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값만 축낸 한 주, 마음 속 심사위원

in #kr-morning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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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야 할 글도 더럽게 쌓였고 읽어야 할 글도 더럽게 쌓였습니다. 그런데도 며칠째 카페에 와서 커피값만 축내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사실 영 아무 것도 하지 않은건 아닙니다. 못 해도 반나절은 머물고 가는 카페에서 어찌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글을 몇편 쓰기는 했습니다. 주제도 마음에 들었고 문장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래도 POST를 눈 앞에 두고 커피를 한 모금, 또 한 모금 마시다보니 무언가 꺼려지는게 있습니다. 별 다른 이유는 없는 것 같은데 싫다니 싫은 줄 알고 그냥 지워버립니다. 별로 SNS에 맞는 성격은 아닙니다. 특히 스팀잇에서는 더욱 비합리적인 일입니다. POST 앞에서 최소 30분씩 고민하는건 좋은게 아니지요, SNS에서는 꾸준함이 미덕이니까요. 물론 나름은 꾸준하게 무언가 한 것이지만 여러분들은 결국 POST 된 글만을 봅니다.

사실 내 마음 속 심사위원들에게 물어 보고 싶습니다. 그 분들은 별로 좋은 글이 아닌데도 쉽게 허락할 때가 있는가 하면, 정말 괜찮다 싶은 글도 거부합니다. 과연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번 글은 그 분들의 허락을 받을까요? 받는다면 역시 이상한 분들입니다. 기분은 정말 좋으니 역시 이상합니다.

카페에서는 Englishman in New York이 흘러 나옵니다. Leeosol님의 포스트가 생각나네요. 저 포스트를 보니, 나도 오늘 멋을 내고 나왔다는게 생각났습니다. 이것도 별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그냥 오늘은 그러고 싶었습니다. 곧 조깅을 하고 집에 들어갈텐데, 왜 오롯이 혼자 있는 시간에 이렇게 불편하게 차려입고 나왔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이러고 싶었습니다.

평소에도 한번씩 이런 날이 있습니다. 멋을 내고 혼자 나와서 거닐다가 영화를 봅니다. 영화를 보고 집에 가서 씻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뒤 맥주 한잔 마실 사람을 찾습니다. 가만 생각해보니 마음 속 심사위원들이 이상한게 아니라 내 마음이 이상한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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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 Up!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교수님 번민하지 마시고 그냥 포스팅하면 됩니다.
여기 포스팅된 어떤글도 문학상을 받을 만한 글 없습니다.
교수님이 이러시면 저는 쪽팔려서 어쩐데요?

정말로 번민하는건 아닙니다. 오히려 주말 계획을 생각하며 행복에 잠겨 있습니다. 그저 단순한 습관이지요. 마음이라는게 설명하기 참 힘든 것 같습니다.

가끔 그런 날이 있지요. 그런 날은 그냥 마음을 따라가도 좋을 듯 싶습니다. 마음껏 멋내고, 마음껏 놀고.

마음 속 심사위원들이 허락을 안 하면 애교발사(?), 투정(?) 해보는 건 어떨까요? 이거 좋은 글인뎅~. 정성들여 쓴 건뎅~. 내 맘에 쏙 드는데 포스팅하면 안 될까용~? 아잉~. ^^;

힘내시라고 풀봇하고 갑니다. 화이팅~!! :)

위로 받을건 아닙니다! 정말 이유 없는 망설임이에요. 항상 마음 가는 그대로 사는 사람인걸요 ㅎㅎ

그냥 'POST' 버튼을 눌러주세요. 교수님 ㅎㅎㅎ

제가 정할 문제가 아니라서...

저는 왜 지우신 글이 더 궁금한지 모르겠습니다. -__-;;
행복한 주말 되세요~

감사합니다. 지워버린 글이 더 재밌었을거에요. 해피써클님도 평안한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앗!!!!! 더 재밌었을 거라고 하시니 더~~~~~~ 궁금해져요. ㅎㅎ

버려진 글들이 하나, 둘씩 모여서 글감을 이루겠지요. 기대해주세요! ㅎㅎ

어느정도 심신의 안정을 찾으셔야 할 때가 온 것이 아닐까요?
지속적인 패달밟기 보다는, 한 동안 푸욱 쉬면서 재충전하는 것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지요.

일회성이 아니라 항상 그래요. 이유는 몰라도 포스트 하기 힘든 글들이 있습니다. 그래도 격려 감사합니다.

힘내세요..

멀리서 응원하고 있겠습니다!

힘낼 일 아니에요ㅋㅋ

다른곳에서도 썼었는데 전 스팀잇이 SNS보단 블로그에 가깝다고 생각하네요. 게다가 글을 평가하는 기능까지 있으니 좀 더 신경을 쓰게 되네요.그래봐야 저는 못쓰지만....

반반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점도 양쪽에서 비슷하게 가져왔구요...

저도 지금 카페에서 여유롭게 주말을 즐기고 있네요~좋은 주말 보내시길 바래요^^😊

피서로 카페 간다는 얘기 했던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계절이 바뀌었네요. 지안님도 여유로운 주말 잘 마치시길 바랍니다!

해야할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게임 늦바람이 들어 아무것도 하기 싫은 저는 어찌합니까.. 하하

어느 게임에 빠지셨나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