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두살 아들이 웃는다.

in #corn7 years ago (edited)


생일상 차려주려고
떡집에가서 떡을 사오고
잡채를 만들고 갈비찜을 만들고
커다란 케익도 샀다.

아침일찍 분주하게 음식을 준비하고
어제밤에 나가서 돌아오지 않는 아들을 기다리다
전화를 하니
졸리는 목소리로
저녁때 까지 들어 오겠단다....
스물두살 아들은 이렇게 변했다.

어릴때 아들은 촛불 끄기를 좋아했다.
생일이 아닌데도 생일축하한다고 떼를 써서
케익을 1개 사가지고 몇시간을 촛불을 켜고
노래를 부르고 촛불을 끄고를 반복 했었다.
수없는 반복에도
똑같이 행복해 하고 똑같이 즐거워 했던
3살의 아들....

저녁때 돌아와 차려놓은 생일상 앞에 앉은 아들
케익에 촛불을 켰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다.
할수없이 내가먼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생일축하합니다! 생일축하 합니다!"
멋적게 웃으면서도
점점더 행복한 표정으로 변해가는 아들
3살때 보았던 표정을 다시보는 순간

스물두살 아들이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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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살때 보았던 표정을 다시 본 순간. 3살의 아들로 돌아온거같아 마음이 벅차올랐을거 같아요!
아이들은 초를 어찌나 좋아하는지 생일이 아니어도 좋아하는 캐릭터 케이크를 사자고 매일 조르고 촛불 불자고 하고~ 그래서 카스테라 사서 초꽂아놓고 후~ 분적도 많았던거 같아요^^
생일초를 후후 불며 좋아하던 아들이 22살이 되어 이제는 부모품을 많이 벗어났네요~ 저는 아직은 아직은 어린 아들을 키우는데 제 품에 있을 날이 얼마 안남은거 같으니 더 열심히 안아줘야겠습니다:)

저도 아들 하나 키우고 있습니다.
7살이 된 제 아들도 언젠가 머쓱하리만큼 클 날이 오겠지요..
가슴 찡하면서 감동있는 글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버지는 자식이 청년이 되어도 어린 자식이요.
아들이 늙어도 아버지한테는 어린 자식이죠.

스물두살 아들... 어떤 느낌일까?
우리 딸이 스물두살이 되려면 10년 남았네요..^^

👨 표현을 잘 못해서 그런거죠.
성인인데 생일상 받는 게 쑥스럽기도 하고 쭈뼛쭈뼛~
그래도 아버지가 표현을 잘 하시는 게 부럽네요.
덕분에 3살 때 표정을 보셨자나요 ㅎㅎ

ㅠㅠ.................... 울컥했습니다ㅠㅠ....................

아들에 대한 사랑이 아주 애틋합니다.
저도 비슷한 나이의 여식이 하나 있는데 그런 섬세한 자식 사랑을 해보질 못했네요.
굿입니다 ㅎㅎ

아드님 생일 축하드려요^^ 콘님
앞으로도 행복한 가정되세요^^

우리 아들도 곧 그러겠죠. 그래도 웃을때는 아직 아기 같고 이쁩니다. ㅎㅎㅎㅎ

음...왠지 조금 슬픈글이에요... 자식은 키워놓고 성장을 하면 뿌듯하면서도 내 품을 떠난것 같아서 좀 마음이 허전할 것 같기도 해요 ㅠㅠㅠ 웃는아들 얼굴과 가족의 모습이 그려지네요^^

ㅋㅋㅋㅋ 원래 무덤덤해요~ 하지만 속으로는 좋아할거예요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저는
딸 1
아들 3을 키웠지요
생일 땐 여지없이 한자리에 앉습니다
작년에 뉴욕으로 공부하러 떠난 딸만
예외가 되었지요
아기때부터 그랬습니다
촛불 끄는 행사가 한 번에 끝난 적이 없지요 켜고 끄고 켜고 그 모습에 또 다들
깔깔 웃으며 환한 행복이 가득했더랍니다
막둥이가 18살인 지금도 역시 생일날 케잌 앞에서 가족들은.가장 행복한 얼굴이 됩니다

님의 글에는
연륜의 너그러운 시야가
읽힙니다 참 편안해지고 잔잔한 미소가
지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