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되면 꼭 하고 싶은 일 중 하나가 육아일기였다.
하~~~ 그런데 하필 아이가 태어난 1년 동안 난 너무 바빴다.
시작을 제대로 못해서였을까, 난 결국 육아일기를 쓰지 못했다.
이제라도 쓰는 건 어떨까? 그래, 써보는 거야.
먼저, 예전에 써둔 글 하나를 이 곳에 옮기고자 한다.
동생이 생긴 날
겨우 두 살. 엄마 아빠의 사랑을 독차지하고픈 어린 아들 쭈니에게 동생이 생긴 날이 생생하다. 조리원에 들어간 엄마와 2주 만에 재회한 날이다. 외할머니와 함께 지낸 2주의 생활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온 그날 드디어 동생을 발견했다. "동생이 아직 어려서 엄마젖을 먹어야 하니까 동생은 엄마랑 자고 쭈니는 아빠랑 자는 거야."라고 아내가 잘 설명해줘선지 첫날은 무사히(?) 넘어갔다.
다음날 아침. 쭈니는 깨자마자 방에서 나와서는 거실에서 엄마에게 안겨있는 동생을 발견했다. 그러고는 표정이 좋지 않았다. 엄마는 동생을 늘 안고 있어야 했고, 젖을 먹여야 했다. 쭈니가 평소 하지 않던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안아달라고 떼쓰는 것. 이유 없이 칭얼대기도 했다. 그동안 '동생 생기면 동생 괴롭힌다' '첫째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많이 힘들다'라는 말은 들었기에 각오하고 있던 일이었다. 아내는 계속해서 쭈니에게 동생이 생긴 거라고 설명해줬다.
하루가 다시 지나고 그 다음날. 동생이 집에 온 지 셋째 날이다. 쭈니는 일어나자마자 거실로 나왔고 거기서 엄마에게 안겨있는 동생을 발견했다. 그러더니 구석에 앉아서는 울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들어보지 못한 울음이었다. 배고파서 우는 울음, 아파서 우는 울음, 심심해서 칭얼대는 울음, 뭔가 원해서 우는 울음이 아니었다. 그 울음소리는 억울한 사람이 땅을 치며 통곡하는 울음이었다. 그 모습을 본 아내는 놀라서 쭈니를 안아줬고 같이 울었다. 그리고 나도 울었다. 쭈니가 저렇게 우는 건 처음 봤기에 나도 큰 충격이었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슬펐을까. 엄마 아빠의 사랑을 독차지하다가 동생에게 엄마를 뺏겨버려서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저만큼의 충격일 줄은 몰랐다.
동생이 태어난 기분은 이렇다고 한다. 어느날 남편이 둘째 부인을 집으로 데리고 온 기분과 같다고. 나만의 엄마 아빠를 뺏긴 기분. 그래서 저렇게 통곡하며 울었던 것이다. (지금도 가끔 그 날을 회상하며 쭈니를 숨이 막히도록 안아준다. 내가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전해주고 싶은 만큼.)
또 한편으론 걱정도 됐다. 동생을 때리지는 않을까. 하지만 쭈니는 쿨한 남자였다. 한바탕 울음이 물러간 거실. 그곳에서 기적이 일어났다. 쭈니가 동생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자신의 동생을 인정하기로 한 쭈니는 동생 옆에 다가가서는 '아이 이뻐'(손으로 쓰다듬는 동작)를 해주고 뽀뽀도 하는 것이다. 가끔은 너무 과하게 뽀뽀해줘서 동생이 울기도 하지만 저렇게 동생을 사랑하는 형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다. 쭈니는 아직 동생을 한 번도 때리거나 괴롭힌 적이 없다. 그래서 더 쭈니에게 미안하고 고맙다. 주책맞게 이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 나는 눈물이 줄줄 흐른다. 난 그런 쭈니를 위해 쭈니에게만 100% 사랑을 주고 있다. 동생에겐 미안하지만, 아직 말도 못하는 형에게 아빠를 양보해주렴. 집에 있을 땐 온전히 쭈니만을 위한 아빠가 되어주고 있다.
"아가야, 고마워. 동생 예뻐해 주고, 엄마 아빠의 마음 이해해줘서 고마워. 이 아빠는 네 평생의 든든한 안식처이자 멘토이자 고향이 되도록 노력할게.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자라렴."
둘째가 태어나고 첫째는 내품에서 안자요. 그리고 고등학생이 되어 이젠 집에 없어요.ㅠㅠ 시간이 너무 빨리 갔어요. 군대간 아이처럼 보고 싶네요. ㅠ
너무 빠르게 훌쩍 자란다고 해요. 그러니 더 크기 전에 아이와 열심히 놀라고 해요. 아~~~ 시간이 더디 갔음 좋겠어요.
열심히 놀아줘도 기억을 못해요. ㅎㅎ 외국 놀러간 사실도 모르고 ㅠㅠ
저희집은 큰애가 짜증을 ...9개월째 진행중입니다 ㅋㅋㅋ
울 큰애는 말을 못해서 제대로 표현을 못했을 수도 있어요. 아는 아이는 동생이 태어나고 얼마후 '나 기저귀 안 갈 거야. 똥꼬 아플 거야.'라며 울었다고 해요. 울 아이는 말을 못해서 더 힘들었을지도 몰라요. 그래서 더 미안해요. ㅠㅠ
저도 둘째 태어난던 날 생각이 나네요. 첫째보고 동생 직접 안아보게 했는데.. 그 때의 표정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뭔가 복잡한 그 마음이 표현되었거든요. ㅎ 건강하게 잘 자라기를 응원합니다 .
세상의 모든 첫째들의 숙명인 것 같아요. 사랑을 나눠줘야 하는 운명. ^^ 두 아이 건강하게 키울게요. 고마워요. ^^
아들한명이라,,잘은 모르지만,, 첫째가 많이 성숙해 진 거 같아요....^^
요즘은 둘이 서로 마주보며 자기도 하고 그런답니다. ^^
우리형은 어릴때 쓰다듬어주다가 엄마와 아빠가 보지않을때 저를 갈겼대요. 잘 살펴보삼.
ps. 이젠 피터 피라미 변태성공. 음하하하
세상의 모든 둘째들의 숙명 아닐까요? ㅡ.ㅡ^ 아,,, 난 첫짼디.
동생이 태어나면, 많은 기분을 느낀다고 합니다.
그래서 동생이 집에 들어올때 바로 위(언니 , 오빠)에게
선물을 주는 풍습이 있다고 합니다.
건가하게 자라길 바랍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둘째에게 미안할 정도로 첫째에게 사랑을 더 많이 주고 있어요. 첫째가 어서 말을 해야 할 텐데요. 더 오래 아기짓 하려고 말을 안 하는 건지도요... ^^
와...쭈니의 다음 행동, 식스 센스, 올드 보이, 유주얼 서스펙트의 반전을 능가하는 반전이네여. 나도 왈칵 눈물이 쏟아질 뻔...^^ 그때 만약 님이나 님의 아내가 야단치거나 윽박 질렀다면 그런 반전도 없었을거니와 쭌이가 삐딱하게(?) 나갔을 겁니다. 다 같이 울면서 안아준 게 신의 한수가 된 듯한...
쭈니가 아빠를 닮아서 너무너무너무 착하답니다. 하하하하.
동생이 태어나면 속된 말로 처가 들어오는 스트레스 정도랑 비슷하다고 합니다 ㅜㅜ 그래도 똑같이 이뻐해주세요.^^
네. 그렇다고 해요. 딱 그런 기분이라고. 그래서 아이의 울음에 같이 울었답니다. ㅠㅠ
큰애들이 둥이라 처음부터 둘이였어서 그런가 동생 델고 집에와도 별 반응이 없었던....단지 좀 크니까 서로 손잡는다 같이잔다 자리싸움이..ㅠ ㅎㅎ
아~~~ 둥이는 그렇겠군요. ㅎㅎㅎㅎㅎ 요즘은 두 아들이 서로 엄마 옆에 자리싸움 한답니다. ^^
갓 돌이 지난 아가의 아빠입니다. 둘째도 가질 까 생각하고 있는데, 한번 더 생각해볼 수 있는 글이네요^^팔로우하고 갑니다.
둘째는 무조건 추천입니다. 저는 셋도 생각했어요. ^^
아....
둘째가 사랑을 독차지 하니
이에 대한 반동과 변덕을 부리는 첫째의
행보...
그림이 절로 그려지네요..
그럴때에 보통은 심술도 부리고 악감정으로
둘째를 억압하기도 하고 눈치를 주기도 하는데...
좋게 좋게 지내고 있다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잘 보고 가요
보통은 첫째가 둘째를 때리고 한데요. 근데 울 첫째는 너무 착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