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한 스티미언] 만화방의 추억 - Book with me

in #kr-funfun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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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with me 그 첫번째 이야기, 만화방의 추억

만화방, 많이들 다녀 보셨나요?
동네마다 있던, 토끼굴 같은 작은 구멍가게 정도의 크기에, 소파가 놓여 있고, 양 쪽에 책 꽂이에 가득찬 만화책들,,,

그 중에 대 여섯권을 집어들고 자리에 앉아서 시간 가는줄 모르고 읽으면서 울고 웃던 그 기억들.
당시 1990년대에 유명했던 황미나, 강경옥, 이미라,김영숙, 신일숙,,,, 아 나열하지면 끝이 없네요 ^^

황미나와 이미라 만화에 가장 많이 꽂혔었죠.

황미나 작가의 작품은 안녕미스터블랙이 저한테는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구요.

이미라 작가의 작품은 인어공주를 위하여, 늘푸른 이야기 등등 셀수 없이 많죠 ^^
특히나 작품 속 서지원이란 인물은,, 나쁜남자의 시작이기도 하고, 지금 보면 츤데레의 면목도 없지 않아 보입니다 ^^
내눈물 모아를 부른 서지원이 이미라 작가님의 작품속 주인공 이름이라는 것을 다 아시죠?? ^^
안타깝게 요절해서 참으로 슬픈 이름이 되어 버렸어요 ㅠㅠ
저는 지난번 뮤지컬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지만, 귀여니 작가의 늑대의 유혹은 이분의 만화와 모티브가 아주 비슷한 것 같다는 개인적인 견해 입니다 ^^

1년에 한권씩 나오던 신일숙 작가님의 아르미안의 네딸들 하며,, 세상에 만화책이 1년에 한권 나오다니요 ㅎㅎ 고등학교때부터 읽던게 언제 마무리가 됐는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사실 연재가 시작된건 1986년 이었다고 하고 1996년에 마무리가 되었다고 하네요 (검색해 보았습ㄴ다 ^^)

만화좀 봤다 하는 분들은 아르미안의 네딸들 안보신분 없을거예요 ㅎㅎ

사실 만화가 단어로는 가벼워 보이지만, 이런 서사적인 작품은 굉장히 공도 많이 들어가고, 공부도 많이 해야 겠지요.
그냥 웃겨보자고 혹은 감동을 주자고 쓱싹쓱싹 그려낼수 있는게 아니잖아요.
만화도, 소설이나 여타 다른 장르의 책 못지 않은 연구과 노력이 들어가는 창작의 장르죠.

최근에 드라마나 영화의 모티브가 웹툰이나 만화로부터 기인하는 것만으로 봐도 만화의 작품성은 결코 소설의 그것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자, 그럼 저의 만화방의 추억은 여러가지 이지만 그중 하나를 풀어보자면,,,

고1때 저는 친한 친구가 있엇습니다. 지금도 서로 마음으로 연락해요 ㅋㅋㅋㅋ

이 친구가 저보다 1학번 높은데 휴학을 했던 친구였어요, 고1때 몸이 약해서 1년 휴학을 했다고 합니다. 사실 얼마전까지 빠른 몇년생이 존재했잖아요,
그 친구가 빠른 년생 이었어요.
고1 처음 사귄 친구 둘과 함께 만화를 한두권 보고나서 라뽁기를 먹는데 갑자기 이 아이들이 저한테 할말이 있다며 뜬금없는 고백타임이 진행됩니다..
한친구는 73년생,,,, 언니네요,,, ㅋㅋㅋㅋ
제친구는 빠른 74년생... 후아....
사실 그날 충격은 좀 컸어요,, 그때만 해도 어렸던 지라 이런걸 받아들이기가 좀 힘들었었죠.

그렇게 얼마간을 어색하게 지내던중 어찌어찌 하다보니 또 이 친구랑 단짝으로 붙어다닙니다.
당시 우리학교 근처에 만화방이 있었는데 수업이 끝나면 두세권은 꼭 보고 집으로 갔던 기억이 납니다.

이친구와는 같은 동네 옆의 옆집에 살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살고 있었어요.
만화방은 거의 이친구과 가서 살다시피 했습니다.


한번은 영어학원 가는길에 있던 동네 만화방에서 만화를 보다가 그만 학원을 갈 시간을 놓쳐버렸어요. 집에 가면 혼날것은 당연지사.... 엄마한테 거짓말을 합니다... 이상한 사람한테 끌려갔다고,,
후아...
지금 생각해보면 엄마가 얼마나 놀랐을까요... 저는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하고 엄마가 너무 걱정을 하셔서 실토를 했더니,, 그냥 만화보러 간다고 하면 됐지 왜 거짓말을 하냐며,, 우셨어요..
당시는 휴대폰도 삐삐도 없던 시절... 학원에서 안왔다고 하니 엄마가 얼마나 걱정을 하셨을까요.
그시간에 저는 만화에 빠져 킥킥 거리고 있었지요..
이 기억은 결코 제 생애에 잊을수 없는 하나의 사건 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왠만하면 거짓말을 하지 않게 됐어요 ^^;;
걍 사실대로, 솔직히 말하고 놀러다녔습니다!!!


또 한가지는,,

저희 엄마는 싸이클을 타셨어요, 1980년대 초부터요.. 대단하지 않습니까?
당시에 싸이클 아줌마 하면 동네에서 아주 유명했죠.
쟤 싸이클 아줌마 딸이야~ ㅋㅋㅋㅋ 네,, 전 싸이클 아줌마 딸이었습니다 ㅋㅋ

이 싸이클을 타고 저희 엄마는 태릉선수촌까지 왔다갔다 하셨어요.
그때 전 강동구에 살았었구요.
엄마의 체구가 아주 작아서 기존의 기성품으로 나온 사이클을 탈수가 없어서 그 당시에 1981년인가 인데,, 80만원을 주고 맞추셨어요 ㅋㅋ

그래서 아는 사람들은 저희 엄마의 사이클을 단박에 알아보십니다.

만화방 얘기하다 왜 이얘기가 나오냐구요? ㅎㅎㅎ
사실 이 싸이클을 저도 탔는데 제가 두번 잃어 버렸거든요..
한번은 기억이 나질 않지만 경찰이 찾아 줬구요, 동네서 그런 사이클을 타는 사람은 울엄마 뿐이었기에... 두번째 잃어버리고는 영영 찾지 못했어요.

어디서 잃어버렸냐!!!!
바로 동네 만화방에서요 ㅠㅠㅠㅠㅠㅠㅠㅠ
이날도 만화에 정신 팔려 가지고는,,, 문밖에다 세워두고 만화를 봤죠..

나와보니 없는겁니다.
이번에도 쉽게 찾을 줄 알았지만,, 결국 영영 찾지 못했어요.
1980년도에 월급이 2~30만원대 였던걸로 알아요.. 3~4개월치의 월급에 맞먹는 거 였는데 말이죠.

3달치의 월급에 해당하는 싸이클을 잃어버렸는데,,, 다행히 저는 크게 혼나지는 않았어요.
얼마나 아까우셨을까요,, 지금 두세달 급여의 가치보다 더 컸던 그때..
이것도 제 인생에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그림입니다.


이상하네요,,,

시작은 분명 만화방의 추억인데,, 친구와의 추억일줄 알았는데,,, 엄마와의 추억이네요 ^^;;
저의 처음 계획과 다르게 흘러가는 이 글......... 뭐죠??? ㅋㅋㅋ
만화방의 추억이라 쓰고 엄마와의 추억이라고 읽어야 겠군요 ^^

오늘의 Book with me 였습니다 ^^

참고로,, 다음주 저희 남표니 쉬는 날 자기네 모교 근처에 아직 만화방이 있다며 가서 보자고 하네요 ㅋㅋㅋㅋ 다녀오겠습니당.
사실 제가 유체이탈 이런거 쓰는 작가님 책도 좋아했는데 전혀 기억이 나질 않아요. 가서 좀 뒤적 뒤적 해보고 와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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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니 뭔가 아련하시겠어요 ㅎㅎ
저도 만화방 일곱살 때부터 드나들었는데 요즘은 어렸을 때 갔던 곳들이 다 문을 닫았더라고요 ㅠㅠ

그러게요,, 호기롭게 빵빵 터지고 웃기고 이런 얘기 일줄 알았는데,, 이리 됐네요 ㅎㅎ 그때 엄마가 지금의 제 또래였다니... 말로 표현하기 힘든 기분이예요 ^^;;

자전거를 만화방에서 잃어버리셨다니 ㅠㅠ 안타깝네요 그 비싼 자전거를...

그만큼 만화가 재미있었나봐요 ㅎ

그만큼 철딱서니가 없었던 거죠 ^^;;;

우와! 그 시절에 싸이클을 타셨다니 어머니 멋쟁이
시네요. 그 시절이면 저도 비슷하게 살아온 시절이라 비슷한 경험을 많이 했을것 같은데... 제 친구중에 유독 만화를 좋아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지금도 절친인데 외국 살다보니 서로 마음만 주고 받죠. 이 친구가 술을 안 좋아하는데 그래도 먹어야 하는 날이 있으면 먹는데 술을 많이 먹는 날이면 이상하게도 멀쩡하게 헤어지는데 그 다음날 그 친구 집에서 전화가 옵니다. 어머니께서 친구 안들어왔다고 같이 있냐고... 그래서 부랴 찾아보면 꼭 우리가 좋아하는 만화방이 있는데 거기 문앞에서 발견하곤 했던 추억이 있습니다. 그 다음부턴 없어졌다하면 만화방으로 찾으러 가고 하던...

그쵸~ 그 시절에 싸이클을 타는 일반인 아줌마는 없었죠 ^^
만화방은 낮에 들어가서 한밤에 나온적도 많았던거 같아요 ㅋㅋ 이게 시리즈를 다봐야 직성이 풀리던 때라 말이죠~

뭔가 의식의 흐름기법이 적용된 글이랄까요 ㅋㅋㅋ

뇌리에 강하게 박힌 싸이클 아줌마 딸 ㅋㅋㅋ

지이니님 만큼 어머니도 활동적이신 분인가봐요!

아 ㅎㅎ 저때 저는 완전 소심쟁이였지요, 소문자 b 형 ㅎㅎ 어머님도 싸이클을 타시던것 이유가,, 그게 유일한 낙이었던거죠~ 음주가무를 즐기지 않으셔서리 ^^;;;

자전거 맛에 빠지면 헤어나기 힘들죠~ 만화도 마찬가지구요ㅋㅋ
저도 학교만 끝나면 만화방은아니고 만화책대여점(?)에 가서 빌리지는 못하고 거기서 책빌리는척하고 만화책 두 세권을 후딱 보고 도망가고 그랬던적이 기억나네요ㅋㅋ

앗.. 제 오빠랑 영어이름이 같으셔서 오빤줄 ㅋㅋㅋ
자전거는 무거워서 당시에 못탔고, 저도 엄마 싸이클을 종종 탔어요 ㅋㅋ 발도 땅에 안닿았는데 어찌 그리 그걸 타고 (지금의 88도로) 미사리까지 갔는지 ㅋㅋㅋ 알다가도 모르겠어요..
만화를 후딱 두세권 보다니.. 대단한 능력자시네요!!

제가 속독법을 배웠어서(허언증ㅈㅅ..)ㅎㅎㅎㅎㅎ

앗 ㅋㅋㅋ 만화책도 속독을... ㅎㅎㅎ

저도 읽으면서 되게 신기 했었어요 ㅎㅎ자연스러운 기승전결! ㅎㅎ
그 때 그 가격이면 굉장히 큰돈인데다 돈을 떠나 싸이클이라는 스포츠를 하셨던 어머님의 센스가 엄청나신것 같아요 부러워요 멋지십니당.

자연스러웠나요?? ㅋㅋㅋ 뭔가 쓰면서 이건 뭐지? 이러면서 썼요 ㅋㅋ 끝나고 보니 제가 생각한 방향은 아니었던 ㅎㅎ
그쵸 울 엄마께서 좀 선구자적인 면이 있지요,,
여자가 바지를 입지 않던 시절에 바지를 입고 다니셨다는 ㅎㅎ 어째 외할아버지께서 그걸 뭐라 안하셨는지 엄마도 아직까지 신기해 하세요 ㅋㅋㅋ

재미있는 만화방 추억이었네요~
저는 책을 잘 못읽는 특이한 체질이라~~ 하지만, 초딩때 친구집이 만화방을 하다 접어서 놀러갔는데 한 방이 만화방처럼 되어있던 기억이 생생하네요~ 책은 안좋아해도 부럽기는 했어요~
저도 친구가 7*라고 해서 충격을 먹은적이 ^^ 언니~~~
요즘에도 빠른 뭐라고 친구먹자하기에~~ 요즘 같은 시대에 무신~~ 하며 거절을 한 적도 ^^

저만 그런 충격을 받은게 아니었군요!!! ㅎㅎㅎ
근데 저는 요즘 나이 상관없이 친구 먹고 있어요 ㅋㅋ 물론 야, 너, 하진 못하게 하지만 ㅋㅋ

만화방이라니 ㅋㅋ

역시 저보다 윗세대..

저는 만화책 1권당 200원씩 대여해서 보던 세대입니다 ㅎㅎ

음........ 저도 왜 200원으로 기억하죠??? ㅋㅋㅋㅋㅋㅋ 100원이었나? 정확한 금액은 모르겠어요 ㅋㅋ

이궁 안타까운 추억이네여

여러가지 짬뽕이죠 ㅎㅎㅎ

그 당시 80만원이면 진짜 큰돈인데...ㅋㅋㅋ 울 딸이 뭔가 잃어버리고 오면 화 안낼 자신이 없던데... 반성합니다. ㅋㅋㅋ 저희동네도 작년인가 다시 만화방이 생겼어요. 누워서도 볼 수 있겠끔 되어 있다고 하던데... 저도 빠른 시일 내에 가봐야겠어요.^^

저도 나중에 아이가 잃어버리면 화를 안낼 수 있을까 자신이 없네용 ^^;;

아르미안의 네딸들!!!!!! 전 만화방보다는 살짝 아래세대인가봐요~ 전 만화책 대여점 세대인데요 ㅎㅎ 피아노 학원에 갖다줘야할 책 값으로 만화책 빌려보다가 크게 혼났던 엄마와의 추억이 있네요 ㅎㅎ
저는 한승원,원수연 작가도 엄청 좋아했어요. 빅토리 비키라던가...풀하우스라던가... 심지어 한승원님의 프린세스는 아직도 완결이 안났습니다 ㅎㅎㅎ

ㅎㅎㅎ 재미잇네요 ~ 저 어릴적 저희 할아버지가 만화방을 하셔서 정마라 살았었던 기억이 나요 ~ 박봉성 만화를 개인적으로 좋아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 ^^

전 하도 책을 대여해 보니까 아빠가 대여점을 시작하셨어요 ㅎㅎㅎㅎㅎ
빌리는 돈이 넘 많이 들어간다고요 ㅋㅋㅋㅋㅋ
어머님이 대인배신거 같아욤...전 혼내지 않을 자신이 없는데 ㅠㅠ
오랫만에 만화책이 너무 보고 싶어졌어요~

인어공주를 위하여.. 두번을 연달아 읽었던 기억이 있네요^^ 저는 이미라 작가와 강경옥 작가님을 너무 좋아했던 시절이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