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16 – 설날에 한 도박의 추억

in #kr7 years ago (edited)

오늘은 친척들을 만나는 설날이었다.
21살이 되어 사촌동생들 뒤에서 세뱃돈 받기가 점점 눈치가 보인다.
사촌동생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보면 나도 옛날 생각이 난다.
어릴 적 설날에 무엇을 했는지 생각해보면,
만두 빚기, 차례 지내기, 윷놀이 등이 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홀짝 도박이다.
아주 어릴 적의 일인데도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최근에는 5만원짜리 지폐도 생기고, 세뱃돈을 많이 받지만
초등학생때는 만원을 받으면 아주 많이 받는 것이었다.
만원을 받아 과자를 사 먹고 잔돈이 많이 생겼었는데,
이것을 걸고 홀짝 도박을 했었다.
처음에는 사촌들이랑 오목을 하고 놀았는데, 이게 점점 질리다 보니까
홀짝 게임을 하게 됐고, 결국 돈까지 걸렸었다.
나중에는 결국 서로 돌려주고 다시는 안 했지만, 그 날은 가장 재밌던 설날이었다.
그 날 나는 도박을 왜 하는지 어느정도 알게 되었다.

도박은 의미 부여를 하기위해 시작된다.

도박과 놀이의 차이점은 결국 돈이다.
돈이 걸리면 도박이고 아니면 놀이다.
원래는 시간을 때우기 위해 놀이를 하다가,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다는 생각이 들 때쯤
돈을 걸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실제로 돈이 걸리면 더 재미있다.

불안한 상태에서 안전함을 느낄 때 행복하다.

돈이 걸리면 왜 재밌을까?
나는 불확실성에서 생기는 불안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돈이 걸리면, 결과를 모르기 때문에 굉장히 불안하다.
그리고 만약 이겨서 돈을 얻으면 안도하게 되고 그 때 행복함을 느낀다.
돈을 얻어서 행복한 것도 있겠지만
돈을 잃지 않게 되어서 행복하다.

그러나, 곧 홀짝 놀이를 그만하게 되었는데
도박을 그만 두게된 이유는
나의 행복이 곧 남의 불행이었기 때문이다.
내기에서 이기면 안도감과 함께 행복해지겠지만
상대는 그만큼 불행해진다.
우리가 사촌 사이였기 때문인지 그게 싫어서 그만두게 되었다.
설날만 되면 아직도 그 때 생각이 난다.
도박이 재밌긴 한가보다.

Sort:  

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꾸준한 포스팅을 응원합니다.

승자가 있으면 패자가 있는법이기 때문에
가장 좋은것은 무승부다

라고 말씀하셨던 고등학교 체육선생님 말씀이 기억나네요. ㅋㅋ

도박은 정말 재밌죠.

중학교 때 판치기를 열심히 하던 제가 떠오르네요.

좋은 체육선생님께 수업을 들으셨군요..ㅋㅋ
저도 고등학교 때 반대항 시합이 있었는데, 교장선생님이 훈화말씀으로
항상 '봐주면서 하자' 라고 하셨어요 ㅋㅋㅋ.

친구나 가족끼리 도박을 할때는 뒤끝없이 하기로 약속해놓고도 항상 오묘한 기분이 들어요. 돈이 참 무섭네요

그러면서도 혹시 축구 경기 내기를 제안하고 계시지는 않은가요?ㅋㅋㅋㅋ
정말 무서운 돈입니다.

내 행복이 남의 불행이 된다는게 딱 맞는거같아요 ㅎㅎ
하지만 뭐가 안걸리면 재미가 반감되니....
그래서 딱 커피값 내기 정도가 적당한거같아요 :)

아~~~ 진짜 뭐가 안걸리면 의미가 없는 것 같아졌어요.
이러면 안되는데 ㅠㅠㅠ

설연휴 에는 가족과 함께 하는 도박이최고
최고람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가족들이랑 이야기거리 없어지면
또 신나게 놀면 좋죠 ㅎㅎ

나의 행복이 곧 남의 불행이다라는...

초등학생때 어찌 그런 기특한 생각을 했네요. ^^

제가 잃어보니까 알겠더군요..ㅋㅋㅋㅋㅋ
역지사지를 깨닫기에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도박을 해보면 사람 성격이 똭 나오더라고요 ㅎㅎㅎ

저는 기분파인것 같아요....ㅋㅋㅋㅋ
절제가 부족합니다.ㅠㅠㅠ

인생의 매 순간이 도박이죠. ㅎㅎ
내일도 스포츠 토토~~~

사실 그렇죠 ㅋㅋㅋ 확실한 건 없으니까요.
저는 코인하겠습니다~~~~~가즈아

딴 사람이 딴 돈으로 다같이 맛있는거 먹자며 기분좋게 사면되죠~~

아 그런 방법이!!!!
진짜 좋은데요.. ㅋㅋㅋ 진 사람이 쏘는 느낌이겠네요

져서 내돈이 아니게됬지만 그래도 내 배라도 채울수있으니 배는 덜아프겠죠...??!ㅋㅋ

'도박'이라는 어감이 너무 무섭죠. 사실 조금 가볍게 접근해도 될텐데 말입니다. '갬블'이라고 하면 그냥 게임 정도로만 들리는데..ㅎㅎ 도박이 단순 스포츠나 게임 정도로만 여겨져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

ㅋㅋㅋ 우리말로는 또 '놀음'이라는 말도 있죠.
놀이에서 나온말 같은데
옛날 사람들은 놀이랑 도박을 같은 선상에서 본 것 같습니다.

도박도 제로섬 게임이니.. 결국 누군가는 돈을 잃고 마음도 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ㅠㅠ 그냥 즐길 수 있을 정도로만 하는걸로..!

네... 안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기분이 좋았다가 나빳다가 아주 난리나죠.

제가 고스톱 하나는 진짜 잘치는데...
이번 설에는 아쉽게도 한판 못벌였네요^^;;ㅎㅎ

스팀잇에 타짜도 한 분 계시는군요 ㅎㅎㅎ
올해에는 못하셔서 아쉬우시겠어요.

그런 추억들은 다 하나씩 있군요. 설 잘보내셨기를...

다들 있는 경험인 것 같네요 ㅋㅋㅋ.
심심하면 하게되요 ㅠㅠ
연휴는 잘 보냈습니다! 감사합니다.

공감합니다 어쩌면 댓가가 없는 공짜 돈은 어디있어!!하겠지만 도박을 통해서 얻는 돈은 누군가에게는 도박으로 아무 것도 얻지 못하고 잃게된 돈이겠지용..!! 저는 오늘 윷놀이를 했는데 ㅋㅋㅋㅋ 일만원을 걸었지만 졌답니다(또으르륵) 흑흑흑 나의 불행고ㅏ 손실은 누군가에게 행복

ㅋㅋㅋ 맞아요. 상대에게서 빼앗어 오는 돈이죠.
만원잃으셔서 속상하시겠습니다. ㅠㅠㅠ
용돈 준셈 치세요 ㅎㅎ

희한한게 그 도박이라는 것이 ... 처음 할때는 초심자의 행운인지 이겨서 빠져나올 수가 없게 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ㅠ.ㅠ

초심자의 행운 무섭죠...
제 생각에는 50:50 게임을 한다고 치면 처음에는 소액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두 종류의 사람이 나옵니다.
잃은사람. ' 역시 도박은 하는게 아니야.' 하고 나옵니다.
딴 사람. '나는 운이 좋군'하고 다시합니다. ㅋㅋㅋㅋㅋ
이렇게 딴 사람만 다시하기때문에 초심자의 행운이라는 말이 나온 것 같습니다.

아하 !! 그렇게 생각해볼 수 있겠네요 단순히 "초심자의 행운"이 아니라 딴 사람들이 그 맛(?)을 알고 다시 하기 때문에 "초심자의 행운" 이라는 말이 생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