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21 쓰고 싶은 글, 쓰기 쉬운 글. 혼잣말 같은 글.

in #kr7 years ago (edited)

20180321.png
말하지 못한 혼잣말 리스트

'글을 쓰고 싶으냐'
하는 것은 나에게 제법 중요했다.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
글을 쓰고 정리할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있느냐,
하는 따위의 동기가 있어야만
나는 스팀잇에서 자판을 두드리고 글쓰기를 눌렀다.
많은 글을 쓰면 물론 더 많은 이익이 될 것을 알지만,
그래도 그게 쉽지 않았다.

나에게는
'글로 돈을 벌겠다' 하는 것보다
'무슨 말을 하는가' 하는게 더 중요했다.

어쩌면 참으로 '나같은' 방식 같기도 하다.
글 뿐만이 아니라, 현실을 살아가는 중에도
돈은 어떤 보상으로서 주어져야하는 것이었지만,
나를 살게 하는, 어떤 열정을 주는 목적이 되지 못했다.
아직 세상을 덜 살아서, 돈 무서운 줄 몰라서 그런지도.

그래서 스팀잇에 올리고 싶었던 글감이 떠올라도
쉽게 글을 쓰지 못했다.
소재는 많았는데, 그걸 풀어낼 에너지가 없었다.

일기도 그랬다.
일기를 한창 쓰던 때가 있었는데,
말라위에 돌아오고 나서 바쁘지도 않은데 정신이 없었다.
혼자 있는 시간이 있어도 여유가 없었다. 마음에.

그래서 글을 쓰고 싶지가 않았다.

가끔 마음에 답답함을 풀려고 몇번 타자를 두드렸지만,
사람들에게 보여주지 못할 그런 날것의 마음들이었다.
속상하고, 아프고, 힘들었던,
스스로의 이야기를 스스로에게 들려주기 위한,
누가 듣지 않았으면 하는 혼잣말 같은 글들이었다.

이 글도 혼잣말 같은 글이다.
누가 들어줬으면 하는 혼잣말.
들으면 좋고, 아니면 어쩔 수 없고.

페이스북을 할 때도 그랬다.
사람들이 궁금해하지 않는 '속 얘기'를 많이 썼다.
누군가는 관종이라 생각했을 수도 있겠지만,
그닥, 누군가의 관심이 필요했던 건 아니었다.
나의 말에 관심갖고 공감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고,
없으면 말고, 싫으면 가고.

아무래도 내게 쉽고 잘 써지는 글은,
혼잣말 같은 글인 것 같다.

때로는 여행기도, 일기도, 다 좋은데,
단 한번도 쓰기 싫은 글을 쓴 적은 없지만,

힘 딱 빼고,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 바로 이 순간들에
오롯이 집중하고 기록할 수 있는,
이런 글들이 나를 조금 더 자유롭게 해주는 것 같다.

이런 마음을 누가 들어주면 좋고,
듣고 공감해주면 더 좋고,
앞으로도 관심가져주면 더더 좋고,
아니면, 그런 사람 없어도 별 상관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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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영구박제다 뭐다 부담감을 안게 되니 마음 편히 글을 쓸 수 없다가도 이 공간이 제 집같지 않으면 언젠가는 떠나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이 곳에서 받고 배운 것이 많아 훌쩍 떠나버릴 수도 없고요. 그래서 내려놓기 시작한 것 같아요. 내 마음이 편한대로 쓰자.. 그러다보니 날 것의 마음, 속 얘기도 많이 드러냈네요. 물론 저도 말하지 못한 혼잣말 리스트가 많습니다 ㅎㅎ

읽으면서 마음이 편해졌어요. 제 마음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편히 쓰신 글이라 더 그런게 아닐까 싶네요.

스동무 요즘 그림자분신술 배우셨나요..?

편하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편하게 쓰고, 편하게 읽고, 그렇게 쉬어가는 글이면 좋겠습니다

hello from europe 🍻😊

Hello from africa:-)

Excelente escrito! Steemit no es solo por dinero, es más que eso, es la vida misma en letras! muy bien escrito. saludos desde Venezuela

I tried using translator :-) Thanks to read my post

Perfecto! yo lo use para leerte... Feliz día!

난 요새 특히 누군가에게 보여지기 위한 글을 쓰지 않는데, 오히려 스팀 가격 하락으로 많은 사람들이 봐주지 않겠지 하는 편한 마음으로! ㅎㅎ
그런데 공감해주고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있어 참 신기하다는!
한 꺼풀 벗기고 나를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
요샌 그냥 어떤 글이든 많이 써보고 연습해보고 싶은 욕심이 들어.
아무리 보여지기 위해 잘 포장하려해도
보는 사람에 따라, 혹은 아무리 잘 보려해도
부족한 글일테니까 ㅎㅎ 부담없이 술술쓰게돼

맞아. 내가 힘을 풀면 그게 읽는 사람들에게도 느껴지나봐. 신기해.
그리고 무슨 글이라도 쓰다보면 내가 어떤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지, 어떤 글쓰기 습관이 있는지, 어떤 문체, 어떤 말투를 좋아하는지 좀 더 알게 되는 것 같아서 그게 기쁘기도 해.

나쁜 평가를 받는게 아니라, 심지어는 평가조차 받지 않을 글이어도,
문자로 존재하는 너의 어떤 모습이라면 그것으로 좋아:-)

맞아요.

사실 혼잣말도 많이 쟁여놨지만 아직까지는 좀 부끄러워 언젠가 스팀잇에 풀어보기로...^^

언제라도 들려주고 싶어질 때가 오면 꼭 얘기해주세요:-)

제가 @sunnyshiny님을 좋아하는 이유가, 이런 담담한 독백글을 읽으며 치유를 받는 것 같아서예요.

돈은 어떤 보상으로서 주어져야하는 것이었지만,
나를 살게 하는, 어떤 열정을 주는 목적이 되지 못했다.

저는 지난 시간 열정 보다는 돈을 보며 일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는 열정을 가질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은데... 제 자신을 아는게 쉽지 않네요.

보잘것 없는 글들인데 이 글을 통해 치유를 느끼신다니, 참 벅차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네요ㅎㅎ
그동안의 삶에서 묵묵하고 꾸준하게 잘 견뎌오시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일 자체가 즐거움을 주지 않아도, 우리를 뜨겁게 하지 않아도,
우리 삶이 조금 행복하다면, 그것만으로도 괜찮지 않을까요:-)

지난 시간 힘들었지만 저한테 절실했던 돈이라는 걸 쥐어줬고, 덕분에 행복해진 만큼 퇴사한 회사에 감사한 마음은 늘 갖고 있습니다. :)
행복한 삶!! 지금은 첫째 고양이가 나은 것 만으로도 행복해요 :D
불금 및 즐거운 주말 되세요!

리얼써니님도 불금되세요 하려고 했는데 거기는 불금보다는 불목일거 같다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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