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 기레기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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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비겁한 글입니다. 장황하고 체계가 없는 글입니다.

저는 입사 10년이 조금 안 된 일간지 기자입니다. 대학생 때에는 진보 성향의 주간지를 보면서 기자의 꿈을 키웠습니다. 그때는 정의와 부정의를 쉽게 구별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정의의 편에 서서 세상을 바꾸고 싶었습니다. 기자가 되면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잘 모르겠습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내 편이 누구이고 내 편이 아닌 편은 누구인지, 내가 정의의 편에 서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기자가 기자가 아니라 기레기라고 불리게 된 건 아마 세월호 참사 이후였을 거에요. 참사 직후 언론은 수많은 헛발질을 했습니다. 한 석간신문은 1면에 탑승자를 다 구조했다고 쓰기도 했었죠. 오보였습니다. 치명적인, 해서는 안 될 오보였지요.

변명하자면, 이미 아실 수도 있겠지만, 통상 이런 대형 사건이 터지면 언론은 정부의 발표에 근거해 속보를 씁니다. 언론사가 헬기나 배를 타고 현장에 가서 구조자 숫자를 셀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정부가 실태 파악조차 못 할 거라고는 언론사도 생각하지 못한 거죠.

오히려 더 나쁜 건 참사 이후의 보도였다고 생각해요. 언론은 정치적 입장에 따라 세월호 유가족을 재단하거나 외면했습니다. 이건 정말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당시 저는 세월호를 담당하는 기자는 아녔어요. 그래도 늘 부채감을 갖고 있습니다. 이건 아마 평생 갈 거예요. 지난해 취재 차 세월호 유가족을 만났어요. 너무 죄송해서 자꾸 눈물이 나서 일을 할 수 없었습니다.

삼성 얘기를 해볼까요. 삼성. 아 삼성. 우리는 청와대를 비판하는 기사는 쓸 수 있어도 삼성을 비판하는 기사는 어지간해서는 쓰지 못합니다. 삼성이 돈줄을 쥐고 있으니까요. 삼성이 광고를 끊으면 우리는 월급을 받지 못하니까요. 목구멍은 포도청이니까요.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고요? 글쎄요. 수년 전에 한 IT 매체가 용감하게 삼성을 ‘조졌’다가 풍비박산이 난 적이 있습니다. 해당 보도와 관계된 인물들이 싹 다 옷을 벗었다고 해요. 최근 SBS가 삼성을 겨냥한 심층 보도를했어요. 대단한 일입니다. 메이저 언론, 특히 거대 방송사는 삼성 광고에서 자유롭지 않을까 미루어 짐작만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역시 대단한 일이에요. 부럽습니다.

사람들이 신문을, 우리 신문을 아주 많이 사서 읽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우리 회사가 겁내는 게 삼성이 아니라 독자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좀 더 좋은 신문 만들고 좋은 기사 쓸 수 있지 않을까요. 아니면 그냥 다 핑계일까요.

종이신문 부수는 날로 떨어져요. 회사는 나름 이런저런 사업을 벌여 활로를 찾는다는데, 글쎄요.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신문 만드는 거 말고는 좀처럼 시원치가 않습니다. 인터넷 클릭은 별로 돈이 안 되는 모양이더라고요.

지사형 기자가 되고 싶었어요. 불의에 저항하는 불굴의 기자, 뭐 그런 거. 지금 제 속엔 두 명의 기자가 있습니다. 지사형 기자와 직업형 기자. 날이 갈수록 후자의 지분이 커지는 걸 느낍니다. 요즘은 직업형 기자에 천착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대충 적당히 하고 월급만 받겠다는 소리는 당연히 아닙니다. 프로페셔널. 프로라는 의식을 갖고 냉정하게 일하겠다, 뭐 이런 소리입니다. 정의감이 지나치면 때때로 진실을 못 보거나, 보고도 못 본 척할 수 있겠더라고요.

기레기 소리 많이 들어봤고, 제가 쓴 기사 리플에서도 심심치 않게 봤습니다. 친히 따로 메일까지 주시는 분들도 계세요. 자기가 진짜 쓰는 메일로. 그 메일로 구글링하니 모 대기업 차장이더라고요. “안녕하세요 OOO 차장님”으로 시작하는 메일을 쓰고 보내지는 않았습니다.

익숙해질 때도 됐는데 여전히 기레기라는 단어를 볼 때마다 마음 한쪽이 서늘해져요. 참 누가 만들었는지 잘도 만든 단어예요. 입에 착착 감기게. 젠장. 저는 그래도 이 땅에 일말의 양심을 갖고 기사 쓰는 기자들이 더 많다고 믿어요. 저 자신도 그렇다고 믿습니다. 이런 저런 기사 많이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더 열심히, 잘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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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잇을 통해 지사형 기자 지분이 커지길 기대할게요 ㅎㅎ

헉 넵 ㅎㅎ 분발하겠습니다.

이런 생각을 가진 , 또는 이런 생각을 해본적이라도 있는 기자들이 많다면 다행일 것 같습니다. 아예 닫힌 사고로 자신이 주장하는, 자신이 선 쪽의 입장을 사람들에게 왜곡해 전파하려는 기사들을 너무 많이 본 것 같습니다.

기레기라고 댓글 달지 않을테니 안심하세요..^^;

앗 감사합니다^^ 제 주변엔 더 좋은 기사 쓰고자 고민하는 기자들, 약자의 목소리 전하려는 기자들 많이 있습니다. 차차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두려움의 대상에 관한 댓글을 쓰려고 했는데 마지막 문장을 보니 칼님의 마음이 느껴져서 다른 아무 말씀을 못드리겠네요. 하나도 비겁하게 들리지 않았습니다.

읽어주셔서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응원합니다. 우리가 쫄지 않고 달려나갈 수 있게. 빛으로 된 길을 새겨주는 일이 기자의 사명 아닙니까.

감사합니다. 저도 쫄지 않고 당당하게. 어깨가 무겁습니다.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 요즘은 다들 정보검색도 잘하고 현장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해서 신속하게 정보를 공유하죠. 사실관계는 뒤로 하더라도 말이죠. 일반인들 이야기입니다. ㅎㅎ 그래서 지금의 기자들이 살아남는 길은 정보의 정확성과 투명한 사실관계, 장기간 취재 후 심층보도 정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건 피드백을 통한 소통을 해줘야죠. 잘못했으면 쿨하게 큰 지면으로 사과문 올리고 수정기사 내보내고 다른피해는 없는지 살펴야 신뢰 회복은 가능하다고 봅니다.

힘내세요! 파이팅~

옳은 말씀이세요. 정확하고 깊이있는 기사, 기사에 책임지는 기자.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파이팅입니다!

돈과 가오(?) 사이에서
깨알 만큼의 망설임 없이
'가오'를 선택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칼님께서 이렇게 대놓고 기레기라는 타이틀을 쓰시니
독자로서 왜인지..부끄러워집니다

양심을 갖고 기사쓰는 기자분들을 응원합니다
칼님 힘내세요!

응원 감사합니다! 기레기 소리 안 들을 만한 좋은 기사 쓰겠습니다. 응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기자란 직업도 보통의 사명감으론 할 수 없는 직업같아요~ 저도 응원합니다!!

더 잘하겠습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젊을 때 언젠가 그저 제 몸이나 잘 챙기고 가족이나 잘 돌보자고 마음 먹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 뒤로도 오랫동안, 지금까지도 가족은 말할 것도 없고 저도 잘 돌보지 못 하고 살고 있네요.

저야 그렇지 못 하더라도 님께서 지니신 예리한 칼날엔 기레기는 언감생심 얼씬도 못 할겝니다.

어휴 아닙니다. 칼날이 무뎌서 열심히 갈아야겠습니다. 앞으로 좋은 기사 쓰겠습니다.

이렇게 글을 남겨주시는 것 만으로도
조금씩 변화를 주고 계신거라고 생각합니다.(적어도 저는 오늘부터 기자분들을 싸잡아 기레기라는 표현을 쓰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고 기분 좋은 한주보내세요^^

감사합니다. 말씀만으로도 힘이 납니다. 월요일이군요. 건강하고 기운 넘치는 한 주 되시기를 바랍니다^^

돈과 가오...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그래도 가오에 살고 가오에 죽는 삶을 추구합시다.
응원합니다.

예 자긍심과 존엄을 지키는 삶 추구하겠습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간호사들도 환자를 위해 희생만 하려고 그 직업을 선택한 게 아닌데...
사람들은 간호사에게 희생만을 요구하고 근무 환경에 대해 운운하면 밥그릇 싸움이나 한다 그러고... ㅡㅡ++
소명감을 가지고 이 직업을 선택하긴 했으나, (물론 아닌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이 일을 하다가 내가 죽을것 같고 부조리한게 너무 많은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데 말이죠.
남의말 하긴 참 쉬워요.
기레기도 그런거 아닐까요?
사정도 모르면서 욕하는게 젤 쉬우니 그런것만 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직업형 기자를 하다가도 지사형기자를 할 수 있는거고... 직업형 기자를 하다가도 지사형 기자를 할 수 있는거라고 생각합니다. 기자도 사람인데 먹고 살아야죠. 전 뭐 그렇게 생각합니다. 전사님.

아아 감사합니다. 제 속이 다 시원해지네요. 직업형과 지사형을 넘나드는 멀티형 기자가 되겠습니다. 리자님, 저도 제가 잘 알지 못하는 분야에 대해 말할 때 조심하고 조심하겠습니다.

기자라는 직업이 어찌보면 여러모로 힘든 직업인것 같아요. 응원합니다. 저도 돈의 세력에 치우친 기사보다 독자를 더 두려워 하는 기사들을 보는 날이 오길 바라니까요 :)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회사 광고 걱정 안 하고 마음껏 쓸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은 신나면서도 두려운 일이겠어요. 독자들이 눈에 불을 켜고 보실테니까.

신념이라것도 참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내가 가진 신념만이 진리라고 확신하는... 기자도 참 어려운 직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기사를 쓸 때야말로 신념, 그러니까 어느 한 쪽이 반드시 옳다는 확신 같은 걸 버려야 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오직 내가 알고 있는 사실에 기반해 써야 하겠지요.

적어주신 내용도 충분히 공감이 가네요. 쨌든 파이팅입니다.!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파이팅입니다!!!

언론사들이 욕먹을 짓을 많이 한 건 사실이지만 기레기라고 싸잡아 부르는 건 참 싫어 합니다.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가 클러스터링으로 발생하고 그로 인해 발생한 편견과 혐오가 문제를 더 가중시키니까요.

진정한 언론의 독립은 비영리화될 때나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말씀대로 권력에는 비판을 할 수 있지만 광고주에게는 불가능하니까요.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 산하 비영리기관이 되거나 (물론 많은 문제가 따라 옵니다.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가 만들어지고 감시받아야겠죠) 광고주 없이 독자의 지원만으로 생존 가능한 방법이 나와야겠죠. 후자의 경우 시도가 몇 번 있었지만 스팀잇 모델만큼 될 것같은 시도를 본 적이 없습니다. 보통 너무 낙관적인 생각은 잘 안 이루어집니다만, 언론사들이 SMT를 도입해 재정 건전성과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다면 기레기라는 단어도 사라지고 사회적으로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모델이 이상적이기는 한데, 그것이 가능할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세상이야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식으로 변하고는 하니까 또 무슨 일이든 불가능하겠습니까. 아무쪼록 좋은 방향으로 발전했으면 좋겠습니다.

포스팅 잘 봤습니다!
보팅하고 가요~~^^

감사합니다^^

어디나 정도를 걷는 분들이 더 많습니다. 그러기에 다소 길을 벗어나는 분들이 더 부각되는 것이겠죠. 부채감을 가진다? 라는 마음이 있으시다니 분명히 좋은 기사를 쓰는 기자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그간 좋은 기사 써왔는지 스스로 돌아보겠습니다. 앞으로 좋은 기사 쓰겠습니다.

워낙 다양성의 사회잖아요? 댓글 하나에 너무 속상해하지 마세요.

예 댓글 하나에 너무 속상해하지 않고 제 할 일이나 잘 하겠습니다.

흠... 이제 전 그 단어는 쓰지 않기로 합니다. :)

말씀만으로도 감사합니다 ^^

그래도 어제보다는 나을 겁니다. 기자님 덕분에.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되길...

많이 알면 알수록 더 어려운 건 어디나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양심과 소신을 지키기 위해 힘내시길..!

그렇죠... 다들 힘들고 어렵겠지요. 응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양심에 부끄럽지 않은 기사 쓰겠습니다.

기자님이시여.. 이 시대에 빛을 밝혀주세요.
난세에 길을 밝혀줄 수 있는 제일 멋진 직업이에요.
가끔.. 현실을 극복할 수 없을 수 있겠죠.
쓴 침을 삼키더라도... 다시 기회를 봐주세요.
외면하는 것에 무감각해지지 말아주세요.
아파해주세요. 당장 무언가를 다 깨부수진 못하더라도...
아파해주세요. 기회를 봐주세요.
응원할게요.... 미안합니다.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말씀 해주신 만큼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막 듭니다. 오늘은 허튼 생각 안 하고 더 열심히 쓰는 걸로!

이 글 읽고 많은 생각이 차오릅니다. 칼님 글을 읽기 시작한 것이 얼마 되지 않아서, 더 읽고, 더 알고 댓글을 쓰고 싶은 마음에 제가 읽지 못한 이전 글들도 몇 개 읽어보고 다시 댓글창으로 돌아왔어요. 그래도 다른 말은 떠오르지 않네요. 이런저런 기사 많이 읽겠습니다! 칼님께서도 속한 자리에 대한 믿음으로 멋진 기사를 써주세요! 응원 응원!

응원 감사해요. 막 기운이 솟습니다.

엊그제 신안 앞바다에서 여객선이 좌초됐거든요. 다행히 큰 피해 없이 마무리 됐어요. 처음 속보를 보는데 세월호 참사가 생각났고, 그때 연관된 기억들이 떠오르고,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고...

그래서 좀 징징댔네요. 쓰고 다시 보니 좀 부끄럽습니다.

그러고보니, 인터넷언론의 등장으로 인해서 기존의 종이신문지 언론사들이 서서히 몰락하고 있겠네요. 특히 좃선과 똥아, 쭝앙, 이미 시대적 양심을 저버린 언론사들 말이에요.

예 종이신문의 위기는 하루이틀 얘기가 아니지만... 오히려 업계에 몸을 담고 있으니 무덤덤해지는 것 같습니다. 위기의식을 가져야 할텐데요.

기자님이셨군요.
어쩌면 신문을 읽지 않고 그저 포털사이트의 단편 뉴스만 보는 저와 같은 사람들이 언론의 힘을 약화시켰나 반성해봅니다...

아닙니다. 포털로라도 많이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한 부 구독해주시면 더 좋고요^^

제 전화번호는 010....

전화해서 구매 요청 할 뻔 했네요 ㅎㅎㅎㅎ

욕하기 힘든 거대 권력은 스팀잇에다... 설마 다운 날리러 오겠어요? 와도 스파 충전해서 올 테니 저희에게는 개이득ㅋㅋ

헉 신선한 논리입니다! 하지만 이해당사자는 다운보팅을 당하고 명성도 마이너스가 되는데...

부계정 하나 더 파서 돌아오세요. ㅋㅋㅋ

지사형 기자는 100명에 한 둘만 나와도 좋겠지요. 모든 기자들이 지사형 기자가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글에 적어주신대로, 직업형 기자만 하더라도 충분합니다. 정말로 '직업'으로서 소명의식을 가진 기자 활동만으로도요.

저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하나의 기사만을 읽는 것은 아닙니다. 다양한 매체들이 존재하고, 매체들마다 각 논조가 등장하지요. 시선의 방향도 다양할 것입니다. 물론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자유롭지는 않겠지요. 이러한 이해관계자들도 매체마다, 기자마다 다를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양한 기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지지합니다.

하여,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기자분들은 본연의 직업 활동을 충실히 하시면 됩니다. 다만, 직업 활동에 관여하는 다른 배경/관점에 깔려 있는 기초적인 가정들을 명확히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저는 기사를 살펴보면, 기사가 왜 이렇게 작성되었는지 맥락을 파악하고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맥락이 거세되거나, 혹은 배경을 위장하거나, 의도를 숨기는 기사들도 상당수 존재합니다. 이것은 독자가 가지고 싶어하는 균형의 관점에서, 분명히 문제입니다.

매체들마다, 기자들 마다, 기사들 마다, 편향된 시선이 존재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우리네 삶에는 무수히 편향된 시선과 관점이 존재할 테니까요. 그러한 편향된 시선들 속에서 솎아내고 추려내고 종합하는 것은 독자들의 몫이라 생각합니다. 그러한 편향에 대해 인정하고 솔직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편향이 항상 나쁜것만은 아닙니다. 누구나 편향적이기도 하니까요.) 오히려
경계해야할 것은, 편향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결단코 편향되지 않았다고 거짓을 이야기하는 것이겠지요. 결국 양심은 결국 솔직함에서 나오고, 그 솔직함에 따른 판단은 독자들에게 넘겨주어야할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맥락이 거세되거나, 혹은 배경을 위장하거나, 의도를 숨기는 기사들도 상당수 존재

잘 아시겠지만, 기사의 흐름에 대해 간략하게 말씀드립니다. 한 사건이 터집니다. 그러면 기자들은 육하원칙에 따라 그 사건에 대한 스트레이트 기사를 씁니다.

이후 이 사건에 대해 새로 취재한 내용을 다음날, 다다음날 후속 기사로 생산합니다.

이미 최초 보도를 했기 때문에, 기자들은 독자가 어느 정도 사건의 배경지식을 알 것이라고 보고 기사를 씁니다. 모든 기사에서 사건의 최초 시점부터 미주알고주알 늘어놓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특정 언론사의 특정 기사가 여론을 움직일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고 봅니다. 너무 많은 언론사에서 너무 많은 기사를 쏟아내고 있으니까요.

악의적 왜곡 보도가 없지는 않겠으나, 이제 통할 리 만무합니다. 그러므로 그럴 이유도 없어지겠지요.

특정 언론사의 특정 기사가 여론을 움직일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고 봅니다.

이부분은 저도 동의합니다. 언제나 문제가 되는 것은 기사'들'이며, 이러한 기사는 단지 악의적이거나 왜곡으로 점철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 사람의 지사형 기자보다는, 다수의 직업형 기자'들'이 존재하고, 그 것이 생업으로 연결될 때의 자유롭지 못한 부분(전반적으로 잠재적으로 깔려있을지도 모르는 분위기)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었던 것은, 그 육하원칙 또한, 세계를 해석하는 '선별'적인 시선에 기인하며 이에 따라 결국 기자 혹은 데스크 차원에서 '편집'될 수 있기 때문에, 결국에는 편향의 문제들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러한 선별과 편집 자체에 대해서는 중립적인 입장입니다. )

제가 말하는 '배경'은 단지 기사 안에서의 정보에 맥락에 해당하는 것이 아닙니다. 육하원칙에 따라 취재한 사건의 배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어떤 매체가 어떤 기업/단체/주체에 우호적인 시선을 쏟아내고 있다면, 이해관계를 한번쯤 의심해봐야합니다. 제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이해관계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아니야. 우리는 이해관계가 전혀없어'라고 은근히 드러내거나, 아예 이러한 사실을 드러내지 않고 위장한 목소리들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언제나 경계하는 것은, '아닌 척'하는 목소리와 시선들입니다. 저로서는 오히려 솔직함이 도움이 되거든요.

기자님. 힘내세요~ 분명 점점 좋은 세상으로 변해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가즈앗!!!

그렇죠? 느리더라도 좋은 방향으로 변할 거라고 믿습니다. 가즈앗!!!

사실 글 읽으면서 쓴 소리를 하려고 맘 먹었는데.. 그냥 속으로 삼키고 갑니다. 말 안 해도 다 아시는 것 같아서. 그리고 진짜 쓴 소리 들을 사람들은 이런 글도 안 쓰니까요. (저도 그닥 남에게 쓴소리할 만큼 잘난 것도 없고요..)
지금의 고민을 기자를 그만두시는 날까지 하시면 좋겠습니다. 너무 이기적인 바람인가요? ^^;

준엄하시다... 예 정신 똑디 차리고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사실 옆에서 이래라저래라 하긴 쉬워도 당사자는 더 어려울 거에요.
제 댓글이 좀 예민했을지 모르겠네요. 이해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글보며 기자 비슷한 직종이라 생각했지만 진짜 기자님 맞네요..
(운동 사진이 너무 임팩트 있어서... 긴가민가했었음)

아름답지 않아도 좋으니 진실을 알려주시기를 :)
응원의 풀보팅 하고 갑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운동 사진 및 영상은.... 기자질 열심히 잘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응원 감사드려요!

진심이 담긴 글이네요.
저는 기자가 현대사회에서는 아주 중요하고 영향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권리도 부여되죠.
하지만 이런 권리가 마치 당연한것으로 생각하고, 심지어 권리에 따른 의무를 까먹는 기자가 많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아직 더 욕먹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신을 항상 경계하면서 노력하는 기자들에게는 지금처럼 박수를 보내겠습니다.
이런 마음 오랫동안 간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약하지만 팔로우와 함께 보팅드리면서 인사드릴게요.
수고하십시오
추신:다음에 댓글달때는 응원만 할수있게 되길 바라겠습니다!

제 권리만 생각하지 않겠습니다. 욕도, 응원도 모두 달게 받겠습니다. 그리고 욕 안 먹게 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우!!! 오늘 멋짐 폭발입니다 ㅎㅎㅎㅎ 운동할때보다 더 멋지신걸요!!! 저는 기레기라는 말 안 좋아하고 사용하지 않습니다. 잘못된 소수를 일반화하며 지칭하는 매도성 단어잖아요. 칼님처럼 사명감을 가지신 분들도 많이 계실거라 생각합니다. 지금도 세월호 생각하면 먹먹해지지만 정말 잘못한 사람은 이미 심판을 받고 있잖아요. 힘내세요!! 칼님!!! 응원합니다. ㅎㅎㅎㅎ

응원해주셔서, 좋은 말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욕 안 먹게, 스르로 당당할 수 있게 기자질 잘 하겠습니다. 오늘 검찰이 세월호 당일 박 전 대통령 행적에 대해 충격적인 사실을 발표했더군요. 참으로...

하아... 정말 메일까지 보내는 분들이 있군요... 그 분들은 나름의 이유가 있었겠지만 저라면 메일함을 열 때마다 가슴이 철렁 할 것 같아요. 기자이기 전에 아빠이고, 남편이고, 사람이고... 그러면서도 기자로서의 소명의식을 저버릴 수도 없고.. 참으로 딜레마입니다... 그래도 이런 생각을 갖고 계신 것 자체가 너무나 멋집니다. 응원합니다. 👏

그러게요 예상보다 기분이 많이 안 좋더라고요. 악플도 그렇고요. 그래도 뭐 처음보다는 멘탈이 단단해져서 좀 낫습니다. 일과 가정, 공과 사의 사이에서 잘 균형을 잡아볼게요. 응원재수셔서 감사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기자도 어찌 되었든 직업이기 때문에 밥벌이와 직업적 도의 사이에서 고민하시고 계신 것 같네요. 하지만 스팀잇이 있잖아요. ㅎㅎ 좋은 글 많이 올려주세요. 응원하겠습니다!

예 스팀잇이 나름 해방구랄까요. 여러가지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것 같습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별명이나 애칭을 참 잘 만드는데 비아냥 거리고 비꼬는 말도 참 잘 만드는거 같아요.
세종대왕님의 후손들 맞는거 같아요. ㅋㅋㅋ

뜬금없이 세종대왕님 등장하시고 ㅋ 기레기 진짜 입에 짝짝 붙게 잘 만들긴 했어요. 열받게 ㅋ

힘내세요 기자님, 언제나 화이팅이고 멋진 기사 많이 써주세요~~^^

감사합니다! 저도 케콘님의 좋은 그림, 재미있는 만화, 갬성 충만한 음악 응원하고 있습니다!