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는 질문하지 않았다.
내가 했던 모든 사랑에서 질문이란 우스운 것이다.
진실에 대한 질문을 떠올리는 순간부터,
우리는 답변을 신뢰하지 않을 준비를 시작한다.
그녀의 입술이 떨어지기 전 잠시의 침묵
말을 하는 도중에 흐르는 한 숨
적절한 어휘를 고르려고 하는 그 신중함
시작 하기도 전부터 의심할 준비만 되어 있었으면서
그녀의 모든 태도를 구실로 삼아 믿을 수 없다고 한다.
#2
연인에 대한 사랑과 믿음을 연결 시키려면
'내가 그녀를 믿는다'고 하는 비루한 확신부터 버려라.
진실로 니가 그녀를 믿을 준비가 되어 있다면,
니가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진실로 받아들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감싸줄 수 있는지부터 생각해라.
니가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는
니가 날 배신하지 않았다는
너도 날 사랑하고 있다는
너도 날 믿고 있다는
그 모든 가정 하에, '상대를 믿는다'고 믿는 너의 믿음은 없는 것이 낫다.
#3
나는 그 어떤 것에 대해서도 내가 100% 옳다고 믿지 않는다.
하지만 상대를 사랑하는 법은 아주 잘 알고 있다.
나는 언제나 상대가 불완전하고 불안정하기에 사랑한다.
그녀가 실수를 하지 않았을 거라고 여기지 않으며
그녀가 나만을 영원히 사랑하지 않을 것을 믿고 사랑한다.
내 사랑은
우리가 함께 하는 순간이 영원처럼 느껴지도록 하는 몰입
세상 모든 사람이 날 비난해도 이 사람만큼은 감싸줄 거라고 믿게 하는 포용
너의 명백한 잘못을 알게 되었을 때 그 것을 절대로 아무에게도 떠벌리지 않는 자제심
같은 것들이다. 나는 사랑을 안다고 하는 그 누구의 말도 믿지 않는다.
사랑이 얼마나 아프고 고통스러운지 알았다고 하는 말도
사랑은 정말 달콤하고 아름다운 것이라는 이야기도
사랑 같은 건 아무것도 아니라는 헛소리도
전부 내 귀에는 들리지 않는다.
#4
나는 여러 사람을 사랑했고 그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나는 여전히 그 이들을 사랑하고 있으며 그 이들의 행복을 바란다.
나는 날 가장 많이 속였던 그녀를 가장 사랑하고 있다.
거짓말, 속임수, 회피, 변명 같은 단어들과 그녀가 어울리게 두지 말아라
그녀가 거짓말을 해야 하는 이유조차 날 사랑하기 때문이다.
너는 날 사랑한다면 진실을 말하라면서 그녀의 사랑을 시험하고 있는 것 뿐이다.
나는 내가 이야기하는 모든 것을 실제로 지킬 수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그 누구보다 사랑을 미워하고 사랑한다.
#5
우리는 긴 시간을 함께 했지만 서로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고쳐지지 않았다. 그녀는 솔직하지 않았다. 내가 영화 원스의 ost 중 if you want me를 수 천 번 듣게 된 건 그녀 때문이었다.
당신은 날 정말 진심으로 믿고 있나요
남들이 날 거짓말쟁이라 해도
당신은 날 외면하지 않을 건가요
지난 달에 썼던 사담1 중
사랑이라는고 얘기하는 모든 감정들을 사랑이라는 단어 하나로 표현하기에는 너무 어려운것 같아요. 내가 아는 사랑, 내가 믿는 사랑..그가 아는 사랑, 그가 믿는 사랑...누군가는 사랑하기때문에 그렇다고 하고...누군가는 사랑하지만 그렇다고 하고...모든것을 미화시킬수 있는것도, 모든것을 감수할수 있는것도 사랑이라는 단어 같습니다. 내가 알고있고, 믿고 있는 사랑이 옳다는 걸 증명(?)하는건 각자의 몫이겠죠. 사랑 너는 대체 무엇이더냐~~
크~ 이 글은 댓글이 아니라 메인 글로 쓰셨어야 하는 주제인 것 같습니다. 부족한 글에 멋진 댓글을 달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첫 도입부터 강렬하내요. 많은걸 생각하게 하는 글 감사합니다. 숨막히듯 흘러가는 오후시간의 잠깐의 여유... 이 글 앞에 멈춰서서... 커피 한잔을 다 마셨내요.
억..저도 커피를 상당히 좋아하는데..제 글을 읽으며 커피 한 잔을 하셨다니 더 할 나위 없이 영광입니다. 자주 교류하면 좋겠습니다! 저도 자주 찾아 뵙겠습니다 ^^
그 이가 날 버려도 그 이를 사랑할 수 있다면..
아..어느 노래의 가사 같네요. 사랑은 쉽게 정의 내릴 수 없지만 참 슬픈 것 같습니다..!
음악이란 사람들 모두에게 같은 음으로 들리지만 가슴 속에는 다른 색으로 저장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의 삶은 다르니까... 가든님의 If you want me는 지난 시절의 진한 사랑에 대한 회상이군요. 이렇게도 많이, 그리고 깊게 사랑받으신 그분도 아마 당신을 오래오래 진하게 기억할 거예요. 다시 밖으로 나가서 또다른 if you want me을 만들어요. 아직 젊으니까...
누님, 누님도 젊으십니다. 거기다 아름다우시지 않습니까 내면도 외면도! 저는 근래 알게 된 분들 중 누님이 가장 인상 깊고 또한 멋진 분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진짜임)
이게 내가 당신을 만나고싶지 않은 이유입니다. ㅎㅎ
누님..갑자기 당신이라니요..선 그으시는 호칭인 듯 하여 속상합니다!!!! ㅋㅋㅋㅋ ㅜㅜ
당신... 저의 거의 모든 포털의 닉네임이 ‘햇살같은 당신’이예요. 내가ㅡ좋아하는 호칭인뎅.. ㅎㅎ
앗, 그렇다면 저도 좋습니다! 누님의 설명을 듣고나니 그 호칭이 다시 정겹게 보입니다 ㅋㅋㅋ ^^
주말 잘 보내요^^
마음이란 게 참 기묘하기만 합니다.
그게, 남녀간의 건 부모자식간이든, 친구사이든 저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저마다 각자만의 어떠한 고유의 형태로 관계가 형성되는 것 같다고 생각해요. 좋았던 만큼 내내불안하기도 하고 알면서도 모르겠고 밉다가도 보고싶고, 뭐라 단정하기 어려운 것들로만 이루어진 것 같아 일렁이기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고 말죠. 안한다고 다짐했던 사람도, 하려고 발버둥치는 사람도 어쩌다 보니 하게 된 사람도 예외는 없는 것 같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사랑을 준비하는 사람, 현재진행중인 사람, 막 끝난 사람, 이미 지나 회고하는 사람, 이 댓글을 보는 모든 이들의 마음. 작게나마 응원합니다.
크, 티가든님은 제가 글을 쓰면서 생각하지 못 한 내용을 댓글에 달아 주십니다. 그런데 그 댓글의 내용이 제가 하는 이야기와 상반되기는커녕 조화가 이루어질 때가 많아서 놀랍니다. 제가 글을 쓰는 기쁨에 더해 댓글을 읽고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주심에 감사합니다 ^^
가든 팍님의 글이 없었다면 적을 일이 없었을 것 같다고 생각해봅니다. 그저 거들뿐. 이런 맥락인 게 아닐까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