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2019

in #kr5 years ago (edited)

12년간 유지하던 NGO 단체에 대한 지원을 종료했다.

그 사이 1명의 결연 아동은 어른이 되어 자립했으며
두 번째 아동과의 인연은 아쉽지만, 끝까지 가지 못하게 되었다.

이유는 뭐 딱히 막 특별한 그런 게 아니다.

간만에 들어간 후원 사이트에서
인터넷상에서 후원 중지 요청이 불가하게 바뀐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평소에 확인도 안 하고 신경도 안 쓰고 살았지만
전화로만 중지(해지)가 가능하다니….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이만 안녕.

아니겠는가?

NGO 다 필요 없어! 라기보다는...

그냥 아침~오후 근무시간 중에 전화로만 해지 신청이 가능하다니까
그렇다면 나도 통화 가능한 때에 해놔야지 뭐
하는 이런 변덕

아니면 나 오늘 기분이 별로 안 좋았나?

흠...

인터넷으로 후원 신청과 중지가 가능하던 때에

한 번인가 후원 중지 버튼을 눌렀을 때 올라오는 알림창이 귀여워서 그냥 유지했던 기억도 있다.
결연아동에 대한 후원금이 2만 원인가 2만 5천 원에서 3만 원으로 올랐던 직후였나보다.
2만 원대로 유지해도 괜찮으니 제발 후원은 끊지 말아 달라는 메시지였다.

그래서 그냥 해지하려다가 3만 원으로 올려서 유지했다.

나에게 있어서 딱히 치명적인 금액도 아니니까
(말 한마디가 이렇게 중요한가 싶기도 하고)

그래도 지난 12년간 누군가를 돕고 있다는 오만한 마음으로
나 자신을 도울 수 있었던 시간이기도 했다.

특히 2007년과 2008년에는 그것 외에는 딱히 삶에 대한 의지, 목표, 미련?
뭐 이런저런 여러 가지가 부족했던 시기였기에 더더욱 특별했다.

뭐하러 이러고 살아야 하나? 라는 물음표에
자신을 가치 있는 사람으로 포장할 수 있었던 포장지 같은 존재였다.

덤으로, 후원금이 나가면서 오히려 자금 관리에 눈을 떠
돈이 이전보다 잘 모이기도 했다.

진짜로 지원금이 잘 사용됐는지 어쨌는지 모르지만
그래도 나와 연결된 한 아이와 가정이 잘 성장해서 독립했으니..
그 아이와 가정과 마을이 잘 지내고 있기를 바라야지

참고로, 한 아동을 후원하려면 한 가정을 통째로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한 가족만 따로 지원하려다 보면 주위의 시기와 질투를 받을 수 있어서 결국엔
한 마을 단위로 NGO 단체가 들어간다고 알고 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한 마을이 필요해요~"

뭐 이런 아프리카(?) 옛날 노래 같은 것도 있었던 거 같고...

나중에 마음이 정리되거나 생각이 바뀌면 또다시 후원할지도 모르겠다.

일단 지금은 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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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얼마전(?)부터 아동 후원하고 있는데...12년이라니 엄청 오랫동안 하셨네요!
근데 후원 요청/ 중지 하는게 더 편해져야 하는데... 왜 저렇게 변한걸까요?

후원을 끊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그런가봅니다.
그런데 그것때문에 끊는 저같은 사람도 있으니...;;
그냥 자유롭게 놔뒀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

한 아이에서 한 마을로 고개가 끄덕여 지네요.

아이를 키우려면 마을이 필요하지
아빠는 일하러 가고 엄마는 강가에 가서 빨래를 하네
아이는 노인들이 돌보아
...
제 기억에는 뭐 이런 가사.. ㅎㅎ

앗, 저랑 같은 이유로 후원 중단하셨네요. 쓰던 신용 카드가 만료되어서 변경하려고 들어갔는데 변경하는 방법이 업무 시간에 전화하는 것 밖에 없더라구요. 처음 신청할 때는 온라인으로 카드 입력을 받더니 변경하거나 해지할 때는 전화를 꼭 하게 만드는 거 보고 기분이 상당히 안 좋았습니다. 그나마 저는 1대1 결연이 아니라 미안함은 좀 덜하네요.

아. 네네..
저도 사업후원 같이하고 했었는데 ㅎㅎ
암튼 일단은 '안녕' 이네요.

12년간 지원하시다니 참 대단하시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정말 오래 하셨네요. 대단하시네요. ^^ 역시 저비스 아저씨 ^^
자유로움을 침해받는다고 느끼는 순간 중단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은 당연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라도 맘이 상하고 중단을 하고 싶었을 거 같거든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또 어쩌면 생각보다 쉬울 수도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마음을 써야 할 일에는 마음을 쓰고, 머리를 써야 할 일에는 머리를 쓰면 되는 것이 아닐까요?
마음을 써서 움직여야 하는 일을 머리를 써서 움직이려고 하면 상대도 머리를 쓰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결국, 후원은 머리가 아닌 마음의 일이니까요.

ㅎㅎ

올만에 또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myhappycircle님 안녕하세요.

그렇네요.
머리가 아닌 마음의 일이죠.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