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님! 제가 어제 정말 접속하기가 힘든 상황이었어가지고.. 이제야 댓글을 달아봅니다. 이후로도 글을 몇개나 읽으셨는지 +_+ 놀러간다고 해 놓고 저는 아직 피터님 포스팅 하나도 제대로 읽지 못했는데 뭔가 죄송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요즘 비는 계속 오고 방수공사는 아직도 지지부진이고.. 어제 한 공사가 좀 효과가 있었는지 그래도 아침에 다녀왔는데 아직까지는 만족할만한 수준입니다. 제발 잘 마무리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ㅎㅎ
작품소장에 대해서는 저도 늘 고민하는 문제입니다.
음악과 굳이 비교를 하자면 이런게 있어요. 음원 사이트를 통해 mp3를 듣던가 하면 불법다운로드를 받은 경우가 아닌 이상은 아주 적은 금액이지만 저작권자에게 약간의 수익이 돌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미술관에서 작품을 본다고 해서 과연 그림을 그린 작가에게 수익이 돌아가냐하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물론 그렇지 않은 일부 미술관들이 있습니다만) 미술관에 초대되어 전시를 하는 경우에도 작가에게는 작품제작비는 커녕, 작품설치비용도 제대로 지급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미술관에서 전시하는 것만도 고맙게 생각하라는 무언의 압박과 함께 말이지요.
이러한 관행은 오랫동안 계속되어 왔으며, 이때문에 (혹시 이 글의 시리즈를 다 읽으셨다면 조금 이해가 되셨겠지만) 작가들은 물론이고 판매가 시원치 않은 갤러리들은 악성 적자에 허덕일 수 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미술관은 그나마 입장료라도 받지만 사설 갤러리에서는 대부분 입장료를 받지 않지요. 그리고 외국의 유명작가 - 고흐, 마네 모네 등등 - 을 데려와서 전시하는 블록버스터 전시를 제외하고는 미술관 입장료로 수익을 낸다는 것은 정말 불가능한 현실입니다. 운영비를 충당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니까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밥그릇 싸움이나 누가 돈을 더 많이 가져가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로 미술 작가로 살아간다는 사실 자체가 그것으로 먹고사는 것은 포기하고 투잡, 쓰리잡을 통해 생활비를 마련하지 않으면 살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금수저 작가분들은 그나마 나은 현실이지만, 이들 또한 언제까지 부모님께 의지해야 하는지 자괴감을 갖는 경우도 많이 있고요.
이런 종류의 문제로 저도 갤러리를 접었습니다. 지금 사무실 오픈을 준비하고 있기는 한데, 실제로 작품을 걸고 뭔가 갤러리 형태로 이어질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수익을 얻지 못해서가 아니라, 작품을 파는 행위를 통해 제가 가족들과 생계를 이어갈 수 없는 정도의 상황이기 때문이지요.
저도 이에 대한 대안이 뭐가 있을까 많이 고민합니다. 그나마 스팀잇에서는 아트상품 판매가 그럭저럭 이어지는 상황이지만 실제로 아트상품은 그렇게 인기가 많지는 않습니다. 기획비, 제작비, 유통비등을 제하면 실제로 작가는 손해를 감수하고 진행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이런 실정이다보니 이게 과연 뭔가 끝이 있는 이야기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말씀하신대로 예술이라는 것은 사고파는 것이 아닌, 공유를 위한 가치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작가의 생계는 국가나 사회가 보장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그런 가치가 형성되어 있는 나라는 없습니다. 그나마 우리나라에 예술인복지법이라는게 생겨서 눈가리고 아웅 하는 형태로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만 그것이 과연 해결책일까 싶은 생각이 들만큼 그 금액이 너무 적고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이미 작가활동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 경험이 있어야만 혜택이 돌아가는 터라 여기저기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상황입니다.
피터님이 말씀하신 역학과 맨손요법이라는 것도 사람들이 생각하기에는 예술과 비슷하다고 여길 수도 있을것 같아요. 도대체 그 가치를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사기치는 것은 아닌지, 이걸 믿고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기준을 두기가 매우 어렵겠지요. 여러가지로 쉽지 않은 현실을 헤쳐나가고 계실거란 생각이 들어 저 역시 답답한 마음을 갖게 되네요.
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치가 확실하게 형성된 집이라던가 주식이라던가 이런것을 보아도 왜 그정도의 가치가 있어야 하는지 의심이 가는 경우도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당장 없으면 살아가지 못하는 의식주 외에 기호품이나 나아가서 사치품으로 생각되는 물건들을 소장한다는 것은 그만한 비용을 투자하고서라도 자신의 만족을 위해 지불하는 기회비용이지요. 저는 이런 의미에서 예술이라는 것을 소장하는, CD를 사고, 작품을 하고 하는 행위들이 좀더 높은 가치가 형성된다면 예술가들이 조금이라도 먹고 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작품에 열중하기 쉬울 거란 생각을 했습니다. 그게 지금의 사회에서는 가장 합리적이고 근본적인 개선책이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이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니겠지요.
만일 이러한 가치들을 인정하기 어렵고 그만한 비용을 지불하는게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면 자본주의 사회 체제 자체를 부정하는 수 밖에는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저는 사회체제를 부정하고 전복시킬만한 힘도 없을뿐더러 우리나라에서 그런 이야길 했다간 종북좌빨이란 딱지를 붙이기 딱 좋은 상황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ㅎㅎㅎ 내가 태어난 곳이고, 이 곳이 자본주의 사회라면 뭔가 불합리한 부분을 개선해 나갈 수 있는 최선책을 고민하고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끼리 기회를 마련하면 방법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저는 나름 굉장히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사람에 속합니다.
뭐 저도 쓰다보니 댓글이 끝도없이 길어지네요. 피터님이 댓글을 진짜 여러개 남겨 주셨던데, 여기까지만 하고 다음으로 넘어가보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조금만 덧붙일께요. 댓글 안달으셔도 됩니다. 거기에 강박이 있으시면 안되지요.
저는 교육만이 살긴인거 같습니다. 즉 공유가치를 형성시키는 교육을 시스템적으로 안된다면 제도권 밖에서 형성하자는 것이지요. 예를들어 맨손요법(마사지)의 경우 이를 가족들끼리 해줄수 있다면 아주 긍정적이지요. 그러한 교육의 기회를 만드는 것이지요. (물론 사람들은 마사지를 받으려고만 하지 해주려고 하지는 않지요.) 그런 것처럼 예술을 보는 안목과 예술을 하는 창조행위의 교육장을 제도권 밖에서라도 만드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인거 같습니다. 물론 팅키님께서는 경력이 있으시니까 그러한 시도도 해보셨을꺼라고 생각도 되내요.
ps. 자본주의를 부정한다기보다는 자본주의의 성격이나 시대가 바뀌는 조짐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선사시대는 주객미분의 시대였다가 시대가 발전되면서 자아를 찾아가는 시대에서 탐욕(물질기반)을 쟁취하는 시대로(즉 자본주의에서 극대화), 이제는 무형의 소유권도 쟁취하려는 시대로 가지만 사실은 무형의 소유권은 독점할수 없는 생리가 있기때문에 아마도 이제는 의식문화가 다르게 바뀌지 싶습니다. 이는 약간 저기 사이비 종교적 생각일수도 있겠지만 점점 정신문명시대로 가게될 거라고 봅니다. 따라서, 자본주의의 가장 중심주제인 소유권에 대한 경계가 허물어지는 시대가 올꺼라고 조심스럽게 생각합니다. 지금은 그 과정이기때문에 혼란이 오는 거 같구요. 물론 그런 시대를 보고 죽고 싶지만 저 죽을때까지는 안 올수도 있겠지요. 그러길 희망할 뿐이지도요. 그래서 제가내린 결론이 교육만이 살길이다라는 것입니다. 제도교육이 안되면 비제도권에서 교육이 되는 운동을 펴자는 것이지요. 실지로 그런 운동들이 일어나고 있는것 같구요.
시도를 안해본 것은 아닌데, 교육이란 것이 참.. 어려운 일입니다. 단순히 미술이나 그림을 가르치는 교육은 해 본 적이 있습니다만 대규모 학원이나 대안적 공동체가 아닌 이상 큰 이상을 갖추고 사람들을 이끌어나가는 역할을 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그래서 저 역시 이렇게 작지만 목소리를 내다 보면, 같은 생각을 하는 분들이 모일 수 있을테고, 그러다보면 조금씩 바꾸어나갈 수 있는 방법이 마련되지 않을까 싶어 한걸음이라도 떼어보는 것입니다.
미술 쪽에도 이런 움직임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미술하는 사람들이 뭉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요 ㅎㅎ 자아가 강한 분들이 많아 그런것 같습니다. 인간의 정신, 혹은 깨우침 이런 것들이 단계가 높아지고 세상이 바뀌어 나가려면 짧은 시간에는 쉽지 않을것 같아요. 좋은 의견 감사드립니다 ^^
히히. 4분만에 대댓글 답니다. 시간이 걸리셔도 결과를 바라지 않고 좋은 사람 만나서 소통한다는 생각으로 임하시면 즐기시기도하고 우주가 도와줄지 모릅니다. 스팀잇도 그러한 한걸음이 되실거 같습니다.
ps. 저는 사실 예술과 허세 사이에 오락가락합니다. 특히 예술하는 분들에 관해서는요. 방탕 사치한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요. 다 그런 것은 아닌데... (지극히 개인적인 사견 도하기 고정관념)그래서 조금 멀리한 경우도 많이 있지요. 저도 같이 방탕 사치모드로 갈것이 두려워서요. 그리고 고상한 척한다는 느낌을 받은 적도 좀 있긴하고요. 즉 허세같다는 그런...
우... 우주가 도와준다고 하시니 +_+
갑자기 박그네와 허경영님 등이 떠오르는 이유는 뭘까요? ㅋㅋㅋㅋㅋㅋ
아 농담입니다. 아무튼 저도 요즘은 뭘 할때 가급적 마음을 비우고 하려고 노력합니다. 우주가 도와줄거란 믿음으로 말이죠 ^^
예술쪽의 허세는 그냥.. 그러려니 하심 될거 같아요. 다른댓글 어딘가에도 단것 같은데 이들이 "돈이 없지 가오가 없나"의 마인드가 좀 강한데다가요. 한번 생각해 보면 답은 아주 쉽습니다. 예술가 개개인은 자신만의 우주를 창조하는 사람들이에요, 조금 거창하게 이야기 하자면요.
그것이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자기 자신이 우주를 창조한다고 생각하는데 남이 뭐라고 하는 이야기가 들리겠습니까! 그리고 자신의 몸에 대한 사치를 하는 예술가라면 뭐 제가 할말이 없습니다만.. 자기 예술품에 좋은 재료와 비싼 액자를 끼우고 싶은 이유는, 그것이 우주에 하나밖에 없는 자신만의 창조물이라고 생각해서 그런거거든요. 그러다보니 좀 그렇게 보이기도 하지만 조금 알고 보면 대체로 순수하고 아집에 사로잡혀 그러는 경우가 많지요. 자질이 좋은 예술가들은 그 단계를 넘어서면 겸손하고 부드럽게 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물론 안타깝게도 반대의 경우로 가는 경우도 꽤 많긴 합니다 ㅎㅎㅎ)
박근혜와 허경영의 어록이라도 좋은 것은 갖다 써야지요.ㅋㅋㅋ.
이건 명언입니다요.
아 정말 ㅋㅋㅋㅋㅋ 명언 인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