고 소리 내어 웃었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