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2병(大二病)의 흔적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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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2병 말고 대2병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우리 세대는 가망이 없다고 혀를 끌끌차며 나는 다르게 살겠노라고 말하던 녀석이 있었죠. 친구로서 제가 해주어야 했던 말은, "정신 차려 이 친구야."였을지도 모릅니다만 저는 이 친구와 의기투합해 허구한 날 술로 밤을 지새곤 했습니다. 아마 저와 제 친구가 자주 가던 술집의 사장은 꽤나 얼척이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군대도 안 다녀온 어린 남자 둘이서 설익은 철학을 논하며 소리 높여 언쟁하다가 방법론 제시 하나 없이 뜬금 없이 재벌이나 문화 권력이 되겠다고 으쌰으쌰 거렸으니까요.

그리고 지금 저나 그 친구나, 아침마다 지각할까봐 넥타이 붙잡고 불이 나케 뛰어 회사에 출근하는 평범한 직장인이 되었습니다. 어느 날 그 친구는 자신이 젊은 날 썼던 글이 부끄럽다고 그러더군요. 자존심 강한 친구의 자조에서 느껴지는 그 참담함이라니. 그 친구보다 제가, 그 친구 때문이 아니라 저 자신 때문에 더 부끄러웠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꿈을 꾸어볼 수 있는 나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잠깐 웃자고 저 만화를 올리긴 했지만 이 친구는 아주 멋있는 놈입니다.

보통 대학생들은 태반 이상이 자기 꿈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사회에서 굴러본 뒤에야, 뒤늦게 자기 적성을 찾으며 방황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죠. 좀 더 시간이 지나면 보통은 그마저도 포기합니다. 냉정한 현실 앞에 근거 없는 희망을 고이 접고 쌓아온 시간과 미래에 대한 참혹한 견적서를 발부하죠. 누군가 나이가 먹을수록 술자리가 재미 없어 지는 이유를, 희망과 꿈을 안주로 삼기에 상상력에 제한을 걸어버릴 명백한 근거가 너무나도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더군요.

이 녀석은 달랐습니다. 그 생각에는 다소 정제되지 않은 구석도 있었을지 모릅니다만 적어도 남이 정해준 기준을 따라가며 살지는 않았죠.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언인지 아는 것, 스스로의 욕망에 솔직하게 직면하는 것만큼 사람을 성장하게 하는 것은 없습니다. 나는 다르다고 말해도 다 똑같이 사는 게 인생입니다만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명확히 알고 그것을 얻는 데 자기 시간을 전부 쓰는 사람은 크건 작건 무엇이라도 이룹니다. 이루어 보니 별 거 없다는 말도 이룬 뒤에야 할 수 있는 말입니다. 어차피 내려올 산이라고 해도 올라가 본 사람은 느낀 것도,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이야기도 많습니다.

대2병(大二病)의 흔적...... 그때 그린 큰 그림에 비하면 여전히 이룬 것은 없을지 모릅니다만, 자신이 공언했던대로, 이 친구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고 지독하게 모은 월급으로 비록 작지만 자기 이름으로 된 상가를 가지고 있습니다. 탈락 없이 여전히 젊은 날의 그 꿈 위에 서 있군요. 저와는 매우 다른 캐릭터를 가진 사람입니다만, 존경하며 또한 응원합니다.

한 젊은이에 대한 응원으로써, 십 년도 훨씬 전 이 친구가 썼던 결심을 한 번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만약 미래의 제 자녀가 이런 대2병에 걸린다면 저는 퍽 기쁠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도 미래가 있을까? 글쎄올시다.

내가 아는 대부분의 20대는 40살이 되기 전에 10억 모아 은퇴하겠다는 자들이다. 40살이 되기 전에 모은 10억으로 그들은 어떤 미래를 꿈꾸는 걸까? 10억을 모은 이후에 그들은 무엇을 할 셈인가.

결국 그들은 나고 자라 죽는 순간까지 소비의 주체로만 살겠다는 것 아닌가. 남이 이룬 세계에서 남이 만든 물건만 줄기차게 쓰다 사라질 것이다.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어른들이다. 어른이 되기도 전에 은퇴하겠다는 자들이 배우는 거라곤 남의 밑에서 일하는 것 뿐이다. 나고 자라서 배운 거라곤 알량한 학부지식과 토익, 자격증 뿐인데 뭘 기대하겠는가. 그들에게는 마흔 이후의 미래를 설계할 상상력이 부족하다.

더 한심한 건, 이 사회가 우리 20대들에게 기대하는 게 바로 그런거라는 점이다. 소비, 소비, 소비. 원활한 소비생활을 꿈꾸며 오늘도 우리는 각종 교육상품을 소비한다.

20대는 어떻게 살고 있는가. 극장에서 꼴랑 영화 한 편을 보면서도 정신적 포만감을 느낀다. 누군가 만들어 제시한 트렌드를 찾아 쫓기 바쁘다. 지난 세대가 이루어 놓은 예술을 감상하며 열광한다.

나는 다르게 살고 싶다.
당당한 주류사회의 구성원이 되어 생산의 주체가 되고 싶다.
지배력을 가지고 싶다.
아무도 침해할 수 없는 나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싶다.
물질로써 그 세계에 방벽을 쌓고 대대손손 물려주고 싶다.

세월이 지나도 무너지지 않을 '가문'을 이룩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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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 월요일이네요~ 자기 전 작가님 글을 읽고 자니 행복합니다~ 가즈앗!!! ㅋ

어이쿠 제 글을 읽고 행복하시다나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ㅋㅋㅋㅋ 가즈앗~!!!

쉽지가 않죠. "가문"을 이룩하기란 지금 시대와 어쩌면, 안맞는 이야기 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뭐든지 무엇이든지!!! 뜻 만 있다면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지금 시대와 안 맞는다... 그럴 수도 있겠네요 ㅋㅋㅋ 뭔가 육식남이 어울리는 시대는 확실히 아니긴 하네요

20대 초반에 이런 글을 썼다구요?! 대단히 성숙한 생각을 갖고 있네요 저는 그때 참 어리디어렸던거 같습니다 후~~

그냥 그 친구는 성숙하지 못한 글이라고 자책하는데, 나이가 먹을수록 다시 볼 때마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20대 초반에 이런걸 썼을까....

만화가 너무 웃프네요ㅠ

웃프죠... ㅋㅋㅋ 이상신 만화가님이 본인이 되게 아끼는 만화라고 말씀하셨는데, 일본 모 만화를 패러디한거라고 하시더라고요.

만화가님한테 허락은 안 받았지만 여기 유머로 올리는거 정도는 괜찮다고 하시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

저도 한때 큰 꿈을 꾸었는데 이제는 그저 생활인이 되어버렸습니다. 슬픈 건 그저 그런 생활인이 됐다는 게 슬프지 않아졌단 거예요.

ㅎㅎ 만족하고 계시다는 이야기이시겠지요, 아니면 어딘가 아직 충분한 자신감이 있으실 수도 있고요, 쓰신 글들을 읽고 왔는데 어디를 봐도 그저 그런 생활인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

좋은 패기입니다. 욕망과 욕구가 없는 삶은 사실상 (범인(凡人)의 눈에는) 정지에 불과한지도 모르지요. 물론 해탈로 불리기도 합니다만.

정말 욕망하지 않는다면 그건 해탈이고 욕망에 솔직한 삶보다도 한 수 위일 수도 있겠죠, 문제는 솔직하지 않아서 자기 욕망을 직면을 안 하거나 다른 사람의 기준이나 욕망을 자기 것으로 착각하고 살다가 뒤늦게 후회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는 것이지요.

저는 지금도 다르게 살고 싶습니다.
소비보다는 창조를 꿈꾸며 어느덧 주변을 돌아보니...
왕따 더군요 ㅎㅎㅎ

ㅎㅎㅎㅎ 결국은 이루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어차피 같이 꿈꿀 수 있는 사람만 있는 것도 아니고 대다수 사람들은 자기한테 관심도 없는데 ㅎㅎㅎ
당장 먹고 살 길 쥐고 있는 사람들한테 왕따 좀 당하신다고 사시는데 눈꼽 하나 지장 없으실듯요

네 올해로 대학교 3학년에 올라가는 학생입니다 ㅎ

남들 말대로 하고싶은거 하면서 살고싶은데 현실은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하네요.

뭐가 답인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제가 하고 있는게 너무 좋아서 하다가도

돌아서면 다가올 현실이라는 벽이 너무 높네요

본인에게 솔직한게 중요한게 아닐까요?

정말 원하시는걸 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현실이라는 벽을 부술 궁리와 에너지를 막 쏟을만큼 정면돌파하는게 본인이 원하는건지, 아니면 적당히 타협하고 약간 넌 좀 다르다는 말을 듣는게 원하는 것인지 솔직한 답을 내는게 제일 우선일 것 같습니다, 원래 정답은 없으니까 본인이 진짜 원하시는 것만 알아내시고 그 다음부터는 그대로 하시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참고로 전 그때 게임한다고 제가 뭘 원하는지 잘 몰랐습니다 ㅜㅜㅜ

신기하게도 저는 초딩때부터 한 가지 꿈만 생각하고 살았고

살면서 한 번도 변해본 적이 없네요 ㅎㅎ

패기넘치는 대2의 글 잘 봤습니다 풍류판관님

헉;;; 대단하십니다.
그 꿈은 무엇인가요?
이루셨는지요?

어느정도는 이뤘습니다 :)

사실 뭐 이뤘다고 봐도 무방합니다ㅎㅎ

저는 모두가 저 같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정말 희귀한 케이스더군요 ㅎㅎ

ㅎㅎ 그럼 더 원하시는게 있으신지요? 그것도 궁금하네요

사실 전 30살 때 20대 때 원하던 모든 걸 이루었다고 자축했는데 요즘에는 "난 왜 이리 이룬게 없지." 이러고 있습니다 ㅋㅋ

오~ 대단하세요! 그 꿈이 뭔지 궁금합니다!!!

저도 제 친구들과 같은 꿈을 꾸었네요.
20대엔 30대가 되면 연봉 1억에 자산 10억이상을 계획 했고
30대엔 40대가 되면 100억대 사업가를 꿈꿧고...
지금은 40대 애 둘 딸린 직장인...
그래도 50대에는 개인 작품을 하는 작가를 또 꿈꿔봅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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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이 인생에 뭔가를 이루는데 제일 중요한건 운이라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운이 터졌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두 가지 시나리오를 모두 준비해두어야 한다고... 지금 100억대 사업가가 되지 않으신건 그냥 운이 안 닿으신거고 50대에 개인 작품을 하는 작가가 되는건 운이 닿으실 것으로 예측합니다 ^^

제가 좋아하는 만화 '생추어리'를 패러디한 추리닝의 한 에피소드네요. 저도 딱 스무살 무렵, 한 친구와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를 다짐했었고, 그 친구는 30대 이전에 사업을 성공시키고 지금은 은퇴를 했습니다. 저는...ㅎㅎㅎ 그래도 아직도 꿈을 꾸고 살고 있습니다.

ㅎㅎ 생추어리였죠 맞아요 그 패러디한 만화 제목이...

참 멋진 친구 분이네요

저도 아직도 꿈을 꾸고 살고 있습니다 ^^

지금의 대2들은 공무원 준비나 각종 시험, 스펙을 쌓기 위해 밤잠을 설치죠.. 거기에 비하면 낭만이 가득한 대2병을 앓는게 더 정신건강에 좋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저도 세월이 지나도 무너지지 않은 가문의 기반을 닦았으면 좋겠네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ㅋㅋㅋ 공무원이나 각종 시험을 준비하는게 더 남는 장사인지 모르겠지만 정말 자기가 하고 싶은걸 해보지 않으면 후회할지도 모르니까요, 하긴 또 생각해보면 일단 안정적인 직장을 가진 다음에 취미생활로 자아를 실현하겠다는 것도 틀린 결론은 아닐 수도 있겠군요... 다 나름의 길이 있겠죠

원하시는 꿈 이루시기를 바랍니다 ^^

글 올리시자마자 읽어보았는데, 긴 밤 성찰하게 되는 시간이 되어 굉장히 의미있었습니다 :) 과연 나는 21살에 무엇을 욕망했었는지, 빛나는 젊음으로 무엇을 이루고 싶었는지, 지금은 그때 설정했던 삶의 가치들을 이루기 위해 진력하고 있는지.

친구 분의 글을 보고서, "자신의 욕망을 긍정하고, 그것에 전심전력하는 삶. 그것이 진짜 삶이고, 결코 퇴색될 수 없는 빛"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것을 온전히 존중하는 admljy19님도 그만큼이나 깊이가 있는 것이겠죠. 저는 오늘 친구에게 이 글을 보내봐야겠어요!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

"자신의 욕망을 긍정하고, 그것에 전심전력하는 삶. 그것이 진짜 삶이고, 결코 퇴색될 수 없는 빛"

좋은 문구입니다. 그만큼의 깊이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다시 성찰하고 젊은 설정했던 삶의 가치를 이루기 위해 진력하고 있는지 다시 돌아볼가 합니다

감사합니다 ^^

츄리닝 만화 맞죠?
참 재미있게 봤었는데요
지배력을 가지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죠 ^^
방벽을 잘 쌓으셔서 대대손손 잘 물러주길 바랍니다.

팔로우하고 미약하지만 보팅하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맞습니다 ㅎㅎ 많은 노력이 있어야겠죠 무엇이든. 가문을 이루고 방벽을 쌓는다는 것은 제가 쓴 글이 아니라 친구의 글이긴 하지만 저도 최선을 다해볼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

그래도 그 젊었던 시절이 가장 아름다웠던것같아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친구 분이 쓴 글을 읽어보니
제가 최근에 많이 느끼는 감정하고 정말 많이 비슷한거같습니다
사회에서 원하는대로 살다가는 사회라는 기계가 돌아가기위한 부품이 되지않을까 라고 생각도들구요.. 요새 전 내삶의 주체가 내가 되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도전에 대한 두려움도 없애고싶구요.
단지 돈만을 향하다보면 돈이 얼마나 있느냐 에따라 감정이 좌우될거같아 행복을 찾아가다보면 돈은 따라올거라고 생각하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자신감있는 모습을 칭찬하는 사람도있지만 걱정하는 사람도 있어서 고민이 많이 되기는 하네요. 결국 어른들의 말이 맞는건지...
아무튼 좋은글감사합니다 :)

답은 없는거 같아요 ㅋㅋ 어른들의 말에도 맞는 구석이 있겠죠 설익은 판단으로 확신을 가지고 외길을 걷는다고 후회를 안하는 것도 아니고... 어쩌면 남들이 좋다고 말한걸 걸어보고나니 어 이것도 괜찮네, 이렇게 느끼며 살 수도 있겠죠...

하지만 또 자기 길을 걸어서 어떤 결과든, 그래도 난 걸어봤으니 됐다라고 자랑스레 회고할 수도 있겠죠 평범함을 넘는 성공을 할 수도 있고

어떤 길을 걷는지도 운명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역시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ㅎㅎ 자신에게 솔직해야한다는 것 이외에는

좋은 글이네요 :) 재밌게 읽었습니다 !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좋은 하루 되세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는다는것은
가만히 내면의 소리를 들어보면 들리는 것인데,
글을 보고 나서, 소비의 주체가 되길 원하는 마음 때문에 자신의 재능을 깨닫지 못하는 것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숨을 쉬고 있는 동안은,
누구나 꿈을 꾸고 또 이뤄보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

사실 저도 그랬습니다. 사고 싶은 물건이 있고, 돈에 대한 욕심이 있었기 때문에 본인이 뭘 잘할 수 있는지 그 내면의 소리를 듣는데에 좀 더 솔직하지 못했던 것 아닌가 싶네요.

말씀하신 내용에 동의합니다.
사실 꿈을 꾸고 또 이뤄보기에 부족한 나이는 없겠죠.
쉽게 절망하는 것일 뿐이겠지요 :)

저도 아직 20대이지만 과거 학창시절엔 무조건 나도 성공할것이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허나 세월이 지나고 살아보니 요즘엔 그깟 명예고 남들에게 자랑도 못해도 상관없으니 제발 나답게 살자. 라는 생각을 갖고 삽니다. 화이팅입니다!!

그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나답게 살려면 자기가 누군지 알아야하죠 남의 말대로도 살아보고 아예 제가 꼴리는대로 순도 100퍼센트로 살아보고 그러다보면 조금씩은 뭐가 자기에게 맞는지 알게되더라고요 ㅎㅎ 아직 멀었지만

꼭 song1님답게 사시길 ㅎㅎ 화이팅입니다!!

사범대학 수학교육과를 입학했지만 교양, 교직 수업시간에 잊을만 하면 작성했던 10년 후 20년 후 미래의 상상에 교사라는 직업을 가진 저는 없었네요. 언젠가부터 꿈이 불로소득 XXXX만원을 이루고 유유자적하게 사는게 목표가 되었죠.

음, 지금은 돈에 얽메이지 않고 최소한의 노동이 수반된 생산활동을 하면서 현재 관심사인 스티밋을 겸하며 부모님, 아내를 포함한 가족과 유유자적하게 사는 것이 목표가 되었네요. 아내에게는 정년퇴직 때까지 일해야한다고 세뇌시키고 있습니다. 제가 운이 좋아서 돈을 위한 노동으로부터 자유로워지더라도 말이죠.

이런 말하기 부끄럽지만 풍류선생님의 글이 개인적으로 너무 좋습니다. 하하.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자유와 자립에는 돈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ㅋㅋ 압제자에게 벗어나기 위해 총을 들어야 하는 것처럼요

저도 중문과를 나왔지만 중국 관련 일로 뛸 생각도 없었고 변호사가 된 지금도 법에 대단한 열정은 없네요. 아마 스팀잇을 하시는 분들은 태생적으로 호기심이 많아서 어디 한군데에만 파고 들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때로는 무색무취하고 우직하게 하나만 파는 것보다 게으름이나 딴 생각, 욕망 같은 것이 더 발전적 동인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같은 시대라면 더더욱요 ㅎ

부족한 글 좋아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원대한 꿈을 꿀 때면 네 분수를 알라고 마음 속에서 목소리가 울리지만 그 꿈을 접지는 않을 겁니다. 이제 복학을 앞두고 있는데 잘 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뭔가 댓글로 푸념을 하고 가는 것 같은데 죄송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팔로우하고 갑니다!

잘 말고 열심히만 하셔도 되는 나이라고 생각합니다 ㅎㅎ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뭐든 해보신다면 좀 더 자신을 잘 알아갈 수 있겠죠. 저도 잘 모르지만 아마 그게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ㅎㅎ

20대 초반에 저런 꿈을 심어놨으면 아직 마음 속에 그 씨앗이 살아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기만성형 인재이실 것 같습니다!

ㅋㅋㅋ네 바로 그렇습니다

저 말고 제 친구가요 ㅋㅋ 전 그릇이 작음

물론 저도 지독히도 잘 못 하는 부분이지만 바로 저를 위해 사는 것입니다. 곤궁했던 집안의 장남인데다 타고나길 순종적인 기질이었고 세상사 파도에 휩쓸리기만 하고 사신 부모님 덕택에 비록 속으로 삭인 분노는 많았지만 눈치만 보며 살아온 날들입니다. 지금도 남 이야기를 듣고 살아가고 있지요. 직업이 정신과의사니까요. 저를 찾는 분들께는 자주 당부드렸었지요. 스스로를 위해 사시라고. 하지만 그래 보신 적이 없으니 스스로가 원하거나 좋아하는 것을 알지 못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저처럼. 물론 그것이 있다손쳐도 검증 가능하지 않은 경우도 많구요. 대부분은 성장과정이나 삶의 시간 속에서 주입되거나 만들어진 부분이 많으니까요. 낮동안 바깥과 치열하게 부딪히고 밤동안은 또 내면과의 치열한 부딪힘을 통해 보다 더 가까이 나에 다가가겠지요. 그렇게 욕망하는 것과의 깊은 상호작용, 삶이 그것일까요?

잘 읽었습니다.

결국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를 더 잘 알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정신과 의사님들은, 자신과 비슷한 컴플렉스를 가진 사람의 상담을 받으면 상담사 교체를 권유한다는데 만약 본인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지 않고 있거나 스스로를 살고 있지 않았는데 이와 동일한 사람들의 푸념을 듣는 것이 어떤 의미일지 상당히 궁금하군요....

본인에 대한 솔직함이야 말로 어떤 삶을 살아야하는지에 대한 가장 큰 자산이 되겠지요.... 10대 때 저는 그걸 잘 몰랐고 그래서 20대가 넘어서 후회도 많이 했습니다... 지금도 사는건 여전히 쉽지 않고 그 많은 날을 너무나 어리석게 쓴 20대가 한심하긴 합니다만 그래도 욕망에 충실했던 20대가 보다 본인에게 부합하는 삶으로 저를 이끌지 않았나 싶네요. 아마 spaceguy님도 지금쯤은 본인이 원하시는게 무엇인지 알 것으로 생각합니다.... 어릴 때는 책임질 일이 적은 대신 자신에 대해 잘 모른다면, 나이가 들면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도 '인간다움' '책임감' 같은 이유로 삭이며 살게 되는게 많다는 역설이 있지만요....

댓글 감사합니다. 요즘 전 그래도 전보다 많이 솔직해지긴 한 것같습니다. 그래서인진 몰라도 그분들과 같이 공감하며 함께 방법을 찾아보는노력을 하려합니다. 이제사 수련의 때 책에서 봤던 대가들의 말씀이 조금은 수긍된다고 할까요. 물론 제가 대가 비슷해졌단 뜻은 아닙니다. 지금보다 젊었을 때는 문제의 해답을 제가 알기라도 하는 듯 했었다면 말이죠.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그분들이 제게 공감을 해주시기도하고 또 오히려 제가 새로운 시각이나 방법을 배우기도 하며 저도 치유받고 있습니다. 어쩌면 제겐 행복한 일터입니다. 감사한 일이죠.

최근에 알아차린 것이 있다면 욕망에 대한 균형감이라고 할까요. 고지식했던 저로선 욕망이란 단어조차도 금기시했었으니까요. 오죽하면 절 찾아주시는 분들이 '목사님 혹은 신부님'하며 제 호칭을 실수하기까지 했었으니까요. 길지 않은 시간, 내려놓음이나 알아차림을 고민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관심을 갖게되면서 얻게된 큰 소득입니다. 더 큰 것은 좋은 분들과 나누는 이런 것이구요. 감사합니다.

블록체인에 박제되어지는걸 생각하게 된다면
님의 포부가 과연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궁금하기만 하네요

잘 보고 갑니다.

ㅎㅎㅎ 제가 쓴 글은 아닙니다. 친구가 쓴 포부죠. 저도 궁금합니다. 친구의 미래도 궁금하지만 또 저 글에 공명한 제 삶도 궁금하네요 ㅋㅋ

풍류판관님의 친구분이라 그런지 글에서 풍기는 인상도 풍류판관님과 비슷한 것 같아요.
풍류판관님처럼 진지하고 인생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고 생각하시는 분처럼 느껴지거든요. 글 잘 쓰시는 건 말할 것도 없고요.
친구분의 글은 저의 소울메이트분의 생각과도 매우 비슷하네요. 심지어 둘이 수다 떨고 대화하는 시간에도 생산적인 대화가 대부분이길 바라는 친구입니다. 수다는 곧 지식 나누기.. 그런 셈이죠. 아무튼 소비하는 생활보다는 생산성 있는 일을 하며 살아가기를 바라는 친구에요. 그런 점이 저와도 많이 비슷해서 서로 잘 맞아 친해지게 되었어요. 하지만 살다보면 난 뭔가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일을 하면서 살아갈거야! 이 말을 지키기가 쉽지 않잖아요. 일상에 안주하게 되기도 하고, 편하게 살고 싶기도 하고. 그렇게 가진 것들을 소비하면서 살고 싶어지기 마련인데, 제가 그런 생각이 들려고 할 때마다 그 친구를 보며 다시 제가 원했던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노력하게 된답니다.
풍류판관님도 베스트셀러 작가인 친구분처럼 스팀잇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 풍류판관님의 상가를 갖게 되는 때가 금방 오실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풍류판관님도 저도 좋은 친구와 함께 앞으로 쭉쭉 나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ㅎㅎ 글만으로는 어찌어찌 비슷하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사실 저와는 전혀 다른 부류의 사람이랍니다 ^^ 물론 세계관이라던가, 인생에 대한 고민 같은 것은 비슷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의외로 지금은 그렇게까지 친하지는 않아요 ㅋㅋ 한때는 정말 베프였는데, 아마 자아가 비대한 사람 둘이 있다보니 충돌이 있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어떤 점에서 자기 이야기하기 좋아하는 사람에게 가장 좋은 친구는 조연으로서 그걸 들어주는 사람일수도 있겠죠, 그래도 뭐 사이가 나쁘거나 이런건 아니니까 ㅎㅎ 배우는 점이 있고 가끔 만나서 술 한 잔 할 수 있으면 충분한 거겠죠

제 목표는 상가를 사거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만 저도 제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 정성스러운 댓글 감사합니다 ㅎㅎ 주말 마무리 잘 하시기 바랍니다~!~!

앗 그렇군요. 제가 왜 친구분이 이룬 것을 풍류판관님께서도 이루시면 좋겠다고 생각했을까요! 풍류판관님이 원하시는 것이 아닐 수도 있는 데도요..ㅎㅎ 다시 읽어보니 약간 엉뚱한 응원을 적었네요!ㅋㅋㅋ 다시 제대로 적을래요! 풍류판관님의 꿈이 꼭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자아가 비대한 사람이 둘이 있다보니 서로 계속 가까이 붙어서 지내기는 어려울 수도 있겠네요. 맞아요. 너도 나도 모두 주연이 되기는 어려우니까요. 각자의 영화 속에서 주연을 맡으면서 가끔 만나 조연이 되기도 하는 사이가 딱 좋을 것 같기도 해요~

ㅎㅎㅎ 그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좀 시간이 지나야, 아 찰떡궁합이고 무슨 이야기든 재밌었을줄 알았던 친구도 자기 중심적인 이야기만 하다보면 전보다 재미가 없어지더군요. 딱히 서로 싸운 것도 아닌데도요, 그래도 한 번 친구는 쭉 친구겠죠 ㅎㅎㅎ 뭐 어차피 나이가 먹으면 옛날처럼 하루가 멀다하고 보는건 원래 안 되는거니까

아니요 전혀 엉뚱한 응원이 아니었어요 ㅋㅋ 많은 힘이 된 걸요, 앤님도 원하시는 것 모두 이루시길 바랄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