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무리해서 돌아다녔던 피로의 여파였을까? 우리는 너무 늦게 일어나버렸고 시간상의 문제로 오사카를 스치듯이 지나갔던것 같다. 오사카성이 유명하다지만 그닥 실속없다는 친구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그저 멀리서 사진 한장 찍은게 전부였으니까...사실 이쯤해서 너무 많은 성을 본 지라 좀 질린감이 있었다.
(멀리서 본 오사카성)
근처 공원에선 공연을 준비하는지 한창 장비세팅에 분주했다.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인디밴드 특유의 열정이 느껴지는 공연이었다. 그렇게 시간을 어영부영 보내다보니 어느 새 날이 저물어갔다. 시간이 별로 없어 나머지 랜드마크를 보러 서둘러 길을 나섰다.
(공연 세팅준비중)
우리가 도착한곳은 오사카에서 유명하다는 신세카이와 '쓰텐카쿠'(오사카타워) 그리고 뭔지 알수없는 '잠자리'가 있었다. 일단 친구가 유명하다길래 찍었지만 지금봐도 감흥이 영...없다...그곳도 스치듯이 지나갔다. 듣기로는 쇼핑의 천국이었지만 우리들은 남자셋이다...그런거 별로 흥미가 없었다.
(신세카이)
(오사카 타워와 잠자리...)
그래도 오사카하면 '타코야끼'라고 들어서 근처에 있는 노점상에 들렀다. 그 아저씨는 주문을 받더니 능수능란하게 타코야끼를 만들기 시작한다. 동그란 밀가루안에 조그마한 문어 쪼가리를 넣었다. 진짜 작았다. 뭔가 잘못되어가고있는걸 깨달았지만 이미 돈은 지불한 후였다...
(수상한 타코야끼 노점상)
그리고 그 결과물이 이거다! 나는 당연히 처음보는거라 신기해서 카메라를 가져다 대었고 저 노점상은 우리를 촌놈놈보듯 쳐다봤다...ㅂㄷㅂㄷ거리는 마음을 추스리고 한입 베어물자 타코야끼 특유의 진하면서 달콤한 소스가 느껴졌고 그 위로 아삭아삭한 파의 식감이 났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타코야끼 본체는 밀가루 맛 밖에 안났다...진짜다. 끝에 뭐가 말캉씹히길래 그제서야 타코야끼인줄 알았다...
(밀가루 맛 타코야끼...)
분노의 마음을 추스리고 숙소를 찾아 나섰지만 우리는 오사카를 우습게 봤다. 저렇게 늦은 시간 + 주말에 대도시 오사카에서 비즈니스호텔은 남는 방이 없었다. 그렇게 무작정 돌아다닌지 얼마나 되었을까. 결국 우리는 일본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노숙을 하게된다. 나랑 현지유학생친구는 나무의자에 자리를 잡고 다른친구는 미끄럼틀위로 올라갔다. 나는 여권과 지갑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에 그 둘을 머리에 베고 순식간에 잠들었다. 미끄럼틀위로 올라간 친구는 어떻게 그렇게 태평하게 잘수있냐면서 자신은 망보느라고 한잠도 못잤다고 화를 냈다...
그렇게 아낀돈으로 간만에 제대로 식사를 했다. 그래봤자 생선정식...
(생선정식)
게눈 감추듯 먹어치우고 효고의 히메지성을 보러 길을 떠났다. 가는 도중 밖에 보이는 경치가 참 아름다웠다. 뭐랄까 우리네 농촌마을같은 느낌?
(열차 밖으로 보이는 풍경)
도착한 히메지성은 그 명성에 걸맞게 온통 하얀색으로 도배가 되어있었다. 저래보여도 성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다! 성 앞에는 넓고 깊은 해자를 바탕으로 조용한 공원이 조성되어 있었다.
(히메지 성)
(해자)
(공원)
들어가자마자 예상했던 대로 일본 특유의 꼬불꼬불한 길이 펼쳐진다. 그 안으로 사람들이 와글와글하다...안에는 일본 특유의 벽화나 나무장식들 그리고 설립자로 보이는 조그마한 동상들이 놓여져 있었다.
(성 안의 물건들)
그리고 꼭대기 까지 올라오니 시내가 한눈에 들어왔다!
(시내)
이제 여행도 서서히 막바지에 오르고있었다. 우리는 오카야마로 향하기 위해 또 다시 길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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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꾸준한 포스팅을 응원합니다.
늘 지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아 ㅠㅠ 히메지성!!! 저 갔을때는 공사중이어서 못들어갔었는디 ㅠㅠ
올해나 내년엔 꼭 갈겁니다 ㅜㅠ
최근에 공사해서 완전 하얗게 다 바꼈다 하더라구요ㅎㅎ 저도 다시 가보고싶은 장소에요!
히메지성은 저도 좋았는데 ㅎㅎ
오사카 가본 게 벌써 10년이 다 됐군요 ㅠㅠ 하하
여름에 가셨던거죠? ㅋㅋ 노숙이라니... ㅎㅎ
네ㅎㅎ 한창 쨍쨍한 여름이었답니다. 그래서 버틸수있었죠ㅠ 가을정도만 되었어도 입이 돌아갔을겁니다ㅠ
히메지성 저도 꼭 한번 가보고싶어요 :)
타코야끼가 밀가루맛이었다니 아쉽네요ㅜㅜ
속았습니다ㅠ 기대가 컸었는데 그만큼 실망감도 컸어요ㅠㅠ
오사카성은 사실상 ... 겉만 그렇고 내부는 너무 새것이어서 들어가자마자 실망했습니다 ㅠㅠ
아 그런가요? 저희는 실내는 패스해서 안에 어떤지는 몰랐는데...그래도 기왕 간김에 봤으면 좋았겠지만 그럴 여유가 없었달까요?ㅠ 너무 많은 성들을 봐와서...
오사카성 정말 안은 별로 볼 거 없습니다 ㅋㅋ
그래도 간만에 일본풍경을 보니 반갑군요 :)
생각보다 오사카성이 별로라는 분들이 많군요?? 근데 그건 일본의 거의 모든성들이 다 그런듯해요ㅠㅠ 천수각만 이쁘고...나머지는 그닥?
뭔가 먹을것들이 창렬해 보이네요 ㅜㅜ
맛은 어떨지 몰라도 양이 ㅜㅜ
일본의 식사는 대부분 저렇습니다ㅎㅎ 맨 처음봤을땐 새가 모이를 쪼아먹는다는 느낌이었는데 먹다보니 저 식사에 익숙해지더군요! 물론 한국에 돌아와서는 고봉밥을 먹었습니다...
오사카는 올해도 다녀와서 역시나였고~ 예전에 JR타고 갔었던 히메지성 저는 공사전에 가서 제대로 봤는데 공사후에 어떤 모습인지 나중에 한번 가봐야겠어요~ ^^
은근히 사람들이 오사카에 실망을 많이 하시나봐요ㅠ 아니면 너무 자주다니셔서 그런가요?ㅎ
공사후에는 새하얗게 변했다고 합니다! 저도 노리고있어요ㅎㅎ
아, 저는 실망은 아니고 자주가서입니다. ^^; ㅎㅎㅎ
얼마나 새하얗게 변했는지는.... 천재님 아니면 저 둘 중에 누가 더 빨리 알 수 있을까요? ㅎㅎㅎ 편안한 밤 되세요~ ^^
우와... 제가 본 오사카성 사진 중 최고인데요?
세 번 스크롤 올려서 보고 왔습니다 ㅋㅋ
으아 쭉 땡긴 보람이있네요ㅎㅎ
저는 사이즈 조절보단 그냥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몇번 긁으셔야 합니다ㅠ
오사카성 갔을 때 생각나네요.. ^^
안에도 둘러보셨겠네요?ㅎㅎ 저희는 시간상 내부는 패스해서 ㅠ
일본풍경 멋지네요 :) 직접 가보진 못했지만 사진으로만봐도
특히 타워와 잠자리 잊혀지지 않아요
이상하게 저게 랜드마크란 말이죠ㅎㅎ 제가 모르는 무슨 다른 스토리가 있겠죠!
별로 출장을 다니는 직업이 아닌데 작년 11월 이곳 미국에서 일본까지 출장을 갔어요. 일주일 동안 일했던 곳이 고베와 히메지 중간에 있는 작은 마을이었었는데 마지막 날 좋은 결과가 나와서 일본측 동갑내기 부장님이 저희 일행을 데리고 그날 사상 처음으로 시작한 히메지성의 일루미네이션을 보여주었었네요.
그리고 히메지에서 제일 맛있다는 꼬치 선술집에서 정말 아주 아주 맛난 음식들을 맘껏 즐겼었네요. 이 부장님이라는 분이 히메지에 사시는 분이라 제대로 로컬 맛집인 셈이었고 테바사키는 본인 말로는 세계의 야마짱보다 더 맛있다고 하시는데 정말 인생 테바사키였습니다. ^^
그때의 기억이 소록 소록 떠오르네요. 밤의 일루미네이션 쇼 속에서 본 히메지성이라 (입장료도 그날 특별히 공짜 ^^) 낮에 보는 히메지는 달라보이네요.
일정에 따라 바쁘게 휘몰아치는 우리들에게 그런 사치는 없었답니다ㅠ 지금 생각해보면 유명한데를 마구마구 둘러보자는 식으로 마냥 돌아다녔던것만 같아요...이제서야 느긋함의 여유를 즐길줄 안답니다ㅠ
거기서 하루묵었다면 일루미네이션도 볼 수 있었을텐데...
역시 진정한 맛집은 현지인이 가는곳이라죠? 덕분에 입이랑 눈도 즐거우셨을듯 합니다! 부럽네요ㅠ
아이고 부럽기는요. 평생 별로 움직일 일이 없는 비루한 해외 노동자일 뿐입니다. 일본 여행글들 쭉 읽어보았는데 제가 더 부럽습니다.
여행 장려 여행기는 아닌듯 한데 ㅎㅎ 깨알같이 재밌는 이유는 뭘까요?
저 '본체'라는 단어에서 빵터졌어요 ㅋㅋ
이런 스토리 좋아요.
멋지고, 즐겁고 짠!!! 하는것만 쓰는 포스팅 말고, 솔직한 표현들! 천재님 짱!!
으아 그렇게 하나씩 집어서 말씀해주시니 부끄럽네요ㅠ
저는 꾸미고 이런건 잘 못하는 성격이라서 글 쓸때마다 그 당시의 기억이나 느낌을 최대한 끌어내서 쓴답니다! 재미를 느껴주시다니 감개가 무량합니다ㅠ
잠자리가 아니라 혹시 벌 아닌가요?ㅎㅎ 말벌 같이 생겼는데.ㅋ
아무튼 대단하시네요. 노숙이라니.ㅋㅋㅋㅋㅋㅋ
지금보니 벌같네요?? 벌인가?? 친구가 찍으라고 해서 찍은거라...
솔직히 그때도 시큰둥...지금도 시큰둥입니다ㅠ 혹시 랜드마크를 보고 싶어하는분이 계실까봐...
밀가루맛 타코야키에 노숙이라니..근데 생선정식에 날계란은 어떻게 먹어야 해요? 그나저나 히메지성 진짜 멋있네요!!
날계란은 휘휘저어서 밥에 부어먹었던걸로 기억납니다ㅎㅎ
예전 할머니댁에서 종종 그렇게 먹었었거든요. 간장으로 간을하면 은근히 짭조름하고 고소한 밥이 된답니다!
밀가루맛 타코야끼라니!? 약간 실망이네요. 한국 것이 더 맛있나요??
에구야 노숙을 하셨군요 한편으론 계속 망을 봐야했던 친구분의 심정도 이해가 갑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