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sCommentsPayoutstiamo1 (59)in zzan • 5 years ago사랑 한 조각자꾸 귀로 손이 간다. 그것도 그럴 것이 평소에 마스크를 쓰는 일이 별로 없다 갑자기 거의 하루 종일 마스크를 쓰고 있으려니 안경에 마스크 끈에 귀에 가해지는 자극에 귀가 그만 하고 싶다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그동안 겨울이면 빼놓지 않고 감기를 앓았지만 그건 나처럼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게 해당되는…tiamo1 (59)in #zzan • 5 years ago사랑 한 조각어제 아침 전화가 왔다. 오늘 모여서 식사하기로 한 것 취소하기로 했으니 그렇게 알고 나오지 말라는 연락이다. 나만 나이를 먹는 줄 알았다. 코흘리개 같던 동생이 결혼하고 조카들 자라는 것만 대견해서 동생 나이 드는 걸 미처 몰랐다. 한 번씩 만날 때마다 희끗해지는 머리를 보게 되면 속에서는 돌담…tiamo1 (59)in #zzan • 5 years ago사랑 한 조각뜻하지 않은 교통사고로 많이 놀란 끝에 설이 다가오면서 심적 부담이 있었는지 몸에서 이상신호를 보냈다. 처음 결혼 했을 때 보다 음식 종류도 양도 많이 줄였지만 이제는 꾀가 나는지 몸이 잘 따라주지 않는다. 식구들도 걱정이 되는지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성화를 하며 마트에 가면 만두가 널렸으니 사먹으면 된다고…tiamo1 (59)in #zzan • 5 years ago사랑 한 조각갑자기 이를 송곳으로 뚫는 것 같은 통증이 왔다. 너무 아파서 잇몸인지 이였는지 구분도 할 수 없었다. 조금 진정을 한 후 다시 양치를 하려고 찬물을 머금는 순간 지독한 통증이 다시 찾아온다. 혀를 이에 대고 냉기를 덜고 입안에 남은 치약 때문에 가까스로 입을 헹궜다. 그 동안 이에는 자신이 있었고…tiamo1 (59)in #zzan • 5 years ago사랑 한 조각상처는 생각보다 깊었다. 처음엔 아픈 게 아니라 뜨거운 느낌이었다. 순식간 손목가지 뻗어오는 통증은 생각의 스위치를 껐다. 속이 꽉 차 겹겹이 포개진 밀폐용기 중에 하필이면 가운데 있는 통을 꺼내야 했다. 그럴 땐 보통 한 손으로 위에 있는 통을 들어 올리고 다른 손으로 필요한 통을 꺼낸다. 그런데 무게…tiamo1 (59)in #zzan • 5 years ago사랑 한 조각평생을 두고 한 사람의 생을 떠받치고 살아야하는 운명이 있다. 좋은 날 빛나는 자리에 동행을 할 때도 있었지만 누구도 나를 반기지 않았다. 가장 낮은 곳에서 숨조차 마음 놓고 쉬어 본적이 언제였는지 모른다. 그를 소유한 사람이 쉬는 시간에야 비로소 나란히 누워 한 숨 돌리게 된다. 계절이 바뀌고 긴 휴가가…tiamo1 (59)in #zzan • 5 years ago사랑 한 조각언제나 먹는 점심이었지만 오늘따라 밥 생각이 없었다. 검은 머리가 파뿌리까지는 아니어도 수십 년을 함께 살다보니 입맛까지 통하는지 남편도 입맛이 없다고 한다. 뭘 먹으면 좋을까 이리저리 생각을 해 봐도 딱히 입에 당기는 게 없다. 한참을 멀거니 밖을 내다보고 있자니 젊은 남녀가 길에서 웃으며 걸어가는데 두…tiamo1 (59)in #zzan • 5 years ago사랑 한 조각이미지: 다음 블로그 연어의 전화를 놓쳤다. 단톡방에 대답을 기다리다 못해 전화를 했는데 그 전화도 안 받으니 이번엔 문자를 보낸다. 나 같은 사람들 때문에 부회장질 못해먹겠다고 투정이다. 내일 주말에 도담삼봉을 다녀오기로 했다고 공지가 뜬 지 벌써 한 달이 다 되어 가는데 여지껏 답을 안 보냈으니…tiamo1 (59)in #zzan • 5 years ago사랑 한 조각가을바람에 떨고 있는 노랑선씀바귀에게 쑥부쟁이는 나직한 목소리로 타일렀다. 조금만 견디면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일을 마치고 편안하게 겨울잠을 잘 수 있을 거라고... 이상하게도 마음이 끌렸다. 아침부터 카톡이 산행 소식을 전하는데 전혀 내키지 않았다. 오늘이 음력으로 며칠일까 하는 생각에 달력을 본다.…tiamo1 (59)in #zzan • 5 years ago사랑 한 조각오랜만에 시간이 나서 서랍정리를 했다. 처음엔 화장대 서랍을 털어내면서 못 쓰는 화장용 소품과 오래된 메니큐어나 얼마 남지 않은 립스틱 같은 잡살뱅이들을 쓰레기통으로 보냈다. 초가을엔 날씨가 쌀쌀하더니 늦더위가 늦장마와 짝을 이루는 바람에 여름옷과 가을옷이 한 번에 뒤섞여 있는게 거슬렸다. 손 댄김에…tiamo1 (59)in #zzan • 5 years ago사랑 한 조각이미지: 다음 블로그 경북상회 할머니는 억센 사투리로 밀고 들어왔다. 친정이 울산인 할머니는 몇 해 전까지 조그만 식품점을 했다. 가게 이름이 경북상회라 자연스럽게 경북상회로 불리었다. 억센 경상도 사투리로 하루에도 동네를 종회무진 하시며 모든 일에 참견을 하실 정도였다. 아침 식사중에 찾아와서 무조건…tiamo1 (59)in #zzan • 5 years ago사랑 한 조각하얀 구두 어느 삶이나 후회는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세 살배기 아들을 데리고 일을 하게 된 나는 아들을 돌볼 시간이 부족했다. 아들과 놀고 싶은 시간에 고객의 얘기를 들어야 했다. 문구점을 했던 나는 일주일에 몇 번씩 도매시장을 다니고 가게에서 직접 판매를 하고 납품도 다녀야 했다.…tiamo1 (59)in #zzan • 5 years ago사랑 한 조각봄볕을 머금고 햇순이 돋을 때부터 스치는 바람에도 화들짝 놀라 깨뜨린 향기에 혼자 취해 초롱꽃 닮은 얼굴로 그믐밤 울밑에 앉아 어둔 하늘에 빗금을 긋는 별똥을 목을 늘이고 바라보던 날이 가고 궁색한 살림에 꽃을 팔아 얻어 낸 계절 남모르게 땅속 깊이 묻어둔다.tiamo1 (59)in #zzan • 5 years ago침묵아무도 보아주지 않는 꽃 촛불처럼 꽃술을 켜고 밤을 지켰다 하늘만 보고 사는 꽃이 커다란 벌에 쏘여 숨을 거둔 며칠 뒤 살결에서 윤기가 나는 친구들은 모두 주인의 손을 잡고 떠났다 발소리가 가까워질 때마다 혹시 내 손을 잡아줄까 귀를 쫑긋하고 기다려도 울분을 삭이며 침묵하는 시간이 주어졌다 빈…tiamo1 (59)in #zzan • 5 years ago사랑 한 조각오늘 아침은 어제보다 쌀쌀했다. 얼굴에 닿는 공기가 차가워 긴팔 옷을 걸치고 길을 나선다. 키 작은 풀잎에 달린 이슬이 가을을 알리고 맑은 하늘엔 구름이 흐른다. 요즘 하늘은 바다를 닮았다. 파도가 쓸고 간 모래사장을 펼쳐지기도 하고 출렁이는 물결처럼 구름이 모였다 순식간에 흩어진다. 이맘때쯤으로…tiamo1 (59)in #zzan • 5 years ago사랑 한 조각왁자한 웃음소리 온 집안을 떠도는 기름 냄새 주척 거리는 걸음과 알아들을 수도 없는 말소리 배꼽인사를 하느라 땅에 닿을 듯한 머리에서 나풀거리는 꽃모양 머리핀까지 지느러미처럼 미끄러지는 빨간 꼬리등을 따라 떠나고 그늘진 바람벽이 술렁거렸다 한 배로 낳은 새끼들을 끼고 한 여름 살아낸 옥수수의 얘기가…tiamo1 (59)in #zzan • 5 years ago사랑 한 조각품안에 있으면 땡볕도 가려주고 비에 젖지 않아도 된다며 머리를 쓸어주는 커다란 잎사귀 아래서 잠이 들었다. 혼자 저 길을 건널 수가 있을까 조금이라도 먼 하늘을 볼 수 있을까 아슴아슴 새벽이 오는 소리 별 하나 날아와 작은 소리로 내 이름을 불렀다. 길을 건너고 수세미덩굴을 지나 턱밑까지…tiamo1 (59)in #zzan • 5 years ago사랑 한 조각어머니 방에서 들리는 전화벨 소리에 양치질을 하다말고 뛰어 들어갔다.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뜻밖에도 오래전에 연락이 끊어졌던 친구였다. 차분히 내 목소리를 확인하고 예전의 말투로 돌아가 이름을 부른다. 가까운 곳에 살며 아침에 식구들 다 나가면 부지런히 집안일 끝내고 아이 목욕시켜 옷 갈아입히면 먼저…tiamo1 (59)in #zzan • 5 years ago닭이어서 좋은 날비를 뿌리는 새벽, 쌀쌀한 아침공기가 어렴풋이 잠을 턴 게으름뱅이를 이불속으로 끌어들인다. 시간이 지나고 있음을 알면서도 버틸 때까지 버티다 하는 수 없이 머리를 땅에 박은 채 억지로 엉덩이 먼저 일으킨다. 부스스 화장실로 향하는데 카톡 알림음이 덜미를 잡는다. 언니, 간짜장 먹고 싶어. 있다가…tiamo1 (59)in #zzan • 5 years ago사랑 한 조각뜨거운 햇살이 콘크리트를 녹이는 한 나절 미화원의 수레가 건물 뒷편그늘에서 졸고 있었다. 감자탕집 사장님께서 주인 밥 먹는 동안이라도 시원한 곳에서 쉬라고 그늘로 옮겨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