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흔한 대사.
강한 자가 살아남는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것이다.
난 밥벌어 먹은걸로 치면 15년, 비공식으로는 25년 프로그래밍을 했다. 하지만 누구 앞에서도 "고수" 라고 스스로를 칭하지 못한다. 고수는 커녕, "프로그래밍에 소질 없다"고 공표하고 다닌다. 이건 겸손한척 하는것이 아니라 진짜다. 나는 정말로 소질이 없는 것 같다. 지금도 프로그래머로 먹고살고 있고, 회사에서도 민폐는 끼치지 않고 있으며, 계속 이직이 되는걸 보니 돈 주는만큼 일은 하는가 싶다. 하지만 개발을 정말 좋아하고, 정말 잘하는가라는 질문에는 해가 갈수록 "아니다" 라고 대답할 이유만 늘어가는 것 같다.
사회 초년생때 막연히 상상했던 십수년후의 나의 모습과 현재의 나의 모습을 비교해보면, 전혀 맞지 않다. 지식과 기술의 깊이를 갖추고 고수의 반열에 올라, 소프트웨어 개발 전반에서 내공을 뿜어내며, 안경을 밀어올리는 뭔가 천재중년의 모습을 상상했다. 하지만 지금도 나는 뭐든 깊이 들어가면 잘 모르겠고, 복잡해지면 머리가 멍해지고, 새로운걸 익힐생각을 하면 숨이 턱턱 막힌다. C++ 을 12년 했어도, 템플릿 메타프로그래밍정도의 복잡도에 접어들면 I'm not sure 가 입에서 떠나질 않는다. 리눅스에서 10년 윈도우에서 5년 서버개발을 했지만, 고부하시에 race condition이 발생하면 아직도 명쾌한 설명이 어렵다. C++14 17이 쭉쭉 나오는데 아직도 C++11의 move semantics 도 잘 설명 못하고, 실제로 필요할때까지는 아마 계속 설명 못할것이다.
지식은 또 어떠한가. 웹4년, 텔레콤 3년, 방송 5년, 보안 2년을 일했지만, 어느 분야 하나 어깨 쫙 펴고 가오 잡으며 썰을 풀어내지 못한다. 내가 당장 필요로 했던 기술, 필요로 했던 지식, 필요로 했던 알고리즘, 프로토콜, 아키텍쳐만 익히고, 깊이 들어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박 겉핥기식이다. 새로운것을 공부할때는, 필요한거만 보고 난해한것은 필요할때까지는 다시 보지 않는다. 중요한 문서라 해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 숙독을 못한다. 일하는것도 그렇다. 집중을 오래 하지 못한다. 스프린터 스타일이라, 짧은시간에 퍼포먼스는 남들보다 좋은데 지속을 못한다. 일주일에 일하는시간이 몇시간 안된다. 나머지 시간은 딴짓.
나는 안다. 나는 60까지 프로그래머로 살아도 지금하고 별반 차이가 없을거라는 것을. 그리고 네임드 개발자가 되는것은 죽었다 깨어나도 불가능할 거라는것을 알고있다. 아마도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이 되려면, 엔지니어나 아키텍트보다는 컨설턴트가 더 맞는지도 모르겠다. 실력이 부족한데도 용하게도 꾸역꾸역 이직하는거보면, 고객(현재로써는 회사)의 니즈에 맞추는 언변은 있는것 같으니 말이다.
나는 내가 상상했던 훌륭한 프로그래머가 될수 없었다. 앞으로도 힘들것이다. 성향도 사고방식도 내 직업과 조율될 수 없음을 나날이 느낀다. 하지만 꽤나 긴 시간동안 수많은 기술 변화 속에서 살아남았고, 남의 나라에 와서도 도태되지 않고 버텼으니, 나는 강한 프로그래머라고 생각한다. 한 분야에서 오랜시간 노력해 왔지만 큰 성과를 얻지 못해 힘겨워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다른 방향에서 자신을 바라봤으면 한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것이다.
살아남자. 일에서도, Steemit 에서도!
정말 공감가는 말입니다. 시간이 지나도 더 잘하는 것 같지는 않고. 하지만 아직까지 버티고 있으니 강한 건가요? 우리 모두 살아남읍시다! 일에서도, 스티밋에서도! :)
살아남으면 점점 강해지는거네요. 우린 강해지고있는거군요! ^^ 함께 힘내요 브리님~ ^^
저랑 비슷하신듯.. 살아남읍시다
위로가 되네요.
내일이면 또다시 낑낑거리면서 출근합니다. ㅎㅎ
저는 오늘... 이미...
아.. 출동! 하셨군요. 식사 거르지마시고 다니세요..
넵! 이 직종이 끼니를 잘 거르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죠.
おめでとう！常に幸運！
가늘고 길게 사는 것이 ㅎㅎ
이곳에서는 승리하는 길이죠 ^^
나도 잘 하는거 하나 없는데 ^^
에이 쌩쌩 날으시면서.. ㅎㅎ
저도 한때는 주인공이 되고싶은 1인이었는데, 역시 현실드라마 에서는 그냥 행인 1인걸 받아들이면서 조금은 우울해지고 조금은 홀가분해 지더군요. 우리 아버지 어머니가 그러셨을 것처럼이요. ^^
여기 행인1 한명 추가요 ㅎㅎ
행인2 입니다 구면이네요 ^^
다들 그러고 사는 것 같은데요.
저도 그러고 살았습니다. ㅎㅎ
@oldstone님 안녕하세요.
가늘고 길게 끝까지 버티면서 살아보렵니다.
한번쯤은 터트려야지...... 하는 즐거운 상상만 하며 ^^
저 역시 뭐 하나 딱히 잘하는게 없는데 살아남고 있네요. 얼마전 들었던 말이 생각납니다. 앞으로의 사회는 한 분야의 깊은 지식이 아닌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필요하다. 적응하면서 살아야겠습니다~
혈기넘치는 초년생들이 막 치고 들어오는데, 걱정이 안됩니다.
그친구도 지들이 행인 1이라는걸 곧 깨우칠테니.
@toktok님 밋업도 다녀오셨던데, 앞으로 뭔가 혁신을 기대해도 되는걸까요 ^^?
'강한 자가 살아남는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것이다.'
좋은 말인듯 합니다 : )
나이가 들면서 현실을 깨달을때, 위로되는 말인것 같습니다. ^^
그렇게 오랜 시간 살아남으셨으니 강한
프로그래머가 맞으시죠 ㅎㅎ 화이팅입니다.
"질긴" 으로 바꿀까요? 아직 몇십년 더해야되니까요 흐..
댓글 감사드립니다 ^^
그 살아남기 위해 하는 일조차도 즐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즐기신다면 그보다 좋을수 없겠죠! ^^
댓글 감사드립니다.
자기 직업의 전문적 기술---이것도 삶의 작은 부분이겠지요.
저는 서예를 29년 했습니다만-늘 모자람을 느낍니다. 그런데 묘한건-독서나..명상이나..친교나...영화나...가족이나...이런 체험들이 어느 날 녹아서 전문분야로 쏟아져나오는걸 느끼죠.
타타님 안녕하세요!! 제가 좋아하는 타타님~ ㅎㅎ
제 전문분야도 독서 명상 친교 영화 가족이 스며들어 쏟아져 나올날이 있을까요?
그러고보니, 아마 머신러닝 인공지능쪽에 일하게된다면 가능할것도 같은데요?
아직은 상상이 안되지만... 언젠가는 있으리라 믿고 한걸음 내딛어보겠습니다 ^^
가능해요. 두고 보세요! 하나도 버릴 것이 없어요. 에스베어님은.....
한우에요!
한우....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최고의 칭찬입니다. 감사드립니다 ^^
프로그래머는 끊임없이 공부해야하는 너무 피곤한 직업인것 같습니다.
이상 코딩으로 먹고사는 1인
하아.. 한번공부해서 평생먹고사는 직업이 얼마나 있겠느냐만은, 이쪽은 좀 심한것 같습니다. 공감합니다. ㅎㅎ
조만간 이직을 해야하는 저에게는 공감되는 말이네요.
화이팅입니다! 이직은 프로그래머의 생명력을 증가시킵니다 ^^;;
버티자..이게 요즘 매일 하는 생각인데...혹자는 버티는 것도 대단하다고 하는데, 그냥 버리지 못하는 미련쟁이 같네요.
우리는 일평생을 플랭크를 하고있는걸까요? 제대로 버티는것도 참 힘들죠? ㅎㅎ
제대로...가 힘들어요..징징징ㅋㅋㅋ
일단은 살아 남으면 되는거죠~~
힘이 드네요 ^^
그런가봅니다. ^^ 선구자는 되지 못해도 강자는 될수있겠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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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P너무 겸손이 지나치신것 같습니다. ㅎㅎ 이렇게 자주 고수의 향기가 나는 글을 쓰시면서... 겸손하지 말아주세요. 선배의 지나친 겸손은 후배들을 주눅들게 합니다.
겸손하지 말아주세요. 공감하고 갑니다 ㅎㅎ @asbear님 이라면 솔직히 보통은 충분히 넘는 분이라고 감히 가늠해봅니다^^
네임드 @nhj12311님 오셨군요...!
겸손하고자 적은 글은 아니고..
현실을 받아들이게 된 저를 자축하고 싶어서 적은 글이랍니다 ^^
고수향기라니... 그런것이 난다면 전 아직도 정신 못차린 것이겠지요.
사람의 향기라고 해주세용 ㅎㅎ
말씀 감사합니다.
네임드가 되는 사람은 소수일 뿐... 사실은 비 네임드가 더 많습니다.
제가 봤을때 @asbear님은 그런 비 네임드 중에서는 잘 하는 편이 아닐실까 싶네요 :) 잘 하지는 못한다고 생각하셔도, 일은 잘 해내고 계시니까요. 말씀하신대로 살아남았다는게 그 증거 아닐까요 ㅎㅎ;
@gyeryak 님 안녕하세요 ^^
축구선수를 예를들자면,
3부리그에 뛰며, 나도 언젠간 1부리그에서 뛸꺼야 하던 선수가,
나정도 소질로는 3부리그에서 평생 뛰겠구나 하고 생각하는 순간이 오면
어떤 마음가짐으로 받아들이느냐 하는 것도 중요한것 같습니다.
그것은 꿈을 포기하는것이 아닌, 꿈을 현실화 하는 것이지요.
"허상을 쫒지않게 되는 것" 은 새로운 허물을 벗는 과정 같아요.
이또한 저를 성장시키리라 믿습니다.
계략님은 일찍 시작하셨고,소질이있는지 파악할 기회가 별로 없었으니
지금은 네임드를 목표로 달리세요. ^^
소질은... 있는 것 같습니다... ㅋㅋ;
비록 야매라지만 전국대회에서 상도 받았기 때문에, 지금 학교공부에 매진중인 다른 미래의 프로그래머분들보다는 지금은 잘하는 상황입니다. ㅋㅋ;
다만 네임드가 목표...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 열심히 하다가 잘하게 되면 네임드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저는 그저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잘 써주는 프로그램이나 재밌게 즐겨주는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그저는 아니네요. ㅋㅋㅋ;
이건 비밀인데... 저도.. 고등학교때
제가 프로그래밍 천재인줄 알았습니다.
무서울게없었어요. ㅎㅎ 중2때 게임을 만들었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보~통 사람이네요. 흑.
GitHub활동을 가능하면 빨리 시작하길 추천합니다.
모두가 산업전선으로 뛰어들었얼때도 상위권이 될 자신까지는 없습니다. ㅠㅠ
아는게 없이 야매로만 상 받은거라서...
알고리즘 다 외우고 3번 4번도 그냥 풀어내는 선후배들 보면 저게 사람인가 싶은... ㅋㅋㅋ;
GitHub 계정은 만들어놨지만, 딱히 프로젝트같은걸 진행해두거나 다른 사람의 코드를 봤을때 분석할 능력이 높진 않아서 활동은 못 하고 있네요...
@asbear 님 글을 읽을때마다 상황과 생각이 너무 비슷하신적이 많아 깜짝 놀랠때가 많습니다 ㅎㅎ 심지어 경력까지 저와 같으실 줄이야!
저는 심지어 일하는 속도까지 아주 느림보입니다 ㅜㅜ 현웃 터지는 글에 크게 공감하고 갑니다.
근데 자신을 이렇게 정확히 말씀하는 분들치고 일류가 아닌분을 못봤습니다. 부탈린같은 초일류들이 따로 있긴하지만, 그나마 아주 적지않게 경력을 보내면서 상식적인 '보통'의 실력을 보여주는 개발자가 아주 희박한걸 깨달았습니다.
@segyepark님 좋은말씀 많이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류는 절대 절대 아니지만.. 이류로라도 가늘고 길게 쭈욱 가볼라고 합니다. 같이가시지요 ^^
사실은 보통의 개발자도 아주 희박하다는것은 제가 체감해본적이 거의 없습니다. 반이상은 저보다 잘하는것 같아서요... ^^; 소질이없다고해서 부끄럽다던지 내 직업이 싫다던지 하는 그런의미는 전혀 아니고, 소질있는 사람들이 부럽긴 합니다.
세계님도 저와 비슷하시다니 반갑네요.
이류로라도 가늘고 길게 쭈욱~~에 공감합니다. 같이 가겠습니다 ㅎㅎ
저도 뭣 모를때는 '싸나이라면 당연히 일류지!'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그렇게 되기도 힘들뿐더러 '적당한 굵기로 길게 쭈욱'만 가도 상당히 멋진 인생이라는걸 느끼고 있습니다 :)
공감 감사드립니다 ㅎㅎ 우리가 2류니까... 10류까지 있다고 치면 어떨까요 ^^
아주 좋은 생각입니다 ㅋㅋㅋㅋㅋ 10류까지 있다고 칩시다 ㅋㅋㅋ
무엇이 outstanding 을 만들수 있을까요?
이 바닥이 워낙 넓어서 옆사람이 잘 하는 것을 보고 스스로 못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Open source contribution, Lecturing, Authoring 등등이 좀 더 outstanding 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지만, 더욱더 큰 욕심을 만들어 낼 수도 있습니다.
과거와 다른 현재의 모습을 느낀다면 그 자체로 outstanding 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kdj님 안녕하세요 항상 생각하게 하는 댓글 감사합니다. 퇴근후와 주말에도 개인 프로젝트로 개발을 하는 사람들을 보며 흥미도 열정도부족함을 느낍니다. 말씀을 들어보니, 훌륭한 개발자는 이래야한다는 기준을 다시 세워야 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주 뛰어나신 프로그래머이시군요..
강한 자가 살아남는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것이다
가슴에 남습니다...^^
@cookingpapa님 안녕하세요 ^^
저는 평범한 프로그래머이지만, 잔머리로 잘 버티고는 있답니다.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
공감이 안되는 글 잘 봤습니다. ㅋㅋㅋ
자기 성찰과 끝없는 발전 욕구는 정말 중요하지만 저 같은 사람도 좀 배려해주셔야죠. 글도 잘 쓰고 직업적으로도 성공하셨으면서.. ㅠㅠ
뭐 아무튼 보기 좋네요. 부럽기도 하고.. 저도 저를 좀 돌아봐야겠습니다.
직업적으로는 전진하고 있긴 하지만, 항상 불안감이 있습니다. 동료들에비해서 지식의 깊이라던지, 열정이 상당히 부족함을 느끼는것은 사실입니다. 예전엔 내분야에서 특출나지 못하다는걸 인정하기가 쉽지가 않더라구요. 요즘엔, 월급만 아니면 이거 말고 다른거 하고싶다고 하고 다닙니다. 가구 디자이너, 요리사, 그래픽디자인, 음악 이런쪽을 하고 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물론 열심히 돈벌어야하니.... 취미로나 하겠지요? ㅜㅜ
뭘해도 잘하시는 분보다 다소 소질없어 보이던 분들이 한 분야를 들고파서 독보적 전문가로 성장해나간 걸 많이 봤습니다. @asbear님도 그런 분 같아요^^ 가끔 힌트주시는 걸 보면 관찰력도 뛰어난데다 전체 그림을 보는 안목 같은 게 느껴져요^^
@sonsie님 안녕하세요 ^^
칭찬을 리얼하게 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끄러워서 얼굴을 들을수가없네요ㅎㅎ
정말 큰 힘이되는 한줄입니다. 꼭 그렇게 되야겠는데요..? ^^
멋지셔요 그리고 25년은 정말 긴 시간인데요ㅎㅎ 제가 살아온 세월보다 조금 낮습니다ㅎㅎ 경의롭고 또 겸손하심에 더욱 증진하시리라 봅니다ㅎㅎ
솔직한 글을 적었더니 겸손이라고 다들 하시니...
더더욱 겸손하도록 하겠습니다 ^^ 감사드립니다.
저도 공감합니다.
원래 어떤 분야건 성공하는 사람들은 소수이죠....
진짜 잠도 줄여가면서 살아야지 원하는 목표를 이룰수 있는 것같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원하던 목표에서 많이 멀어지는 것 같아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