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에 대한 글쓰기] 생활인으로 글을 쓴다는 것

in #kr6 years ago




 차를 몰고 가다가 도로에 진입하려고 깜빡이를 켜고 서 있는 차를 만나곤 한다. 속도를 늦춰 진입을 도울 때도 있고, 그냥 지나칠 때도 있다. 지나치는 건 양보하기 싫어서가 아니다. 기껏 올려놓은 내 속도를 줄이지 않기 위해서다.

 일상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난다. 해야 할 일들을 뚫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선, 삶의 속도, 습관의 관성을 높여야 한다. 그저 남는 시간에 하면 되겠지, 하고 마음먹는다고 절로 되는 게 아니다.

 일정한 속도가 붙은 습관만이 분주한 일상에 널린 일거리들 사이에서 제 기능을 발휘한다. 내겐 독서와 글쓰기가 그러하다.

 일정한 속도로 삶의 궤도에 올라선 습관 앞에 깜빡이를 켜고 양보를 요청하는 일들이 생겨난다. 때론 사람이, 때론 일거리가 끼어들려고 저 앞에서 신호를 준다. 나는 속도를 줄이지 않기 위해 양보를 모르는 사람처럼 그냥 지나가기도 한다.

 독서나 글쓰기를 업으로 삼는 것이 아닌 이상, 러시아워처럼 빡빡한 시간의 도로 위에서 '나만의' 시간을 누리는 건 녹록치 않은 일이다. 기껏 올려놓았던 습관의 속도는 사소한 일로 떨어지곤 한다. 어제 밤처럼 아이를 재우다가 함께 잠들면 밤에 계획했던 일이 무위로 돌아가고, 습관의 관성은 또 한 단계만큼 속도를 잃는다.


습관은 너무도 쉽게 속도를 잃어버린다. 눈에 보이는 계기판이 없다는 게 다행이다.

 생활인으로서 글을 쓰고 책을 읽는다는 것은, 끊임없이 습관의 속도를 올리고 잃는 걸 반복하는 과정이다. 그 과정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믿을 뿐이다.

 많은 작가들은 작가임과 동시에 생활인으로 존재했다. 그들은 일상생활의 여러 가지 일들을 처리하면서, 글쓰기의 감도 잃지 않는 방법을 터득한 사람들이었다. 앤 타일러라는 작가는 이런 멋진 표현으로 글쓰기와 일상생활의 공존을 표현했다.

나는 너무도 오랫동안 글 쓰는 자아 주위에 벽을 둘러치고 살았다. 그러면서 일상생활이 끼어들면 그 벽의 문을 닫고,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하면 일상생활의 문을 닫는 법을 터득했다. 나의 두 자아가 다시 합쳐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작가의 본질이라는 것은 결국 일상생활 속에서 글쓰기를 어떻게 취급하고 있느냐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의 본질은 우리가 반복적으로 행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탁월성은 한 번의 행동이 아니라 하나의 습관이다.” 라고 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작가란 글을 쓰는 습관이 있는 사람이다.” 라고 한 어느 작가의 말처럼 말이다.

 돌이켜보면, 저물어가는 올 한해도 러시아워 같은 일상에서 시도했던 일의 결과물들이 꽤 쌓였다. 속도가 떨어졌다고 주저앉았으면 못했을 일들이다. 앞으로도 일상의 러시아워 속으로 습관의 차를 타고 나가는 일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악셀과 브레이크를 수시로 밟으며 만족과 실망을 반복하며 그렇게 나아갈 것이다. 어차피 생활인에게 고속도로는 풋잠 속 꿈에 불과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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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확인해볼게요^^

습관은 행동을 만든다란 문구가 떠오르네요.^^

다 아는 말이지만 참 실천하기 어렵지요ㅎ

공감되는 말씀입니다.
바쁜 와중에 글쓰기를 습관처럼 하심에 박수를 보냅니다.

습관처럼 쓰려고 애쓰는 중입니다^^

해야할 일을 하지 않았다면 시간이 문제가 아니라 하기 싫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하고 싶은 일은 패턴을 만들어서 해야할 일로 만드는 걸 선호하는데 그게 녹록하지는 않네요. 기껏 패턴을 만들고 나면 기다렸다는 듯이 일상이 틀을 바꾸어 주니까요..

패턴을 만들고 나면 기다렸다는듯 튀어나오는 방해꾼들~~ 어제도 잠들어버려서 패턴이 헝클어졌네요.
마음은 원이로되, 육신이..
즐거운 날 되세요ㅎㅎ

저는 스마트폰 보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생각해 보는 시간은 점점 사라집니다.

현대인이 겪는 문제이자 어려움이 아닐까 합니다,,ㅎ

글을 쓰는 습관이라는 것, 언제나 그렇듯 지속하기가 제일 어렵더군요.^^

어렵지만 조금씩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야죠!^^

습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아름다워 보여용^.^

그 노력이 평생 지속되어야 하는 게 함정이죠ㅋ

문득 최대한 빨리 제 방에 숨어서 글을 쓰고 싶다고 했던 한강작가의 소감이 생각나네요

한강 작가의 그 마음 이해할 것 같네요. ㅎㅎ

정말 공감갑니다. 저도 책을 읽기 위해 시간을 떼어놓는데, 여차하면 그 시간을 잃어버려요. 글쓰는 시간은 말할 것도 없고요.
엑셀과 브레이크를 잘 판단해서 밟아야겠어요.

여차하면 잃어버리는 시간들을 싹싹 긁어모아 그렇게 다독하시니 대단하셔요.
끊임없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야겠지요ㅎ

글쓰기와 일상생활의 공존은 저에겐 늘 어려운것같아요. 글 쓰는 자아의 깊이가 어느날은 얕기도, 어느날은 너무 깊기도 해서 조절부터가 쉽지 않거든요. 꾸준함이 답이 아닐까 싶어요.

오늘도 꾸욱. 소울님의 에세이에 공감하고 가요. ^^

글쓰기로 인해 일상이 새로운 활기를 얻을 때도 있고, 글쓰기할 여유를 잃어버려 낙담할 때도 있죠ㅎ 왔다갔다 하는 게 바로 삶인 거 같아요. ^^

솔메님은 늘 메모하고 글만 생각하는 분일 것 같습니다.^^

늘 글만 생각하는 건, 제 희망사항인데요,,ㅎㅎ

저는 넘 볼 수도 없는 레벨 ㅠㅠ 이에요. ^^
그래서 저는 솔메님이 정말 너무너무 대단하시다고 느끼는 부분이기도 해요. 직업도 있으시고 가정에서 아이랑도 함께 하시고 감동의 글도 쓰시고 스팀잇에 포스팅도 해주시고... 잠도 주무셔야 하는데... ㅠㅠ
일상 속에 글쓰기가 있고, 글쓰기 속에 일상이 있으신 거 같은 ^^

저는 그냥 일기라도 매일 쓰고 싶은 마음인데 ㅋㅋ 오늘은 한줄 이라도 써야겠어요.^^

아고 레벨이라니요, 당치 않습니다. 하루하루 글쓰기 기회를호시탐탐 노리는 하이에나 같은 일상이라고나 할까요ㅎ
'일상속에 글쓰기가 있고 글쓰기속에 일상이'
글쓰기를 방해하기도 하지만, 글이 일상으로부터 오는 것이니 해피써클님의 말씀이 옳습니다^^

습관이 들지 않아.. 띄엄띄엄 글을 썼지만..
스팀잇에 남아있는 제 글을 보니 올 해가 보여서 넘 좋네요^^

네 조금씩이라도 시도하면 지나고보면 쌓이는 게 있지요. 이곳에서 얻은 제일 값진 것이죠ㅎ

좋은습관을 들이는건 힘든일 같아요~
계속 신경을 쓰고 노력하는일이 편하고 게으를수 있는일보다는 훨씬 어려우니;;;
그리고 이렇게 글 잘 쓰시는분들을 보면 부럽고 한편으로 많이 부끄럽네요~~ ^^

네 습관을 들이는 건 끊임없는 반복을 시도하는 일이기 때문에 참 어렵지요ㅎ 다들 자기 기준에서 부끄러움을 안고 지내지요.
오늘 하루도 잠시 누릴 수 있는 여유시간을 글쓰기로 채우길 바랄 뿐입니다^^

관성은 참 중요해요.
그냥 하고싶을 때만 툭 건드리면...결코 실력이 늘지가 않더라고요.

그래서 귀찮음을 무릅쓰고 오늘도 포스팅을 올립니다.
보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스스로의 약속이니깐요 ㅎㅎ
https://steemit.com/photography/@icehit3/035-secret-of-colle-aventino-1543634740093

스스로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몸을 일으키는 것, 그것이 쌓이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거라 생각합니다. ^^

그동안 글을 완성하고 바로 포스팅을 올렸는데~
방법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몸과 마음이 지칠 때는 습관이 안 먹힐 때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평소에 시간 날 때마다 busy에 글을 잔뜩 써놓고~
하루에 한 개씩 꺼내서 포스팅하기로 했습니다.

글 창고를 만드시겠다는 거죠? 좋은 생각입니다^^
글을 잔뜩 써 놓을 시간이 관건이겠군요.
평소에 시간이 날 때마다 비지에 글을 쓰는 습관이 몸에 익어야겠군요ㅎ

황석영 선생님이 글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쓰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죠
글쓰기는 결국 노동과 같다는 말씀인 것 같습니다
글에서 글을 대하는 성실함이 느껴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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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글쓰기도 노동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ㅎ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책상에 앉을 수 있어야 글다운 글을 쓰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