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일의 수다#88]밥 한그릇의 의미 (미운 밥? 고운 밥!)

in #kr6 years ago

안녕, 카일이야.

며칠 전 오후, 엄마와 오랜만에 식탁에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엄마가 겪었다는 이야기를 해줄까 해.

옛다, 이거 먹고 떨어져!의 밥 한끼!

엄마가 일하실 때, 동료 아저씨 한분이 계셨다 한다.
이런 저런 얄미운 행동, 그리고 무의식중에 하시는 보기 싫은 행위로 인해, 사람들에게 약간은 밉상인...
어느 날, 다른 동료분이 다쳐서 그 밉상 아저씨 포함해서, 다른 남자 동료, 그리고 여자 동료분, 4분이서 병문안을 다녀오셨다 한다.
평소에는 일하는 일정이 잘 맞지 않아, 함께 식사할 시간도 없었기에,
그 날 “나온 김에 저녁 식사나 하자”는 그 분의 제안을 나머지분들도 승락하고, 함께 족발을 먹으러 가셨다 한다.
그 분의 밉상 행동 중 하나가, 생색을 엄청나게 낸다는 거였는데,
이 날 식사를 하시면서도, 다음에 두 분이 식사 한번 사세요! 하면서 족발값을 내시더란다.

저희 엄마도 남한테 얻어먹고만 사는 성격은 아니신데,
일하다 보면 일정이 쉽게 맞아 떨어지지 않아 차일피일 미뤄지게 됐단다.

그 후로, 엄마와 함께 가셨던 아주머니를 만나기만 하면,
“우리 언제 저녁 한끼 해야죠!”
“언제 밥 한번 먹어야죠!”

도저히 안 됐던지, 엄마가 다른 아주머니께 먼저 말을 꺼내셨단다.
아무래도 빨리 밥 한끼 사얄거 같다고.
그래서 하루 날을 맞춰, 그때 그 네분이서 다시 저녁 식사 자리를 가졌다 한다.
메뉴도 같은 족발로...

그런데 식사를 다 하시고, 엄마와 아주머니 두 분이 계산하려고 계산대 앞에서 금액을 확인하고 있을라니,
다른 아저씨가 “형님, 형님이 사세요~ 형님이 아주머니들보다 돈도 더 잘 버시는데 사셔야죠~”
밉상 아저씨 왈, “왜~ 아주머니들이 산다고 하는데, 왜 그래~”
이러면서 그냥 나가시더란다.

그 이후로, 그 아저씨가 “밥 먹자”라는 말을 안 하시더란다.

원래 밉상인 사람이 하는 행동이라 더욱 밉상인 건지,
아님 그냥 밉상인건지...
진짜 먹고 떨어져!의 메세지를 가진 밥 한끼!

고마움의 밥 한끼

오빠가 면허증을 따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엄마 회사 동료분이 자기의 차를 폐차시키려 했었는데, 필요하면 아들 주라고 하시면서 차를 선뜻 주셨단다.
그래서 고마워서 밥 한끼 사셨단다.
(헌) 차와 맞바꾼 고마움의 밥 한끼!

비단 엄마의 얘기가 아니라도 내게도 이런 일들이 많았다.
비싼 밥도 아깝지 않게 사줄 수 있는 경우와 사람이 있고,
어쩔 수 없이, 사주면서도 아까운 경우와 사람이 있다.

먹는 즐거움은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고, 먹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
그러나 그 먹는 것이 단순히 먹는 것을 떠나 하나의 문화가 되고 있는 지금,
한 끼, 한 끼 더 즐겁고 소중하게 즐기면 좋을 듯 하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스티미언분들은 어떤 의미의 한 끼 식사를 하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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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것은 행복의 밥 한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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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밥을 먹는다는건 매우 많은 의미가 있는거 같아요~

그렇지요. 어릴 땐 몰랐는데, 커서 보니 매일 먹는 밥 한끼에도 여러가지 의미가 있더라고요.
그리고 이제는 편하고 좋은 사람들과 먹고 싶네요~

행복의 밥 한끼 중입니다 ㅎㅎ 아이들과 돼지갈비 먹고 있어요 집에서요

가족들과의 식사가 제일 행복한 밥상이 아닐까 싶어요. 요즘 그렇게 느끼네요~

읽고 보니 저는 어떤 사람인지 진지하게 한번 생각해 보게 되네요. 잘 읽었습니다.^^ 밉상은 아니여야 할텐데...

ㅎㅎㅎ 저도 마찬가지에요~ 밉상은 아니길~

저는 기숙사 식당이라..행복하지만 밥이..캬캬..

ㅎㅎㅎ 사내식당이나 기숙사 식당 밥은 맛있는건 한계가 있죠 하하하하;;;;
그래서 가끔 외식도 필요한 듯 해요~헤헤~

한끼에 많은 의미가 있네요^^ 행복한 한끼 하고 싶습니다 카일님^^

와이프님과 늘 행복한 한끼 하고계시지 않은가요? ㅎㅎㅎ

저는 살기 위해 먹는 측면이 강하지만, 자리에 함께하는 사람에 따라서 의미가 달라지는 것 같아요. :D

매일 먹는 식사이다 보니 별 생각없이 먹는 경우도 많은 듯 해요. 그렇지만 가끔 왠지 너무 행복한 한끼 있잖아요~

ㅋㅋㅋㅋ생색..돈쓰고 욕먹는 그럴꺼면
도대체 왜..안사주니만 못하죠 ㅎㅎ 밥은그래서 불편하지
않은 친한사람들끼리 먹어야되는거같아요~뭐
때에 따라 그렇지 못할때가 더많긴하지만 불편한사람과 식사는..
절레절레.. 먹는즐거움 정말 맛있는걸 먹으면 흐흐흐흐흐흐 미소가나오는거같아요~

ㅎㅎㅎ 그렇지요. 좋은사람과는 분위기도 좋고 음식도 즐기고~
소통은 덤이죠~
다만 불편한 경우는 밥이 어디로 넘어 가는지..빨리 시간이 가기만 바라고 있게 돼요.
업무적으로 밥을 먹어도 편한 자리와 불편한 자리가 있네요.

사진보니깐 미역국이 급 땡기네요ㅎ

췜귀름 팍팍 들어간 고소한 미역국이였지요~ 헤헤
미역을 좋아해서 생일 아니라도 언제 먹어도 좋은 미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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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너무 밉상이다... 그분... ^^

뭐 그 한끼 이후로 괴롭히지 않으셨다 하니 한끼 식사로 엄니께선 괜찮으셨던 거죠.

밥한끼에도 다양한의미가있군요 ㅎㅎ

늘 먹지만, 또 늘 새로운 밥 한끼인 듯 해요

미운 밥은 항상 체하죠 ㅎㅎ 마음 건강에도 몸 건강에도 안 좋아요~ ㅎㅎ

그렇지요~ 이제는 건강한 일만 하고 싶어요~

으으으~~ 밉상!! ㅎㅎ

어떠한 사람과 먹느냐에 따라서 같은 음식도
더 맛나고 그런거 같아요..ㅎㅎ
기분탓!! ㅎㅎ ^^
저도 행복한 한끼하고푸네용

행복한 한끼 하고 계신가요?
저는 요즘 가족들과 함께 하는 저녁 식사가 참 좋아요~

기브앤테이크가 아주 정확한 사람은 피곤하죠.ㅎㅎ

보통 사람은 공짜밥 좋아하지 않아서 굳이 말하지 않아도 챙기게 되는 법인데...
사람은 다 다르니까요...허허;;;;

진짜 많은 의미가 담긴 한끼의 식사네요.
무심코 그냥 먹을게 아니라 한끼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먼저 필요할것 같습니다.
그냥 먹었던 어머니의 따뜻한 밥 한공기가 생각나네요.^^;;

엄니의 밥 한끼 만큼 편안하고 맛나고 행복한 한 끼는 없는 것 같아요~

카일언니 맞아요
밥한끼 먹어도 누구랑 먹느냐가
밥맛을 좌우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혼자 외로이 먹으면 맛이 덜하듯 말이에요 ㅠ
근데 그 밉상아져시 정말 꼬집어주고 싶을 만큼 밉상인데요?

전 그래서 혼자 밥 잘 안 먹어요. 안 먹은 안 먹지...
혼밥이 아직은 어려움

따뜻한 밥한끼가 중요하죠 서로 우애를 다지며 먹는 밥한끼라야지 오늘 내가 삿으니 내일은 니가사 이런밥보다 같이 먹고싶고 주고싶은사람과의 우정이 그리운
시대네요.

맞아요~ 그냥 절로 주고 받게 되는 사람들이 있지요.

비싼 밥도 아깝지 않게 사줄 수 있는 경우와 사람이 있고,
어쩔 수 없이, 사주면서도 아까운 경우와 사람이 있다.

백프로 공감되는 말입니다.
좋은 글 잘 읽었어요~^^

ㅎㅎ공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